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점막의 충혈과 가려움, 콧물이 심하고 재채기를 동반하는 알레르기비염. 전형적인 알레르기 질환 중 하나로 환자들은 사회적 및 개인적인 고통이 생각보다 심하다. 최근 중고등학생의 학원수업이 필수가 되고 있는 가운데 콧물과 재채기로 인해 수업을 듣지 못하는 학생들이 있다고 한다. 자신은 물론 남에게도 피해를 줄까봐 학원에서도 등록을 꺼린다는 이야기도 있다. 이처럼 알레르기비염은 사회적으로나 개인적으로 미치는 영향은 매우 크다. 최근 ‘이비인후과 영역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임상질환에 대한 약물치료’라는 주제로 비과 전문가들이 알레르기비염에 대한 전반적인 치료법에 대한 의견을 교환했다. 이날 발표된 내용을 2회에 걸쳐 게재한다. 첫번째로 서울아산병원 이비인후과 이봉재 교수의 ‘알레르기비염의 약물치료’에 대해 소개한다. 좌장은 인하대병원 장태영 교수와 경희대병원 조중생 교수가 맡았다.

이비인후과 영역에서 흔히 나타나는
임상질환에 대한 약물치료

 좌장 장태영 인하대  교수 

 조중생 경희의대 교수

대한비과학회장 인사말


인하대 장태영 교수

안녕하십니까. 이번 워크샵은 알레르기비염의 약물치료, 그리고 부비동염에서의 마크로라이드 항생제의 사용 등 개원가에서 흔히 다뤄지는 전반적인 내용을 다룸으로써 일반 학술모임 뿐만 아니라 개원의 대상 강연을 할 때에도 도움이 되도록 구성했습니다. 이번 워크샵에 참가한 여러분들은 향후 이비인후과 개원의를 대상으로 많은 강연을 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이번 강의를 통해 적극적인 의견을 나누는 자리가 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알레르기비염의 약물치료


 이봉재 교수 서울아산병원 이비인후과

특정 IgE검사는 MAST가 적합

2001년 보건복지부 통계에서 보면 알레르기비염은 국내 10대 만성질환 중 5위를 차지할 정도로 흔한 질환이다. 전체 인구에 대한 비율이 3.7%인데 65세 이상 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0.6%라는 점을 보면 소아에서 많이 발생한다고 생각할 수 있다.

알레르기비염의 진단 방법으로는 문진(history taking)과 신체검사, 검사실검사 및 생체검사가 있다.

문진의 경우에는 코막힘(obstruction)과 재채기(sneezing), 콧물(rhinorrhea), 가려움(itching)이 있는데 코막힘은 다른 코질환에도 나타나기 때문에 그다지 특징적이지 않다.

다만 콧물, 재채기나 가려움이 있는 경우에는 알레르기비염을 의심해야한다.

검사실검사에서는 콧물속의 호산구 증가를 검사하는데 10%를 기준으로 그 이상이면 호산구 증가증이 있다고 생각해야 한다.

특정 IgE를 찾는 검사로는 MAST(multiple antigen simultaneous testing), CAPS, RAST(radioaller-gosorbent test)가 있다.

오래전부터 있었던 RAST는 동위원소를 이용하기 때문에 위험성이 있는데다 비용이 많이 드는 단점이 있는 반면 MAST는 혈액 한 방울로도 35가지의 검사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매우 유용하다.

최근에는 환자들이 다른 병원에서 항히스타민제를 이미 복용한 상태에서 내원하는 경우가 있어 불가피하게 스킨 프릭 테스트를 못하는 경우가 있는데 개인적으로는 이 때 MAST를 실시하고 있다.

생체검사에서는 이 스킨 프릭 테스트가 가장 감도가 높고 비용효과도 높아 좋은 검사법이라고 생각한다.

알레르기비염은 예측 및 예방 가능한 질환

ARIA & GLORIA에 따른 알레르기비염의 새 분류는 형태와 증상정도에 따라 나누고 있다.

우선 형태별로는 증상이 1주일에 4일 이내 혹은 연중 4주 이내 지속될 때를 간헐적인 비염이라고 말하고, 증상이 1주일에 4일 이상 있고 연중 4주 이상 지속되는 경우에는 지속적인 알레르기비염이라고 한다.

증증도에 따라서는 경증과 중등도~중증으로 나누는데 그 기준은 일상활동과 수면에 지장을 주면 중등도~중증이고, 지장이 없으면 경증이라고 한다.

여기서 말하는 일상활동이란 학생의 경우 학교수업, 직장인의 경우 직장생활, 그리고 레저활동을 말한다. 병원을 찾는 환자는 중등도~중증에 해당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알레르기비염은 일단 예측이 가능한 질환이라 예방적 치료가 가능하다. 두번째는 항원을 피하는 것이다. 집에서 개를 키우는 경우 질환이 악화될 수 있기 때문에 삼가는게 좋다.

약물치료로는 국소적 그리고 경구용 약물 2가지를 들 수 있다. 기타 다른 방법으로는 면역요법과 외과적 처치가 있다.

국소 스테로이드는 저녁에 뿌려야

우선 항알레르기 약물의 대표적인 것으로는 국소적인 요법과 전신적인 것이 있다. 국소적 약물로는 스테로이드, 항히스타민, 혈관수축제, 비만세포안정제, 항콜린작용제가 있다.

경구용 약제로는 항히스타민제, 혈관수축제, 스테로이드, 항류코트리엔제 등을 들 수 있다.

국소요법에는 nasonex, flixonase, nasacort 등이 많이 사용되고 있다.

국소적 스테로이드의 효과는 복용 후 12시간이 지나서야 나타나기 때문에 개인적으로는 저녁에 비강내 분무하도록 지도하고 있다.

또한 최대 효과가 나타나는 시기는 2~7일에 나타나며 전체적으로 90%의 환자에서 효과가 나타난다.

반면 항히스타민제는 60~70%, 항류코트리엔제는 20~30%에서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국소 스테로이드 효과보려면 코막힘 어느정도 해결돼야

이러한 국소적 스테로이드의 효과를 비교한게 그림1이다. nasonex, flixonase, nasacort 중에서는 nasacort가 가장 환자들에게 좋은 반응을 보였는데 냄새가 나지 않는게 그 이유였다.

 

냄새가 나는 원인은 이들 약제에는 스테로이드 성분만 들어 있는게 아니라 여러 가지 성분이 들어있기 때문인데, 그 성분은 페닐에틸알콜로 생각되고 있다.

전신 스테로이드는 코막힘 심할 때, 비폴립 있을 때만 사용

전신적 스테로이드도 가끔 사용하게 된다. 프레드니솔론(prednisolone)의 경우 1일 20~40mg을 짧은 기간, 즉 최대 2주 이내로 사용한다. 또한 사용하더라도 1개월 간의 휴지기를 두어야 한다.

다른 국소 스테로이드나 경구용 항히스타민제를 써보지도 않고 처음부터 전신 스테로이드제를 사용하는 경우에는 코가 심하게 막혔거나 비폴립이 있을 때만 사용해야 하고 부작용을 봐가면서 한다.

아울러 소아나 임신부 그리고 금기사항이 있는 경우에는 투여를 금한다.

항히스타민의 효과는 알레르기 차단이라고 할 수 있는데, H1수용체의 억제, 메디에이터 방출의 억제, 항콜린작용, 항세로토닌작용을 들 수 있다.

히스타민 수용체로는 H1이 많이 알려져 있는데, 이 수용체는 혈관에 분포하며, H2수용체는 위점막에 많이 분포하고 있어 위액을 분비시킨다. 이에 대한 길항제는 위궤양치료제로 알려진 시메티딘이나 라니티딘이다.

콧속에도 H2수용체가 있다고 생각하여 항히스타민제 사용시 시메티딘을 병용투여하면 효과적일 것으로 판단했지만 별다른 효과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H3수용체는 히스타민을 자동조절하며, 중추신경계에서도 분비된다.

펙소페나딘은 진정성 적은 약물

한편 고전적인 항히스타민제에 비해 최근에는 비진정성 약물이라고 하는 2세대 항히스타민제가 사용되고 있다. 여기에 해당하는 약물이 fexofenadine을 비롯해 astemizole, ketotifen, loratadine, azelastine levocabastine, ebastine, mizolastine 등을 들 수 있다.

지난 1999년 판매되기 시작한 펙소페나딘은 진정성이 적고 졸음이 적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펙소페나딘과 에바스틴을 비교한 것이 그림2이다.

 

특히 항히스타민제 부작용면에서는 2개 약물간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즉 졸림과 진정현상은 각각 89명 중 2명, 92명 중 3명이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눈이나 입, 코의 점막 건조현상도 양쪽 약제 모두 비슷한 것으로 나타났다.

코막힘 해결 어려우면 충혈제거제 사용

한편 항히스타민제를 사용할 때 충혈제거제를 병용한 약제가 있다. 이러한 약물을 병용하는 이론적 근거는 항히스타민제만으로는 코막힘을 해결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아울러 항히스타민제의 진정효과를 완화시켜 덜 졸리게 하기 위해 사용한다.

이러한 약제로는 fexofenadine+pseudoephedrine (Allegra D), cetirizine+pseudoephedrine(Cirrus) 등이 있는데 이들 약제는 모두 기존 전문치료제에서 일반의약품으로 전환됐다.

단 ebastine+pseudoephedrine (Rinoebastel)의 경우는 예외다. Ebastine이 심장에 부작용 발생 가능성이 크기 때문인데 이 약물은 미FDA의 승인도 받지 못했다.

항히스타민제도 호산구증가 억제

한편 항히스타민제의 호산구증가 현상을 비교한 것이 그림3이다.

 

국소적 스테로이드인 budesonide와 항히스타민제 terfenadine을 비교한 것인데, 그림처럼 budesonide는 분무하자마자 호산구 증가현상이 거의 제로에 가깝게 낮아졌다.

항히스타민제 중에서도 이러한 효과를 보이는 약제가 있긴 하지만 국소적 스테로이드가 호산구 증가를 더 크게 억제한다.

투여 2주 후 결과를 보면 2개 약물 모두 증상 스코어가 크게 개선된 사실을 알 수 있다.[그림4] 물론 국소적 스테로이드가 항히스타민제보다 더 우수한 효과를 보이는 것을 알 수 있다.

 

임신부, 소아에는 신중하게 투여

항알레르기 약제를 임신부에 투여할 수 있는가에 대한 기준으로 FDA에서 정한 기준에 의하면 카테고리 A에 들어가야 한다. 하지만 아쉽게도 이 범주에 속한 약물이 아직은 없다.

실제로 이비인후과 영역에서 환자 몇백명을 볼 때 1명정도가 임신부이기 때문에 별로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되지만 카테고리 B에 속한 정도의 약물은 알레르기비염 때문에 임신을 지속하기 싫다고 말하는 임신부에는 투여해 볼 수 있다. 단 임신 3개월 이후라야 한다.

ARIA & GLORIA에서 정한 알레르기비염치료의 가이드라인을 보면 일선 의사들이 사용하는 것과 대동소이하다. 간헐적인 증상을 보이는 경도에는 경구나 국소적 항히스타민제를 사용하고 중등도~중도에는 경구나 항히스타민제, 그리고 국소 스테로이드 모두 가능하다.

치료효과는 비강 분무>전신스테로이드>항히스타민제

특히 코막힘이 심한 경우에는 경구 스테로이드를 1~2주 사용한다. LT antagonists를 병용하는 것도 증상완화에 도움이 된다.

국내 보험약가를 통해 항알레르기 약제가 하루에 얼마나 사용되는지를 알아보았다.

그 결과, 국소적 스테로이드의 경우 나조넥스가 가장 비싸고, 항히스타민제 중에서는 에바스틴이 비싼 것으로 나타났다.[그림5]

 

알레르기비염을 비롯해 비염 증상에 대한 각 약물별 치료효과를 알아보았다. 그 결과, 비강 스테로이드, 전신적 스테로이드가 높았다. 하지만 이들 약물은 부작용도 있어 많이 사용할 수 없다.

그 다음으로는 경구 항히스타민제로 나타났으며, 비강 항히스타민제, 국소적 항히스타민제도 비교적 괜찮다고 생각된다.[그림6]

 

Q&A

>>>소아의 경우 언제까지 비강 분무 스테로이드를 뿌려야 하는가?

-용량만 잘 지키면 3년까지도 가능하다는 연구자료가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환자는 3년이나 5년씩 계속해서 사용하는 경우는 거의 경험하지 못했다. 대개 성인의 경우 하루에 2번 뿌리는데 증상이 호전되면 2번에서 1번으로 그리고 하루에서 이틀로 분무 횟수를 줄여나가게 하고, 증상이 없어지면 사용하지 않게 하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약물 분무는 사실상 순응도가 좋지 않아서 장기간 지속적으로 투여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소아의 경우에도 마찬가지다.

>>>임신부가 나조넥스 등의 약물을 사용하면 어떤지 물어올 경우 어떻게 대답하는가?

-나조넥스는 카테고리 C에 속한다. 보통 카테고리 C나 D에 해당하는 약물들은 환자가 사용하겠다고 해도 사용하지 못하게 해야 한다. 기형 가능성이 있다고 말하면 거의 사용하지 않는데, 부득이하게 사용해야 한다면 카테고리 B에 속해 있는 약물을 사용한다. 단 임신 3개월이 지난 다음에 써야 한다. 그 이전의 임신부가 와서 사용을 요구할 경우에는 개인적으로 수증기 요법을 소개한다. 아기를 위해서 본인을 희생하도록 권고도 하고 있다.

>>>항히스타민제를 교체했을 경우 환자가 다른 반응을 보이는데 대해...

-동일 계열의 약물을 처방하는 경우 환자들이 지난번 사용했던 약물을 요구하는 경우가 있다. 따라서 다른 계열의 약물을 처방하는게 좋다. 이러한 현상을 타키프락시스라고 하는데, 고전적 항히스타민제에서는 많이 나타났지만 2세대 항히스타민제에서는 그다지 많이 나타나지 않고 있다.

>>>경구 스테로이드를 사용할 때 어느정도의 용량과 기간을 두고 사용해야 안전한가?

-프레드니솔론을 기준으로 1일 20~40mg을 최대 2주 이내로 사용하는게 안전하다는 논문이 있다. 개인적으로는 2주를 사용해본 적은 없고 1주 단위로 사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