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선에 대한 치료는 항균스펙트럼이 넓고 유효성이 높은 항진균제가 도입된 현재, 많은 전문가가 『독특한 기법이 필요한 시대는 지났다』고 입을 모은다. 그런데도 현재 환자수가 줄지 않고 치유가 지연되는 경향이 있는 것은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카사이피부과 카사이 타츠야 원장에게 日국립센다이병원의 30년간 데이터에 기초한 백선 환자층의 변천에 대해 들어보고, 후쿠오카대학 피부과 코가 데츠야 교수에게 백선병소에서의 면역반응 검토 결과를 들어보기로 한다.
아울러 백선의 진단 및 치료 요점에 대해서도 해설을 들어보았는데 두사람 모두 「직접 경검(鏡檢)과 환자지도 등에 유의하면 아무리 난치성 백선이라도 치유는 결코 어렵지 않다」고 강조했다.

백선 환자층은 어떻게 변화했는가
카사이피부과 카사이 타츠야 원장
足部·爪백선 상대적으로 증가

백선은 Trichpyton rubrum, T. mentagrophtes 등의 피부사상균이 원인인 피부 감염증을 가리키며 그 감염부위에 따라 일반적으로 수충(水蟲)이라는 족부백선·수(手)백선, 손발톱의 백탁(白濁)·비후·붕괴를 초래하는 조백선·체부백선, 고부백선, 두부백선 등으로 나뉜다.
작년 3월 일본 국립 센다이병원 피부과를 그만두고 카사이피부과를 개업한 카사이 원장은 얼마전 이 병원에서 과거 30년간(1968~97년)의 백선환자층의 추이를 정리했다.
이에 따르면, 동과의 백선환자 총수 및 외래환자 총수가 차지하는 비율은 1970년대 후반 이후 주로 300~400례, 6%전후로, 큰 변화는 없었다. 그러나 병형에 따른 연차별 빈도를 보면 최근에는 특히 체부백선, 고부백선의 감소경향과 족부백선, 조백선의 증가경향이 뚜렷해졌다.
데이터는 백선환자의 총수에 변화가 없는 가운데 족부백선과 조백선이 상대적으로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는데 카사이원장은 『족부백선과 조백선의 환자가 늘어나고 있느냐 하면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면서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일찌기 일반인들은 족부백선이나 조백선은 병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따라서 진찰도 받지 않았다. 그러나 최근 이런 경우에도 치료대상이 되는 것으로 알려져 이것이 피부과를 수진하는 환자수가 늘어났기 때문일 것이다.』
족부백선의 병형에는 발가락 사이에 발병하는 지간형, 발바닥에 소수포가 다발하는 소수포형, 발바닥 피부 전체가 딱딱하게 비후하는 각질증식형이 있다. 지간형과 소수포형은 강한 소양감을 동반하지만 각질증식형과 조백선은 자각증상이 없다.
카사이원장은 『고령화가 진행되고 있는 오늘날에는 다른 병으로 장기입원중인 고령자가 의사나 간호사에 의해 스스로는 알지 못한 각질증식형 족부백선이나 조백선을 발견해 피부과에 소개되는 경우도 적지 않다』고 지적했다.

피크는 좀더 고령자쪽으로 이동

족부백선환자의 연령분포 추이를 보면, 일찌기 1968~77년에는 호발연령의 피크는 20대~30대에 걸쳐 나타났지만, 이 피크가 해가 지나면서 고령자쪽으로 이동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그림1).
특히 여성의 경우 1968~77년에는 20대 전반에 예각적인 피크를 형성하여 중고년층 이후에는 격감했지만, 최근 10년새 40대~60대에 걸쳐 가파르지 않은 산모양으로 변했다.
그 이유에 대해 카사이원장은 『여성은 졸업 후 단기간 근무하고 결혼과 함께 퇴직하는 것이 매우 일반적이고 족부백선의 악화의 원인이 되는 신발이나 스타킹을 착용하는 기간도 짧았으나 최근에는 결혼 후에도 일을 계속하는 여성이 늘어났기때문』이라고 추측한다.
또 족부백선 환자 수의 분포는 중고년 이후에도 예전과 같은 감소경향을 보이지 않고 있다. 이 점에 대해 카사이원장은 『족부백선환자의 피크가 고령자쪽으로 옮겨가는 것은 고령자인구의 증가가 근본 원인이며, 그 결과 장기 이환자의 증가를 의미한다. 고령화 되면서 족부백선과 조백선의 합병례가 점증해 가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체부백선, 고부백선 환자 총수는 최근 모두 감소하고 있으며 이미 기존처럼 20대 전반에 예각적인 피크를 형성하고 중고년층 이후 격감하는 패턴을 보이고 있지 않다.
특히 고부백선의 경우 과거에는 청소년기 특유의 질환이라는 인상이 있었지만, 남성의 연령분포 추이를 보면, 1988~97년에는 50~54세를 중심으로 완만한 산모양의 분포를 보이고 있으며 중고년 이후에도 그다지 감소하지 않는 경향이다(그림4). 그 이유에 대해 카사이원장은 『요즘 젊은이들은 매일 목욕하고 속옷을 갈아입는 것이 상식이다. 이렇게 청결히 하면 고부백선이 생길 여지는 없다. 또 속옷이 삼각팬티로 바뀌고 음낭이 내고(內股)에 닿지 않는 형태가 되는 것도 관련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상적으로 발전한 최근의 항진균제

日국립센다이병원의 30년간 데이터는 백선이 일본의 문화변천을 보여주는 거울임을 제시해 흥미롭다. 하지만 그 진료에서는 환자층이 고령화하고 각질증식형 족부백선과 조백선의 합병례가 증가하는데 주목해야 할 것이다.
치유가 지연되기 쉬운 각질증식형 족부백선이나 조백선은 대부분의 경우 지간형 또는 소수포형의 족부백선에서 이행하는 것으로 생각되며 약년기의 적절한 진단·치료가 무엇보다 결정적인 예방법이다.
한편 약 20년 전에 항균 스펙트럼이 넓고 백선 이외에 칸디다증이나 전풍 등에도 효과적이고 항균활성이 높은 이미다졸계 외용항진균제가 등장했고, 약 10년 전부터는 항균활성이 더 높은 약제가 점차 번용(繁用)되기 시작해 『이미 백선의 진단·치료에서 독특한 기법이 요구되는 시대는 지났다』고 까지 알려졌다.
또한 최근에는 항균스펙트럼은 약간 좁지만 백선균에 대해 높은 항균활성을 가진 아릴아민계인 염산텔비나핀이 임상도입됐다. 이들 외용항진균제는 각 층에 미치는 침투력이 우수하고 저류 시간도 길어 1일 1회 도포로 효과를 얻을 수 있고 컴플라이언스도 현격하게 향상됐다.
따라서 『지간형·소수포형 족백선에 관한한 치료는 매우 쉬워졌다』는 것이 전문가의 일치된 견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족부백선 환자가 줄지 않는 이유에 대해 카사이원장은 『우선 먼저 진단의 문제, 또 하나는 환자지도의 문제를 지적할 수 있다』고 말했다.

진단에는 직접鏡檢이 필수

백선 진단에 있어서, 수충을 호소하여 수진한 환자의 절반 가까이가 습진, 피부염 등 백선 이외의 질환이라는 데이터에서 나타난 것처럼 『손발에 물집이 생기고 가려운 피부병은 수충이라는 일반적 인식에 주의해야 한다』고 카사이원장은 지적한다.
감별진단의 기본은 우선 환부의 인설(鱗屑)을 채취하여 현미경으로 균체의 유무를 확인하는 직접경검인데 카사이원장은 『최근에는 피부과를 표방하면서 직접 경검을 게을리 하는 의사가 적지 않다』고 지적했다.
직접경검의 방법은 검체를 슬라이드글라스에 올려 놓고 10~30%의 가성 칼리(수산화칼륨)액을 수회 점적하고 60~80℃에서 2~5분간 가열한 후 관찰하는 가성칼리법(KOH) 외에 가열처리가 불필요한 디메틸 설폭사이드 가성칼리법, 균요소를 염색하는 파카잉크 가성칼리법 등도 있다.
직접경검을 게을리 하는 의사가 늘어나는 배경에는 외용제의 항균스펙트럼이 광역화한 점, 백선에 대한 피부과의의 이해가 부족하다는 점을 지적할 수 있다. 카사이원장은 『직접 경검은 감별진단이나 치료효과 판정에도 필수적이라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자각증상 소퇴 후에도 외용 계속해야

외용항진균제의 발전에도 불구하고 족부백선이 감소하지 않는 또하나의 원인은 환자 대부분이 자각증상이 사라지면 즉시 치료를 중단해 버리는데 있다. 지간형, 소수포형 족부백선의 경우, 소양감이나 피진이 소실된 후 또 최저 1개월은 외용제를 도포해야 한다는 사실을 환자에게 충분히 납득시켜야 한다.
그밖에 환자에 대해서는 ①목욕 후 잊지 않고 도포하기위해서는 욕실 탈의장에 외용제를 비치한다 ②외용제는 자각증상이 있는 병변 이외의 부위에도 광범위하게 도포해야 한다. ③신발을 오래 신고 있으며 습도가 높아지므로 통근용과 직장용 2켤레의 신발을 준비한다. ④치료의욕이 떨어지는 겨울에도 3~4일에 한번 외용제를 사용하면 재발예방이 된다―등을 지도하면 좋다.
또 카사이원장 등 전문가들은 백선의 확정진단을 위해 직접경검과 함께 균 배양을 하는 것이 일반적인데 『환자가 자신의 병소에서 배양된 백선균이 시험관내에서 콜로니를 만드는 것을 보게 되면 「곰팡이가 발에 자라고 있다」고 실감하게 되어 치료계속에 대한 강한 동기부여가 된다』고 말한다.
한편 각질증식형 족부백선, 조백선, 양쪽의 합병례에 대해서는 외용항진균제만으로는 치료가 곤란해 그리세오풀빈, 이트라코나졸, 염산텔비나핀 등의 경구항진균제를 병용한다.
그리세오풀빈은 백선균의 발육을 억제하지만 살균작용은 없는 정균적인 항진균제이므로 각질증식형 족부백선에는 최저 6개월, 조백선에는 최소 1년간은 계속 사용해야 한다. 이트라코나졸, 염산텔비나핀은 환부에서 약제농도가 높아지면 살균적으로 작용하기 때문에 치료기간은 최소 3~4개월이 기준이다.
그러나 이트라코나졸은 소화기나 간에 미치는 부작용이 지적되고 텔비나핀이나 아스테미졸, 트리아졸람, 시사프리드 등과 병용하면 상호작용을 일으킬 수 있다는 점 외에도 염산 텔비나핀보다 가격이 약간 비싸다는 단점이있다.
따라서 이트라코나졸 사용방법에 대해서는 이 약제가 장시간 환부에 저류하는 특징을 이용해 상용량의 2배를 1주간 복용하고, 이후 3주간 휴약하는 「간헐요법」의 유용성이 주목돼 왔다. 염산 텔비나핀은 연속투여가 원칙이지만 최근에는 간헐투여도 검토되고 있다.
또 각질증식형 족부백선이나 조백선은 자각증상이 부족하기 때문에 카사이원장은 『치료의 동기부여를 위해 동거하는 가족에게 감염원이 되거나 환자자신의 증상재연의 원인이 될 수 있다고 설명해 주는 것이 좋다』고 지적했다.


백선병소의 면역응답
후쿠오카대학 피부과 코가 테츠야 교수

배제기구의 차이가 臨床像에 반영

백선의 육안적 소견에는 소수포형 족부백선(그림1)이나 중심치유경향이 있는 변연융기성 환상홍반 등 급성 염증반응을 동반한 것과, 각질증식형 족부백선(그림2)이나 중심치유경향이 없는 낙설성 홍반 등 비교적 염증반응이 별로 없고 만성적인 경과를 보이는 경우가 있다.
코가 교수는 『양쪽 임상상의 차이는 감염백선균의 종류나 감염부위에 따라 다르지만 생체측의 면역반응 관여 또한 큰 것같다』는 관점에서 이전부터 백선병소에서의 면역응답과 임상상의 형성 관계 등을 검토해 왔다.
백선의 임상상은 일반적으로는 백선균항원에 대한 지연형과민반응(DTH)과 넓은 의미에서의 자극성 피부염 양쪽을 반영한다고 생각되고 있다. 코가 교수팀은 임상상이 다른 백선환자의 말초혈단핵구를 백선균항원 트리코피틴(trichophytin)으로 자극해 IFN-γ생산이 어느정도인지를 비교검토했다.
그 결과, 소수포형 족백선이나 체부백선 등에서 나타나는 중심치유경향이 있는 변연융기환상홍반 환자에서는 IFN-γ생산이 뚜렷하게 나타났으나, 각질증식형족부백선이나 범발성 백선 등에서 나타나는 중심치유경향이 없는 낙설성 홍반인 환자에서는 IFN-γ생산이 거의 없었다.
이상의 결과를 바탕으로 코가교수는 다음과 같이 지적한다. 『소수포형 족부백선 등에 나타나는 임상상은 IFN-γ를 중심으로 한 사이토카인이 유도시킨 DTH에 의한 균의 배제기구가 작동한다고 생각된다. 한편 각질증식형 족부백선 등의 임상상에서는 이런 DTH가 억제되거나 또는 움직이지 않아 보상적으로 표피의 각화항진에 동반해 낙설하는 균의 배제기구가 작동하는 것으로 생각됐다.』(그림3)

각층하농포 형성에 IL-8가 관여

결국, 중심치유경향을 보이는 임상상은 특이적 면역반응에 의해 동심원상에 균이 확대하는 상태를 표현하는데 반해, 만성 결과를 보이는 임상상은 통상의 면역능이 충분히 기능하지 않아 부득이 각질층의 turn over에 의해 균을 배제하는 상태를 표현한다는 것이다.
또 백선의 경우 때로는 백선균에 감염돼 있는 각질층에 호중구가 유주하고 각층하농포를 형성하는 경우가 있는데, 그 메커니즘에 관해서는 기존 보체 유래의 C5a가 그 주체로 생각돼 왔다.
그런데 최근에는 표피각화세포가 각종 외래성자극에 반응하여 IL-8을 생산한다는 사실이 보고돼, IL-8이 호중구를 유주하고 백선에서 각층하농포의 형성에도 관여할 가능성이 지적되고 있다.
코가 교수팀은 배양표피 각화세포를 트리코피틴으로 자극해 IL-8생산을 측정하여 각층하농포의 형성에 대한 IL-8의 관여에 대해 검토했다.
정상인의 표피각화세포를 KGM배지에서 배양하여 트리코피틴을 첨가한 후 24시간 후에 배양상청속의 IL-8의 활성을 측정한 결과, 트리코피틴자극에 의해 IL-8생산이 증강되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상에서 코가교수는 『표피각화세포는 물리적인 배리어를 형성하고 동시에 IL-8등의 사이토카인 생산을 통해 염증반응을 야기함에 따라 백선균감염에 대한 방어의 최전선으로서 작동한다는 사실이 시사됐다』고 말한다.

염증에 우선 스테로이드를 외용

코가 교수등의 지견은 암이나 당뇨병 등의 기초질환을 가진 환자, 면역억제제를 투여받는 환자, 고령자에는 각질증식형 족부백선 등의 난치성 백선이 많이 나타난다는 설명도 될 것이다. 코가교수는 이런 지견은 치료에 활용하기위한 포인트를 다음과 같이 지적했다.
『예를들면 가려움이 강한 환부가 질척질척거리는 경우 당연히 백선균들을 생산하는 물질의 직접적인 관여도 있지만, 동시에 이것은 생체측의 면역반응의 표현이기도 하다. 따라서 치료시에는 스테로이드 외용제로 염증반응을 진정시킨 후에 외용항진균제를 이용하면 증상의 뚜렷한 개선을 얻을 수 있다.』
한편 각질증식형 족부백선 등 난치성 백선의 경우 국소 치료뿐만 아니라 기초질환의 치료·관리에 주의하지 않으면 치유는 어렵다. 국소 치료시에는 『각화증치료제의 요소나 각질용해제를 이용해 피부를 침연시킨 후에 외용항진균제를 이용하면 좋다』고 코가교수는 지적했다.
코가교수는 또 카사이원장과 마찬가지로 백선 진료에 최소한의 필요사항으로 직접경검과 적절한 환자지도를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