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병의 전단계인 내당능이상(IGT)은 당뇨병으로의 진행을 억제시키는 타깃일 뿐만아니라 당뇨병처럼 심혈관질환을 예방해야 할 목표라는 사실이 최근 임상연구에서 밝혀져 왔다. 시대의 흐름은 이제 조기 당대사 이상부터 적극적인 치료를 해야 하는 방향으로 진행되고 있다. 얼마전 덴마크·코펜하겐에서 개최된 제42회 유럽당뇨병학회(EASD)에서는 관리 대상이 되는 IGT의 파악과 치료에 대해 지금까지의 지견을 정리하고 좀더 정확한 IGT 관리의 실천을 목표로 하는 새틀라이트 심포지엄[단장:핀란드 헬싱키대학 자코 투오밀레토(Jaakko Tuomilehto)]이 개최된바 있다. 이날 발표된 개요를 알아본다.

42th EASD satellite symposium
당뇨병 치료에 새 시대를 연다
- 당대사 이상의 병태 이해, 관리를 위한 방법 -

IGT는 심혈관질환 억제의 타겟

 
Beverley Balkau 프랑스·INSERM(프랑스 국립보건의학연구기관) 

IGT와 공복시고혈당(IFG)은 당뇨병이나 심혈관질환의 발병 위험을 가진 집단이라는 점에서 모두 ‘경계형 당뇨병’이라고 할 수 있지만 양쪽 병태가 항상 같은 것은 아니다. Beverley Balkau씨는 경계형 당뇨병의 임상적 중요성을 파악하기 위해서는 IGT와 IFG를 개별적으로 이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ADA 새 기준에 의한 IFG의 당뇨병 발병위험은 IGT나 기존 IFG보다 훨씬 낮아

각종 역학연구를 통해 경계형 당뇨병에서 당뇨병으로 진행될 확률은 IFG 또는 IGT 단독인 경우에는 10∼30%, 양쪽 모두 가진 경우에는 40∼60%로 보고되고 있다.

정상 내당능(NGT)인 사람의 당뇨병 발병률이 5% 정도임을 감안하면 IFG나 IGT는 당뇨병 위험을 2∼6배로 높이며, 공존하는 경우에는 이 위험을 2배로 더 증가시킨다.

하지만 최근 이러한 기존 개념을 혼란스럽게 만드는 사태가 발생했다. 2003년 미국당뇨병학회(ADA)는 IFG의 정의를 지금까지의 공복시혈당(FPG) 110mg/dL이상에서 100mg/dL 이상으로 낮춘 것이다. 이 때문에 새 기준에서 제시된 IFG에서의 당뇨병 발병위험은 옛날 기준의 IFG보다 수치 상으로는 크게 낮아졌다고 한다.

IGT의 심혈관질환 위험은 거의 당뇨병에 근접

심혈관질환 위험인자로서 IFG와 IGT의 중요성도 이젠 같지 않게 됐다. Balkau씨가 실시한 DECODE(Diabetes Epidemiology : Collaborative analysis of Diagnostic Criteria in Europe)에서는 등록 당시 검사에서 처음으로 당뇨병으로 진단된 환자의 심혈관사망 위험은 NGT보다 약 1.5배 높았다.

IGT의 상대 위험 역시 1.34로 당뇨병에 가까운 수치였지만, IFG의 상대위험은 불과 1.09였다(표).

 

관상동맥질환자 4,196명의 내당능을 조사한 EURO HEART Survey에서도 기존 당뇨병 환자를 제외한 환자 가운데 3명 중 1명이 IGT인데 반해 IFG는 5%에 불과했다고 한다.

이러한 결과를 근거로 Balkau씨는 “IGT는 심혈관질환을 억제시키기 위한 타깃으로 삼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고위험환자 간단 판정, 효율적 치료 실현
 Jaakko Tuomilehto 교수
핀란드·헬싱키대학 National Public Health Institute

IGT 등의 고위험집단을 신속하게 판정할 수 있을지 여부는 훗날 치료의 성공 여부와도 관련이 있다. 하지만 그 진단에 반드시 필요한 경구 당부하시험은 결코 간편한 검사가 아니기 때문에 새로운 도구를 모색하려는 움직임이 활발히 진행돼 왔다.

Jaakko Tuomilehto씨는 새로운 도구의 하나인 FINDRISC(Finnish Diabetes Risk Score)의 개요에 대해 설명하고 효율적인 치료법을 설명했다.

절대위험 높은 IGT는 치료 타깃

Tuomilehto교수는 우선 효율적인 치료를 고려할 때 주의점으로서 상대위험과 절대위험의 차이를 설명했다.

예를 들면 식후 2시간 혈당치(2h-PG)와 심혈관질환 위험에는 2h-PG가 높을수록 상대위험은 높아지지만, 절대위험은 2h-PG가 높은 당뇨병 환자보다 오히려 IGT환자에서 높아진다. IGT가 절대 환자수가 많은 까닭에 심혈관질환의 절대수도 많아지기 때문이다.

Tuomilehto교수는 “더 많은 수의 환자를 얻기 위해서는 IGT처럼 절대위험이 높은 층을 간과해선 안된다”고 강조했다.

간편한 질문표 FINDRISC로 고위험군 정밀 검출

따라서 최근에 당뇨병이나 심혈관질환에서 많이 나타나는 특징을 역학 데이터에서 뽑아내 그 유무를 묻는 질문표로 위험을 평가하려는 시도가 늘어나고 있다. 그 중 하나인 FINDRISC는 불과 8개로 적은 항목이지만 그 점수와 10년 후의 당뇨병 발병률은 밀접하게 관련한다(그림).

 

게다가 당뇨병 환자에서는 점수가 1점씩 증가할 때 마다 남성에서는 15%, 여성에서는 19%나 심근경색의 발병 위험이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즉 FINDRISC는 당뇨병 위험 뿐만아니라 당뇨병환자의 심혈관질환의 위험평가에도 유용할 것으로 생각된다. 핀란드에서는 일반인들이 FINDRISC를 인터넷 사이트에 접속하여 직접 위험을 체크하고 있다.

IGT환자를 대상으로 실시된 개입시험에 근거한 STOP-NIDDM(Study TO Prevent NIDDM) 점수도 있다. 특기해야할 점은 a-글루코시다제억제제(α-GI)인 아카보스의 사용 유무가 질문에 포함됐다는 것이다.

이 점수를 이용한 당뇨병 위험평가의 정밀도는 64%, 심혈관질환 위험평가의 정밀도는 85%에 이른다. Tuomilehto교수는 “이러한 도구를 임상현장에 도입하여 그 평가에 근거해 개입하는게 효과적인 치료로 이어진다”고 결론내렸다.

비약물요법은 일상생활서 지속할 수 있어야
 George Alberti 교수 영국·뉴캐슬대학

생활습관의 개선은 여러 진료 가이드라인에서 내당능이상에 대한 1차 선택 치료로 위치시킬 수 있지만 지속적으로 할 수 있어야만 한다. George Alberti 교수는 생활습관의 개선에 대해 효과와 경제성 및 “일상생활에서 실행·계속할 수 있는가”라는 관점에서 유용성을 검증했다.

개입시험 수준의 엄격한 생활습관개선 실제론 어려워

IGT 증례가 급속하게 늘어나면서 현재 세계인구의 10∼15%에는 생활습관 개선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실제 IGT 증례에 대한 생활습관의 개선은 매우 효과적인 당뇨병 예방수단이다.

지금까지 실시된 중국의 Da Qing 시험, 미국의 DPP(Diabetes Prevention Program), 핀란드의 DPS (Diabetes Prevention Study)에서는 모두 30∼60%의 당뇨병 억제 효과가 확인됐다. 그 비용도 약물요법보다 훨씬 저렴했다.

그러나 이러한 시험에서 부여된 ‘생활습관의 개선’은 식사 제한 외에도 1주당 150분을 운동해야 하는 지속하기 어려운 내용이다. Alberti 교수는 “이러한 방법은 전문가가 개입된 시험에서는 가능할지 몰라도 일상생활에서는 지속적인 실행이 어렵다”고 설명한다.

‘Eat less, Walk more’로 당대사이상 절반 줄어

그렇다면 일상생활에서 가능한 생활습관의 개선은 어떤 것일까. 동아프리카 지역에 거주하는 서아시아계 주민 약 200명을 관찰한 BHATIA 연구가 그 해답을 제시하고 있다.

1986년 당시 이 지역은 3명 중 1명 이상이 당뇨병이나 IGT를 가진 고위험 집단이었다. Alberti 교수가 ‘적게 먹고 오래 걷는다(Eat less, Walk more)’는 간단하고 하기 쉬운 제안으로 대상자들의 실행도를 높였다. 그 결과, 6년 후에는 당대사 이상의 빈도가 약 절반까지 감소했으며(표), IGT에서 당뇨병으로 진행한 증례는 단 1명에 그쳤다.

교수는 “이 정도의 개선으로도 당뇨병은 억제가능하다”고 결론내리고 “적절한 대상 집단을 가려내 실생활에서 유용성을 검토하는게 중요하다”고 결론내렸다.

생활습관 개선 효과없으면 약물요법
 Avraham Karasik 교수 이스라엘·텔아비브대학

IGT에 대한 1차 치료는 생활습관의 개선이지만 최근들어 이 단계에서 실시하는 약물요법이 결코 빠른 조치가 아니라는 보고가 잇따르고 있다.

Avraham Karasik 교수는 여러 최신 임상시험 결과를 제시하면서 비약물요법으로 조절하기 어려운 IGT나 고위험 IGT에서 약물요법은 “고려할만한 치료”에서 “반드시 해야 할 치료”로 바뀌고 있다고 말했다.

당뇨병 외에 심혈관질환 예방하는 약제도

IGT에서 당뇨병으로의 진행을 억제시키는 약제로는 레닌안지오텐신계에 작용하는 강압제와 경구혈당강하제가 쌍벽을 이루고 있다.

전자의 데이터에서는 4만명 이상의 고혈압환자를 대상으로 실시된 ALLHAT를 비롯해 LIFE나 VALUE 등 최근 발표된 유명한 대규모 임상시험을 들 수 있다. 이러한 메타 분석에서는 ACE억제제 및 안지오텐신 II수용체 길항제(ARB)가 당뇨병 발병 위험을 25% 억제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경구 혈당강하제에서는 36%의 당뇨병 억제효과를 입증한 STOP-NIDDM가 유명하다. 또한 메트포민의 31% 억제 효과도 DPP를 통해 보고됐다.

DPP는 생활습관의 개선이 유용하다는 사실을 입증한 시험으로도 유명하다. 특히 생활습관이 개선된 군에서는 58%에 이르는 당뇨병 억제 효과도 제시됐다.

그러나, 앞서 Alberti 교수도 말한 것처럼 이 시험에서 정한 ‘생활습관의 개선’ 내용은 매우 엄격해 일상생활에서는 지속하기 어려운 내용이었다. Karasik 교수는 “생활습관이 충분히 개선되지 않은 사람에게는 약물요법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또한 경구 혈당강하제에는 당뇨병 뿐만아니라 심혈관질환 억제 효과도 있다는 사실이 STOP-NIDDM에서 밝혀졌다(그림). 이는 IGT에서 약물요법의 타당성을 지지하는 중요한 내용이라고 교수는 지적했다.

[그림]심혈관질환 위험의 억제(STOP-NIDDM)
 

고위험 IGT에 약물요법 필요성 명기-IDF 가이드라인-

하지만 여러 임상가들이 진료 지침으로 삼는 주요 가이드라인에는 IGT에 대한 권장 치료로서 생활습관 개선만을 제시하고 있을 뿐 약물요법에 대해서는 전혀 다루지 않고 있었다. 그러나 최근 새로운 증거가 발표되면서 각 나라의 학회와 여러 단체에서도 기존 방침을 수정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났다.

국제당뇨병연맹(IDF)은 최신 가이드라인을 통해 약물요법의 중요성을 가장 먼저 언급했다. “당뇨병 및 그 합병증(특히 심혈관합병증) 위험이 높은 사람 및 생활습관개선이 충분치 못한 경우에는 약물요법을 해야 한다”는 내용을 명기했다.

Karasik 교수는 “당뇨병 뿐만아니라 심혈관질환의 억제를 위해서도 약물요법은 반드시 필요하다”며 경구 혈당강하제에 대한 기대를 나타냈다.

식후고혈당 교정해야 당대사이상 진행 억제
 Thomas Wascher 교수 오스트리아·그라츠대학

앞서 발표한 4명의 강연내용을 통해 당대사이상은 내당능이상 단계서 미리 발견해 적극적으로 치료해야 하며, 치료방법으로는 생활습관 개선 외에도 약물요법을 고려해야 하며 약물요법 중에서도 특히 식후고혈당 개선제가 기대된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Thomas Wascher교수는 α-GI의 작용 메커니즘, 효과, 경제성, 안전성을 검증한 결과를 근거로 식후고혈당의 교정이 IGT 및 당뇨병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설명했다.

당뇨발병 지연·억제, 개선 나아가 심혈관질환 위험 낮춰

IGT환자의 췌β세포 기능은 NGT환자의 30% 정도로 저하된다고 알려져 있다. 여기에 혈당 상승이 급격하게 발생하여 인슐린 수요량이 증가하면, 피폐한 β세포 기능이 더욱 저하된다는 사실을 쉽게 상상 할 수 있다.

한편 α-GI의 주된 작용 기전은 장에서 음식 흡수를 담당하는 효소인 α-글루코시다제의 기능을 억제함으로써 식후의 급격한 혈당 상승을 억제하는 것이다. 당대사이상의 진행 억제를 위해 반드시 치료해야 할 대상이다.

실제로 당뇨병으로의 진행을 36%나 억제시킨다는 사실은 앞서 발표한 Karasik교수가 말했던 그대로다. 아울러 이 때에는 IGT에서 NGT로 진행할 확률도 높다는 사실이 STOP-NIDDM에서 나타났다. 즉 α-GI는 당대사이상의 진행을 억제 또는 지연시킬 뿐만아니라 개선까지도 가져온다고 생각할 수 있다.

이러한 결과를 제시한 시험으로는 이외에 Chinese Prevention Study와 EDIT(Early Diabetes Intervention Trial) 시험이 있다. 이 가운데 중국에서 실시된 Chinese Prevention Study에서는 당뇨병으로의 진행억제 효과가 실제 88%로 나타나 주목을 끈바 있다(그림1).

 

이 시험은 생활습관 개선을 통해 당뇨병 억제효과가 그다지 크지 않았다는 점에서도 서양인을 대상으로 한 다른 2개 시험과 확실히 구별된다. 그 이유에 대해 Wascher 교수는 “동양인에는 생활습관의 개선보다 약물요법에 더 잘 응답하는 인종적 특징이 있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이밖에 아카보스를 이용한 7개 임상시험의 메타 분석인 MeRIA7에서는 당뇨병환자에서 심혈관질환이 억제되는 것으로 밝혀졌다.

아카보스 복부증상 시간적으로 변화

Wascher 교수는 치료시기가 빠를수록 경제성도 뛰어나다는 사실도 제시했다. 실제로 교수는 치료하지 않았을 경우 인적손실과 아카보스의 치료 비용을 비교한 결과, 아카보스를 이용한 쪽이 1명당 897캐나다달러를 절약할 수 있다는 조사 결과를 소개했다.

안전성면에서 아카보스는 작용 기전상 아무래도 복부팽만감이나 설사, 복통 등의 복부 증상을 동반하기 쉽다.

하지만 그 발생률을 시간적으로 추적하면 대부분 첫 4주 이내에 집중돼 있으며 1년 이상에 걸쳐서 지속되는 경우는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그림2).

 

더구나 초기에 통상용량의 절반량부터 투여하다가 서서히 통상량까지 증량시키면 초기 부작용을 거의 절반으로 줄일 수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교수는 “아카보스는 효과와 안전성, 경제성을 겸비한 당뇨병 치료제”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