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화사회에 들어선 일본에서 초고령(80∼85세 이상) 고혈압환자가 계속 증가하는 것은 당연한 일. 그러나 국내외 가이드라인 모두 데이터 부족해 적절한 진료는 기대에 못미치고 있다. 3번째 토론인 ‘초고령자 강압치료 적극적으로 해야 한다’에서는 고령자 진료 경험이 많은 제생회오병원 연구팀과 도쿄대학 연구팀이 토론을 가졌다.




찬성
환자개인에 맞는 방법을 적극적으로

제생회오병원 연구팀은 (1)54건의 이중맹검비교시험(EWPHE, SHEP, SHEP-pilot, STOP, Syst-Eur)과 2건의 오픈라벨시험(Coope, CASTEL)에서 80세 이상의 초고령자 1,670명을 대상으로 실시된 메타분석(INDANA 데이터베이스) (2)80세 이상의 초고령자 1,283명을 대상으로 이뇨제, ACE억제제 및 미치료를 비교한 파일럿시험(HYVET-pilot) (3)85세 이상의 주민 414명을 대상으로 비고혈압자, 고혈압자의 미치료군 및 강압치료군을 비교한 이탈리아 관찰 연구-에서 총사망률이나 심혈관사망률은 비고혈압자보다 고혈압자가, 강압치료군보다는 미치료군이 유의차는 없지만 낮게 나타났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그러나 “이러한 데이터를 가지고 초고령자에 강압치료를 적극적으로 할 필요가 없다는 결론내리기에는 너무 이르다”고 지적했다.

연구팀은 고혈압자보다 비고혈압자에서 사망률이 높은 배경에는 예후를 악화시키는 질환의 영향으로 혈압이 상승하지 않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또한 강압치료군이 사망률이 높다고 하지만 사망원인에 대한 자세한 내용이 없는데다 강압치료가 사망에 관여한다는 근거도 없다. 가장 큰 이유는 치료내용의 차이에 따른 분석이 부족하기때문이다.

실제로 (3)에서는 대조(미치료)군(18.1명/100명·년)에 비하면 이뇨제 단독 치료군의 사망률은 확실히 높지만(25.1명/100명·년) 이뇨제를 투여하지 않은 치료군에서는 오히려 낮은 것으로(9.8명/100명·년) 나타났다.

연구팀은 “고령일수록 순환동태나 장기기능의 저하 정도나 합병증에 개인차가 나타난다. 강압치료군에서 사망률이 높았다는 사실은 초고령자 강압치료에서는 좀더 적절한 약물을 선택하도록 주의를 환기시켜주는 것에 불과한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1)이나 (2)에서는 대조(미치료)군에 비해 강압치료군에서 심혈관계 사고의 발생, 심부전, 뇌졸중의 억제가 입증됐으며 (2)와 (3)에는 유의차도 나타났다.

뇌·심혈관질환의 발병을 억제시키는 요인은 환자의 QOL, 일상생활 동작(ADL), 가족의 부담에 미치는 영향 외에 의료 경제학적으로도 매우 중요하다.

연구팀은 “환자의 개별적인 배경인자를 고려하여 적절한 치료를 하는 당연한 치료방침을 따르면 초고령자의 강압치료 효과를 높일 수 있다. 따라서 적극적으로 치료해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설명했다.


반대
혈압관리에 대한 집착을 버려야

반대측은 “초고령자에 대한 강압치료의 장점을 입증하는 에비던스가 없는 상황에서 적극적으로 할 필요는 없다”고 단언했다.

반대측 주장의 근거 중 하나는 헬싱키노화연구나 캘리포니아코호트연구라는 코호트 연구다. 이 연구들은 초고령자의 경우 혈압이 높을수록 생존율이 높다고 보고했다.

두번째는 EWPHE나 Syst-Eur 등 대규모 임상시험에서 초고령 고혈압환자에서 유의한 치료효과가 증명되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세번째는 80세 이상의 메타분석(INDANA 데이타베이스)이나 초고령자를 대상으로 한 치료개입시험(HYVET-pilot)에서 대조(미치료)군보다 오히려 강압치료군에서 총사망률이나 심혈관사망률이 증가하는 경향이 나타났다는 점이다.

물론 이러한 대규모 시험에서는 심혈관사고나 뇌혈관장애의 발병은 대조(미치료)군보다 강압치료군이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연구팀은 80세 미만의 남성을 대상으로 수축기혈압(SBP)과 심·뇌혈관장애 발병률의 관계를 약 20년간 추적한 검토에서 심·뇌혈관장애 발병은 80세 이하에서는 혈압과 관련하지만 그 이상의 고령자에서는 혈압에 관련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들어 “INDANA 데이타베이스나 HYVET-pilot 시험 데이터에서는 강압치료만이 심·뇌혈관장애의 발병을 억제했다고 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네번째 근거로는 초고령자에 대한 강압치료가 QOL, ADL를 개선시킨다는 증거가 없고 예를 들면 Syst-Eur 시험이나 Kung-sholmen 프로젝트에서 혈압이 높을(강압치료군보다 미치료군)수록 알츠하이머병의 발병이 억제되는 것으로 입증돼 오히려 QOL, ADL이 악화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연구팀은 현재 진행중인 초고령자를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 J-CHEARS의 결과를 기다린 다음에야 말할 수 있다면서 “현재로서는 초고령자의 혈압관리에 집착할게 아니라 QOL, ADL을 배려하여 남은 인생을 즐겁게 보낼 수 있도록 지원해야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