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이상 성인의 20~30% 정도가 비만과 관련된 질환을 앓고 있다. 또 고혈압, 고지혈증, 당뇨병이 각각 5.6배, 2.1배, 2.9배, 사망률도 28%나 높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최근에는 암을 일으킨다는 보고도 나오고 있다.

이처럼 비만은 만병의 근원이자 꼭 치료해야 할 질병인 만큼 단순한 미용상의 문제로 인식하고 안이하게 대처할 것이 아니라 적극적인 중재를 통해 해결해 나가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진단기준

-체질량지수로 보는 기준


WHO(아·태지역)와 대한비만학회에서는 과체중의 기준을 체질량지수(BMI) 23이상, 비만기준은 체질량지수 25이상으로 정의했다. 이유는 비만 관련 질환 증가가 체질량지수 23~27 사이에서 급증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런 한국의 비만 기준은 아직 그 설정 근거가 되는 연구 자료가 부족하다. 또 아시아 각국이 나라마다 다른 비만 기준을 갖고 있는 것도 혼란을 부를 수 있는 소지가 있다. 따라서 향후 추가적인 연구를 통해 지속적으로 재평가할 필요가 있다.

※ 체질량지수(BMI) (kg/m2)= 체중(kg)/키의 제곱(㎡)

-허리둘레로 본 복부 비만의 기준

한국의 경우 남자는 허리둘레 90~92cm (35~36인치)부터 비만 관련 질환들이 급증하기 시작하고, 여자는 80~82cm(31~32인치)부터 증가하기 시작한다. 이는 WHO와 대한비만학회의 복부비만 기준인 남자 90cm(35인치) 이상, 여자 80cm(31인치) 이상과 일치한다. 따라서 이 기준을 삼는 것이 맞다. 하지만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한 상황이다.

▲치료

비만치료를 위해서는 식이 및 운동요법이 선행돼야 하며 생활습관 개선만으로도 감량할 수 있다. 특히 약물치료를 한 후에도 식이 및 운동요법이 병행돼야 한다. 또 비만환자의 경우 고혈압, 당뇨병, 고지혈증 등이 복합적으로 발생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식이 및 운동요법의 강조가 필요하다.

- 식이요법

환자 개개인에 적절한 수준으로 열량을 제한하는 것이 좋다. 일반적으로 평소 섭취량보다 500-600kcal 정도를 줄여 섭취한다. 이 정도 수준으로 제한할 경우 환자들이 비교적 잘 적응하며 장기간에 걸쳐 체중 감소 효과를 얻을 수 있다. 단 저열량식을 계획할 때에는 총열량 이외의 다른 영양소가 고르게 포함될 수 있도록 주의해야 한다.

식사 내용이 갑자기 변화거나 공복감이 심하면 식사요법을 잘 따르지 못할 수 있어 환자의 생활 습관과 식품에 대한 선호도를 고려해야 한다[표1]. 대한비만학회에서는 탄수화물은 총열량에서 60-65%, 지방은 20-25%, 단백질은 15-20% 정도의 분포로 영양섭취 하는 것을 권고하고 있다. 운동은 체중감소보다는 체중증가를 예방하거나 내려간 체중을 유지하는데 효과가 있다.

대부분 운동을 하면 식욕이 증가된다고 알고 있지만 1시간 정도의 가벼운 운동은 오히려 식욕을 감소시켜 음식을 덜 찾게 만든다. 식사요법은 지방보다는 수분을 먼저 소모시켜 근육과 뼈의 무게를 줄여 체중을 감소시키지만, 운동은 오히려 근육과 뼈를 증강시키고 지방을 연소시켜 체중감소를 가져온다.

또 운동 후에는 기초대사율이 높아져 같은 양의 음식을 먹어도 에너지 축적이 덜 된다. 효과적인 운동법은 주 3~4일 하루 1시간 이내로 운동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표2].

-약물요법

약물치료는 서양인의 경우 체질량지수가 30kg/㎡이상인 경우, 27kg/㎡이상이면서 심혈관계 합병증(고혈압, 당뇨병, 이상지질혈증)이나 수면중 무호흡증이 동반된 경우에 시도한다.

아시아인에서는 아·태비만치료지침에서 제시된 것처럼 체질량지수가 25kg/㎡이상인 경우, 23kg/㎡이상이면서 합병증이 동반된 경우에 고려한다.

그러나 소아, 임신부, 수유부, 뇌졸중, 심근경색증, 중증 간장애, 신장애, 정신적 질환을 가지고 있는 경우에는 비만 치료제를 사용하지 않는다. 약물치료의 원칙은 [표3]과 같다. 김영신 기자 yskim@medical-tribune.co.kr

[표1]체중조절 식사법
- 적절한 양의 음식을 맛있게 즐겁게 먹는다.
- 천천히 중간에 쉬면서 먹는다.
- 음식을 먹으며 TV, 신문, 잡지 등을 보는 등 다른 행동을 하지 않는다.
- 작은 식기류를 사용한다.
- 음식을 먹고 난 후 바로 식탁에서 일어난다.
- 먹을 양만 덜고 나머지 음식은 보이지 않는 곳으로 치운다.
- 인스턴트 식품, 배달 음식은 삼간다.
- 배가 고플 때 음식점이나 시장에 가지 않는다.
- 외식은 하루 한 번 이하로 한다.
- 하루 8컵 정도의 물을 마신다.
- 간식과 술은 반드시 제한한다.
- 운동요법

[표2]안전하고 즐거운 운동을 위한 8계명
① 지나친 운동은 금물-피로를 가중시키고 부상을 유발할 수 있다.
② 준비운동과 정리운동을 잊지 말자-준비운동은 근육을 풀어주고 부상을 방지하며 정리운동은 피로해진 근육을 풀어준다.
③ 통증을 느낄 때는 운동을 중단하라-통증이 느껴진다는 것은 몸이 무리하고 있다는 증거. 운동을 하는 의미가 없어진다.
④ 주치의 및 전문가의 조언을 받는다-운동은 약과 같다. 자신에게 적합한 운동을 찾을 것.
⑤ 현재 시행되고 있는 운동이 지루하게 느껴지면 새로운 운동을 찾아라-흥미가 있어야 운동의 효과도 배가된다.
⑥ 함께 운동할 파트너를 만들어라-친구는 운동할 때도 필요하다.
⑦ 즐겁게 운동하라-즐겁지 않으면 운동이 아니다. 다만 노동일 뿐이다.
⑧ 운동일지를 기록한다-운동의 진행상황을 확인할 수 있어 스스로 운동에 대한 동기를 부여할 수 있다.

[표3]약물치료원칙
1) 식사조절, 운동 등의 비약물 요법을 한 뒤 3~6개월 후에도 기존 체중의 10%도 감소되지 않으면 약물치료를 시작한다.
2) 장기적으로 안전성과 유효성이 확립된 것으로 시도한다.
3) 비만치료의 목표는 표준 체중까지로의 감량이 아니라 기존 체중의 5~10% 정도만 감소해도 대사적 이득이 있음을 알려줘야 한다.
4) 약물 치료는 비약물 치료를 대신할 수는 없으며 생활습관 교정을 하면서 보조적으로 시행하여야 한다.
5) 비만 약물 치료는 반드시 의학적 감시 하에 이루어져야 한다.
6) 약물 치료는 비만의 장기적 관리의 한 부분으로 이해되어야 하며 약물 치료의 이득과 비만의 위험성을 잘 저울질하여 개개인의 건강 상태에 따라 신중하게 사용되어야 한다.
7) 약물 치료는 모든 환자에서 효과가 동등하게 나타나는 것이 아니며 약물 치료를 하고 4주 후에 2kg도 감소되지 않으면 약에 대한 무반응자이므로 장기 투여할 필요가 없다.
8) 약물 요법 시작 후 부작용에 대한 관찰은 지속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9) 여러 약제에 대한 병합 요법은 아직 연구가 불충분하기 때문에 단일요법과 비교시 체중 감량 효과는 비슷하지만 부작용이 많은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10) 비만 치료제는 비만을 완전히 없애는 약이 아니며 체중에 대한 조절 및 관리의 개념으로 접근해야 한다.

시장의 현재와 이후 전망
비만 치료제 700억 시장 ‘눈앞’
리덕틸·제니칼·푸링 순

최근 통계청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인구 중 5명중 3명은 비만으로 밝혀졌다. 또 05년 건강보험공단 조사에서도 3명중 2명은 비만이라는 조사가 발표됐다. 이처럼 한국인들의 비만수준은 심각한 수준이다. 조사 표본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이들 통계 모두 절반 이상이 비만으로 나온 만큼 비만은 우리에게 심각한 수준에 와 있다.

비만은 고혈압과 당뇨병 그리고 고지혈증 유발시킨다는 점에서 반드시 치료해야할 질병이다. 정부도 뒤늦게나마 심각성을 파악하고 대국민 지역의료기관과 보건소를 중심으로 비만 홍보정책을 펼치고 있다. 이러한 정책에 힘입어 비만치료제 시장도 자연스레 증가하고 있다. 지난 2003년 450억원 규모에서 2004년에는 500억, 2005년에는 620억 시장으로 해마다 10% 이상씩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비만치료제는 크게 식욕억제제, 흡수억제제, 열생산촉진제로 구분되는데 식욕억제제는 리덕틸과 향정신성 의약품이고 흡수억제제는 제니칼, 열생산촉진제는 기타 생약 및 천연 의약품 추출물로 만들어진 의약품이다.

현재 비만치료제 시장은 수년째 빈익빈 부익부 현상을 보이고 있다. 지난 2001년 초부터 시판되기 시작한 제니칼과 같은해 중순부터 판매되고 있는 리덕틸이 사실상 시장을 독식하고 있는 상황이다. 

가장 먼저 선보인 ‘제니칼’은 체질량 지수(BMI) 30kg/㎡이상 또는 다른 위험인자(예:고혈압, 당뇨, 이상지방혈증)가 있는 BMI 27kg/㎡ 이상의 비만환자에 대해 저칼로리 식이와 함께 체중 감소 또는 체중 유지를 위한 비만치료와 체중 재증가의 위험감소에 사용할 수 있다. 이러한 보험기준은 리덕틸도 동일하다.

이 약의 지난해 판매실적은 약 135억(2005 IMS 데이터 근거 및 제약사 공개). 출시초기에는 250억원까지 판매되며 시장을 리드했으나 최근에는 경쟁에 밀려 점차 줄어들고 있다.

따라서 현재 비만치료제 시장을 리드하는 품목은 한국애보트의 리덕틸(시부트라민)이다. 이 약은 지난해 238억의 매출을 올렸다. 리덕틸은 대뇌 식욕중추에 작용하여 포만감과 관련된 신경호르몬인 세로토닌과 노르아드레날린(noradnenalin)이라는 신경전달 물질의 흡수를 억제하여 쉽게 포만감을 느끼도록 해주는 약인데 해외서는 향정약으로 구분돼 있다.

미FDA와 한국식약청이 승인한 비만치료제로는 2품목이 전부다. 나머지는 모두 향정약과 열생산촉진제가 차지하고 있다. 향정약중 가장 많이 처방되는 약은 드림파마의 주석산펜디메트라진 성분의 푸링으로 지난해 113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제약업계는 리덕틸, 제니칼, 푸링을 비만치료제 빅3 처방품목으로 보고 있다. 나머지 시장은 약 200억 정도인데 이중 75%가 향정약 시장이며 나머지 25%가 비향정약 시장으로 구분되어 있다.

향정약에서는 푸링에 이어 광동제약의 펜터민제인 아디펙스가 29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선전하고 있다. 펜터민 성분의 식욕억제제는 대웅제약 ‘디에타민’, 대한뉴팜 ‘페스틴정’도 시판되고 있으며 매출 규모는 유사하다. 이밖에 푸리민정, 엔슬림, 디피온정, 페스틴정 등이 1~10억원 수준이다.

비향정약으로는 서울제약이 내놓은 녹차추출물 성분의 리드미가 16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면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이밖에 일반의약품인 구주제약의 엑소리제가 있다.
주목할 점은 비만치료제 시장이 성장하면서 제품도 계속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2002년에는 조아제약의 엔스림정이, 2003년에는 푸리민정과 아디펙스정이 각각 허가를 받았다. 2004년의 경우 디피온정과 페스틴정을 포함, 15개 품목이 허가를 받았으며 지난해에는 8월 현재 대웅제약의 디에타민정(염산펜터민)과 대원제약의 펜키니캡슐(염산펜터민) 등 8개 품목이 허가를 받았으며 앞으로 제품은 점점 더 늘어날 추세다.

신약 개발 움직임도 활발하다. 기대되는 신약은 사노피 아벤티스가 개발중인 아콤플리아인데 최근 JAMA(미국의학협회지)에 발표된 내용에 따르면 임상대상자의 절반 가량(48%)이 치료 1년 후 체중의 5%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나며 콜레스테롤과 중성지방 감소에도 도움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국내서는 한미약품이 리덕틸의 제네릭인 슬리머캡슐을 개발 중이다. 이약은 올 상반기에 출시될 가능성이 크다. 이밖에 현대약품은 국내 비만치료제 신약 1호 탄생을 위해 스코틀랜드 소재 글래스고대학 및 스트래스클라이드대학의 바이오 연구팀과 비만치료제를 공동 개발하고 있으며 진약제약도 바이오벤처기업과 비만치료제 공동개발 계약을 체결하고 제품 출시를 계획 중이다.

한편 환자수의 증가에 따라 약물처방빈도수가 높아지면서 국내에서는 지난해 말부터 향정신성 비만치료제의 오남용으로 인한 부작용 우려가 지적되고 있다.

이에 따라 대한비만학회, 대한비만체형학회 등 관련학회에서도 관련 지침 마련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현재 펜터민, 펜디메트라진 등 향정신성 비만치료제의 장기적 사용이 혈압을 올리고 불면증과 불안증 등의 부작용을 일으킨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의료계서는 내과학회, 비만학회 차원에서 ‘Consensus(가이드라인)’을 만들어 무분별한 비만치료방법에 의사들이 현혹되지 않도록 해야한다는 입장도 강조하고 있어 비만치료제 시장이 폭발적인 시장임은 분명하지만 그 어느 약제 시장보다 까다로운 기준이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 박상준 기자 psj@medical-tribun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