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AHA(미국심장협회) 가이드라인은 좌심실 구혈률 40% 이하인 관상동맥질환자나 여기에 고혈압, 당뇨, 만성신질환을 갖고 있는 경우에는 ACE 억제제를 반드시 사용해야 한다는 주장을 제기했다. 아울러 유럽에서도 협심증과 함께 입증된 심혈관 질환이 있는 모든 환자에서 ACE 억제제의 투여를 고려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또한 2차 예방목적으로 사용할 경우 대규모 임상연구에서 증명된 약제와 용량을 투여해야 한다는 점도 강조된 바 있다. 지난 10월 12일 제50회 대한순환기학회 런천 심포지엄에서는 심혈관 질환에 미치는 새로운 효과에 대해 기존 및 최근에 발표된 임상연구의 결과를 토대로 ACE억제제인 페린도프릴(상품명:아서틸, 한국세르비에)이 심혈관 질환에 미치는 새로운 효과에 대해 알아보았다. 이날 발표된 내용을 정리해 본다.

Breaking the Cardiovascular Disease Continuum : New Evidence on Ace Inhibition
심혈관질환에 미치는 ACE억제제의 새로운 효과

관상동맥질환에 대한 ACEI 2차 예방효과
Secondary prevention of Coronary Artery Disease: the role of ACE inhibitors established by the EUROPA and PREAMI studies

 좌 장 최규보 교수 가톨릭의대 강남성모병원 순환기내과

 김용진 교수  서울대병원 순환기내과

관상동맥질환자의 치료목표는 심혈관 사고의 재발을 억제하는 것과 사망률 억제하는 것이다. 최근 관상동맥 재개통술의 시행이 증가하면서 관동맥질환의 치료도 급격히 발전하게 되었지만 심혈관 사망의 감소에 대한 장기간 결과는 충분하지 않다. 더욱이 관동맥질환자의 장기간 예후를 개선시키기 위해서는 drug therapy도 필수적이다.

ACE 억제제는 Angiotensin I가 II로 변환되는데 필요한 효소를 억제하여 Angiotensin II의 농도를 감소시킨다. 즉 ACE 억제제는 섬유화와 세포노화를 조절하며 혈관신생, 혈전유발 효과 등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Angiotensin II를 억제 시키는 긍정적 효과를 나타낸다.

ACE 억제제는 심부전 이환율과 사망률을 개선시키며 최근에는 심근 뿐만 아니라 혈관에 대해서도 긍정적 효과를 나타냈다. ACE 억제제의 사용 근거는 혈압감소, 심혈관 혈행동태 호전, 혈관염증의 감소, 내피기능 호전, 플라크 파열 억제, 항죽상경화 등이다.

ACE 억제제에 대한 최근 임상연구로는 PREAMI (Perindopril and Remodelling in Elderly with Acute Myocardial Infarction)가 있다. 이 연구는 좌심실 구혈률이 40% 이상인 AMI 환자로서 나이가 65세 이상인 약 1,200명을 대상으로 1년간 Perindopril(아서틸 정)8mg을 투여했다.

이 연구는 대부분의 기존 연구들이 좌심실 기능이 매우 나쁘거나 연령이 낮은 환자를 대상으로 했었지만 이와는 다른 환자군을 대상으로 했다는데 임상적 의의가 있다. 연구결과, 사망, 심부전, 리모델링에서 뚜렷한 차이를 보였으며 이는 리모델링이 호전된 결과에 기인한 것이다.[그림1]

[그림1]PREAMI연구에서 나타난 Perindopril(아서틸 정)의 리모델링 개선효과
 

Perindopril(아서틸 정)을 사용했을 경우 좌심실 크기에는 차이가 없었지만 위약의 경우 리모델링이 발생했으며 이것은 장기적으로 심혈관 사망률에 중요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생각된다.

ACE 억제제와 관련한 기타 임상연구로는 SOLVD와 SAVE를 들 수 있다. 이 연구들은 심근경색을 대상으로 비교한 것으로 위약에 비해 에날라프릴, 캡토프릴에서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심근경색이 적게 나타난 것으로 확인됐다.

이후 발표된 PROGRESS 연구에서는 뇌졸중 환자를 대상으로 Perindopril(아서틸 정)의 2차 예방 효과를 관찰했다. 이 연구에서는 Perindopril(아서틸 정)이 비치명적 심근경색을 유의하게 낮춰준다는 결과를 나타났다.[그림2]

[그림2]PROGRESS연구에서 나타난  Perindopril(아서틸 정)의 주요심혈관사고 감소효과
 

이런 연구들은 ACE억제제가 심혈관질환을 줄여주는 효과적인 약물이 될 수 있음을 증명한 것이다. 더욱이 ACE억제제로 실시된 좌심실 부전을 동반한 관동맥질환자를 대상으로 한 대표적 연구 5개를 메타분석을 해본 결과, ACE 억제제는 사망률을 약 20% 유의하게 감소시킨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AMI 이후 환자만을 대상으로 약 6천명을 분석해 본 결과, ACE 억제제는 사망률이나 재경색 그리고 사망과 재경색 등에서 모두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약 20~30% 위험도를 낮추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관상동맥질환자가 좌심실 부전을 동반하는 경우 ACE억제제가 유용한 약제라는 것을 뒷받침한다.[그림3]

[그림3]AMI이후 환자에서 나타난 ACE억제제의 유용성
 

관상동맥질환을 갖고 있지만 좌심실부전은 없는 환자들에 대한 연구는 비교적 최근에 많이 시행됐다. 그 중 대표적인 것이 HOPE 연구로써 관상동맥질환이 있거나 당뇨와 함께 다른 위험요소를 1개 이상 가지고 있으면서 좌심실 부전이 없는 약 9천명을 대상으로 라미프릴(10mg)과 위약을 사용하여 약 5년간 추적조사했다. 여기서는 심장사(cardiac death)와 심근경색, 뇌졸중으로 이루어진 1차 엔드포인트가 약 28% 줄여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 다음 가장 큰 규모로 실시된 EUROPA 연구로써 심부전의 임상적 증거가 없는 12000명의 안정형관동맥질환자를 대상으로 했으며 Perindopril(아서틸 정)8mg과 위약을 투여하고 약 4.2년간 관찰했다.

그 결과, 심혈관사망, 심근경색 그리고 심장마비를 약 20% 감소한다는 결과를 관찰할 수 있었으며[그림4] 치명적, 비치명적 심근경색을 약 24%, 심부전은 39%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림4]EUROPA연구에서 나타난 Perindopril(아서틸 정)의 심혈관사고 예방효과
 

그 이후에 발표된 연구인 PEACE는 기존의 연구들과는 다르게 심혈관 사망과 비치명적 심근경색, 혈관재생 개선 효과에 위약군과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결과에 대해서 일부는 PEACE 연구에 포함된 위약군이 위험성이 낮은 환자라는 점과 병용약물의 비율이 굉장히 높았다는 점등을 지적하기도 했다.

이러한 이유를 알아보기 위해 EUROPA 연구의 환자를 대상으로 위험요소를 low, medium, high로 나누어 Perindopril (아서틸 정) 효과를 관찰해 보았다.

그 결과, 모든 그룹에서 Perindopril(아서틸 정)의 효과는 유효했으며 함께 투여된 병용약물들의 효과를 알아보기 위해 전체 환자와 아스피린과 베타차단제, 스타틴을 모두 사용했던 환자들을 나누어 분석해도 Perindopril(아서틸 정)의 효과는 그대로 유지된 것으로 나타나 위험도나 병용약물에 의한 차이는 아님을 알 수 있었다.

실제로 HOPE와 EUROPA 연구에서 하위 그룹을 분석해 보면 이러한 3개 약제를 모두 투여한 군이나 혈관재생을 추가로 시행한 군을 모두 고려하더라도 역시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ACE 억제제의 효과가 유지되는 것을 관찰할 수 있었다.[그림5]

[그림5]항혈전제+베타차단제+스타틴에 부가적으로  Perindopril(아서틸 정)을 사용한 군에서 나타난 심혈관사고 예방효과
 

한편 최근 관상동맥질환이 있으면서 심부전이나 좌심실 부전이 없는 환자를 대상으로 ACE 억제제로 실시된 7개 연구의 메타분석에서 ACE 억제제는 총 사망의 위험을 14%, 심혈관 사망의 위험을 19% 감소시킨 것으로 나타났다. 심부전과 뇌졸중 역시 각각 18, 23% 정도 줄어든 것으로 나타나 연구에 따라 부분적 차이는 있지만 비교적 일관되게 심혈관 사고를 예방 시킨 것으로 나타났다.

요약하면 ACE 억제제는 심부전이나 좌심실 부전이 없는 관상동맥질환자의 총 사망, 심혈관사망, 심근경색, 뇌졸중, 심장마비,심부전으로 인한 입원을 모두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감소시킨다.

더욱이 이러한 근거로 최근 AHA, ESC 가이드라인에서 관상동맥질환자의 2차 예방약물로 ACE억제제의 사용을 추천하고 있다. 그러므로 좌심실부전의 유무에 상관없이 2차 예방 약물치료로 ACE 억제제를 적극 고려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중심대동맥압에서 본 혈압강하제의 차이점과 효과
Differential Impact of Blood Pressure-Lowering Drugs on Central Aortic Pressure and Clinical Outcomes

 좌 장 이재우 교수 고신대의대 순환기내과

 Adrian Brady  Glasgow Royal Infirmary, UK

전향적 코호트 합동 연구와 아시아태평양 코호트 합동연구를 통해서도 증명된 것처럼 혈압은 모든 연령대에서 뇌졸중, 사망률 등의 관상동맥질환 발생에 큰 영향을 미친다. 임상에서 흔히 언급되는 혈압은 상완동맥혈압을 뜻하지만 이 혈압은 중심대동맥혈압과 차이를 보이기 때문에 임상에서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최근 발표된 ASCOT(Anglo-Scandinavian Cardiac Outcomes Trial)은 새로운 항고혈압제를 사용할 경우 기존의 이뇨제와 베타차단제를 사용한 기본요법에 비해 관상동맥질환 및 다른 혈관질환 예방효과가 얼마나 다른지를 비교 분석한 무작위 임상 연구이다.

총 19,257명의 고혈압환자를 atenolol/bendroflumethiazide군과 amlodipine/Perindopril(아서틸 정)군으로 나누어 이중맹검 개방연구로 진행된 연구 결과, 치명적 및 비치명적 뇌졸중은 새로운 약물치료(amlodipine/Perindopril(아서틸 정))에서 기존요법에 비해 23%나 줄어든다는 결과가 얻어졌다. 아울러 심혈관사망과 심근경색 그리고 뇌졸중의 경우 16%라는 통계적으로 유의한 감소도 나타났다.[그림1]

[그림1]치명적 및 비치명적 뇌졸중 16% 감소
  

그러나 혈압의 추이를 살펴보면 수축기 및 이완기 혈압 모두 치료군 사이에 큰 차이가 없음을 알 수 있다. 그래서 이를 무작위 이후 2개 군 간에 수축기 혈압이 가장 가깝거나 수축기 혈압이 비슷하게 유지되는 환자들을 모아 Cox 다중 회귀분석, 위험도 교정 등을 실행해 보았다. 하지만 치료군 사이의 혈압에는 거의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혈압은 거의 같은데도 임상적 결과에 매우 큰 차이를 보이는 원인을 밝혀내고자 했던 연구가 ASCOT 이후에 발표된 CAFE(The Conduit Artery Functional Evaluation) Study이다.

상완 혈압은 고혈압환자의 임상결과에 중요한 마커로서 중심대동맥혈압과 좌심실 부하를 정확히 반영한다고 알려져 왔다. 하지만 다른 항고혈압 약물 간에 중심대동맥혈압에 미치는 다른 효과 때문에 항상 옳다고 할 수는 없을 것이라는 이론적 배경이 CAFE 연구를 실시하게 된 계기가 된 것이다.

또한 혈압을 감소시키는 다른 약물들을 비교하는 임상연구에서 상완 혈압이 비슷한데도 불구하고 중심대동맥혈압에 미치는 영향에 따라 임상적 결과는 차이를 보인다고 생각할 수 있다. 이러한 가정을 확인하는 것이야말로 치료군 사이의 전향적 임상결과를 분석하는데 필요하다. 이를 위해 ASCOT의 주요 하위 연구로 CAFE 연구가 고안된 것이다.

그 첫 번째 목표는 ASCOT의 2개 약물치료가 상완 혈압에서는 비슷한 효과를 나타내지만 중심대동맥 혈압에 대한 영향에 차이가 있음을 확인하는 것이었다. 두 번째는 중심대동맥혈압이 임상결과를 결정하는 중요 인자라는 사실의 확인이었다.

영국과 아일랜드의 5곳의 ASCOT 연구센터에서 참가자들이 모집됐으며 대상자의 80%는 1개 이상의 혈압측정기를 갖고 있었으며 약 3년간 시행되었다.

5곳의 ASCOT 센터에서 모집된 약 2천명의 환자들을 2개 약물 군으로 무작위로 나누었다. 2개 군 사이의 성별, 나이, 혈압, BMI, 콜레스테롤 등의 조건은 ASCOT과 거의 유사했다. 아울러 당뇨, 말초혈관질환, 뇌졸중 등의 병력과 항고혈압약, 지질억제제 등의 약물 복용력에서도 2개군 모두 동일한 조건이었다.

상완 혈압은 2개 군에서 유사한 결과가 나타났으나 이 연구의 핵심이 되는 중심대동맥혈압에서는 2개 약물 간에 뚜렷한 차이가 나타났다. 즉 중심 대동맥 수축기 혈압에서는 amlodipine/Perindopril(아서틸 정)군이 atenolol/bendroflu-methiazide군에 비해 평균 4mmHg정도의 훨씬 낮은 결과를 나타내었다. 맥압 역시 약 3mmHg정도 낮게 측정되었다.[그림2]

[그림2]2군간에 나타난 중심대동맥혈압의 차이
 

강한 중앙 동맥벽과 신축성이 약한 말초 동맥벽 간에는 혈압의 차이가 발생하여 AP(Augmented Pressure)가 나타난다. 이 AP를 PP(Pulse Pressure)로 나눈 것이 AIx(Augmentation index)다. 이 Alx는 amlodipine/Perindopril(아서틸 정) 그룹에서 훨씬 낮게 나타났다.(Diff Mean=-6.5%) 이러한 결과는 ASCOT 연구에서는 볼 수 없었던 중요한 결과다.

한편 중심대동맥혈압과 혈액동력학적 변수들이 임상 결과와 어떤 상관관계가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 Cox 회귀분석을 시행해 보았다. 여기에는 모든 심혈관 질환 및 심부전의 발생, 악화가 포함됐으며, 총 305건의 결과가 이용됐다.

모두 ASCOT 연구의 무작위 시점 이후에 발표된 것이었다. 분석 결과 역시 중심대동맥혈압의 차이가 심혈관 질환 등의 발생에 중요한 영향을 준다는 사실이 확인됐다.[그림3]

[그림3]중심대동맥압의 차이가 미치는 영향
 

그렇다면 새로운 약물 투여군에서 개선효과가 나타난 것은 amlodipine과 Perindopril(아서틸 정) 중에서 어떤 약물 덕분인지가 궁금할 것이다. 그런데 흥미로운 사실은 그래프에서 보듯이 Perindopril(아서틸 정)이 PWV(맥파전달속도)를 줄임으로써 생존율을 훨씬 증가시킨다는 사실이다.[그림4]

[그림4]Perindopril(아서틸 정)는 PWW를 감소시켜 생존율을 개선
 

또한 Perindopril(아서틸 정)은 이뇨제에 비해 PWV를 약 16% 더 감소시키는 연구결과가 있으며, 암로디핀, 로살탄, 퀴나프릴 등 3개 약물간 PWV의 변화를 비교했을 때 장기간에서 ACE억제제인 퀴나프릴이 훨씬 크게 감소시키는 결과도 확인한 바 있어 ACE 억제제가 더 큰 효과를 발휘했음을 알 수 있다.

정리하면 CAFE 연구를 통해 atenolol/bendroflumethiazide군과 amlodipine/Perindopril(아서틸 정)군 사이에 상완 수축기혈압은 비슷했더라도 중심대동맥 수축기 혈압과 맥압에는 큰 차이를 보이며 따라서 상완 혈압이 중심대동맥혈압을 치료하는 약물의 효과를 항상 정확히 반영해주는 마커는 아님을 알 수 있다.

또한 중심대동맥혈압은 임상 결과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독립된 인자로서 ASCOT 연구에서 나타난 amlodipine/Perindopril(아서틸 정) 치료의 우월한 효과를 잘 설명해 주는 핵심 요소라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