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제적인 가이드라인이나 새로운 강압제의 도입으로 고혈압환자의 예후는 특히 관동맥질환이나 뇌졸중 예방 차원에서 눈부신 발전을 하고 있다. 그러나 심부전이나 신부전은 여전히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상황이라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지난해 9월 15일 일본 홋카이도 아사히카와에서 열린 제28회 일본고혈압학회에서는 ‘THE LATEST CONCEPTS ON SELECTING INITIAL ANTIHYPERTENSIVE THERAPY’라는 제목의 심포지엄(좌장: 일본 돗쿄의대 마츠오카 히로시 교수)에서 옥스너 클리닉의 에드워드 프롤리흐 교수는 각종 강압제의 약리학적 특징, 작용메커니즘, 적응증 등에 대해 설명했다.

28th Annual Scientific Meeting of the Japanese Society of Hypertension
THE LATEST CONCEPTS ON SELECTING INITIAL ANTIHYPERTENSIVE THERAPY

 Edward D. Frolich Ochsner Clinic Foundation

심부전과 신부전 여전히 증가

고혈압의 인식·치료 및 혈압관리에 대해 조사한 미국영양건강조사(NHNES·National Health and Nutrition Examination Survey) 결과에서 미국의 고혈압환자를 100으로 했을 때 현재 고혈압치료를 받고 있는 환자는 약 60%이며, 이 가운데 혈압이 양호하게 관리되는 경우는 이보다 더 적은 30% 정도에 불과한 것으로 밝혀졌다.

또 미국합동위원회(JNC) 제7차 보고에서는 1970년에 비해 관상동맥질환 사망률은 약 50%, 뇌졸중 사망률은 약 70%로 크게 감소했음에도 불구하고 울혈성 심부전에 의한 입원율은 특히 65세 이상 고령자에서 뚜렷하게 증가하고 있으며, 마찬가지로 말기신부전도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Frolich 박사는 “치료를 받는 환자의 수도 치료성적도 충분하지 않은데다 심부전과 신부전이 여전히 증가하고 있는 현 상태에 더 많은 관심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사이아자이드계 이뇨제
투여량 감소와 칼륨 유지성 이뇨제 병용으로 저칼륨혈증 예방

Frolich 박사는 “이러한 현 상황을 감안하면서 적절한 강압제를 선택해야 한다”며 각종 강압제의 약리작용과 작용기전, 적응환자, 사용상의 주의점 등에 대해 설명했다.각종 가이드라인에서 초기치료로서 권장되는 이뇨제는 사이아자이드계 이뇨제로, 칼륨 유지성 이뇨제는 저칼륨혈증 예방을 목적으로 추가되는 경우가 많다.

루프 이뇨제는 작용발현·소실이 빠르고 24시간 혈압조절이 어렵기 때문에 사이아자이드계 이뇨제를 사용할 수 없는 경우를 제외하면 그다지 권장할 수 없다고 한다. 이뇨제는 고령자와 흑인, 여성, 비만이나 스테로이드 의존성 고혈압, 신질환 등의 체액량 의존성 고혈압 환자에 유용하다.

사이아자이드계 이뇨제에서 나타나는 부작용은 투여량을 낮추면 막을 수 있으며, 좀더 주의해야 할 저칼륨혈증에 따른 심정지 위험 역시 투여량을 낮추거나 칼륨 유지성 이뇨제를 병용하면 감소시킬 수 있다.

베타차단제
대규모 임상시험서 증명된 심근경색 이차예방효과


베타차단제는 일부 환자에 매우 효과적이며 서양의 대규모 임상시험에 의해 심근경색의 일차 예방효과가 증명됐다.

베타차단제는 심박수 및 심박출량을 감소시키고 장기 혈류량에 대해 다양한 영향을 주며 동시에 혈장 레닌 활성을 저하시키지만 혈장량은 증가하지 않는다. 또 ACE억제제나 안지오텐신수용체길항제(ARB) 만큼은 아니지만 좌실 용적을 감소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당뇨병환자에 대한 베타차단제의 사용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지만 당뇨병이든 비당뇨병이든 베타차단제 사용례에서는 모두 사용하지 않은 경우보다 생존율이 높다고 보고됐다.

부작용으로는 천식과 폐질환, 말초동맥기능부전 등이 알려져 있지만, Frolich 박사는 베타차단제를 사용할 때 차가운 기후에서는 말초동맥 기능부전이 발생할 가능성과 우울증 유무 여부를 잘 확인한 다음 투여해야 한다고 말하고 베타차단제의 적응환자는 백인, 남성, 협심증이나 심근경색의 기왕력, 특발성 승모판 일탈증후군, 부정맥 등의 심장장애가 있는 환자 등이라고 설명했다.

칼슘길항제
신장순환 및 관순환개선작용도 기대되는 귀중한 강압제

Ca길항제의 일부 약제는 심장에서 나타나는 변화 및 변력작용(inotropic action)을 감소시킨다. 또한 반사성 심자극 작용도 거의 없고 혈장량을 증가시키지 않는 약제도 있다. Ca길항제에서 나타나는 부종에 대해 Frolich 박사는 “혈장량이 증가한게 아니라 뚜렷한 전 모세관확장과 반사성 후 모세관수축에 의해 모세관 정수압이 증가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사람에는 5종류의 다른 Ca채널이 있으며 각각의 약제가 작용하는 채널도 다양하다. 또 Ca의 유리, 단백결합에 대한 작용도 다양하기 때문에 혈관 및 심장에서의 Ca 바이오 유용성(bioavailibility)을 저하시키는 메커니즘에도 차이가 있다고 한다.

특히 주목해야 할 점은 Ca길항제가 신혈행 동태에 유익한 영향을 준다는 사실, 즉 신보호작용을 가졌다는 점이다. 하지만 그 작용 기전은 ACE억제제나 ARB의 신보호작용의 기전과는 다르다고 생각된다.

모든 Ca길항제가 똑같은 신보호작용을 보여주는게 아니며 환자에서 각 약제의 신혈행동태에 미치는 영향을 검토한 시험은 대부분 없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일산화질소(NO) 합성효소억제제 L-NAME에 의해 신장애를 유발한 고혈압 자연 발병 쥐(SHR)에서 N형, L형, T형 채널 각각에 길항하는 Ca길항제를 micro functure(미세천자)법으로 비교 검토한 결과 강약의 차이는 있지만 모두 신혈행동태[그림1] 및 사구체혈행동태[그림2]에 대해 유익한 영향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즉 전체 신장에서는 유효신혈장량(ERPF) 및 사구체여과율(GFR)을 증가, 신혈관저항(RVR) 및 여과분획(FF)을 감소시켰다.

한편 사구체에서는 수입세동맥 및 수출세동맥의 혈관저항과 stop flow pressure (SFP)를 감소시켜 사구체 정수압(hydrostatic pressue)을 저하시켰다.

임상적으로는 혈청 크레아티닌 수치와 24시간 요단백 배설이 감소했으며 조직학적으로는 사구체 및 세동맥 손상정도가 개선되었다. 예를들면 L-NAME을 투여한 SHR신장애 모델에서 Ca길항제인 cilnidipine(상품명 시나롱 , 보령제약)은 사구체 및 세동맥 손상을 유의하게 개선시켰다.

이같은 보호작용은 관순환에서도 나타나 디피리다몰(dipyridamole) 투여 후에 cilnidipine을 투여받은 쥐에서는 좌심실 및 우심실에서의 관혈류 예비능이 증가하고 관혈관저항이 낮아졌다[그림3].

 

Ca길항제가 협심증환자에 유용한 이유는 이 메커니즘 덕분이라고 생각된다. 또 Ca 길항제는 치사성, 비치사성 뇌졸중 및 심근경색 누적발병률을 유의하게 저하시킨다는 사실이 Syst-Eur 시험에서 나타났다.

Ca길항제는 고령자와 흑인, 협심증환자, 양측 동맥페색질환자 또는 좌심실비대 환자 등에 효과적이며 Frolich 박사는 “혈압을 낮추기 위한 강력한 혈관확장제로서 뿐만아니라 관순환 및 신순환에 직접적인 작용도 가진 중요한 약제”라고 설명했다.

ACE억제제와 ARB
섬유화와 아포토시스 개선


ACE억제제는 그 이름대로 안지오텐신변환효소(ACE)를 억제함으로써 안지오텐신II(AII) 생산을 감소시킨다. 또 브래디키닌의 분해를 억제시키고 프로스타사이클린의 생산을 촉진시킴으로써 혈관을 확장시킨다. 그러나 심박수와 심박출량을 반사적으로 증가시키지 않아 혈관내 용적도 증가하지 않는다.

여러 대규모 임상시험에서 ACE억제제는 심근경색 후의 심부전 예방 및 심근경색의 이차예방에 효과적이라는 사실이 나타났다.

한편 ARB는 심장 및 혈관평활근에서 AII 제1형수용체(AT1)를 차단함으로써 AII의 작용을 억제한다. 사람에서는 ACE 보다도 키마제(kimase)에 의해 생산되는 AII가 많기 때문에 ACE억제제로는 차단되지 않는 AII도 차단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ARB는 세동맥 AT1수용체를 차단하고 혈관저항 및 세동맥압을 저하시키지만 반사적인 심장자극 작용은 거의 나타나지 않는다.

HOPE시험이나 RENAAL시험 등 대규모 시험에 의해 ACE억제제 및 ARB의 신보호작용이 증명됐지만, Frolich 박사는 또 하나 주목할만한 작용으로 레닌·안지오텐신계 억제가 장기 섬유화와 아포토시스를 개선시킬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아포토시스는 AII에 의해 촉진되며 AII 억제에의해 저하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Diez 등은 고혈압에서 발병하는 심부전은 심근세포의 아포토시스에 의해 수축기능을 가진 세포가 감소하는게 원인이라고 가정했다.

따라서 고혈압환자와 정상혈압환자에서 심근세포 및 비심근세포에서의 아포토시스를 조사한 결과, 고혈압군에서는 모두 아포토시스를 일으킨 세포가 많고, 또 아포토시스를 일으킨 세포의 수는 ARB 투여로 크게 감소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ACE억제제의 적응환자는 다른 치료제로 효과를 보지 못한 중증 고혈압, 심부전, 심근경색 후의 환자, 좌심실 비대 환자이며 ARB는 ACE억제제에서 기침을 일으킨 환자, 울혈성 심부전 환자 등에서 유용하다.

하지만 프롤리흐 박사는 “양측 신동맥협착 또는 단신(單腎)에서 협착성 신동맥질환이 있는 환자에게는 ACE억제제 및 ARB를 사용해선 안된다”고 경고했다.

심부전/신부전 예방하는 치료해야

최근에는 알도스테론 수용체 길항제의 신보호효과 등이 주목되고 있지만 다양한 강압제의 약리학적 특징과 부작용 등을 충분히 고려한 상태에서 초기 치료제를 선택해야 한다.

단제로 충분한 효과를 얻을 수 없는 경우에는 2제를 병용하게 되는데 Frolich 박사는 처음 “2제를 동시에 처방하지 않고 환자 상태와 부작용의 유무를 며칠간 관찰한 다음에 2번째 약물을 추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앞으로는 뇌졸중과 관상동맥질환에 의한 사망 뿐만아니라 심부전과 신부전도 감소시키는 치료를 하는게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21st American Society of Hypertension Annual Scientific Meeting and Exposition
Long-term antiproteinuric effect of an L/N type calcium channel antagonist, cilnidipine

Takuya Tsuchihashi
 National Hospital Organization Kyushu Medical Center 

장기 요단백 감소작용 가진 L/N형 Ca길항제 cilnidipine

지난해 5월 14일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개최된 제20회 미국고혈압학회(ASH)에서 큐슈대학의료센터 고혈압내과 Takuya Tsuchihashi 과장은 L/N형 Ca길항제 cilni-dipine(시나롱 , 보령제약)이 본태성 고혈압환자의 요단백 수치를 장기적으로 감소시켰다는 연구결과(LONG-TERM ANTIPROTEINURIC EFFECT OF AN L/N TYPE CALCIUM CHANNEL ANTAGONIST, CILNIDIPINE, Poster: Antihypertensive Drugs and Pharmacology (AM 8:30-9:30) Sunday, May 15, 2005)를 보고하고 이 약제의 신보호작용에 기대를 해도 좋다고 밝혔다.

Tsuchihashi 과장은 대상자를 소변에서 요단백 수치가 1일 0.1g 이상인 본태성 고혈압환자 37명(남성 15명, 여성 22명, 평균연령 61 2세)으로 하고, 이 가운데 30명은 다른 Ca길항제에서  cilnidipine으로 교체했다. 또 17명은 cilnidipine 투여 전부터 ACE억제제 또는 안지오텐신수용체 길항제(ARB)를 사용했다.

이들 환자에게 cilnidipine(평균 1일 8mg, 범위 5~15mg)을 투여하고 6개월 후, 12개월 후 및 24개월 후에 혈압측정, 혈액생화학적 검사 및 소변을 이용한 요단백을 측정했다.

강압제와 ACE억제제/ARB병용 유무에 의존하지 않는 요단백 감소작용

전체 대상례에서 투여 전 평균 요단백 수치는 1일 0.36 0.23g이었지만 6개월 후, 12개월 후 및 24개월 후에는 각각 1일 0.16 0.12g(-45.7 6.7%), 1일 0.14 0.16g(-57.8 12.0%) 및 1일 0.25 0.22g(-17.4 24.6%)으로 뚜렷하게 감소했다[그림1].

 

요단백 감소율이 50% 이상인 주효례의 비율은 6개월 후, 12개월 후 및 24개월 후에 각각 47%, 72%, 58%였다. Cilnidipine으로 교체 투여한지 6개월 후 확장기혈압의 저하가 5mmHg 미만(평균 0.7 0.7mmHg)인 18명과 5mmHg이상(7.8 1.0mmHg)인 12례에서 요단백 수치의 변화를 비교한 결과, cilnidipine의 강압효과 크기에 상관없이 요단백이 유의하게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ACE억제제/ARB를 병용했던 17명(평균요단백 1일 0.40 0.05g)과 병용하지 않았던 20명(1일 0.33 0.05g)을 대상으로 요단백 감소작용을 비교했다.[그림2]
 
 

그 결과, 어떤 군에서도 요단백 수치는 투여 전에 비해 요단백 감소작용은 ACE억제제 또는 ARB병용 유무와 상관없이 나타나는 것으로 밝혀졌다고 한다.

그러나 24개월 후 요단백 감소도는 ACE억제제/ARB병용군에서 높게 나타났다.결론적으로 Tsuchihashi 과장은 “Cilnidipine은 강압도와 ACE억제제/ARB의 병용에 관계없이 요단백을 감소시키며 신장을 보호하는 우수한 약제라고 생각된다. 그리고 ACE억제제 /ARB 병용시 단백뇨감소효과는 장기적으로 유지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감수:임천규 교수(경희의료원 신장내과 교수, 대한신장학회 학술이사, 대한고혈압학회 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