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분척추증은 태생학적인 신경관 결손의 결과로 발생하는 선천성 질환으로, 하위 척수 기능 장애로 인한 배변장애가 대표적 증상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다. 정상적인 배변과정은 결장의 연동운동과 직장의 감각, 항문-직장의 괄약근 기능의 적절한 조화의 결과로 이루어진다.

대한이분척추증학회-메디칼트리뷴 공동특별기획(4)
이분척추증환자에서의 배변관리
 정성은 교수 서울의대 어린이병원외과

이분척추증환자에서는 하위 척수의 기능장애로 인하여 이러한 정상 배변을 이루기 위한 요소들 중 한 가지 이상이 영향을 받아 변실금, 만성 변비 등의 배변장애가 유발된다. 이러한 배변 장애는 환자 개인의 위생상의 문제일 뿐만 아니라 환자의 사회적 활동을 제약할 수 있는 문제이기도 하다.

특히 소아 환자에 있어서 적절히 관리되지 못하는 배변 장애는 환자에게 정신적 스트레스와 수치심을 유발하여 환아의 사회적, 정서적 발달에 치명적인 악영향을 준다는 보고도 있다.

독립적 배변관리 유도

이분척추증환자에서의 배변장애를 치료함에 있어 필수적으로 고려해야 할 사항은 환자가 가능한 한 독립적으로 배변 관리를 수행할 수 있어야 한다는 점이다. 배변장애를 개선시키기 위해 현재까지 여러 가지 치료법들이 개발되어 왔지만 아직까지 완치를 기대할 수 있는 치료법은 없다.

이분척추증환자의 배변장애 치료법은 크게 보존적 요법과 수술적 요법으로 나눌 수 있다. 보존적 요법으로는 다량의 식이섬유 섭취, 일정한 시간 간격의 배변 훈련, stool softener, 생체 되먹임 훈련, 수지 관장, 관장액을 이용한 직장 내 관장 등의 방법이 추천되어 왔으나 특별히 효과적인 것으로 입증된 방법은 없다.

최근 들어 특별히 고안된 카테터(그림 1)를 이용한 retrograde colonic enema(RCE)로 배변 조절능력을 획득한 보고가 있다.

[그림1]Catheter for performing the Retrograde Colonic enema
 

이 방법의 장점은 카테터를 이용하여 관장액을 주입한 후 카테터 끝에 장치된 풍선을 부풀려 관장액의 자연배출을 막을 수 있다는 점과 괄약근 기능이 미약한 환자에서도 타인의 도움 없이 스스로 효과적인 관장을 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일정한 간격으로 결장의 변을 배출시켜 배변을 조절할 수 있었다. 물론 이 방법으로 배변장애를 완벽히 해결할 수 있는 것은 아니고, 소아 환자에서는 환자가 성장함에 따라 관장에 대한 순응도가 점점 떨어지며, 휠체어에 앉은 상태에서는 시행이 용이하지 않다는 단점이 있다.

적절한 치료로 환자 삶의 질 높여

다른 치료의 한 축으로 수술 방법이 있다. 우 하복부에 Appendicostomy를 조성하고 이를 통한 antegrade colonic enema(ACE)로 변실금 환자들에게 배변 조절능력을 성공적으로 획득한 Malone 등의 첫 보고 이후 여러 가지 변형을 거쳐왔다(그림 2,3).

[그림2]Malone procedure for Antegrade Colonic Enema
 

[그림3]The Monti-Malone procedure for left continent access
 

이 수술의 요점은 복부에 조성한 appendicostomy(Malone procedure) 나 결장으로의 진입로를 관장액 주입 통로로 이용하여 일정한 시간 간격으로 전 결장에 대한 관장을 시행함과 동시에 일방향 밸브효과를 통하여 변 누출을 억제함으로써 배변 조절도 가능케 한다.

Antegrade enema의 장점은 보존적 요법에 비해 약물을 병용할 필요가 없으며, 식이 제한과 직장 내 관장을 병행할 필요성도 거의 없다는 점이다. 또한 retrograde enema에 비해 시행이 용이하고 소요 시간이 짧으며 휠체어를 사용하는 환자에게도 용이하게 시행할 수 있는 것이다.

단점으로는 stomal stenosis, catheterization difficulties 등이 30~38%까지 높게 보고되고 있다. 물론 이 수술 역시 배변장애를 완치시키는 길은 아니지만 antegrade enema를 시행함으로써 환자의 삶의 질이 충분히 높아질 수 있다.

이분척추증환자에서 환자가 독립적으로 배변관리를 수행할 수 있도록 만들어 주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데 이런 점에서 RCE, ACE 모두 성공적인 방법이다. 그러나 어떤 환자에서든 일단은 보존적인 방법을 시행하여 경과를 추시한 후 수술적 방법을 적용할 것을 결정하여야 할 것이다.

이분척추증환자의 재활 치료
 성인영 교수 서울아산병원 재활의학과

이분 척추증은 운동 기능의 저하와 운동 발달의 지연, 배뇨 및 배변 장애, 인지 장애 뿐 아니라 근골격계 장애 등 광범위한 장애를 초래하는 선천적장애다.

따라서 포괄적이고 개별화된 재활치료를 위해 재활의학전문의, 물리치료사, 작업치료사, 언어치료사, 보조기 제작자, 재활 간호사, 특수교육자가 함께 참여하는 팀 접근법이 필요하며, 성장과 발달이 이루어지는 시기이므로 장애로 인한 사회적 경험과 교육의 기회 부족에 따른 2차적 불이익이 없도록 부모 교육과 함께 적극적인 재활치료를 시행하는 것이 필요하다.

전기진단학적 평가 운동기능평가에 유용

운동 기능은 방사선학적 척추 병변이나 피부 병변 부위와 일치하지 않는 경우가 많으므로 재활치료의 목표 설정을 위하여 병변 부위 및 손상 정도의 파악이 중요하다. 이를 위해 이학적 검사, 신경학적 검사, 기능적 검사, 전기진단학적 검사 등이 필요하다.

그러나 어린 영아기에는 지시 따르기나 의사 표현에 한계가 있어 정확한 평가에 어려움이 있으므로 자발적 움직임에 대한 관찰과 근육 촉진을 통한 근 부피의 확인, 자세반사의 유발, 근육들의 수축 방향에 가벼운 압력을 가하여 수의 운동을 유발하는 등의 간접적인 방법과 근전도 검사와 같은 전기진단학적 검사가 운동기능 평가에 도움을 줄 수 있다.

성장하면서 진행하는 2차적 문제도 고려해야

뇌수종, 요로계 감염 등의 합병증이 없으면 첫 6개월 동안의 운동발달(목가누기, 물건잡기 등)은 정상과 큰 차이를 느끼지 못하지만 이후 몸통과 하지 기능이 참여하는 운동발달이 진행되면서 정상아와 차이를 보이게 된다. 신경학적 병변 부위에 따라 다양한 자세를 취하는데, 흉수 병변은 대부분 이완성 하지마비를 보여 개구리 다리 자세(frog-legged position)를 취한다.

상위 요수(L1-3) 병변은 고관절 굴곡과 내전, 슬관절 굴곡 자세를 보이며 고관절이 조기에 탈구되는 경우가 많다. 하위 요수(L4-5)병변은 고관절 굴곡과 내전, 슬관절 신전, 족관절 배굴의 자세를, 천수 병변은 요족이나 갈퀴족지와 같은 발의 변형을 보인다.

환아가 성장 발달함에 따라 신경학적 증상이 변화할 수 있고, 근골격계 및 비뇨기계의 2차적 문제들이 진행될 수 있어 이에 대한 예방과 조기 치료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Tethered cord는 조기수술 치료효과 높아

Tethered cord는 아동이 성장하면서 척수가 제1,2 요추부 사이로 상향 이동하는 과정이 봉합술 시행 부위의 유착 등의 원인으로 지장을 받아 척수가 비정상적으로 원위부에 위치하는 것으로, 방광 및 장 기능이 퇴행하고, 근력과 감각이 떨어지며, 경직, 요통, 방사통, 척추 측만증의 악화를 보인다.

치료는 조기에 수술해 주는 것으로 매우 좋은 경과를 취한다. 척수공동증(Syringomyelia)은 중심관내 뇌척수액압의 증가 때문에 생기며, 상지의 근력과 감각의 저하, 경직 등 신경학적 소견의 악화를 보이고, 단락술의 수술 치료가 도움을 준다.

척추 측만증은 체간 근육의 약화, 반척추, 쐐기형 척추와 같은 구조적 이상이 있을 때, 병변 부위가 높은 경우 잘 나타난다. 고관절 탈구를 동반하는 경우도 많아 이에 대한 확인도 필요하다.

관절에 작용하는 근력의 불균형은 관절 구축을 야기하는데, 특히 고관절 탈구, 만곡족(club foot) 등의 문제가 생기며, 고관절 탈구 시에는 운동 범위 제한이 생기고 똑바로 앉기가 어려워져 서고 걷는 동작을 힘들게 하고 측만증을 유발하므로 수술적 치료로 교정해야 한다. 그러나 병변 부위가 높아 근력 약화가 광범위한 경우에는 수술로 얻게 되는 이득이 없으므로 수술할 필요가 없다고 보는 견해도 많다.

신생아 시기부터 치료계획 세워야

병변의 해부학적 부위와 기능적 부위가 반드시 일치하지 않는 경우가 많으므로 신생아 시기부터 환아의 기능적 부위를 알고, 이에 따른 치료 계획을 세우는 것이 필요하다.

진단 초기의 재활치료는 고관절 탈구, 측만증 등의 문제점 동반 여부를 확인하고 관절 구축이 있을 때는 적극적 관절 운동의 시행과 함께 보조기를 처방한다. 또한 감각 소실에 따른 화상이나 욕창, 수신증 등과 같은 합병증의 예방과 관절 운동 방법을 포함하는 가정치료와 이분척추증의 이해를 돕기 위한 부모 교육이 필요하다.

아기가 성장 발달하면서 보조도구들을 이용한 재활 치료를 통하여 가능하면 발달 연령에 맞추어 기능을 습득할 수 있도록 해준다. 즉 1세가 되면 세우는 기구를 이용하여 세우기를 시작할 수 있는데, 하지에 체중을 부하함으로써 골다공증과 골절도 예방되고 성장기의 어린이 자신의 이미지 개선에도 도움이 된다.

그러나 기능에 따라 어느 수준까지 보행이 가능한지, 성장에 따른 보행 기능의 퇴행 가능성 등을 설명하여 주고 현실적인 목표를 제시하고 이에 따른 치료를 시행하도록 한다. 병변의 부위 및 기능정도에 따라 stander, parapodium, 고관절 장하지 보조기(Hip-KAFO), 재귀성 보행보조기(reciprocal gait orthosis, RGO) 등의 보조기를 이용하여 서기 또는 보행 훈련을 시행한다.

RGO는 고관절 굴곡을 도와 보행에 소모되는 에너지를 줄여주고, HKAFO는 보행 속도가 빠르나 에너지 소모가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에너지의 과다한 요구 때문에 이동 수단으로 휠체어가 필요한 경우가 많은데, 18-24 개월 경부터 시작할 수 있고, 원활한 주행을 위해서는 휠체어로의 이동동작, 체중부하이동, 상지 근력 강화, 휠체어 주행훈련이 필요하며, 편안한 주행과 욕창 방지를 위한 목적의 다양한 seating support가 처방되어야 한다.

척추 측만증은 발견 시 수술적 처치가 필요한 신경학적 문제, 즉 tethered cord, 척수 공동증, 수신증 등이 동반되어 있는지 확인해야 하며, 1년에 5도 이상 진행하거나 만곡각이 20도 이상이면 척추 보조기를 처방하고 관찰하다가, 45도가 넘으면 전체 만곡을 전후방에서 유합하는 수술적 고정이 필요하다.

많이 사용되는 보조기로는 만곡의 쪽지점이 흉추하부일 때 custom-molded thoracolumbosacral orthosis(Boston brace), 상부일때는 CTLSO를 처방한다. 하퇴 삼두근이나 족부의 근육의 비대칭적 위약이 있을 시에 기립자세가 불안정하고 발의 변형이 생기므로 단하지 보조기, 발 보조기 등을 처방하여 정상적인 보행 양상을 유도한다.

일상생활동작을 포함한 자기보살핌 기능 훈련도 중요

아동의 보행기능을 포함한 대운동 기능 못지 않게 일상생활동작을 포함한 Self care 기능의 관찰 및 이에 대한 치료가 매우 중요하다.

사실 많은 아동들이 정상인지능력과 상지 기능에도 불구하고 일상생활동작 기능이 예상보다 떨어져 있는 경우가 많으므로 특히 심한 하지위약, 체간위약을 가진 아동에 있어 일상생활동작에 대한 훈련이 중요한데, 이는 아동 본인뿐 아니라 아동의 보호자를 대상으로도 함께 시행되어야 한다.

독립적 일상생활동작의 예후 인자로는 손상 수준, 수신증, 인지기능, 근력, 관절구축 등을 꼽을 수 있는데, L3이하 부위 손상, 지능 지수 80 이상, 하지의 관절구축이 없는 상태, 정상적인 슬관절 신전근력, 수신증이 없는 경우 좋은 예후 지표라 하였다.

인지 기능은 정상 아동에 비해 대체적으로 낮은 경향이며, 신경학적 병변 부위가 높을수록 인지 능력의 감소를 보이고, 소뇌, 뇌량 등의 선천성 기형의 동반과 뇌수종의 치료가 늦었거나 합병증이 있었던 경우 정신지체나 지각 운동 장애(perceptual motor disorder)를 동반할 가능성이 있으므로 이에 대한 평가를 시행 후 작업치료, 언어치료, 특수 교육 등을 하도록 한다.

또한 어렸을 때부터 운동기능의 장애로 인한 조기 경험 기회의 박탈도 인지기능 저하에 기여할 수 있음을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다.

성인생존율 70%까지 높아져

성인까지 생존율은 1960년 이전만 하더라도 약 10%였지만 최근에는 50~70%까지 높아졌다. 성인이 된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발생할 수 있는 주된 문제들로는 배변, 배뇨실금, 욕창, 경련, 패혈증, 요로계 및 호흡계 합병증, 고혈압, 비만, 요통 등이 있다.

션트를 삽입한 환자들 중에서 두통, 경부통증, 기면증, 시력 저하 등이 나타나면 션트 기능이상을 의심해봐야 하며, 경련은 전체 환자의 약 9%에서 동반되고, 고혈압 역시 정상인에 비해 높은 유병율을 보이므로 이에 대한 경과 관찰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