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4년부터 진행된 국가 암 조기검진에서 “여러 검진 항목 중 대장암 조기검진율이 10%로 낮아 확대를 위한 방안 마련이 필요하며 이를 위해 검진기관을 확대하고 검진의 질관리 향상을 위한 관련법령 등도 추가로 마련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국립암센터 암관리정책연구부 박은철 부장은‘대장암 조기검진의 현황 및 발전방향’이라는 주제발표를 통해 국가 암 조기검진의 현황 및 국가 암 조기사업의 문제점, 향후 검진의 발전방향 등을 제시하면서 이같이 밝혔다.

대장암 조기검진율 검진기관확대로 높여야
질 관리, 관련법령 개선도 필요

암 발견율 남성이 높아


지난 2003년부터 시행된 대장암 검진권고안은 만 50세 이상의 의료급여수급자와 건강보험 가입자를 대상으로매년 RPHA (Reversed passive haemagglutination)나 Latex법, 분변혈색소정량법을 이용한 분변잠혈반응검사를 받는 것을 원칙으로했다.

분변잠혈반응검사가 유소견인 경우 결장경검사 또는 결장이중조영촬영하고, 여기서도 유소견인 경우 결장경검사를 한다. 만약 결장경검사에 유소견인 경우 조직검사를 하고 정상인 경우 10년 후 결장경검사를 받도록 했다. 고위험군(대장암 가족력, 유전성 대장암 가계, 대장용종, 염증성 장질환)은 전문의와 상의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이 권고안에 따라 지난 2004년부터 대장암 검진사업이 진행됐는데 2004년의 경우 전체 226만명 중 23만명이 검진을 받아 10.5%의 수검률을 보였다[표1].

[표1]2004년 대장암 검진결과
 

이중 의료급여 수급자(A군)검률은 5.8%, 건강보험가입자(B군)수검률은 12.4%였고, 두 군 모두 여성과 남성의 수검률에는 거의 차이가 없었고, 연령별로는 60∼64세에서 수검률이 가장 높았고, 75세 이상에서 가장 낮았다.

검진결과에 따르면 암 치료대상은 A군은 0.08%(30명), B군 0.03%(69명)였고, 재검으로 진단받은 사람은 A군 2.71%, B군은 1.87%였다. 두 군 모두 암 발견율은 여성에 비해 남성이 높았고, 연령별로는 A군이 65∼69세(0.11%), B군이 75세 이상(0.10%)에서 가장 높았다.

건강보험가입자 암 발견율 낮아

이 중 분변잠혈반응검사 양성판정자는 7.90%였으며, B군(8.42%)이 A군(5.01%)보다 높은 양성판정을 보였다. 여성(6.96%)보다 남성(9.08%)에서 높은 양성률을 보였고, 연령별로는 65∼69세에서 상대적으로 높은 양성률(8.46%)을 보였다.

분변잠혈반응검사 양성판정자를 대상으로 결장이중조영촬영 검진을 한 결과 총 8,501명 중 1.5%가 ‘대장암 의심’이 의심되거나 ‘대장암’이었고, B군보다 A군의 판정비율이 높았다. 특히 60대 후반 및 70대에서 상대적으로 높은 발견비율을 보였다.

분변검사 양성으로 결장경검사를 시행한 3,575명 중 ‘대장암이 의심되거나 ’‘대장암’으로 진단받은 비율은 2.49%였고, B군 보다 A군의 판정비율이 높았다. 결국 전체적으로 건강보험가입자에서 암이 적게 발견되는것으로 분석된다.

암 검진기관 의원급까지 확대돼야

대장암 조기검진에서의 문제점은 크게 3가지. 첫째 대장암 검진의 낮은 수검률. 이는 국가 암조기검진사업에 포함된 다른 암종에 비해서도 낮고, 국립암센터가 지난 2004년 전국 50세 이상을 대상을 표본 추출해 조사한 결과[표2]에서도 낮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표2]정기적 암 검진비율
 

이는 다른 나라도 다른 암종에 비해 대장암에 대한 수검률이 낮은 반면 미국에서는 약 52%의 국민들이 대장암 검진을 정기적으로 받고 있음을 감안한다면 대장암 수검률을 높이기 위한 방안이 반드시 강구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 1차 검사인 분변잠혈반응 검사를 현재처럼 들고다니지 않고 집에서 검사할 수 있는 간편한 키트를 개발하는 것과 현재 234개 시군구 가운데 대장암 검진을 받을 수 있는 기관이 아예 없는 지역(25개)에 대해 결장경검사를 할 수 있는 암 검진기관을 확대하는전략과 결장경의 수가를 현실화하는 방안, 결장경 의사인력 확보방안 등을 우선적으로 검토해야 한다.

특히 또 수검저해요인인 분변검사용기를 우편으로 발송해 수진자들이 검진기관을 방문하는 횟수를 줄여 수검률을 높이는 등의 방안으로 즉시 개입하고 대처할 수 있는 방법들을 적용해야 한다.

박 부장은 “이외에도 검진에 응하는 군과 그렇지 않은 군의 사회경제적 요인, 검진안내를 받았을 때의 심리적 부담감 등 수검자들의 심리적인 반응까지 연구되어 사업에 반영되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질관리 위한 기준·지침마련 필수

둘째 대장암 검진에 대한 질 관리가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다는 점. 현재 국가 암조기검진사업 수행시 대장암 1차 검진법으로 이루어지는 면역분변잠혈반응검사방법이 표준화되어 있지 않고, 검사과정에 대한 질 관리도 거의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다.

또한 대장이중조영촬영이나 대장내시경검사의 경우 장비, 인력 등에 대한 질관리 기준이 마련되어 있지 않고, 품질관리안을 만들어 관리하도록 하는 법령이나 규정이 없어 이들 검사에 대한 정도관리가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다.

특히 검진기관에 대한 질 관리에서 검진기관의 요건미비(부실장비 등), 검사방법 위반 등의 규정위반사실이 확인되어도 검진기관지정을 취소하는 등의 조치를 취할 수 있는 근거법령이 없다.

대장암 검진의 질을 보장하기 위해서는 검사자체의 질 뿐 아니라 검사프로그램 전체의 질향상이 동반돼야 한다. 따라서 영국의 유방암 검진에서 활용되고 있는 최소한도의 질관리기준을 확립하고 이를 달성하기위한 질관리 지침을 마련해야할 것이다.

더불어 프로그램의 질을 관리하고 외국과의 비교가 가능하기 위해서는 어느 곳에서도 동의할 수 있는 공통명명법을 확립하고, 검진을 모니터링하고 평가하는 평가지표 확립 및 질 관리지침마련이 필수적이다.

박 부장은 이와 관련해 “국회에 암 관리법에 암 검진기관을 평가하기 위한 조항 신설 개정안을 제출한 상태며 개정이 되면 법적근거를 가지고 암 검진기관에 대한 평가가 이루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검진프로그램 지속적 관리 필요

셋째 대장암 검진프로그램에 대한 지속적인 검토가 필요하다는 점. 현재 국내에서 사용되는 1차 검사법인 면역화학 분변잠혈반응검사는 기존 아이악법에 비해 위양성률이 낮고 비용-효과적이다.

또 분변혈색소정량법은 ▲자동화로 대량검진 가능 ▲자동화로 검사정확도 높다 ▲검사자간변이 없다 ▲오염도가 적다는 등의 장점이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 인구를 대상으로 한 비용-효과분석의 연구가 별로 없으며, 표준화되어 있지 않고, 병원에서 검사해야 하기 때문에 수검자들이 병원을 방문해야 하는 불편함이 있고, 이로 인한 수검률 저하 등의 문제가 야기될 수 있다.

따라서 향후 검사법에 따른 비용-효과분석 등을 통해 대장암 검진 프로그램에 대한 지속적인 검토가 필요하다. 이를 위해 검진방법 각각에 대한 정확도를 평가하기위한 기본자료가 있어야 하고, 국내에서 정책수립에 필요한 우리나라 고유의 기본 자료를 조사, 분석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외에 검진법의 타당도 분석 등의 목적을 고려해 현황 파악장치도 마련돼야 한다.

박 부장은 “ 현재 대장암검진법과 도입가능성이 있는 새 방식들의 민감도, 특이도, 효과차 등을 비교 분석해 최선의 검사법을 선택해야 하며, 최적의 국가검진을 위해 검진대상연령 및 검진주기에 대한 검토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대장내시경, 대장암사망률 최고 95%줄여
효율성 향상위해 삽입성공률↑ 용종간과율↓

대장암 선별검사로 어떤 검사가 타당한 지 여부에 대한 논란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일반인이 대장내시경을 효과적으로 시행한다면 대장암 발생률 및 암관련 사망률을 현저히 감소시킬수 있고 비용대비 효과도 우수하다는 주장이 발표됐다. 강북삼성병원 소화기내과 박동일 교수는‘대장내시경 선별검사의 역할과 효율성’이라는 주제발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대장암 발생률 최고 90% 감소

실제 US National Polyp Study에 따르면 선종코호트와 일반인을 비교할 때 대장내시경을 시행할 경우 대장암 발생률을 76∼90% 감소시킬 수 있었고 대장암으로 사망한 경우는 없었다.

여러 건의 유사한 연구가 대장내시경 검사를 통해 선별검사를 할 경우 대장암에 의한 사망률을 유의하게 감소시킨다는 결론에 도달하고 있다. 박 교수는“국내에서도 대장내시경검사를 시행할 수 있는 자원과 수가가 뒷받침된다면 우리나라에서도 선별검사를 통해 대장암에 의한 사망률을 감소시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대장내시경 비용대비 효과 우수

예측모델인 Markovmodel을 이용해 50세 이상을 대상으로 여러 종류의 대장암 선별검사 도구의 비용효과를 분석한 결과[표1] 총 비용은 대변잠혈반응이 가장 낮았지만 대장내시경이 대변잠혈반응이나 에스결장경검사에 비해 비용-효과가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표1]각 검사별 비용-효과분석
 

국내에서 시행된 비용-효과분석에도 대장내시경검사가 가장 경제적이었으며 선별대장내시경을 시행한 군이 그렇지 않은 군보다 비용은 더 들지만 효과가 좋아 비용-효과 증가율이 우수했다. 또 5년마다 시행하는 경우가 10년마다 시행하는 경우보다 비용도 더 들고 비용-효과 증가율이 더 낮아 10년마다 대장내시경을 하는 것을 권하고 있다.

편평·함몰성병변 찾는 것이 중요

선별대장내시경 검사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충분한 시술횟수와 적절한 교육을 통해 적정한 맹장삽입률을 유지하고 용종간과율을 낮추어야 한다. 대장내시경에 숙달된 경험 많은 내시경의사도 용종간과율의 크기에 따라 다르고[표2], 내시경을 뺄 때 세심한 관찰을 한다면 종양성 병변을 잘 찾을 수 있다는 주장도 있었다.

[표2]크기에 따른 용종간과율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대장에서 발견되는 종양성 병변 중 편평 혹은 함몰성 병변이 5∼15%를 차지한다는 것을 명심하고 열심히 찾으려는 마음가짐을 갖는 것이다.

또 색소내시경을 적절히 사용하면 미세병변을 찾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다. 대장에서 주로 사용되는 색소 내시경법으로는 인디고카민(indigocarmine)용액, 메틸렌블루(methylene blue)를 이용한 염색법이 일반적으로 사용되고 있다.

박 교수는 “74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대장내시경을 한 후 항문에서 30cm까지 인디고카민을 도포하여 관찰한 결과 육안적으로 병변이 없는 것으로 보였던 46명 중 62.2%에서 모두 176개의 병변이 관찰돼 색소내시경이 종양성 병변을 찾는데 매우 유용하다”고 설명했다.

한편 성별, 인종별로 대장종양의 유병률이 다양할 수 있지만 이를 근거로 선별검사의 권고안을보다 세분화하기엔 아직 자료가 부족하므로 보다 구체적인 자료가 더 수집돼야 한다.

결국 대장내시경은 여러 선별검사법의 단점들을 상당부분 보완하고 있고, 대장암관련 사망률을 감소시키며, 가장 비용-효과적이고, 의사나 환자들이 선호하는 최적의 표준치료법이다.

따라서 박 교수는 “대장내시경검사의 효율성을 더욱 증대시키기 위해선 적절한 교육을 통해 삽입성공률을 높이고, 용종 간과율을 줄이며, 편평 혹은 함몰병변발견율을 높이는 등 대장내시경의 질 향상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또 “의료비용, 시술자의 수나 시설의 가용성 중 여러 요소들이 복합적으로 고려되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궤양성대장염 임상경과 ‘양호’
관해율 높고, 누적수술률 낮아


우리나라 궤양성 대장염 환자는 서양에 비해 관해율은 높고, 누적수술률은 낮아 임상경과가 양호하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서울아산병원 양석균 교수팀은 ‘한국인 궤양성 대장염 환자의 임상적 특징과 장기적 예후’라는 주제발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박 교수팀은 16년간 서울아산병원에서 처음으로 진단 받은 304명(남-147,여-157, 평균연령 40세)의 궤양성 대장염 환자를 대상으로 후향적 연구를 했다.

그 결과 병변의 범위는 직장염이 가장 많았고, 질병의 활성도는 경증이 가장 많았다.[그림1, 2]

[그림1]병변범위
  

[그림2]질병활성도
 

전체 환자의 치료 개시 후 관해율은 97.4%(서양 84∼94%)였고 누적재발률은 기간 경과에 따라 증가했다.[표1]

[표1]누적재발률
 

또 진단시 병변 범위가 직장염 혹은 좌측 결장염인 환자에서 병변의 누적확장률은 5년에 35.6%, 10년 47.4%였다.

누적수술률은 1년 2.0%, 3년 2.4%, 5∼10년 3.4%였다. 또한 궤양성 대장염으로 인한 사망은 없었고, 생존율은 [표2]와 같이 상당히 높았다.

[표2]생존율
 

양 교수팀은 한국인이나 서양인 모두 궤양성 대장염 환자의 진단시 임상적 특징은 비슷하지만 한국인의 관해율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며 전체적인 자연경과가 좋은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번 연구에서 내시경적 병변의 범위는 직장염, 좌측 결장염 및 광범위 결장염으로 분류했고, 질병의 활성도는 슈더랜드가 제안한 궤양성 대장염 질병 활성도 지표를 이용해 분류했다.

여기에서 1-2점은 관해, 3-5점은 경증, 6-10점은 중등증, 11-12점은 중증으로 정의했다.

치료 개시 후 관해는 배변횟수가 1일 3회 이하며 직장출혈이 없는 경우로, 재발은 관해를 보인 환자에서 치료수준을 높일 정도의 배변횟수증가 혹은 직장출혈이 나타난 경우로 정의했다.             

Zoom In
 김진호 교수 서울아산병원 소화기내과

지난 4월 15일 그랜드힐튼호텔에서 약 500명의 회원이 참석한 가운데 대한장연구학회 춘계학술대회가 개최됐다. 이번 학회에는 39편의 구연연제와 40편의 포스터연제가 발표됐으며, 캡슐내시경과 소장내시경 등 국내에서 소장질환을 진단할 수 있는 새 진단 방법이 도입되면서 소장질환을 재조명하는‘소장질환의 재발견’과 국내 대장암 검진 현황을 기본부터 점검하는‘대장암 검진’이란 심포지엄이 있었다. 특히 대장암 검진 심포지움에서는 그 동안의 국내 자료를 근거로 외국 근거와 비교하고 국내 실정에 맞는 검진 정책에 필요한 근거를 제시했다.

또한 본 학회만의 독특한 수상연제발표에서 국내 폴립재발에 대한 연구가 발표돼 검진목적으로 대장내시경 검사 후 적절한 검진간격에 대한 논의가 이루어졌고, 국내 궤양성 대장염의 자연경과와 외국과의 차이점에 대한 연구도 발표됐다.

한편 대한장연구학회는 짧은 연륜에도 불구하고 정책개발에 필수적인 국내 질을 양산해 내고 있으며, 외국 잡지에 다수의 공동연구를 발표해 이미 외국에서 KASID연구자료를 인용해 여러 학회 석상에서 발표되고 있다. 짧은 기간 내에 질적, 양적 성장을 거듭하고 있는 대한장연구학회는 국내 의학계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키는 좋은 본보기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