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혈압은 전 세계적으로 심각한 보건학적 문제다. 세계보건기구에 따르면 전 세계 약 60억명이 고혈압을 가지고 있으며 매년 3백만명 정도가 고혈압이 직접 사인으로 사망한다고 한다. 우리나라 고혈압 유병률은 2001년 국민건강영양조사에 보고된 바에 따르면 30세 이상 성인에 JNC-7보고서 기준을 적용하면 남자는 3.19%, 여자는 25.2%로 1998년보다 증가한 것이다. 또 혈압은 증가할수록 심혈관질환 위험은 선형적으로 증가한다.

사회심리적요인 고혈압증가 원인
단기간-연관성 있어, 장기적-추가연구 필요


실제 KMIC study에 따르면 혈압이 높을수록 전체사망률이 증가할 뿐 아니라 적정혈압인 사람에 비해 높은 정상인의 경우 사망률도 유의하게 높았다.

이처럼 질병부담이 큰 고혈압의 위험요인은 유전적, 인구학적, 사회경제적 특성 등 여러 가지가 복합적으로 작용하는데 조선의대 예방의학교실 류소연 교수는 이 중 사회심리적 특성과 고혈압과의 연관성과 혈압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 설명했다.

직업적 스트레스 등이 고혈압과 연관

고혈압과 관련성 여부를 연구한 사회심리적 특성으로는 직업적 스트레스, A형 성격유형, 우울, 스트레스 등이 있다. 이중 직업적 스트레스는 비교적 연구결과의 일관성을 보이고 있다.

이에 대해서는 Karasek 등에 의해 처음 제시됐고, 직업적 긴장모형을 이용해 Schnall등은 직업적 스트레스는 연령, 체질량지수, A형 성격유형, 교육수준 등을 통제한 상태에서도 독립적으로 관련이 있다고 발표했다. 이 모형에서는 스트레스를 야기하는 작업요구와 조절사이의 상호작용과 작업장에서의 활동제약이 중요함을 강조하고, 이를 조절하기 위해 작업장의 민주화와 자율성을 더 부여하도록 강조한다.

직업적 긴장모형 외에도 작업안정성과 승진 등의 개념이 더 포괄적으로 포함된 노력-보상모형이 제시됐다. 이 모형은 높은 작업 요구도와 오랜 기간 보상과 낮은 통제력 사이의 부조화가 고혈압과 같은 부정적인 건강상의 효과를 야기하는 것으로 설명하고 있다.

사무직 남성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노력과 보상에 대한 불균형의 정도가 높은 사람일수록 불균형정도가 낮은 사람에 비해 수축기 혈압이 유의하게 높은 것으로 보고했다.

직업적 특성과 관련된 다른 특성은 생활양식의 부조화로 개인의 직업 및 생활수준과의 차이를 의미하는 것으로 직업에 비해 생활수준을 더 높은 수준으로 살아가는 경우 혈압의 증가와 관련이 있다. 이는 사회적 지지가 부족할 때 더욱 현저히 나타난다고 한다.

심리적 고통 혈압 증가

단면적 연구방법을 이용해 고혈압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진 심리적 고통요소는 억압감, 분노와 적대감, 불안과 우울 등이다. 심리적 고통과 고혈압과의 관련성은 억압된 감정을 가진 사람의 경우 심리적 고통에 의해 교감신경계가 자극되어 활성화되고, 이로 인해 혈압 반응이 활성화되어 혈압을 상승시키는 것으로 설명한다.

그러나 심리적 고통은 단기간의 혈압은 유의하게 증가시키지만 오랜 기간이 지난 경우에도 혈압을 상승시키는가에 대한 것은 명확치 않다.

다양한 단면적 연구결과와는 달리 전향적 연구는 다소 제한적이며 연구결과의 일관성도 결여된 편이다. 그러나 일부 연구에서는 억압된 감정 특히 분노의 억압과 같은 특성은 전향적 연구에서도 고혈압의 발생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고하고 있다.

전향적 연구결과의 일관성 결여는 작은 연구대상자 수, 표준화되지 않은 방법으로 심리적 특성을 측정, 불충분한 추적기간 등을 이유로 들고 있다.

A형 행동유형 심근비대야기

A형 행동유형 개념은 특정의 행동유형이 관상동맥질환과 관련이 있다는 Friedman과 Rosenman의 연구에서 비롯됐다. 그 후 많은 연구들은 A형 행동유형이 심혈관질환의 발생과 관련 있음을 보고하게 됐다.

A형 행동유형은 어떤 특정상황이 닥치면 참을성이 없어지고 공격적 성향을 보이며, 시간의 다급함을 느끼며 성취동기가 강한 특성을 갖는 유형을 의미한다. A형 행동유형이 관상동맥질환에 미치는 영향은 A형 행동유형을 가진 경우 카테콜라민과 테스토스테론이 증가되어 심근비대를 야기하는 것으로 설명한다.

사회적지지 혈압상승 방어 효과

사회적지지도란 개인이 속한 사회나 집단 내에서 신뢰하고 의존할 수 있는 사람이 있는가와 자신이 가치 있는 사람으로 돌봄을 받고 있다고 느끼는 정도를 말한다.

Cassel에 의하면 긍정적인 사회환경의 영향은 개인의 병인에 대한 저항력을 증가시켜 준다고 했고, 사회적 지지도가 낮거나 사회참여가 낮은 사람일수록 혈압이 높고, 고혈압이 발생할 위험이 높았다.

국내연구에서도 단변량 분석에서는 사회적 지지도는 수축기 혈압과 남자의 경우 사회적 지지도가 높을수록 고혈압의 분포가 유의하게 감소하는 경향을 보였다.

사회적지지가 혈압상승에 방어적 효과를 보이는 이유로 제시되는 것은 크게 2가지.

첫째 매개효과. 사회적 친밀도나 관계가 증가할수록 전문가나 주위사람들로부터 조언이나 서비스를 많이 받고, 보다 쉽게 의학적 치료에 접근하며 친구나 주위사람들로부터 건강행위에 대한 압력을 많이 받아 결과적으로 혈압을 조절하기 위해 노력한 결과로 나타날 수 있다는 것.

둘째는 완충효과다. 사회적 지지가 스트레스 반응을 조절한다는 것으로 스트레스는 교감신경계를 자극해 일시적으로 혈압을 증가시키거나 좋은 사회적 지지를 갖는 경우는 스트레스에 대한 반응을 완충함으로써 혈압의 증가를 조절한다고 한다.

장기적 연관성 확실치 않아

사회 심리적 특성이 혈압에 미치는 생물학적 기전을 정리하면 생물학적으로 사회심리적 요인이 고혈압의 발생위험은 급성의 스트레스로부터 교감신경계가 자극되면 심박출량의 증가, 혈관수축, 동맥혈압의 상승과 혈관내피의 손상, 혈소판이 활성이 되어 이루어지는 것으로 가정된다. 또 혈액내 코티졸의 증가와 내분비계의 기능이상도 혈압증가 과정에 관여하는 것으로 제시되고 있다.

그러나 이런 과정은 단기간의 효과에 대한 것으로 사회심리적 요인이 장기적으로 고혈압 발생에 어떤 관련이 있는가에 대한 것은 확실히 제시되고 있지 않다.

류 교수는 “앞으로 사회심리적 특성과 고혈압과의 관련성을 설명할 수 있는 연구방법과 표준화된 측정도구, 충분한 추적기간 등 혼란변수를 통제할 수 있는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男 미국보다 수축기혈압 표준치 높다

고혈압의 빈도는 인종에 따라 차이를 보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소아의 경우 인종구분이 없는 미국 전체자료를 우리나라에 바로 적용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 

또 소아 혈압은 연령뿐 아니라 체형(특히 신장)에 따라 차이가 나기 때문에 소아의 정상혈압은 신장을 고려해 만들어야 한다. 미국도 신장크기에 따라 정상혈압치를 달리하고 있다.

이에 대한소아과학회에서는 2005 소아신체계측사업에 따라 혈압도 같이 측정했고 일산백병원 소아과 이종국 교수는‘2005년 소아청소년 혈압표준치’라는 주제로 조사결과를 발표했다.

소아과학회는 총 5만7,433명(남 : 2만9,443명, 여 : 2만7,990명)을 대상으로 혈압측정을 위해 진동식 자동혈압계를 사용했고, 국제적으로 공인된 Dinamap Procare200기기와 제공된 여러 가지 크기의 소아용 cuff를 이용해 표준치를 정했다.

그 결과 여자의 수축기혈압, 남·여의 이완기혈압은 미국과 비슷한 수준을 보였지만 한국 남성 수축기혈압 표준치는 미국 표준치에 비해 높았다. 특히 12세 이상의 한국 남아는 기준치(혈압>95백분위수 이상)가 높게 나타났다.

CDC BMI 분류에 따른 과체중(BMI>95 백분위수 이상), 과체중 위험군(90
고혈압환자 30%만 치료
질병인지도 낮아 국가적 관리 시급


고혈압 환자에 대한 관리가 만족스럽지 못하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관동의대 예방의학교실 박웅섭 교수팀은 2001년도 국민건강영양조사 자료중 건강검진조사를 자료를 이용해 혈압을 측정한 7,320명을 대상으로 했다. 또 건강면접조사 자료와 보건의식행태조사 자료를 각각 연결해 고혈압 관련 지표를 산출했다.

그 결과 고혈압 유병률은 남자 24%, 여자 18.3%였으며, 인지율(38.8%), 치료율(30.1%), 조절률(11.0%)였다. 흡연율은 정상인이 고혈압환자에 비해 낮았고, 평균체질량지수(BMI)도 통계적 차이를 보였다. 남자 고혈압 인지환자의 BMI는 24.8, 여자는 25.5였다[표].

[표]성별·환자별 흡연률 비교
 

교수팀은 고혈압 조절률이 11.0%라는 것은 고혈압 환자에 대한 관리가 만족스럽지 못하는 것을 단적으로 표현하는 것이라며 국가적인 고혈압 등록 및 관리사업이 진행되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