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스엔젤레스】균형잡힌 식사와 정기적인 운동은 심질환이나 암 예방에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뇌를 보호하여 정신질환을 예방하기도 한다.

UCLA(캘리포니아대학 로스엔젤레스) 신경외과·생리학 및 UCLA 뇌연구소·뇌손상연구센터 페르난도 고메즈 피닐라(Fernando Gomez-Pinilla)교수는 음식이 뇌에 미치는 영향을 검토한 160건 이상의 연구를 대상으로 분석, 그 결과를 Nature Reviews Neuroscience(2008; 9: 568-578)에 발표했다.

오메가3는 반드시 먹어야

음식, 운동, 수면이 뇌에 미치는 영향을 오랜기간 연구해 온 고메즈 교수는 “음식은 의약품처럼 뇌에 영향을 준다. 식사, 운동, 수면은 뇌의 건강과 정신 기능을 변화시킬 수 있다. 따라서 식생활 개선은 인지능력을 강화시켜 뇌장애를 예방하고 노화에 따른 영향을 억제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말하고 있다.

교수는 “연어, 호두, 키위 속에 들어있는 오메가3 지방산은 매우 유익하다. 학습능력과 기억력을 개선시켜 우울병, 기분장애, 정신분열증, 치매 등의 정신 장애 치료에 도움이 된다”고 말한다.

교수에 따르면 뇌속의 시냅스는 뉴런을 접속해, 극히 중요한 기능을 가져온다. 즉, 시냅스에서는 많은 학습이나 기억 작업을 하고 있다.

그리고 오메가3은 시냅스의 가역성(可逆性)을 유지시키고 시냅스상에서 나타나는 학습 및 기억에 관련하는 여러 분자의 발현을 촉진시키는 것으로 보인다. 오메가3는 정상적인 뇌기능에 필수적이라는게 교수의 주장이다.

오메가3가 부족할 경우 사람에서는 주의결함장애, 난독증, 치매, 우울병, 양극성장애, 정신분열증 등 몇몇 정신질환의 위험 상승과 관련지을 수 있다.

또 설치류에서 오메가3가 부족하면 학습·기억 장애가 발생한다.

오메가3를 많이 먹은 어린이는 학업 성적이나 읽기 쓰기 능력도 향상되고 문제행동까지 줄었다고 한다.

영국에서 실시된 예비시험 결과에 의하면 오메가3를 섭취한 어린이의 학업 성적은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호주 시험에서는 어린이 396례(6∼12세)에 대해 오메가3와 다른 영양소(철, 아연, 엽산, 비타민A, B6, B12, C)가 들어있는 드링크를 먹인 결과, 1년 반 후 언어·학습·기억의 지능검사 점수는 영양 드링크를 먹지 않은 대조군에 비해 높았다.

이러한 시험은 인도네시아의 어린이 394례에서도 실시됐다. 그 결과, 호주에서는 남녀에서 점수가 높아졌지만, 인도네시아에서는 여자어린이에서만 높아졌다.

식사통해 DHA 섭취해야

고메즈 피닐라 교수는 “오메가3는 영양제보다 음식을 통해 섭취하는게 더 좋다. 기타 영양소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하고 있다.

최근 오메가3가 중요성에 대해 해명되고 있는 가운데 그 중 하나인 도코사헥사엔산(DHA)은 연어에 많이 들어있다.

DHA는 산화스트레스를 줄여주고 시냅스 가역성이나 학습·기억력을 강화시키는 기능이 있으며 뇌내세포막 속에 가장 많이 들어있다.

연어가 많이 잡히는 칠레에서 태어나고 자라서 고메즈 피닐라 교수는 지금도 균형잡힌 식사와 함께 주 3회 연어를 먹고 있다.

교수는 “뇌와 신체에는 DHA를 합성하는 기능이 없어 식사를 통해 DHA를 섭취해야 하는 만큼 오메가3은 매우 중요하다. 그리고 건강한 식사와 운동은 뇌손상의 경감이나 그 회복에 유익하다”고 말하고 있다.

최근 연구에서 건강은 다음 세대로 유전된다는 가설이 점차 증명되고 있으며, 여러 연구에서 정신보건에서도 식습관의 영향이 세대를 넘어 전파될 가능성이 나타나고 있다.

스웨덴에서는 어느 마을에 거주하는 300세대를 대상으로 100년 이상에 걸쳐 출생과 사망, 건강, 가계에 대해서 검토한 연구가 있다.

여기에서는 친 조부모가 식량이 풍부한 시대에 성장했을 경우 그 손자에서는 당뇨병이나 조기 사망위험이 높아지는 것으로 밝혀졌다.

교수는 “자신이 먹은 음식이 손자의 뇌세포나 시냅스에 영향을 준다는 증거가 있다. 현재 이를 설명하는 분자적 메커니즘을 발견하는 작업 중인데, 절식이나 열량 제한은 건강에 도움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하고 있다.

열량과다는 시냅스의 유연성을 낮추고 프리래디칼의 생성을 촉진시키기 때문에 세포의 손상 위험을 증가시킨다.

열량을 적당히 제한하면 세포의 단백질, 지방질, 핵산에 대한 산화 상해가 줄어들어 뇌를 보호할 가능성도 있다고 한다.

엽산은 인지기능 보호

고메즈 피닐라 교수는 “산화 상해에 매우 감수성이 높은 뇌에는 강력한 항산화 작용이 있는 블루베리가 매우 효과적”이라고 덧붙였다.

오메가3가 풍부한 건강식의 효과와는 반대로 트랜스지방산과 포화지방산이 많은 식사는 인지기능에 해롭다는 사실이 여러 시험에서 나타나고 있다.

이번 연구에 참여한 이후 패스트푸드를 먹는 횟수가 줄어들었다는 교수는 “패스트푸드는 뇌 시냅스에 나쁜 영향을 준다. 학습·기억에 관련하는 뇌시냅스와 일부 분자는 건강하지 못한 식사에 의해 유해한 영향을 받는다”고 설명. “이 연구는 식사가 뇌에 미치는 영향이 운동이나 건강한 야간수면을 유도시키기 때문에 시냅스를 강화시켜 지각 기능에 효과를 나타내고 있다”고 말했다.

교수는 “생선 섭취량이 가장 많고 운동양도 많은 일본의 오키나와 주민의 수명이 세계에서 제일 길고, 정신질환 발생률도 매우 낮다”고 말하고 있다.

엽산은 시금치, 오렌지주스 등의 다양한 음식이나 이스트균에 들어있다. 적당량의 엽산은 뇌기능에 필수적이고, 엽산이 부족하면 우울병이나 지각장애 등의 신경장애를 가져온다.

엽산을 단독 또는 기타 비타민B군과 함께 섭취하는게 노화에 따른 인지기능의 저하나 치매의 예방, 항우울제의 효과 촉진에 도움이 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최근 실시된 무작위 시험에서는 3년간의 엽산 보충이 노화에 의한 인지기능 저하를 예방하는데 도움이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식사로 BDNF 수치 높여야

대우울병이나 정신분열증 환자에서는 뇌유래 신경영양인자(BDNF)로 알려진 시그널 분자의 레벨이 낮아진다.

따라서 우울병이나 정신분열증에 대한 치료제 대부분은 BDNF를 자극한다.

카레 스파이스로서 이용되는 커큐민은 알츠하이머병(AD)이나 뇌외상 동물모델에서 기억장애를 감소시킨다는 보고가 있는데 오메가3 지방산도 마찬가지로 유익하다.

BDNF는 인지기능과 대사조절에 관련하는 뇌영역인 해마와 시상하부에서 대량 발현한다.

인도의 높은 커큐민 소비량은 인도의 낮은 AD유병률에 도움됐을 가능성도 지적되어 있다. 아울러 BDNF 수용체의 변이는 사람에서는 비만이나 학습·기억장애와 관련한다고 알려져 있다.

고메즈 피닐라 교수는 “정신분열증 환자에서는 해마, 대뇌피질의 각 영역, 혈청 속의 BDNF가 줄어들어있다. 또 대우울병 환자에서는 혈장 속의 BDNF 레벨이 낮다. 적절한 영양소가 든 적당량의 식사가 BDNF 등의 뇌속 분자에 도움이 되는 것다”고 말하고 있다.

교수는 1995년에 운동은 BDNF 레벨을 높이고 뇌에 영향을 미준다는 사실을 밝혀낸바 있다. “훌륭한 유전자를 가진 사람도 일부 있지만 우리 대부분은 그렇지 못하기 때문에 균형잡힌 식사, 정기적인 운동, 양호한 수면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는 미국립신경질환·뇌졸중연구소(NINDS)의 지원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