최근 고혈압치료제인 ARB성분의 코자가 특허만료되면서 제네릭이 쏟아지고 있다.

오리지널약이 제네릭으로 나올 때 항상 제약사의 고민은 약효가 아닌 약이름. 비슷한 효과 때문에 차별화를 위해서는 약명이 두드러져야 한다는 생각에서다.

2글자로 이뤄진 오리지널 코자의 제네릭은 어떻게 지었을까? 이에 대한 업계의 관심이 은근히 높다. 제약사들이 통상 제네릭을 내면 오리지널과 글자수를 동일하게 제품명을 지어왔기 때문이다.

제약사들은 코자 제네릭도 오리지널 처럼 2글자의 약명이 많을 것으로 예상했었다. 오리지널 약이름이 2글자인데다 글자수가 적은 만큼 톡톡 튀는 이름이 나올 것으로 본 것이다.
하지만 이런 예상은 크게 빗나갔다. 대부분의 제약사들은 2글자를 거의 외면하고 3글자의 제품명을 만들었다.

현재 허가된 코자 제네릭의 제품명을 보면 오잘탄, 로사닌, 로사벨, 로사타, 로사트, 로사프, 로살탄, 로자신, 로자칸, 로자탐, 살로탄, 엘자탄, 로자름 등 3글자 약이 대부분이다.

특히 코자 성분임을 알리는 필수불가결한 ‘코’자를 거의 활용하지 않고 성분명인 로사탄의 ‘로’를 많이 사용한것이 특징이다. ‘코’자는 이미 코감기약에 많이 사용해 감기약으로 오해할 소지가 있어서라고 한다.

하지만 전에없이 3글자가 유독 많은 것은 약간 의문이다. 이에 대한 제약사들의 분석은 나름대로 설득력이 있다.

우선 오리지널 ARB 치료제 중 3글자의 약명이 강세를 보였기 때문이라는 것. 실제로 오리지널 시장을 리드하는 ARB 제품은 디오반, 아타칸, 올메텍, 프리토 등 3글자다.

기억과 발음하기 좋은 것도 또다른 이유다. 대부분의 ARB 약물이 세글자로 이뤄진 만큼 이를 따라야 기억하기도 쉽다는 것이다. 두자로는 작명(作名)에 한계가 있고, 상대적으로 기억되지 않는 점도 반영됐다.

제약사 한 관계자는 "미신적인 요소가 있지만 잘 팔리는 제품들과 글자수가 같으면 단점보다는 장점이 더 많을 것 같다는 생각이 있기 때문"이라며 3글자 제네릭이 많은 이유를 설명했다.

또 전통적으로 3글자 약명에서 블록버스터가 많이 나왔다는 점도 무시할 수 없는 이유다. 리피토, 스티렌, 디오반, 제픽스, 헵세라, 아마릴 등이 보기 좋은 예다.

이러한 3글자 선호도가 다음번 ARB제네릭에서도 재현될지 아니면 더 다양한 글자수의 제품명이 나올지 벌써부터 궁금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