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의 당뇨병 유병률이 급증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제2형 당뇨병환자에서의 신질환에 대한 문제가 지적되고 있다. 특히 급격하게 증가하는 아시아지역 당뇨병환자에서는 신질환에 대한 감수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어 특별한 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ESRD (End-Stage Renal Disease, 말기신부전) 발병 위험의 인종적 차이는 당뇨병 환자의 주요 사망원인의 차이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2005년 유럽고혈압학회에서는 2형 당뇨병환자 4,700명 이상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 결과 신질환으로 사망한 환자의 비율은 베를린이나 런던 등의 서구 도시보다 도쿄나 홍콩에서 더 높다는 세계보건기구 (WHO) 의 결과도 밝혀졌다.

이처럼 고혈압합병 당뇨병환자에 대한 치료의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이들 환자를 대상으로 한 ROADMAP (The Randomised Olmesartan And Diabetes MicroAlbuminuria Prevention) 연구가 2006년 환자모집을 종료하고 임상이 진행되고 있어 조만간 결과가 발표된다.

향후 고혈압 동반 당뇨병환자의 치료에 큰 변화를 가져올 이번 ROADMAP 연구의 수행을 주도한 독일 하노버의대 신장내과 헤르만 할러 (Hermann Haller) 교수와 가톨릭의대 강남성모병원 신장내과 양철우 교수로부터 이 연구가 갖는 의미와 향후 결과에 대해 알아보았다.

New Approach in Diabetic Nephropathy - Progression, Prevention and Utilization of ARB

고혈압 동반 당뇨병환자 관리의 새로운 대안

-당뇨병성 신증의 진행억제 (ROADMAP Study)

 [사회] 양철우 교수, 가톨릭의대 강남성모병원 신장내과

 헤르만 할러 (Hermann Haller) 교수, 독일 하노버의대 신장내과

Yang   당뇨병환자의 신증은 임상적으로 중요한 이슈입니다. 유럽뿐 아니라 아시아권에서도 당뇨에 의한 만성신부전은 전체 말기신부전의 가장 흔한 원인으로 알려져 있으며 한국의 경우 지난 해 한국 투석 등록의 기록을 보면 당뇨병 환자에서 ESRD발생의 43%를 차지했습니다. 과연 동양인과 서양인 당뇨병환자에서의 ESRD의 유병률은 얼마나 다른지요.

Haller
   유럽에서는 당뇨병성 신증이 말기신부전의 주요 원인질환입니다. 독일의 경우 5년전에는 당뇨환자의 38%가 신투석환자였으나 지금은 50%에 육박하고 있습니다. 만성 고혈압과 당뇨병은 일반적으로 합병되는 경우가 많고 감별이 어렵기 때문에 당뇨병과 고혈압을 합치면 50%에 이르는 것이죠. 1998년에 발표된 유병률 예측 그래프를 보면 당시의 예상치와 현재가 일치하고 있으며 (그림1) 전 세계적으로 상승추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특히 아시아국가에서 뚜렷하며 남미, 멕시코, 유럽 모두 증가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현상이 발생하는 가장 큰 이유는 운동부족과 부적절한 음식섭취입니다. 모두 공감할 것이라고 생각되는데요. 여기서 흥미로운 사실은 발생률과 국가는 다르지만 공통적인 원인은 열량과다라는 점이죠. 또한 동양인과 서양인의 당뇨병 발병에는 유전자형 차이 (genetic differences) 가 있다는 주장도 있습니다. 아직까지 해당 유전자를 확인하지 못했지만 개인적으로 볼 때 당뇨병은 복합적인 유전적 질환이라고 생각합니다.

Yang
   이렇게 당뇨병환자에서 신장질환으로 진행되는데 있어 임상적으로 문제되는 점은 무엇인가요.

Haller
   당뇨병의 발병률 뿐 아니라 당뇨병성 신증의 진행 속도도 다양합니다. 역시 여기에는 유전적인 소인 (genetic susceptibility)이 관여한다고 생각됩니다.
당뇨병 발병률이 증가하면 당뇨병성 신증의 유병률도 증가하지만 진단은 상당히 늦어지는게 일반적입니다.

특히 제2형 당뇨병의 경우 우리들은 대사성 질환이 아닌 혈관질환 (vascular disease) 으로 간주하고 있습니다. 심장전문가의 보고에 따르면 심근경색증으로 방문한 환자의 상당수가 당뇨병으로 진단을 받는다고 합니다. 신장병도 마찬가집니다. 또한 당뇨병 환자가 신장병증으로 의뢰됐을 때 비로소 환자에서 당뇨병과 고혈압이 발견되기도 합니다.

환자들이 표적장기손상 (end organ damage) 이 있을 때 발견되는데 이는 매우 심각한 문제입니다. 혈청 크레아티닌 (Scr) 이 3.8정도로 이미 상승되어 있으면 너무 늦거든요. 당뇨병 환자 중 조기에 신장병증 또는 혈관 문제로 발전할 가능성이 있는 환자를 어떻게 확인하느냐가 중요한 이슈라고 생각합니다.

Yang
   당뇨병성 신증의 진행 예방이 심근경색, 뇌출혈 등 심혈관계 합병증의 개선에 도움이 되겠군요.

Haller
   그렇습니다. 당뇨병 환자의 문제의 공통점은 혈관 문제를 가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일부 환자는 심장, 일부는 뇌졸중, 일부는 신장질환이 있는 등 차이가 있을 수 있지만 일반적으로 이들은 동시에 나타난다는 것입니다. (그림2) 따라서 당뇨병 환자에게는 이들 모든 장기의 혈관에 대한 검사와 함께 치료가 필요합니다.

 

Yang   독일에서는 현재 이러한 환자가 클리닉에서 의뢰되어 오는 경우 어떠한 검사들을 행하고 있으며 심장전문의, 내분비내과, 신장전문의들의 상호협진이 잘 이루어지고 있는지요.

Haller
   그렇습니다. 가장 이상적인 방법이지요. 독일에서는 제2형 당뇨병 환자의 대부분이 일반의 (General practioner) 진료를 받고 혈청크레아티닌 (Scr) 이 높아지면 전문의에게 의뢰되고 있습니다.

얼마 전 최신의 가이드라인을 발표한 유럽고혈압학회에 따르면 당뇨병환자는 표적장기손상 (End organ damage) 을 진단하는게 중요하다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즉 당뇨병 환자는 신장질환의 유무를 확인하기 위해 알부민뇨, 혈청크레아티닌을 측정해야 합니다.

심장의 경우는 스트레스 ECG을 확인해야 하며 진행 여부를 알아보기 위해 경동맥의 내막두께를 초음파로 확인하는 등 혈관합병증의 유무를 확인해야 합니다. 유럽에서는 이 모든 검사를 외래센터 (ambulatory center) 에서 1~2일간 함께 실시토록 하고 있으며 신장내과 전문의는 이에 대한 보고서를 받고 있죠.

Yang
   당뇨병이 혈관 질병이라면 제가 알기로는 endothelial dysfunction (내피세포 기능장애) 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요. 교수님께서는 직접 참여한 EUTOPIA Study 외에도 ARB제제의 angiotensin II blockade가 내피세포 기능장애에 미치는 연구를 많이 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ARB제제의 내피세포 기능 장애에 미치는 영향과 그 임상적 의의는 무엇인지요.

Haller
   임상적으로 매우 중요한 질문입니다. 내피세포 기능 장애는 아직은 질병 (disease) 이라고 볼 수는 없지만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고혈압, 당뇨병과 같은 대사적 변화의 위험인자는 신체의 혈관내피에 처음으로 작용하기 시작합니다. 초기 병리현상은 내피에서 나타나거든요. 혈관내피에는 투과성 (permeability) 과 산화적 스트레스, 그리고 미세염증 (microinflammation) 3가지의 중요한 기능이 있습니다. 그 중에서는 미세염증이 가장 중요하지요. (그림3)

 

제가 참여한 EUTOPIA (EUropean Trial on Olmesartan and Pravastatin in Inflammation and Atherosclerosis) Study의 경우 디자인할 당시 미세염증이 있는 환자를 선택했습니다. 당뇨병, 고혈압, 고지혈증을 가진 환자 중에서 임상시험 등록 전에 미세염증이 있는지를 확인했습니다.

이들 위험인자가 있어도 미세염증이 없는 환자가 있을 수 있기 때문이지요. 이러한 위험인자와 미세염증이 있는 200명의 환자를 모집한 이 연구는 특성화가 잘 이루어진 코호트로서 ARB제제가 미세염증에 임상효과가 있는가를 확인한 첫 번째 임상시험입니다. (그림4)

 

염증지표를 감소시키는 효과가 확인된 스타틴 (프라바스타틴) 으로 올메살탄 (olmesartan) 의 미세염증 감소효과를 비교해 보기도 했습니다. 미세염증의 기준은 high sensitivity CRP (hsCRP) 가 >3mg/dL이라야 합니다. 아울러 12주 동안 interleukin-6 (IL-6) 그리고 가용성 intercellular adhesion molecule-1 (ICAM-1) 을 측정했습니다.

시험 전에는 올메살탄의 항염증 효과가 스타틴보다 효과가 적을 것으로 예상했었으나 결과는 그 반대인 올메살탄이 더 효과적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올메살탄군에서 hsCRP, TNF-α, IL-6, MCP-1 모두 유의하게 감소하였습니다. (그림5)

 

CRP, IL-6, TNF-α는 혈관 염증인자를 나타내는 임상수치로 올메살탄이 이들에 미친 영향은 매우 중요한 결과입니다.

Yang
   당뇨병성 신증은 조기에 치료하면 진행을 억제시킬 수 있고 표적장기의 손상을 지속적으로 막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요. 당뇨병성 신장애를 초기에 발견할 수 있는 지표인 미세알부민뇨가 갖는 임상적 의의는 무엇이라고 보시는지요.

Haller
   미세 알부민뇨는 혈관손상의 초기 신호입니다. 정상 사구체는 내피 (endothelium), 기저막 (basal membrane), 족세포 (podocyte) 로 이루어져 있어 단백이 유출되지 않도록 합니다. 사구체 내 내피가 손상되면 내피세포가 족세포로 보내는 신호로 인해서 보호막이 손상됩니다.

미세염증, 산화스트레스, 고혈압, 사구체 내 압력이 작용하면 단백뇨가 나타나게 되는데요. 우리 의사가 알아두어야 할 점은 단백뇨는 위험인자가 아니라 그 자체가 초기 신장질병의 징후라는 사실입니다. (그림6)

 

하지만 의사들은 알부민뇨를 측정하면서도 이를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는게 일반적이지요. 또한 수년간 크레아티닌을 측정해 오면서도 혈청 크레아티닌이 1.6~1.8mg/dl가 되었어도 신장이 약간 손상됐다고 생각하는데요 이는 GFR 60ml/min에 해당하는 수치입니다. 이러한 초기 징후를 절대 가볍게 봐서는 안됩니다.

대부분의 연구는 단백뇨 또는 알부민뇨의 감소에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따라서 1990년대 IRMA2, IDNT처럼 ARB제제 관련 주요 연구는 레닌 안지오텐신 시스템의 억제가 단백뇨를 감소시킬 뿐만 아니라 신장질환의 진행을 막는다는 것을 보여준 landmark trial입니다.

네덜란드의 한 연구자는 단백뇨가 혈관 질병을 의미하며 이는 신장질환의 진행뿐만 아니라 심혈관계질환의 진행 및 강력한 예측인자 (predictor) 라는 자료를 발표한바 있는데요. 단백뇨가 확인됐다면 혈관계가 침범돼 질병이 발생했음을 의미하는 것으로 치료가 필요한 상태임을 강조한 것이죠.

Yang
   지금까지 대부분의 임상시험은 뇨중 알부민 배설률이 높은 환자를 대상으로 하였으나 이와 비교하여 교수님이 참여하신 ROADMAP Study는 ARB제제가 미세알부민뇨의 발현을 억제 및 지연시키는데 목적이 있다고 봅니다. 이 시험의 중요성과 그 의의에 대해 말씀해 주십시오.

Haller
   ROADMAP Study 역시 단백뇨가 신장 손상의 초기 징후이며 심혈관계 질병의 지표라는 사실을 확인하는데 목적을 두었습니다. 혈관질환이 발생하기 전 환자를 등록시키고 예방을 주제로 한 연구는 ACE억제제를 이용한 BENEDICT Study와 ROADMAP Study가 있습니다. (그림7)

 

이 두가지 연구는 유사한 점이 많지만 ROADMAP 임상시험의 대상자는 4000명으로 200명인 BENEDICT에 비해 규모가 크다는 게 차이점입니다. ROADMAP Study는 현재까지 신장 예방에 관한 최대 규모를 자랑합니다. 시험 종료는 event rate가 높아서 예상보다 6개월 빠른 2008년 말에 종료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또한 ROADMAP 스터디는 매우 강력한 안전성 데이터를 가지고 있으며 임상시험도 엄격하게 실시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Syst. Eur Trial, Syst. China Trial을 포함한 tracking study 및 다수의 landmark한 meta analysis study를 수행하셨고 현재 ROADMAP Study의 Data Monitoring Safety Board로 계시는 Prof. Jan Staessen께서 ROADMAP 스터디의 자료분석 역시 최상급이라 하였고 그 결과가 긍정적이라면 NEJM 등의 논문에 게재하는 것도 고려하고 있습니다.

Yang
   ROADMAP Study의 결과는 어떻게 예상하시나요.

Haller
   ROADMAP 연구에서는 2가지를 가정하고 있습니다. 고용량의 올메살탄 치료가 레닌 안지오텐신 시스템의 활성을 감소시켜 미세염증과 산화적 스트레스를 줄이고 미세알부민뇨증을 예방할 것이라는 점과, 다른 장기의 혈관손상을 치료하여 심혈관계 질병의 발현율이 낮아질 것이라는 점이죠.

ROADMAP 연구가 제시하는 가장 큰 핵심포인트는 올메살탄이 강력한 혈압강하제이며 매우 효과가 크다는 사실입니다. 40mg으로 치료한 환자의 경우 상당한 강압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강압효과와 올메살탄만이 가진 특이적 효과를 구별하는 논의도 계획 중입니다.

개인적으로 볼 때 혈압이 130/80mmHg 이하인 환자도 단백뇨가 있을 경우에는 올메살탄이 효과적이라고 생각합니다. 혈압이 정상인 당뇨병 환자 역시 마찬가집니다.

Yang
   고혈압 동반 당뇨병환자 또는 단백뇨가 있는 당뇨병 환자에서 ARB제제를 이용한 조기치료가 미세알부민뇨의 진행 또는 발생을 예방하는데 중요한지요. 그리고 ROADMAP 연구 결과가 긍정적일 경우 ARB제제를 당뇨병환자에서 고혈압 또는 미세알부민뇨증이 발생하기 전에 사용하는게 타당하다고 보시는지요.

Haller
   NEJM에 발표된 문헌을 종합하면 미세알부민뇨증을 가진 당뇨병 환자는 강력한 레닌 안지오텐신 차단 효과가 있는 약물로 치료해야 한다는 것이 전세계적으로 확실히 입증된 전략입니다.

ROADMAP 연구결과가 현재 진행 중이지만 당뇨병 환자에서 고혈압 또는 미세알부민뇨증이 발생하기 전에 ARB제제를 투여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이 같은 내용을 의료계에 추천할 계획이며 관련 적응증도 FDA 허가를 받도록 할 생각입니다. ROADMAP 스터디의 결과가 이를 지지해 줄 것으로 생각합니다.

요약하여 말씀 드리면 환자가 당뇨병으로 진단받으면 단백을 분석하여 미세알부민뇨증을 확인해야 합니다. 당뇨병이 혈관변성을 초래한다는 지표가 있다면 올메살탄을 고용량 투여해야 하며 이어서 스타틴을 추가하는 것이 현재로서는 최선의 방법입니다. 현재로서는 ARB제제가 효과적이지만 향후 ARB제제, 스타틴제제, Ca길항제가 복합적으로 사용하는 경우도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Yang
   오늘 말씀 감사 드리며 미팅을 마치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