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셰필드】독일국립환경보건연구센터 호아킴 하인리히(Joachim Heinrich) 씨는 대규모 전향적 연구에서 9,000례 독일 유아를 출생 당시부터 6세까지 추적조사한 결과, 개를 기르는 집 유아에서는 흡입 알레르겐에 대한 감작 위험이 낮게 나타났다고 European Respiratory Journal(ERJ,2008; 31: 963-973)에 발표했다.

질문표, 혈액검사와 매트리스 샘플 채취

털이 긴 애완동물을 기르면 유아는 알레르기 발병이나 감작으로부터 보호되는 것일까. 이러한 의문은 오랜기간 논란을 거듭했지만 확실한 결론에 이르지 못하고 있다.

처음부터 애완동물과 자주 접촉하면 방어기능이 생긴다는 연구(주로 후향적 연구)도 일부 있었지만 이를 확인할 수 없다고 주장하는 연구도 있었다.

일부 연구자는 개나 고양이의 ‘항알레르기 효과’는 가정내 엔도톡신 수치가 높기 때문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엔도톡신은 세균이 생산하는 독소로서 사람에게 노출되면 인터류킨 12의 생산을 촉진시킬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알레르기 반응이 발생하기 어려워진다는 설명이 가능하다.

엔도톡신은 개를 기르는 집의 집먼지진드기 속에 많이 존재하는 것으로 밝혀져 있다.

하인리히 씨는 과학적 근거를 얻기 위해 독일의 전향적 임상연구 2건에 등록된 유아 수천례를 출생 당시부터 6세까지 관찰했다.

6년 동안 피험아의 부모는 자녀의 알레르기 증상(습진, 천식, 알레르기성 비염 등)과 개의 접촉에 관한 자세한 질문표에 정기적으로 응답했다. 담배연기에 대한 노출에 대해서도 조사됐다.

아울러 3,000례가 넘는 소아에서 6세 때 혈액을 채취하여 흡입 알레르겐(꽃가루, 집먼지진드기, 고양이나 개의 낙설, 곰팡이포자 등)에 대한 면역글로불린E(IgE) 항체치를 알레르기 반응의 마커로 하여 측정했다.

생후 3개월된 유아가 있는 가정 2,000곳에서는 매트리스속 엔도톡신 수치를 측정했다.

다양한 세균에 조기 노출

하인리히 씨는 “이번 연구 결과에서 유아기에 집에 개를 기르면 꽃가루 등의 흡입 알레르겐에 대한 감작이 유의인 감소한다는 사실, 그리고 개 알레르겐에 대한 감작은 줄어들지 않는다는 사실이 확실히 나타났다”라고 설명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감작 방어효과는 개와 자주 접촉은 하지만 집안에서 개를 기르지 않은 유아에서는 관찰되지 않았다.

또다른 중요한 지견으로는 개의 사육, 또는 정기적인 접촉과 신규 알레르기 증상 발현 사이에 상관관계가 볼 수 없었다는 사실이다.

또한 감작의 저하가 엔도톡신의 동시 노출과 관련하지 않는다는 사실도 밝혀졌다.

연구팀은 이번 지견이 어떠한 기전에 의해 나타났는지 확인할 수 없었다고 말한다.

개 알레르겐인 Can f1은 집먼지 진드기에서 측정되지 않아 관찰된 효과가 개 알레르겐에 노출된 때문이라고는 할 수 없다.

하인리히씨는 간접적인 방어기구가 관여할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다. 특히 개를 기르는 가정에서는 개를 통해 외부에서 갖고 들어온 많은 양의 세균이 유아에 노출되기 때문이다.

다양한 감염 요인에 조기 노출되면 면역계를 더욱 성숙하게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개 기르라고는 할 수 없어

감작에 미치는 유익한 영향이 장기간 유지되는지는 현재로서는 확실하지 않다. 이 점을 고려하여 하인리히 씨는 코호트 피험아가 10세가 된 시점에서 재검토할 계획이다.

또한 그는 이번 지견만으로는 자녀를 기를 때 개나 고양이를 기르도록 추천하도록 할 수는 없다고 말하고 있다. “개에 의한 감작 방어효과의 기반이 되는 기전이 해명되기 전까지는 더 이상의 결론을 이끌어내는 것도 어떤 추천을 하는 것도 불가능하다”고 강조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