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들은 고혈압 환자에게 금연을 권하지만 금연이 혈압을 낮추는데 직접 도움이 되는 것은 아니다. 그럼에도 금연을 해야하는 이유는 흡연이 관상동맥질환의 20∼30%, 폐쇄성뇌혈관질환의 10%의 원인이고 고혈압이 있는 사람이 흡연을 하면 심혈관질환 위험이 커지기 때문이다. 경상의대 예방의학과 김장락 교수는 이처럼 혈압과 흡연과의 구체적인 관계에 대해 부족한 부분을 문헌을 중심으로 소개했다.

금연 “혈압 강하의 직접원인 아니다”
심혈관질환 발생, 사망위험 낮추는데 필요

단기금연 후 6시간 지나야 최소

흡연으로 인한 니코틴 공급은 epinephrine(아드레날린)의 분비를 촉진해 교감신경계를 활성화해 말초혈관 수축으로 인한 혈압상승을 일으킨다.

이런 흡연의 단기 생리적 효과는 마지막 담배연기 흡입이후 15분간 지속된다. 단기금연으로 인한 혈압 변화를 보기 위한 한 실험연구에 따르면 마지막 흡입이후 2∼3시간까지는 혈압이 상승하다가 그 이후 감소해 6시간은 지나야 최소수준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흡연량 많을수록 혈압수준 낮아

단면연구에서는 교란변수 영향을 통제한 후에도 비흡연자(과거 흡연자 포함)가 흡연자보다 혈압 수준이 높고, 흡연자 중에서는 흡연량이 많을수록 혈압수준은 낮은 것으로 보고됐다.

또 고혈압이 있는 115명의 골초와 460명의 비흡연자를 성, 연령 및 진료실의 혈압수준에 대해 짝지은 후에 24시간 off-therapy ambulatory blood pressure를 비교한 연구에 따르면 진료실 혈압은 거의 같았지만 daytime ambulatory blood pressure는 흡연자가 비흡연자보다 유의하게 높았다. 유사한 연구에서는 50세 이상 고혈압환자에서 이런 관계가 두드러진 것으로 나타났다.

코호트 연구는 관찰역학적 연구 중 가장 결정적인 정보를 제공한다. 기준시점의 흡연의 장래혈압에 대한 영향을 본 연구에서는 기준 시점 흡연여부는 교란변수를 통제하면 고혈압 발생 위험이 아니었다.

그러나 금연에 따른 장래 혈압 변화에 대한 코호트 연구에서는 결과가 달랐다. 즉 금연자는 체중은 유의하게 증가함에도 불구하고 혈압수준은 변하지 않았다는 것과 금연자가 지속 흡연자보다 혈압이 더 증가했으며, 체중증가라는 변수를 통제해도 마찬가지였다는 연구도 있다.

이중 국내 대단위 산업장의 남자근로자 8,170명을 대상으로 한 연구를 보면 체중증가를 통제한 후에도 고혈압 발생 비교위험도가 지속 흡연자에 비해 금연기간이 길수록 고혈압 발생위험이 지속흡연자보다 높았다.

또 1년 이상 금연자는 기준 시점에 대한 수축기 및 이완기 혈압의 증가치도 지속흡연자보다 유의하게 높았다.

그러나 흡연자에게 혈압수준은 혈압 측정 직전의 금연으로 인한 일시적 현상일 수 있고, 같은 혈압이라면 흡연자가 daytime ambulatory blood pressure이 더 높다는 점은 유의해야 한다.

모든 연구 금연효과 못 봐

무작위임상시험은 인과관계 규명에 가장 결정적인 정보를 제공하는 가장 타당한 역학적 연구다. 크게 일반인을 대상으로 고혈압의 예방을 위한 생활습관 변화에 대한 연구와 고혈압 환자에서 혈압수준을 감소시킬 수 있는 생활습관 변화에 대한 연구다.

1. 고혈압의 1차예방을 위한 생활습관 변화에 대한 개입연구 : 일반인구(주로 중년의 자원자)를 대상으로 한 개입연구 결과 체중감소, 식염섭취의 감소, 절주 및 신체활동 증가가 혈압을 감소시킨다.

2. 고혈압 환자에서 2차 예방을 위한 생활습관 변화에 대한 개입연구 : 체중 및 식염섭취의 감소, 절주, 신체활동 증가 및 DASH(과일, 야채 및 저지방유제품이 풍부한 식이)식이가 고혈압 환자에서 혈압을 감소시킨다. 고혈압환자의 생활습관 변화에 대한 연구결과 총 105개의 개입연구 중 금연 효과를 본 연구는 없다.

김 교수는 “금연이 혈압을 감소시킨다는 증거는 없지만 심혈관 질환의 발생과 사망의 전반적인 위험감소를 위해서는 금연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표]금연기간과 고혈압 위험
 

신장·체중과 혈압은 비례
생후 6개월까지 증가폭 최대


3세 미만 정상소아의 혈압분포를 알아보기 위한 다기관 공동연구결과가 발표됐다. 이번 연구는 지난해 3월부터 12월까지 서울시내 유아원 25곳과 2개 대학부속병원 소아과 외래를 방문한 3세 미만의 정상소아 2,509명을 대상으로 혈압을 측정했다.

대상아들의 체중은 3.9kg이하에서부터 2kg 간격으로 나누었고, 신장은 54.9cm이하에서부터 5cm 간격으로 나누어 비교했다. 혈압은 수축기 및 확장기를 시간 간격을 두고 각각 2회씩 측정했다.

연구결과 연령에 따른 수축기 및 이완기 혈압의 퍼센타일 곡선은 [그림1]과 같았다.이에 따르면 연령이 증가할수록 혈압이 상승하는 경향을 보였다. 또 95 백분위수에 해당하는 수축기혈압이 남아에서 다소 높았지만 이완기혈압에서는 남녀간 차이가 없었다.

[그림1]연령에 따른 수축기 및 이완기혈압
 

체중에 따른 혈압의 변화는[그림2]와 같은데 체중이 클수록 수축기 및 이완기 혈압이 높은 경향을 보였다. 95백분위수에 해당하는 혈압도 일부구간을 제외하고는 체중이 많을수록 높게 나타났고, 남녀간 차이는 없었다.

[그림2]체중에 따른 혈압의 변화
 

신장에 따른 혈압의 변화는[그림3]과 같은데 일부구간을 제외하고는 신장이 클수록 혈압도 높았고 남녀간 차이는 없었다.

[표3]신장에 따른 혈압의 변화
 

결국 남녀모두 신장 및 체중이 클수록 혈압이 증가하는 비례관계를 보였다. 또 혈압측정치는 모든 연령에서 이전 연구보다 높았는데 이는 서로 다른 혈압계를 사용했다는 점과 우리나라 아동들의 체격증가가 현저했다는 것이 더 큰 요인으로 분석된다.

연령에 따라 혈압이 증가하는 것은 다른 보고들과 일치했는데 특히 수축기 및 이완기혈압에서 있어서 생후 6개월까지의 증가폭이 가장 크며 그 이후에는 연령증가에 따라 완만하게 증가되는 것이 확인됐다.

특히 정상적인 혈압변화를 결정하는 요소로 연령외에 신체성숙도가 중요한 결정인자인데 체중이 가장 대표적인 지표다. 다만 체중은 비만이나 지방증가에 의한 영향을 함께 반영하기 때문에 혈압을 판정할 때 부적절한 지표로 알려져 왔다.

그러나 이번 연구에서는 영아 및 유아 혈압에 미치는 체중의 영향을 고려할 때 연령과 체중을 기준으로 정상혈압분포를 마련하는 것이 재고되어야 할 것으로 나타났다.

포천중문의대 소아과 임경아 교수는 “우리나라 소아혈압의 정상치를 제시하고 임상에서 소아고혈압을 선별 진단할 수 있는 국내자료로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진동혈압계를 이용할 경우 영아 및 유아에서도 고혈압의 발견 및 진단을 위해 혈압측정을 일상적으로 수행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연구는 지난해 대한고혈압학회 학술연구비 지원으로 소아고혈압연구회 주관으로 이루어졌다.

혈압 소량음주시 서양인↓ 아시아인↑

1일 1∼2잔 정도의 음주(이하 소량음주)는 고혈압을 비롯한 심혈관계 질환의 위험을 감소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미국고혈압합동위원회 제7차보고서(JNC-7)에서는 고혈압 관리를 위한 생활개선요법 중 하나로 1일 평균 3잔 이상의 과도한 음주자가 1일 2잔 이하로 줄이면 수축기 혈압을 2∼4mmHg정도 낮출 수 있는 것으로 발표되기도 했다. 그러나 경북의대 예방의학교실 이덕희 교수는 “이런 내용은 객관적인 근거가 명확하지 않다”며  최근 역학연구결과들을 소개했다.

동서양 유전적 요인 작용

소량음주가 고혈압예방에 도움이 된다는 사실은 주로 서구국가에서 시행된 전향성 코호트 연구결과에 근거하고 있다.

그러나 음주량과 혈압간의 관련성에 대한 역학연구결과들을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몇몇 연구에서는 소량음주도 혈압이 상승한다는 연구결과들도 있다. 특히 소량음주가 혈압을 낮출 수 있다는 연구는 주로 서양인을 대상으로, 혈압 증가가 뚜렷하다는 연구는 주로 일본 등 아시아인들을 대상으로 한 연구였다.

또 알코올 대사자체가 서양인들과는 차이가 있다고 알려져 있고, 이런 유전적 요인의 차이가 동서양간 음주와 혈압간의 관련성을 야기하는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유전자 다형성이 음주와 혈압간의 관련성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연구는 주로 알코올 대사관련 효소인 알데하이드 탈수소효소(ALDH)를 대상으로 진행됐다. 특히 동양인에게 흔한 ALDH2를 가진 사람들은 음주 후 알코올에 민감한 증상들이 나타나기 때문에 동서양간 다른 음주와 혈압간의 관련성을 설명할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가설과 달리 어떠한 일관된 결과도 나타나지 않았다.

음주량같으면 위험도 같아

음주형태도 혈압과 밀접한 관련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최근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음주량은 동일하다 하더라도 술만 마시는 음주자가 술과 음식을 함께 먹는 음주자에 비해 고혈압 위험이 높았다. 그러나 음주량만 동일하다면 매일 소량 음주하는 경우나 주말에 한꺼번에 마시는 경우 고혈압 위험도에 큰 차이가 없었다.

한편 적포주는 관상동맥질환을 비롯한 심혈관계질환의 발생위험을 낮추어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최근 정상혈압을 가진 남성들을 대상으로 한 무작위 배정 연구에서는 혈압강하효과가 나타나지 않았다.

이 교수는 “적절한 음주정도를 결정짓기는 상당히 어려운 문제”라며 “적절한 음주에 대한 권고안을 만들때는 고혈압뿐만 아니라 고혈압 합병증을 포함한 음주와 관련된 다른 질환들의 발생위험도 등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혈압 연령·BMI와도 비례한다
녹차·커피는 낮추는 기능


소아기에 상대적으로 높은 혈압을 갖는 경우 그 이후에도 높은 혈압수준을 보이고 결국 고혈압으로 진행될 확률이 높다. 소아기의 혈압은 성장과 성숙에 따라 증가하고, 연령과 성별은 물론 신장에 따라 참고치를 제시한다. 연령에 따른 50퍼센타일에 해당하는 혈압수준은 [그림]과 같다. 아주의대 예방의학교실 이순영 교수는‘소아혈압의 역학’이라는 주제발표를 통해 소아혈압의 분포 및 관련요인 등에 대해 설명했다.

[그림]연령에 따른 혈압수준
 


95퍼센타일 이상 고혈압

소아의 경우 각 성별 및 연령과 신장이 동일한 모집단의 혈압분포에서 90퍼센타일 수준 미만을 정상혈압으로 정의하고, 최소한 3회 측정한 수축기 또는 이완기 평균치가 각각 95퍼센타일 수준 이상일 때를 고혈압으로 정의한다.

정상과 고혈압 수준 사이를 고혈압 전기로 보고, 고혈압은 다시 1기와 2기로 구분한다[표1].

[표1]Classification of Hypertension in Children and Adolescents
 

정의에 따르면 한번의 혈압 측정시 고혈압인 경우 5% 소아가 해당되지만 반복 측정하는 경우 대체로 혈압치는 정상화되는 경향이 있다. 일반적으로 90퍼센타일 이상(고혈압 전기이상)일 경우 정기적인 반복측정을 원칙으로 한다.

한편 일시적으로 혈압이 높았던 경우 혈압이 낮아지거나 통계학적 현상에 의해 실제 고혈압으로 진단되는 경우는 전체 아동의 1% 이하다.

신생아기 소금노출 혈압수준과 연관

아동기의 혈압과 연관성이 있는 요인으로는 아동기의 사회경제적 수준, 어머니의 요인, 출생체중, 모유수유, 신생아 및 소아기의 소금 섭취 등이다.

사회경제적인 요인에 대한 대부분의 단면적 또는 전향적 연구에 따르면 아동기에 사회경제적 여건과 혈압수준은 관련이 없지만 성인기의 혈압수준에는 영향을 미친다. 즉 사회경제적 여건이 혈압수준에 영향을 미치기까지는 잠재기가 필요한 것으로 분석된다.

어머니의 요인으로는 임신당시의 혈압수준이 소아에 영향을 주지만 산모의 혈색소, 흡연 및 식습관 등과는 일관성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출생시 체중에 대해서는 1kg감소시 1.5∼2.0mmHg 증가해 출생체중이 낮은 경우 혈압이 증가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이런 결과는 직접적인 원인이라기보다는 영양상태, 유전적요인 등에 대한 대체 지표로 보는 것이 일반적이다.

모유수유는 소아의 혈압을 낮추는 영향이 있는데 수유기간이 길수록 혈압이 낮아지는 반응-용량관계를 보인다. 이는 호르몬효과, 모유속의 적은 소디움 및 풍부한 long-chain polyunsaturated fatty acid 함유 등에 의한 것으로 설명된다.

신생아기의 소금 섭취량과 소아혈압과의 연관성에 관한 개입 연구에 따르면 생후 6개월간 적게 소금을 섭취한 영아는 정상군에 비해 혈압이 유의하게 낮았는데 15년 후의 수축기 및 이완기 혈압 모두에서 유의한 차이가 있었다. 특히 신생아기의 소금노출이 혈압수준과 연관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외에 소아기의 비만도와 신체적 활동도 혈압수준과 유의한 연관성이 있다.

2005년 서울시 초중고 학생 9,241명을 대상으로 혈압측정 및 관련요인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 연령이 증가할수록, BMI가 높을수록, 부모가 고혈압이 있을 경우 혈압이 높았다. 반면 녹차 및 커피섭취를 선호하는 경우와 여아의 경우 혈압이 유의하게 낮았다.

이 교수는“국민영양조사 및 학회차원에서의 혈압분포 제시를 위한 연구들은 고무적이지만 예방과 조기치료를 위한 기준을 제시하기 위해서는 출생후의 혈압자연사와 결정요인들을 더욱 구체화시키는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