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서구와 아시아에서 당뇨병성 신증이 큰 문제로 부각되고 있다. 그리고 현재 당뇨병성 신증환자를 대상으로 한 2건의 대규모 임상시험인 ROADMAP(The Randomised Olmesartan And Diabetes MicroAlbuminuria Prevention Study)과 ORIENT(Olmesartan Reducing Incidence of End stage renal disease in diabetic Nephropathy trial)가 유럽과 아시아에서 진행 중이다. 작년에 열린 유럽당뇨병학회(EASD) 2005년 연례회의에서 양쪽 시험의 운영위원회 멤버인 세계적 전문가가 한자리에 모여 이른바 엑스퍼트 미팅을 갖는 등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번 미팅에는 ROADMAP, ORIENT에 참여한 전문가가 ①당뇨병성 신증이 신질환이나 심혈관계 질환의 위험인자라는 현 상황의 인식과 ②과거 실시된 각종 개입시험에서 밝혀진 것처럼 서구와 아시아의 당뇨병성 신증 환자에서는 신장의 아웃컴(outcome)에 확실한 차이가 존재하며 ③당뇨병성 신증의 치료 및 예방에 대해 ROADMAP, ORIENT가 담당하는 역할 및 지견에 대해 각자의 의견을 개진했다. ROADMAP-ORIENT Expert Meeting시리즈를 통해 당시 발표된 내용을 2회에 걸쳐 알아본다.

Total Management of Hypertension
The ROADMAP-ORIENT Expert Meeting Part 1
서구와 아시아 당뇨병성 신증환자에서 나타나는 민족차와 RAS 억제에 대한 감수성

단백질 감소하면 말기신부전 발병위험 크게 저하
  Giancarlo Viberti 
Professor of Diabetes and Metabolic Medicine Cardiovascular Division GKT
School of Medicine King’s College London, UK   

Expert Meeting이 열리기 전 이번 모임의 좌장인 비버티 교수는 “당뇨병과 고혈압은 상호 관련성을 가진 질환이기 때문에 당뇨병환자에서는 비당뇨병환자보다 고혈압이 더 많이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당뇨병에 고혈압이 합병되면 신증 발병위험이 크게 높아지는데 신장애 초기 징후로서 미세 알부민뇨가 나타난다. 미세 알부민뇨는 요중 알부민배설량이 생리적 수치를 초과하여 증가한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증거이며, 방치할 경우 현성 단백뇨로 진행하게 된다.

당뇨병 합병 고혈압을 가진 상태에서 미세 알부민뇨를 보이는 증례는 정상 알부민뇨 환자례에 비해 신증 발병위험 및 신투석이나 신이식이 필요한 말기 신부전질환(End-stage renal disease, ESRD)으로 진행할 위험이 매우 높아진다.

그러나 단백뇨를 보이는 당뇨병 합병 고혈압이 모두 ESRD로 진행하는 것은 아니다. 교수에 따르면 신질환이 진행하지 않은 당뇨병환자의 혈압치를 조사한 결과, 수축기혈압(SBP)은 약 125mmHg, 확장기혈압(DBP)은 약 75mmHg로 나타났다고 한다. 교수는 이러한 예비시험 데이터를 근거로 “단백뇨를 감소시키고 당뇨병성 신증의 진행을 억제하기 위해서는 강압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당뇨병성 신증환자에서 단백뇨를 감소시키면 ESRD 발병 위험이 크게 감소한다고 보고했다(그림1).

 

올메살탄 메독소밀(이하 올메살탄, 상품명 올메텍, 대웅제약)같은 레닌 안지오텐신(RA)계 억제제가 가진 신보호작용은 여러 시험결과에서 증명돼 있다. 그러나 당뇨병성 신증에서 RA계 억제를 통해 얻어지는 효과에 대해서는 아직 명확히 밝혀져 있지 않아 몇가지 검토해야 할 과제가 남아있다.

그러나 이러한 숙제는 현재 AT1수용체길항제(ARB) 올메살탄을 이용한 임상시험 ROADMAP과 ORIENT의 양쪽 시험에서 밝혀질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상호 관련하는 신질환과 심혈관계질환의 발병 및 진행위험
 Luis M. Ruilope
Hypertension Unit, Hospital 12 de Octubre, Madrid, Spain    

Ruilope 교수는 “신질환과 심혈관계질환은 밀접하게 관련한다”면서 신질환이 얼마만큼 중요한 결과를 초래하는지에 대해 설명했다. 교수는 먼저 신질환과 심혈관계 질환은 매우 밀접하게 관련하고 있기 때문에 2개 질환의 발병 위험을 별개로 생각할 수 없다고 말했다. 

따라서 원질환을 치료할 때에는 합병하는 질환과 관련하는 장기를 보호할 수 있는 치료법을 동시에 실시해야 한다는게 교수의 생각이다.

그리고 이러한 2개 질환에 공통되는 특징은 진행성이라는 점이다. 병태의 연속적인 진행과 함께 관련 질환의 이환이나 사망위험이 증가하게 된다(그림2).

 

스테이지1에서 환자는 당뇨병 또는 고혈압 등 확실한 신장·심혈관계 질환의 위험인자를 갖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신장·심혈관계 등의 표적장기에 장애가 나타나는 임상 징후는 나타나지 않는다.

초기단계에는 신장·심혈관계 질환의 발병위험이 비교적 낮아 적절한 치료를 통해 질환 발병을 억제시켜 진행을 뚜렷하게 지연시킬 수 있다. 스테이지2에서는 혈청 크레아티닌 농도의 상승, 좌심실비대, 경동맥비후 등 무증후성 표적장기 장애로 진행하며 단백뇨가 나타나게 된다.

신장·심혈관계 질환의 발병위험은 이 단계에서 뚜렷하게 증가하지만 적극적인 치료를 충분히 실시하면 표적장기 장애의 진행을 지연시킬 수 있으며 증례에 따라 회복시킬 수 있는 경우도 있다.

스테이지3에서는 표적장기의 장애 정도가 더욱 커져 신부전, 뇌졸중, 심부전, 심근경색, 말초동맥질환같은 위험성 높은 관련 질환이 나타나게 된다. 스테이지3까지 진행되면 표적장기 장애가 회복될 가능성이 낮아지고 신장투석이나 장기이식, 사망 등의 위험이 높아진다.

이상의 사항을 고려하면 되도록 초기단계에서 치료를 시작하여 심혈관계 질환 발병위험을 증가시키는 일련의 병태 진행을 미연에 방지하는게 바람직하다. 현재 표적장기의 장애를 발견하는 가장 우수한 방법은 알부민뇨의 유무를 검사하는 것이다.

신질환 초기에는 종종 알부민이 배설(분당 20~200㎍)되는데 이를 미세 알부민뇨라고 부른다. 미세 알부민뇨는 당뇨병성 신증의 발병을 가리키는 지표로 잘 알려져 있으며 당뇨병환자 뿐만아니라 비당뇨병환자에서도 혈압 상승과 밀접한 관련성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미세알부민뇨는 총사망, 특히 심혈관계 질환사의 지표가 되기도 한다.

미세 알부민뇨가 신장·심혈관계 질환의 발병위험 증가와 밀접한 관련성을 보이는 이유에 대해서는 아직 완전히 해명되지 않고 있으나 혈압을 저하시키면 미세 알부민뇨의 발병위험이 감소하고 결과적으로 신장·심혈관계질환의 발병위험이 줄어든다는 사실이 각종 임상시험 성적에서 밝혀져 있다.

RAS 억제에 대한 서구와 아시아의 당뇨병성신증환자에서의 감수성
 Juliana C. N. Chan 
Diabetes and Endocrine Center of the Prince of Wales Hospital and Department of Medicine and Therapeutics of The Chinese University of Hong Kong    

Chan 교수는 당뇨병성 신증의 유병률에 관한 민족적 차이, 그리고 치료시 ARB 역할에 대해 발표했다. 최근 ESRD 발병률과 신이식에 관한 뉴스가 전세계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그 배경에는 ESRD의 2대 원인질환인 당뇨병과 고혈압이 크게 증가한다는 사실이 존재한다.

ESRD의 발병위험에는 민족적 차이가 있다는 지적에 따라 미국 북부 캘리포니아에 거주하는 2형 당뇨병환자 6만 2천명 이상을 대상으로 실시된 연구가 있다. 이 연구에서 아시아인, 흑인, 멕시코계 사람들은 백인에 비해 ESRD의 발병위험이 20~30% 높은 것으로 밝혀졌다.

이러한 ESRD발병 위험의 민족적 차이는 당뇨병 환자의 주요 사망원인의 차이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가 2형 당뇨병환자 4,700명 이상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도 신질환으로 사망한 환자의 비율은 베를린이나 런던 등의 서구 도시보다 도쿄나 홍콩에서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아시아 환자가 당뇨병성 신증에 대해 감수성이 높다는 사실은 아시아 10개국 약 6,600명의 2형 당뇨병환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시험성적에서도 잘 나타나 있다.

이 시험에서는 미세 알부민뇨에 의해 발견된 신장애 또는 현성단백뇨(요중 알부민배설량>200㎍/min)를 보이는 더욱 진행된 신장애가 약 60%에서 나타났다.

Chan 교수팀이 3,773명의 중국인 2형 당뇨병 환자를 대상으로 아시아 당뇨병환자에서 미량 알부민뇨나 현성 단백뇨가 어떠한 결과를 가져오는지에 대해 검토한 결과, 베이스라인 당시 미세 알부민뇨를 보인 환자는 정상 알부민뇨 환자에 비해 총 사망위험이 약 2배 높다는 사실을 확인했다(hazard ratio 1.86[95% CI 1.27-2.72];p=0.001).

또한 7년간 추적기간 후 누적사망률은 정상 알부민뇨 환자에서 7.1%, 미세 알부민뇨환자에서 10.8%, 현성 단백뇨환자에서 21.7%였다(그림3).

 

2형 당뇨병 및 신증을 가진 28개국 1,500명 이상의 환자를 대상으로 ARB에 의한 안지오텐신II(AII)의 억제가 신합병증을 감소시킬지 여부를 검토한 RENNAL은 환자의 민족적 특징과 치료감수성에 대한 민족차를 평가할 수 있는 의미있는 시험이다.

교수는 이 시험 대상 중 아시아계 환자 252명을 대상으로 서브분석을 실시하여 민족적 차이를 규명해 보았다.

그 결과 아시아계 환자는 비아시아계 환자에 비해 BMI와 당화혈색소인 글리코헤모글로빈(HbA1C) 농도가 낮고 요중 알부민농도가 높다는 등 몇가지 차이가 밝혀졌다.

시험종료시 아시아계 환자가 보인 혈압조절 레벨은 전체 환자에서 분석한 결과와 같았지만 시험 엔드포인트에 대해서는 아시아계 환자와 전체 환자에서 뚜렷한 차이가 나타났다.

즉 ARB를 투여받은 아시아계 환자군에서는 위약군에 비해 주요 복합엔드포인트(혈청크레아티닌치의 2배 및 ESRD의 발병 또는 사망) 위험이 35% 낮아졌지만(그림4), 전체 환자를 대상으로 한 분석에서는 ARB에 의한 위험 감소율은 16%로 나타났다.(표1).

 

 

또 ARB군에서는 위약군에 비해 전체 환자 분석에서 알부민뇨가 35% 감소했지만 아시아계 환자를 대상으로 한 서브분석에서는 47%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마찬가지로 ARB군의 경우 위약군에 비해 아시아계 환자에서 ESRD가 38% 감소했지만 전체 환자에서 나타난 감소율은 28%였다. 즉 아시아계 환자군에서는 ARB를 투여하자 위험이 더 큰 폭으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난 것이다.

아시아계 환자와 비아시아계 환자의 성적을 비교하면 ESRD 발병률은 위약을 투여받은 아시아계 환자에서 가장 높았으나 ARB를 이용해 ESRD로 진행을 억제시키는 효과는 같았다(그림5).

 

아시아계 사람들은 식사에서 염분 섭취량이 비교적 높아 시험결과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도 있다. 향후 같은 아시아 민족이라도 아시아에 거주하는 경우와 그렇지 않은 사람을 대상으로 환경요인이나 영양요인이 미치는 영향을 검토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또 이번 미팅에서는 ARB를 투여받은 아시아계 환자군에서의 탈락률은 28%로 전체 환자군(47%)보다 낮았다. 많은 환자들이 심혈관계 사고 때문에 중지할 수 밖에 없었다는 점도 언급됐지만 아시아계 환자에서는 일반적으로 심혈관계 질환에 대해 감수성이 낮아 좀더 장기간 치료가 가능할 것이라고 생각된다.

아시아계 환자는   AT1수용체가 장기간 억제되기 때문에 이에 따른 장점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되며 이번 교수의 분석결과 차이에 기여했을 수 있다고 생각된다.

서구 여러나라에서는 최근 BMI가 급격하게 상승하고, 체지방 증가가 인슐린 저항성을 높이는 원인으로 알려져 있어 서구 국가에서 2형당뇨병이 증가하는 주요 원인 중 하나로 생각되고 있다.

그러나 Chan 교수의 검토결과에 따르면 아시아에서 증가하는 당뇨병은 과잉 체지방을 일으키는 중요 원인이며 베타세포의 결손도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제시돼 서구와 아시아에서의 2형당뇨병 발병률 증가에는 각각 다른 과정이 관여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시사됐다.

올메살탄의 대규모 임상시험
ROADMAP에 대한 기대-익스퍼트 미팅 참가자로부터의 견해

 Shigehiro Katayama
Department of Internal Medicine, Saitama Medical School

ROADMAP은 하나 또는 그 이상의 심혈관 위험인자를 가진 2형당뇨병 환자에서 ARB 올메살탄이 미세 알부민뇨의 발병을 억제 또는 지연시키고 그 결과, 신장 뿐만아니라 심혈관계에 대해서도 보호작용을 나타낸다는 가설을 검토하기 위한 최초의 시험입니다.

이 가설이 증명되면 정상 알부민뇨 또는 정상혈압이라고 해도 대부분의 당뇨병환자가 초기부터 ARB요법을 받게 될 것으로 보입니다. 아시아인에서는 말기신질환의 위험이 높고 이러한 치료전략은 동양인에게는 매우 중요합니다. 최종결과가 매우 기대되고 있습니다.

 Andrzej Januszewicz
Polish Dept of Hypertension Institute of Cardiology

여러 임상시험성적에서 신증의 초기징후인 미세 알부민뇨가 총 사망, 특히 심혈관계 질환에 의한 사망의 강력한 지표라는 사실이 밝혀지고 있습니다.

정상 알부민뇨에 고혈압이 병발한 2형 당뇨병환자를 대상으로 한 BENEDICT에서는 ACE억제제의 투여로 미세 알부민뇨의 발병위험이 반감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2형 당뇨병환자를 대상으로 ARB 효과를 검토한 시험은 없었으며, 또 2형당뇨병에 혈압이 정상인 환자를 대상에 포함시킨 시험도 지금까지 실시된 적이 없었습니다. 

이러한 점에서 ROADMAP은 ARB를 이용한 AII 차단이 과연 미세 알부민뇨를 억제시킬 수 있을지에 대한 대답을 해주는 최초의 시험이 될 수 있습니다. 이 시험에서는 당뇨병성 신증으로의 진행을 억제 또는 지연시킴으로써 신장·심혈관계 질환의 발병률이나 사망위험을 크게 낮춰줄 수 있는지, 그리고 정상 알부민뇨의 2형당뇨병 정상혈압환자 및 고혈압환자에서 심장·신에 대한 장기보호작용을 얻을 수 있을지에 대해서도 평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