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부질환에 동반되는 가려움은 그 자체가 환자의 QOL를 크게 낮출 뿐만아니라 피부를 긁어 피부병변을 악화시킨다. 따라서 가려움의 억제가 일상 임상에서 중요한 과제가 되고 있다. 가려움은 통증보다 연구 속도가 느리다고 지적돼 왔으나 최근들어 그 메커니즘이 밝혀지고 있다. 현재 항알레르기제에는 염산 올로파타딘(상품명 알레락, 대웅제약)을 비롯한 제2세대 약제가 사용되고 있다. 하지만 가려움의 메커니즘에 따라 어떤 항알레르기제를 구별하여 사용할 것인지 환자의 요구를 치료에 반영시킨 적절한 약물 포지셔닝에 궁금증이 높아지고 있다. 이번 기획에서는 가려움증의 치료전략을 새로운 흐름에 맞춰 3명의 전문가로부터 알아본다.

가려움증의 치료전략 - 새로운 흐름 -

가려움과 신경 펩타이드
 
Yoshiki Tokura
University of Occupational and  Environmental Health School of Medicine Japan

산업의과대학 피부과 Tokura 교수는 최근의 신경약리학적 지견을 근거로 항알레르기 작용과 피부면역 억제작용의 관점에서 제2세대 항히스타민제(이하 항알레르기제)의 포지셔닝에 대해서 설명했다.

히스타민에 맞먹는 가려움 원인물질 서브스턴스P

피부질환에 동반되는 말초성 가려움증은 C섬유라는 신경섬유가 히스타민의 자극을 받아 일으킨다고 알려져 있다. C섬유가 자극을 받으면 신경말단에서 여러가지 신경 펩타이드가 방출되는데 그 대표적 물질의 하나가 서브스턴스(substance) P다.

서브스턴스P는 비만(마스트)세포에 작용하여 더 많은 히스타민을 방출시키기 때문에 가려움의 악순환이 발생하는 것이다. 따라서 서브스턴스P의 생산·유리를 억제하는 것이 가려움 자극을 차단시키는 방법이라고 할 수 있다.

아토피성피부염 환자에게 각종 항알레르기제(염산 올로파타딘, 염산 세티리진, 염산 펙소페나딘, 염산 에피나스틴)를 2주간 투여하고 투여 전과 후에 혈중 서브스턴스P치를 측정해 보았다.

그 결과, 2주 후에 혈중 서브스턴스P치가 유의하게 저하된 약은 염산 올로파타딘 뿐이었으며 다른 항알레르기제를 투여한 경우에는 투여 후의 혈중 서브스턴스P치가 오히려 상승했거나 변동이 없었다[그림1].

[그림1]항알레르기제의 2주간 투여 후 서브스턴스P치의 변동
 

이러한 결과에 대해 Tokura 교수는 “처음에는 모든 항알레르기제가 서브스턴스P치를 낮춰줄 것으로 예상했지만 실제로 투여 전보다 수치를 낮춘 약물은 올로파타딘 뿐이었다. 이 효과는 C섬유로부터 서브스턴스P의 생산·유리를 억제시켰기때문으로 생각되지만 다른 항알레르기제의 경우는 비만세포에 존재하는 서브스턴스P의 수용체를 차단하여 서브스턴스P가 갈 곳을 잃어버려 오히려 서브스턴스P 혈중농도가 높아졌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랑겔한스세포, 케라티노사이트 기능억제가 중요

가려움을 억제시키는데는 피부면역을 침정화시키는게 중요하다. 표피의 항원제시세포인 랑겔한스세포나 케라티노사이트(각화세포)가 피부면역의 담당자로 주목되고 있다.

염산 올로파타딘이 랑겔한스세포에 많이 들어있는 S100 단백과 결합한다는 사실에서 볼 때 항원 제시기능에 어떤 영향을 주는 것으로 보고 있었다.

Tokura 교수가 실시한 in vitro 실험이나 마우스 실험에서 염산 올로파타딘이 랑겔한스세포의 항원제시능을 억제시켜 결과적으로 가려움증을 줄여주는 것으로 시사됐다.

T세포에는 Th1, Th2의 아집단이 존재한다. 케라티노사이트는 양쪽 아집단을 표피로 불러오는 케모카인을 생산하는데 어떤 항알레르기제는 케라티노사이트가 생산하는 케모카인을 농도 의존성으로 억제한다.

염산 올로파타딘이 Th2를 국소로 불러오는 케모카인의 생산을 억제시킨다는 사실도 아토피성 피부염환자에서 확인됐다.

Th1와 Th2는 사이토카인을 방출하여 상호 억제시켜 면역반응의 밸런스를 유지한다.알레르기성 피부반응에는 즉시형 반응, 지발형 반응, 지연형 반응 등 3가지 타입이 있다. 즉시형 반응과 지발형 반응은 IgE의 상승이나 호산구의 활성화가 나타나는 Th2 우위의 반응이다. 지연형 반응은 Th1와 Th1형의 킬러 T세포인 Tc1 우위의 반응이다.

Tokura 교수는 “염산 올로파타딘은 가려움의 억제와 함께 위에서 설명한 어떤 면역반응도 강력히 억제시켜 아토피성 피부염의 다양한 상황에 종합적으로 효과를 발휘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설명했다[그림2].

[그림2]알레르기성피부반응
 

항알레르기제는 가려움치료의  기초치료제

 
Ryoji Tsuboi

Tokyo Medical University  

도쿄의대 피부과 Ryoji Tsuboi 교수는 가려움을 동반하는 각종 피부질환에 대한 임상성적과 아토피성 피부염 모델 마우스의 실험 결과를 소개하고 가려움증 치료에는 항알레르기제를 기초약제로 하여 장기간 투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염산 올로파타딘은 각종 피부질환의 가려움 억제

아토피성 피부염 13례, 만성습진 6례, 피지결핍성습진 7례, 두드러기 5례 등 가려움을 동반하는 피부질환자 54례(15세 이상)를 대상으로 염산 올로파타딘 5mg을 1일 2회 4주간 복용시키고 환자가 직접 기록한 VAS(visual analogue scale)치를 평가했다.

이 기간동안 다른 항히스타민제는 투여하지 못하게 했으며 스테로이드, 타크로림스 외용제는 허용했다. VAS치는 가려움의 자각 증상을 0∼100점으로 평가한다.

그 결과 4주간의 VAS치 변화에서 염산 올로파타딘이 각종 피부질환에 동반되는 가려움증을 양호하게 억제시키는 것으로 밝혀졌다[그림3].

[그림3] 주간 가려움의 VAS치 변화
 

가려움의 억제는 낮에는 물론 밤에도 동일한 변화를 나타냈다. 가려움의 억제효과는 두드러기에서 가장 높았고 그 다음에는 피지결핍성피부염, 아토피성피부염 순이며 아토피성피부염에 동반되는 가려움증이 가장 치료하기 어려운 것으로 나타났다.

가려움치료엔 항알레르기제 장기 투여해야

Tsuboi 교수는 알레르기성피부염 모델마우스(NC/Nga 마우스)를 일반 환경에서 사육시킨 결과, 습진양(樣) 병변을 일으킨 A군과 무균환경에서 사육시킨 후 일반 환경으로 옮겨 아직은 습진양 병변을 보이지 않는 B군으로 나누어 항알레르기제의 치료효과와 발병 예방효과를 검토했다.

푸말산 에메다스틴 1mg/kg/day, 10mg/ kg/day을 10∼14주간 경구투여하여 피진의 상태와 긁는 횟수를 평가했다.

그 결과, B군에서는 약제 투여시 습진양 병변이 없었다는 점에서 예방투여로 볼 수 있지만 고용량군은 물론이고 저용량군에서도 습진양 병변은 거의 나타나지 않았다.

또한 이미 병변을 보인 A군에서도 항알레르기제가 용량의존적으로 피부병변이나 긁는 횟수를 모두 억제시켰다.

Tsuboi 교수는 이러한 성적을 근거로 아토피성 피부염 치료에는 항알레르기제를 증상악화때에만 투약할 것이 아니라 장기간 복용해야 피진이나 가려움을 억제시키는데 효과적이라고 말하고[그림4] “항알레르기제는 가려움이나 피진을 억제시키는데 매우 효과적인 기초 약제로서 증상이 경미해도 지속해서 복용하는 것이 중요하며 가려움증 치료의 제1선택제로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림4] 아토피성피부염의 치료
 

항히스타민제의 positioning
 
Kenji Takamori

Juntendo University  

준텐도대학 우라야스병원 피부과 Kenji Takamori 교수는 가려움을 동반하는 피부질환의 환자가 어떠한 항히스타민제를 요구하고 있는지 크로스오버법을 이용한 검토 결과를 보고했다.

환자들은 ‘높고 빠른 효과’ 요구

이번 검토에 들어가기 전 Takamori 교수는 가려움을 동반하는 피부질환자들을 대상으로 웹사이트상에서 제2세대 항히스타민제에 대한 만족도 등을 알아보았다.

응답자 260례 가운데 55.4%가 약제에 어떤 불만을 갖고 있었으며 그 이유를 ‘효과가 적다’, ‘효과가 느리다’, ‘낮에 졸립다’ 등 3가지 항목으로 정리할 경우 각각 50.3%, 33.9%, 15.8%로 환자의 약 84%가 효과와 속효성에 불만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의사를 대상으로 아토피성 피부염에 대한 처방 방침을 조사한 결과, 가려움이 경도인 환자에게는 83.2%가 졸음유발이 적은 약제를 선택했으며, 가려움 정도에 맞춰 약제를 선택하는 비율이 높아 의사의 약제선택 기준과 환자의 요구에 뚜렷한 차이가 나타났다.

교수는 각종 피부질환자에게 초진시 시중 약국에서 구입할 수 있는 감기약으로 졸음을 경험했는지 여부를 조사하고 졸음을 일으키지 않았던 환자를 2개군으로 나누었다.

가려움에 높은 효과를 가진 염산 올로파타딘을 제1처방제, 항히스타민제를 제2처방제로 하는 A군과 항히스타민제를 제1처방제, 염산 올로파타딘을 제2처방제로 하는 B군으로 나누어 크로스오버로 각 2주간 투여했다.

주간의 가려움 변화를 VAS치로 보면 A군의 VAS는 투여전 100%에서 약 50%가 되었으며 제2처방제로 변경한 후에도 억제 효과는 지속됐다.

한편 B군에서는 투여 전 100%에서 약 70%로 낮아졌으며 제2처방제로 변경한 후는 60%로 가려움이 더욱 감소했다.

크로스오버 시험을 마친 후 어떤 약제를 선택할 것인지 질문한 결과, 졸음이 적은 항히스타민제를 선택한 환자는 26%, 염산 올로파타딘을 선택한 환자는 43%로 훨씬 많았다.

또한 조사를 시작한지 2주 후의 환자만족도(만족+약간 만족)는 A군에서 74%, B군에서 54%에 머물러[그림5], 효과가 높고 빠른 염산 올로파타딘의 환자만족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림5] 재진시(2주후)의 환자 만족도
 

항히스타민제 포지셔닝은 환자 요구가 우선

가려움을 동반하는 피부질환 중에서도 가장 심한 아토피성 피부염은 가려움을 주관하는 C섬유가 표피속에 깊게 들어가 각질층 바로 아래까지 신장하기때문에 신경은 외부로부터의 자극에 쉽게 흥분하고 이 흥분이 직적 대뇌피질로 전달된다.

동시에 C섬유의 흥분은 말초에 전달되어 서브스턴스P의 유리를 재촉시킨다. 따라서 아토피성 피부염의 경우 일반 항히스타민제만 가지고는 가려움을 조절하기 어렵다.

비만세포에 대해서 히스타민의 유리를 억제시키고 동시에 히스타민의 수용체를 차단시키는 한편 서브스턴스P의 생산·유리를 억제시키는 염산 올로파타딘은 신경원성 염증억제 작용과 긁는 행위를 조절한다는 의미에서 확실한 치료 효과가 기대되고 있다[그림6].

[그림6] 가려움발현의 메커니즘
 

이번 검토에서는 일상생활에 지장을 초래하는 졸음의 발현율은 졸음이 적은 것을 특징으로 하는 항히스타민제에서 3%, 염산 올로파타딘에서 6.2%로 모두 낮은 비율이었다.

재진율은 A군이 68%인데 반해 B군은 54%로 낮아 효과 높은 약제를 투여하는 것이 재진율을 높여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교수는 “항히스타민제의 포지셔닝은 높은 효과와 속효성을 요구하는 환자의 니즈(needs)를 가장 먼저 생각해야 한다. 이때에는 시판되는 감기약에 대한 문진도 참고가 된다. 졸음을 일으켰던 환자에게는 염산 올로파타딘을 감량 투여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라고 결론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