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경대학부속병원 분원소아과 이가라시 타카시 강사
이차오염 사례도 다발
사람의 장관에 감염돼 급성위장염이나 설사증을 일으키는 대장균은 병원대장균이라 불린다. 그중에서도 출혈성 대장염을 야기하는 대장균은 장관출혈성 대장균(EHEC), 또는 생산되는 독소가 베로독소(VT)로 밝혀져 베로독소생산성 대장균(VTEC)이라 불린다. 이 VTEC의 약 70%를 O157이 차지하며 그외에 O111, O26이 많다고 한다.
O157 등에 의한 식중독은 올해 1~2월까지의 총계에서도 이미 일본 전국에서 41건이 발생했고 38명의 환자에서 균이 검출됐다. VTEC에 의한 설사증은 5~9월에 많이 발생하는데 이번 데이터에서는 겨울철에도 많이 발생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VTEC은 소와 양의 장관내에 존재하며 이들 동물에는 강한 병원성을 보이지 않지만 사람에서는 성인에서 50~100개라는 매우 적은 균량으로 병원성을 발휘한다. 일본과 구미의 소 배설물에서 몇%~21%의 비율로 VTEC이 검출된다고 보고되고 있어 시판되는 쇠고기라도 일본육에서는 2.0%, 수입육에서는 3.2%의 검출률이 나타난다. 따라서 O157의 감염원으로는 쇠고기가 가장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1996년에 발생한 오사카의 집단식중독사건에서는 소 배설물에서 이차적으로 오염된 식품재료가 식중독을 일으켰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최근에도 생선알의 오염이 원인인 예도 있고 또 상추 등의 야채, 사과주스, 미살균유에서도 검출되고 있다.
동경대학 부속병원 분원 소아과 이가라시 타카시 강사는 『오사카 사건을 통해 대부분의 사람들이 O157의 무서움을 알았다고 생각되는데 이 사례는 무우떡잎의 종자가 O157에 오염돼 있었음이 원인같으며 비교적 드문 사례이다. 감염원으로서 쇠고기만을 문제로 할 것이 아니라 농장에서 생산되는 식육이나 농작물이 감염원이 되는 사실과 감염환자로부터의 이차감염의 문제 등도 고려해야 한다』고 말한다. 앞으로 식품을 취급하는 현장에서는 가장 중시해야 할 세균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잠복기간중 VT흡수하는 예도
O157에 의한 식중독에서는 환자 대부분이 설사증을 일으키고 이 중 일부에서 HUS(용혈성요독증증후군)을 병발한다. 또 급성기뇌증이나 폐수종, 소화기관괴사 등을 야기하면 사망률도 높아진다.
이들 장기장애의 원인은 O157이 생산하는 VT이다. VT에는 VT1과 VT2의 2종류가 존재하는데 세포독성이 강한 것은 VT2이다. VTEC의 대부분은 주로 VT1을 생산하지만 O157은 VT2나 양쪽을 생산하기때문에 중증의 장애를 일으키기 쉽다.
이가라시 강사에 따르면, VT가 신혈관 내피세포나 요세관 세포에 존재하는 수용체에 들어가면 신장에서는 ①사구체와 신세동맥의 혈관내피가 장애돼 사구체 혈류가 저하 ②요세관세포가 장애돼 요세관 폐색과 이차적인 혈류장애가 일어나 급성신부전이 발병한다-고 말한다. 혈관내피장애가 굵은 혈관에서 발생하면 신피질괴사 등 심각한 장애가 남는 경우도 있다.
또 뇌에서도 혈관내피세포로 VT가 들어가게되면 ①혈관내피가 장애돼 뇌혈류 저하에 따른 미소뇌경색이나 뇌출혈 ②혈관투과성 항진에 의한 뇌부종 ③푸르키니에 세포나 골지세포 등 신경세포 장애에 의한 신경증상 등을 야기한다.
이러한 심한 장애를 일으키는 VT는 O157이 대장에 감염된 이후에 생산돼 대장상피세포로부터 흡수돼 체내로 운반되면 동시에 대장의 혈관을 장애하여 설사, 혈변을 일으킨다고 일반적으로 생각되고 있다. 그러나 동강사는 이러한 기전과는 별도의 기전으로 HUS를 발병한 사실을 보여주는 증례를 1998년에 경험했다.
이 증례는 가정에서 조리한 햄버그에서 O157 식중독을 일으킨 것. 어머니는 설사증상만을 보이는데 그쳤지만 4살된 여아는 설사증상이 출현하기 전에 발열이 나타났다. 이 때문에 어머니와 마찬가지로 O157감염을 의심해 세펨계 항균제를 1일분 복용했다.
그런데 그 다음날부터 설사, 3일 후에는 혈변도 나타났다. 또 설사 발병 6일째에는 HUS를 발병했고 무뇨(無尿)가 되어 복막투석을 실시했다고 한다.
이 사이 변배양을 통해 어머니로부터 O157을 검출했지만 자녀에서는 한번도 검출되지 않았다. 다만 혈청중의 O157에 대한 IgM항체는 양성이었다고 한다.
이 증례의 경과는 초기의 항균제투여를 통해 O157가 살균됐는데도 VT에 의한 HUS가 발병했음을 보여준다. 그러면 VT는 언제 생산되고 언제 체내에 흡수될까.
동강사는 『O157이 대장에 감염되기 전에 단백질을 흡수하는 기능을 가진 소장에서 VT를 생산하여 여기서 흡수되어 혈류에 들어가는 것같다』고 추측한다. 지금까지는 앞에서도 언급했듯이 O157은 대장에 감염된 후 VT를 생산하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그 이전에 체내에 VT가 흡수된다는 기전도 있지 않을까라는 것이다.
이 경우 설사나 혈변이라는 증상은 대장에 감염된 O157이 야기했다기보다는 『소장에서 흡수돼 혈류에 들어가 있던 VT가 대장의 혈관을 장애한 결과』이며 이른바 대장의 외측에서가 아니라 내측에서 혈관이 파괴된다는 기전을 고려할 수 있다고 한다.
이러한 추측을 뒷받침하는 동물실험 결과도 나타났다. 토끼에 VT2 200mg을 정주하면 설사·혈변만이 출현하고 토끼는 회복되는데, 600mg에서는 식사부진, 설사, 혈변, 사지마비가 출현하고, 5마리 중 2마리가 사망했다. 대량(2㎍, 6㎍)에서는 설사, 혈변이 출현하기 전에 사지마비, 운동마비가 출현하여 5마리 모두가 사망했다.
보존적 치료가 중요
이 실험에서는 대장에 O157가 감염됐을 경우와 마찬가지의 점막고유층의 출혈과 점막하층의 부종이 나타났다.
동강사에 따르면 1990년에 발생한 사이타마현 유아원 사건에서도 HUS의 조건을 만족하기 전에 의식장애로 사망한 어린이들이 있었다고 한다. 『O157감염에서는 항균제를 조기투여해야 하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투여 전에 이미 VT가 체내에 들어와 있는 경우도 있다고 생각된다』고 동강사는 지적한다.
한편 최근에는 독소흡착제도 개발돼 임상시험도 실시되고 있다. 다만 현재의 약제는 대장에 감염된 O157이 생산하는 독소의 흡착을 표적으로 하는 것이며 반대로 이시가라 강사가 추측하는 VT가 체내로 들어오는 경우도 있다면 장애를 일으키는 VT의 일부에만 타겟을 두게 된다.
이러한 사실에서 동강사는 HUS의 발병을 막는 좋은 치료법이 없는 현재 O157감염증이나 HUS에는 세심한 보존적치료를 명심해야 한다고 말한다. 특히 수액(輸液)의 관리가 중요하다. 신기능이 저하할 때 Na농도가 낮은 액을 과잉 수액하여 저Na혈증이나 고혈압을 일으키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또 HUS에 빠졌을 경우는 4시간단위 또는 8시간 단위로 적절한 수(水)전해질의 관리와 투석을 실시해야 한다고 말한다. 급성뇌증에는 수액량을 줄이고 뇌강압제를 투여한다.
VTEC에 의한 설사증환자의 HUS발병률은 유아원아동(1990년)에서는 8.0%, 초등학생(96년)에서는 1.6%이고 저연령일수록 높은데 전체적으로는 그다지 높지 않다. 다만 HUS의 진전을 저지하는 효과적인 치료법은 확립되지 않고 있다.
발병기전은 조기의 항균제투여의 효과 등 아직 해결해야 할 문제가 많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