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당뇨병의 진단 기준을 재평가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호주 멜버른대학 안(眼)연구센터 티엔 왕(Tien Y. Wong) 교수팀은 당뇨병 관련 망막증에 대해 호주 주민을 중심으로 실시한 3건의 연구 데이터를 평가하고 이같은 결과를 Lancet(2008; 371: 736-743)에 발표했다.

왕 교수는 “다른 모집단에서도 망막증의 존재나 발병에 대한 명확하고 일관된 혈당 역치가 존재한다는 증거는 없었다”고 설명하고 있다.

또한 공복시 혈장글루코오스(FPG) 치가 7.0mmol/L 미만인 경우에 나타나는 망막증 이환율은 알려진 것보다 높다고 지적했다. “당뇨병 진단시 이용하는 지금의 FPG 기준 수치의 감도와 특이도는 망막증을 진단하기에는 부족하다.

상당수의 망막증이 7.0mmol/L미만인 사람에서 발병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수치는 당뇨병에 해당하지 않는 수치다.”

현재 세계보건기구(WHO)와 미국당뇨병협회(ADA)의 당뇨병 진단 기준은 모두 고감도로 망막증을 분류하는 혈당 역치가 존재한다는 가정 하에 설정됐다.

하지만 교수팀은 “진단 기준의 기초가 된 3건의 선행연구 데이터에서는 망막증 검출에 한계가 있기 때문에 망막증을 확인하는 방법으로는 정확하지 못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번 연구에서는 FPG치가 낮거나 정상인 경우 망막증 이환율이 WHO와 ADA의 진단 기준이 된 3건의 연구보다 훨씬 높았다.
이번 연구는 망막증에 대해 선행연구와 동일하거나 유사한 정의 하에서 검증했다.

이번 연구의 대상은 3,162례가 참가한 호주의 Blue Mountains Eye Study(BMES)와 2,182례가 참가한 Australian Diabetes, Obesity and Lifestyle Study(AusDiab), 6,079례가 참가한 미국의 Multi-Ethnic Study of Atherosclerosis(MESA)의 3건.

망막증 이환율은 BMES에서 11.5%[95%신뢰구간(CI) 10.4∼12.6%], AusDiab에서 9.6%(95%CI 8.4∼10.9%), MESA에서15.8%(95%CI 14.9∼16.7%)였다.

왕 교수팀은 그러나 “망막증의 존재나 발병에 특별한 혈당 역치가 있다고 할만한 증거를 분류할 수 없다. 분석 결과는 관련성을 시사하는데 그칠 뿐”이라고 설명했다.

당뇨병 진단에서는 일반적으로 FPG치 7.0mmol/L 이상을 기준으로 하고 있지만, 이 기준치의 망막증 검출 감도는 40% 미만(범위 14.8∼39.1), 검출 특이도는 80.8∼95.8%였다.

또한 FPG치와 망막증 이환율의 진찰자 동작특성 곡선(ROC)하 면적은 0.56∼0.61의 범위로 작은 것으로 나타났다.

교수팀은 FPG치와 망막증 관련성에 대해 다음과 같이 강조하고 있다. “낮은 FPG치에서 나타나는 망막증 이환율이 WHO나 ADA 기준의 근거가 되는 선행 연구의 비율보다 훨씬 높게 나타난 점에서 볼 때 현행 FPG 기준치는 당뇨병 환자의 망막증 합병 유무를 확인하는데 역부족이다.”

교수팀은 또 “대혈관이나 미세혈관의 합병증에도 혈당 역치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보여준다”고 덧붙였다.

왕 교수에 의하면 FPG수치가 낮거나 정상이라도 망막증 이환율이 선행 연구보다 높다는 사실은 Diabetes Prevention Program Research Group이 Diabetic Medicine(2007; 24: 137-144)에 발표한 Diabetes Prevention Program이나 2006년에 발표된 2건의 연구(Kawasaki R, et al. Ophthalmology 2006; 113: 1378-1384, Klein R, Transaction of the American Ophthalmological Society (2006; 104: 98-107)에서도 확인됐다.

교수는 “실제로 망막증의 징후와 고혈당은 관련성이 약하다. 고혈당의 특징이라기 보다는 고혈압 등 동맥경화가 진행된 결과라는 에비던스(Yu T, et al. Archives of Ophthalmology 1998; 116: 83-89)가 있다”고 말하고 있다.

교수팀은 또 “좀더 진행된 망막 병변은 고혈당과 밀접하게 관련할 가능성이 있어(신생혈관 형성 등) 이러한 장애와 FPG치의 관련성을 검증하는게 당뇨병의 진단 역치를 만드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