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합동위원회 제6차보고(JNC VI, 1997)나 WHO/ISH가이드라인(1999)에서는 병태별로 유용성이 증명된 약제의 사용을 「적극적 적응(compelling indication)」이라는 표현으로 권장하고 있다. ACE저해제에서는 어떤 가이드라인에서나 심부전, 좌실기능장애, 심근경색후, 당뇨병성신증을 동반하는 고혈압이 적극적 적응으로 알려져있다.

에비던스로 증명된 심보호작용

관동맥질환, 심부전, 돌연사, 뇌혈관작해발병의 최대 위험은 좌실비대의 존재로 알려져 있다. Dahlof등, Schmeider등의 메타분석에 따르면, ACE저해제, Ca길항제, β차단제, 이뇨제는 모두 심비대퇴축효과를 보이는데 그 효과는 ACE저해제에서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심부전환자를 대상으로 한 CONSENSUS2), SOLVD3), V-HeFTII4)시험에서는 ACE저해제 에날라프릴에 의해 사망률이 유의하게 저하했다(표). Garg등의 메타분석에서는 ACE저해제는 심부전환자의 총사망을 23%감소시키는 것으로 판명됐다.
심근경색후의 좌실수축기능장애를 가진 환자에 대한 ACE저해제의 유용성은 캡토프릴을 이용한 SAVE5)나 ISIS-46), 트란도라프릴을 이용한 TRACE7), 리시노프릴을 이용한 GISSI-38)등에서 밝혀졌다.
그러나 키쿠치교수에 따르면 돌연사도 유의하게 억제시킬 수 있었던 것은 V-HeFT II나 TRACE등에 한정돼 있다고 한다.

표. 심부전과 좌실기능장애에서 ACE저해제의 대규모임상시험 결과


심부전치료에는 스피노로락톤 소량병용을

그 이유의 하나로서 지적된 것이 ACE저해제의 장기투여에 의해 일단 저하한 혈중 AII나 알도스테론이 재상승하고 전 수치보다 오히려 높아진다는 「에스케이프(escape)현상」이다.
알도스테론은 신에서의 배설증대를 매개하여 K·Mg의 결핍을 초래하고 심전도상의 QT시간연장이나 QT시간의 최대치와 최소치의 차이를 보여주는 QT dispersion을 증대시키는 한편 심근간질의 섬유화를 촉진시킨다. 이들이 상호 치사성 부정맥이나 돌연사를 유발한다고 생각된다. 이밖에도 심근간질의 섬유화 촉진은 심부전을 진전시킬 수 있다. 즉 에스케이프현상에 의한 혈중 알도스테론의 상승이 돌연사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실제로 항알도스테론작용을 가진 이뇨제 스피노로락톤을 이용한 RALES9)에서는 ACE저해제를 포함한 표준적 치료를 받고 있는 뉴욕심장협회기능분류(NYHA)III~II도, 좌실구출률(EF)35%이하의 중증심부전환자에 대해 스피노로락톤의 추가투여(1일 평균투여량 27mg)는 사망률을 30%, 돌연사를 29%저하시켰다(그림5).

그림5. 플라세보군과 스피노로락톤군에서의 생존율


키쿠치교수는 『심보호에는 레닌·안지오텐신·알도스테론(RAA)계를 확실히 억제하는 것이 대단히 중요하다. 금후 심부전 치료에 ACE저해제를 이용할 경우 스피노로락톤을 소량병용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한다. 장기장해의 진전에 조직RA계가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물론 조직친화성이 높은 ACE저해제가 바람직하다.

사구체내압저하·단백뇨감소로 위기능장애의 진전 막아

ACE저해제에 의한 신보호작용에는 ?수출(輸出)세동맥의 확장에 기초한 살구체 고혈압의 개선 ?사구체경화와 관련된 조직AII의 생산억제─등이 관여한다. 최근에는 단백뇨자체가 신장해의 진전과 관련한다는 사실도 판명됐으며 신보호효과의 지표로서 단백뇨감소효과도 이용된다.
실제 ACE저해제의 신보호작용에 대해서는 인슐린의존성, 비의존성을 불문하고 당뇨병성신증에 대한 유용성이 다수 보고돼 최근에는 만성사구체신염에 대한 유용성도 밝혀지고 있다.
AIPRI10)에서는 각종 신질환에 의한 신기능부전 환자에 대해 조직친화성이 높은 ACE저해제 베나제프릴이, 혈청 크레아티닌이 2배 또는 투석유도에 도달하는 위험을 플라세보에 비해 53%저하시켰다. 이 신 보호효과는 만성사구체신염, 당뇨병성신증에서 밝혀졌다고 한다.
한편 ACE저해제가 뇌혈류자동조절의 하한치를 낮은 수치 쪽으로 이동시켜 개선시킨다는 사실이 알려졌지만 뇌졸중의 재발예방효과에 대해서는 페린도프릴을 이용하여 현재 진행중인 대규모 임상시험 PROGRESS11)의 결과를 기다려야 한다.

당뇨병환자의 예후 개선

최근 당뇨병을 동반하는 고혈압환자에 대한 ACE저해제의 예후개선효과도 잇달아 보고됐다. 고혈압환자에서 이뇨제, β차단제와 ACE저해제 캡토프릴의 유용성을 비교한 CAPPP12)에서는 1차엔드포인드의 심혈관합병증의 발병률, 사망률에는 양쪽군에서 차이가 없었지만 당뇨병합병 고혈압환자에서는 엔드포인트의 발생률은 캡토프릴군에서 유의하게 낮은 것으로 판명됐다(그림6).

그림6. CHF에 의한 입원의 감소와 갭토프릴이 당뇨병합병 고혈압환자에서 엔드포인트발생에 미치는 효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