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력장애나 운동마비, 보행장애, 감각장애, 배뇨장애 등 다양한 임상증상을 보이는 다발성경화증(MS). 아직도 발병 메커니즘이 밝혀지지 않고 있어 진단과 치료가 어려운 상황이다. 최근 일본국립정신·신경센터 신경연구소 면역연구부 야마무라 다카시(Yamamura Takashi) 부장은 동물모델을 이용하여 MS의 병태 진행에 관여하는 NR4A2 유전자를 발견, 그 활성을 억제시키면 병태를 개선시킬 수 있다고 밝혔다.

 

DNA 마이크로어레이 등장해 MS연구 급진전

MS에서는 헬퍼 T세포인 Th1 세포와 Th17 세포가 중요한 역할을 한다. 따라서 MS 치료에는 이러한 T세포의 기능을 억제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지금까지 MS는 혈액검사만으로는 유용한 정보를 얻을 수 없는 질환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20세기 말에 수천∼수만종의 유전자를 한 번에 조사할 수 있는 DNA 마이크로 어레이가 등장하면서 MS 해명에 돌파구가 마련됐다.

2003년 야마무라 부장팀은 MS환자에서 채취한 말초혈액에서 T세포와 동시에 mRNA를 분리해 건강한 사람의 유전자 발현과 비교한 결과, 수많은 유전자 발현에 차이가 있음을 확인했다. 물론 획기적인 연구 결과로 이어질지는 아직은 알 수는 없다.

부장팀은 최근들어 염증 조절에 관여하는 레티노인산 수용체 RXR와 헤테로2량체를 형성하는 NR4A2에 주목했다.

실험적 자가면역성뇌척수염(EAE) 동물모델을 대상으로 NR4A2의 발현을 검토한 결과, 비장세포나 림프절에서는 변화가 나타나지 않은 반면 중추신경계에서는 NR4A2가 대량으로 발현한다는 사실이 발견됐다.
 
핵내수용체 NR4A2의 활성억제가 열쇠

이를 근거로 MS환자를 대상으로 핵내 수용체인 NR4A2의 발현을 검토했다. 그 결과, MS환자 말초 혈액의 T세포에서는 NR4A2의 발현이 항진하고, 이 NR4A2 발현량이 증가하면서 T세포에서 염증성 사이토카인인 인터류킨(IL)-17의 생산이 촉진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또한 NR4A2의 활성을 억제시키는 siRNA를 도입한 결과, IL-17 생산이 감소하고 EAE의 병태가 약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그림1, 2].

즉 NR4A2는 자기반응성 T세포의 염증성 사이토카인의 생산을 억제시키는데 중요한 유전자라는 사실이 새롭게 발견된 것이다(PNAS 2008; 105: 8381-8386).

NR4A2가 활발하게 활동하면 림프구가 염증성 사이토카인을 방출하여 염증이 발생하기 때문에 이 NR4A2의 기능을 억제시키는 것이 MS 등의 T세포 의존성 자가면역질환의 병태를 개선시키는 열쇠가 될 수 있는 것이다.

전사인자를 타깃으로 한 약제가 개발 중인 지금으로서는 NR4A2 억제를 목표로 한 약제 개발이 획기적 치료법을 가져올 것으로 기대된다.

아울러 자가면역질환 뿐만 아니라 피부의 염증이나 장염 치료에도 응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한다.

 

개원의도 필요한 MS 지식

MS치료에는 1980년대에는 스테로이드, 90년대에는 인터페론이 이용되고 있지만, MS는 치료할 수 있는 질환이라고 합의된지는 불과 30년으로 짧은 편이다.

또한 MRI 검사를 해도 진단되지 않는 증례가 아직도 많은 편이다.

다양한 부정수소(특정한 원인이 없이 몸이 아프거나 열이 나는 등의 증상, general malaise)를 호소하는 환자는 정형외과나 내과 등 여기저기를 돌아다니다가 제대로 진단받기 까지 몇년씩 소비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실제로 우울증으로 진단돼 3년간 진료받은 환자 중에는 MS로 진단되는 경우도 많다고 한다.

MS 발병의 원인은 아직 정확히는 알 수 없지만 아시아인에서 발생하는 원인 중 하나는 서구화된 생활습관이나 환경인자도 영향을 주는 것으로 보고 있다.

야마무라 부장은 “전문의 뿐만 아니라 1차진료의 진단도 중요하다. 따라서 개원의는 우선 MS에 대한 지식을 확보해 놓고 환자 진료를 해야 한다. MS는 MRI 검사에서 80∼90%는 진단할 수 있지만 그 중에는 척수 MRI 검사가 필요한 환자도 있어 신경과 전문의에 소개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설명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