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가정용 혈압계의 제조기술이 발전하면서 클릭닉이 아닌 곳에서의 혈압 측정도 가능하게 됨에 따라 병원(office)수축기혈압과 24시간 수축기혈압이 일률적인 관계를 보이지는 않는 경우가 많이 나타나고 있다. 과거에는 평소에는 정상혈압이지만 병원에서만큼은 혈압이 높아지는 백의고혈압(white coat hypertension)에 관심이 모아졌지만, 최근에는 가면고혈압(masked hypertension)에 더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그리고 이러한 가면고혈압을 낮추는 약물로는 T/P ratio가 가장 높은 약물이 큰 효과를 얻는 것으로 나타났다.


Masked Hypertension
- A New Target of Antihypertensive Treatment -


 
동경도 노인의료센터 Iwao Kuwajima 부원장

야간수축기혈압이 더 위험


병원에서 측정한 수축기혈압이 140mmHg 이상으로 높지만 24시간 수축기혈압이 정상인 경우를 백의고혈압이라고 한다. 여러 관련 연구에 따르면 이런 고혈압은 적극적인 항고혈압 치료가 없어도 예후가 좋은 경우가 있을 수 있다고 보고해 왔다.

문제는 병원 수축기혈압은 정상이지만 가정에서 측정 시 혈압이 높은 경우인 가면고혈압이다. 이것은 의사와 환자가 인식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 매우 위험하다.

고령 고혈압환자들의 인식력에 따라 혈압수치를 비교하면 인식기능이 가장 낮아진 군에서 야간 수축기혈압이 높은 환자가 많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134명의 고령 환자들에게 51개월간 추적관찰 시험을 통해 심혈관질환 발생위험률을 측정한 결과, 야간 수축기혈압이 150mmHg 이상인 군이 이보다 낮은 수축기혈압을 보인 환자에 비해 4배의 hazard risk를 나타냈다.[그림1]

[그림1]  Night time BP and risk for CV events
 


지속적인 상승이 심혈관 더 손상

한편 오전에 나타나는 고혈압은 다시 갑작스럽게 높아지는 surge type과 지속적으로 높아지는 persistent type의 2개군으로 분류할 수 있는데 surge type은 아침 기상 이후 혈압이 갑자기 높아지는 군이며 persistent type은 한밤 중부터 다음날 아침까지 지속적으로 혈압이 높게 나타나는 군이다.

그런데 2개 타입 중에서 심전도가 자주 상승하는 빈도는 persistent type에서 더 많이 나타나 지속적인 심혈관 압박이 손상을 가중시킨다는 사실을 입증해 주고 있다.[그림2]

[그림2]  2 types of morning hypertension
 

대개 항고혈압약물을 복용하는 대부분의 환자에서는 그 효과가 다음 복용 시까지 지속되지 않는다.

진료실을 방문했던 69세 여성환자를 일례로 살펴보면 1여년간 방문하면서 126/76mmHg 정도의 정상혈압을 보였음에도 불구하고 BUN, S-Cr, ECG-LVH가 증가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병원에서 24시간 혈압을 측정해도 주간과는 달리 야간에 혈압이 매우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렇게 하루동안에 높은 혈압과 낮은 혈압이 동시에 측정되는 것은 Ca길항제, ACE억제제, alpha-Blocker 등의 약물들이 1일 1회 아침식사 후 복용해 혈압이 낮게 지속되다가 밤이 되면 약효가 사라져 다시 혈압이 올라가 다음 약물 복용 시까지 높게 유지되기 때문이다.

가면고혈압군 정상혈압군보다 심혈관질환 3배 높아

Bjorklund K 등의 가면고혈압군에서 나타나는 심혈관질환 발생률을 4년간 578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추적 관찰한 결과에 따르면 가면고혈압군이 정상혈압군에 비해 2.77배로 심혈관질환 발생률이 높게 나타났다.

그리고 Bobrie G 등에 따르면 혈압이 잘 조절된(well controlled)군은 11.1, 백의고혈압군은 12.1로 매우 유사하게 낮았으나 가면고혈압군은 매우 높게 나타나 심혈관질환이 3배로 증가한다는 사실을 볼 수 있었다. [그림3]

[그림3]  High CV events rate in masked HTN
 
 

기타 55년간의 추적실험에서도 ABPM이 160mmHg 이하인 군에 비해 그 보다 높은 군에서 심혈관질환 발생이 2배 높게 나타났으며 가면고혈압군 역시 심혈관질환 발생이 매우 높게 나타났다.

특이한 사실은 혈압조절이 잘 되지 않는(poor controlled)군이 가면고혈압군보다 더 낮게 나타났다는 점으로 이는 의사가 환자의 고혈압상태를 인지하여 적절한 처방을 내렸으나 가면고혈압군이 인식하지 못해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기 때문으로 보인다.

T/P ratio 페린도프릴(아서틸) 가장 우수

이러한 현상을 줄여주는 약물 중에서는 T/P ratio가 가장 큰 약물이 적절하다. FDA 가이드라인에서는 T/P ratio를 0.5 이상 요구하고 있다[표].

[표] High CV events rate in masked HTN
 

이 표에 따르면 Ca길항제 중에서는 암로디핀이 가장 높게 나타났으며 ACE 억제제 중에서는 페린도프릴(상품명 아서틸짋)이 가장 높은(75~100%) 것으로 나타났다.

대부분의 고혈압치료를 받지 않고 있는 가면고혈압군은 과다 흡연자이거나 과로,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경우가 많았다. 흡연자는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하여 수축기혈압이 오직 주간에만 높게 나타났다.

이와 관련된 연구에 따르면 15분 간격으로 담배를 피우면 피울 당시엔 혈압이 올라갔다가 담배를 피우지 않으면 다시 떨어졌다가 다시 피우면 또다시 올라간다. 대개 환자들은 검사받으러 병원에 갈 때 담배를 피우지 않기 때문에 혈압이 떨어질 때 측정되는데 과다 흡연자들은 평소 높은 혈압이 지속된다.

정신적 스트레스가 혈압 상승원인

매년 미국인들의 혈압측정 자료를 보면 911 사태 직후 뉴욕 전역의 사람들에서 혈압이 상당히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는 정신적 스트레스가 혈압에 매우 긴밀하게 작용함을 보여주는 좋은 예라고 할 수 있다.

140/90mmHg 이하의 정상혈압인데도 23% 사람들은 일하는 동안 혈압이 상승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최근의 연구에서는 업무로 인한 고혈압이 비만과 고혈압 가족력을 가진 중년 직장인에서 많이 나타난다는 사실을 드러났다.

이러한 유형의 가면고혈압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라이프 스타일을 반드시 개선시켜야 한다. 실제 고혈압과 백의고혈압이 이제까지 고혈압치료의 주요 타겟군이었다면 이제부터는 가면고혈압군을 중점 관리해야 한다.

가면고혈압을 확인하는 좋은 방법은 다음 약물복용 직전에 혈압을 측정해 보는 것, 그리고 정상혈압인데도 불구하고 표적장기 손상이 더 심해지는지를 관찰하는 것이다.

Kuwajima 부원장은 “가면고혈압을 대비하는 전략으로는 실제 장시간 효과를 나타내는 약물을 처방하거나 1일 2회 내지 3회 복용하거나 복용시간을 취침 전으로 바꾸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또한 저용량의 이뇨제를 추가하거나 아침에는 안지오텐신 전환효소 억제제(ACEI)나 안지오텐신수용체길항제(ARB)를, 저녁에는 Ca 길항제를 처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