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산 연령의 상승과 핵가족화가 진행되면서 불임치료에 대한 관심은 더욱 높아지고 있다. 일반적으로 불임은 여성의 문제로 다루어지기 쉽지만 과연 남성측에서 할 수 있는 방법은 없는 것일까-.

얼마전 일본에서는 ‘불임의 원인의 50%는 남성:전문의가 말하는 남성 불임 실태’라는 세미나가 열렸다. 특히 이번 세미나에서는 불임치료를 받고 싶어하는 기혼 남녀 1,015명을 대상으로 불임치료에 관한 앙케이트 결과가 발표됐다. 그 결과에 대해 알아본다.

남성 불임증은 치료가능

남성 불임증은 대체로 가임 연령의 남녀가 임신을 원하고 어느 일정 기간 부부관계를 하는데도 불구하고 임신이 안되는 상태로 정의되고 있다.

하지만 이 ‘일정 기간’의 기준은 각 나라의 관련 학회마다 다르다. 즉 일본산부인과학회에서는 2년, 대한생식학회와 미국생식의학회에서는 1년으로 각각 다르다.

인구보건복지협회와 건강보험공단의 통계에 따르면 한국의 불임부부는 2006년 15만7652명(여성13만3653명, 남성 2만3999명)으로 2002년에 비해 약 50% 증가했다. 일본의 불임부부는 약 10%로 알려져 있다.

또한 세계보건기구(WHO)가 1996년에 7,273쌍의 부부를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는 불임 원인이 여성에만 있는 경우는 41%, 남녀 모두에 있는 경우는 24%, 남성에만 있는 경우는 24%로 불임 원인의 48%가 남성에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남성 불임증의 원인은 주로 무정자증, 핍정자증(정자부족증), 정자무력증, 성교장애, 사정장애를 들 수 있다.

남성 불임증 진료에서 진단 포인트는 (1)정자 생산기능의 저하(정상:정자 농도 2,000만/mL이상) (2)정소 크기의 축소(정상:15mL 이상) (3)혈중난포자극호르몬(FSH)치 상승(정상:2.9∼8.2mIU/ mL)―을 들 수 있다.

남성 불임자 259례의 원인은 핍정자증이 31.7%로 가장 많았으며 그 뒤를 이어 무정자증 29.7%(폐색성 10.4%, 비폐색성 19.3%), 정자무력증 10.8%, 발기장애(ED)·사정장애 7.7%, 역행성 사정 3.1% 순이었다.

남성 불임에서 주요 치료법은 정관 절제술 후 정로폐색(정자는 생산되나 배출이 안되는 것)에 대한 정관 정관문합술, 저고나드트로핀성 성선기능 저하증(MHH)에 대한 유전자변화 사람FSH제제(r-hFSH)/사람 융모성고나드트로핀(hCG) 요법, 무정자증에 대한 정소내 정자채취술(TESE)-난세포질내 정자 주입법(ICSI)이다.

남성 불임증 중에서도 무정자증은 일반 남성에 비해 염색체 이상 발생 빈도가 몇십배 높기 때문에 유전될 위험이 있다.

따라서  TESE 시행 환자에는 말초혈림프구의 염색체를 검사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일본 오기쿠보병원 오하시 부장은 “남성불임을 치료하여 정자가 나오더라도 정액소견이 나쁜 경우에는 산부인과에서 보조생식기술(ART)이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불임 치료의 최종 목표는 임신하여 아기를 얻는 것에 있는 만큼 부부간에 협력하는게 가장 중요한 열쇠라는 것이다.

불임·남성불임 이해도 매우 낮아

지난 6월 일본에서는 다국적 제약사 머크세로노(주)가  25세 이상 45세 미만 기혼 남녀 1,015명(남성 505명, 여성 51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불임으로 고통받는 기혼 남녀의 불임 의식 조사’를 실시했다. 이번 조사의 큰 특징은 불임에 대한 남녀간 의식 차가 매우 다른 것으로 나타났다는 점이다.

‘남성에게 불임의 원인이 어느정도 있는가’라는 질문에 남녀 모두 30%만이 정확하게 대답했으며 ‘남성 불임의 치료법이 있다는 사실을 아는가’라는 질문에는 10%로 나타나 남성 불임에 대한 지식·인지도가 매우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불임 검사를 받을 때 ‘부부가 같이 가고 싶다’는 남성은 63.6%인데 비해 여성에서는 ‘혼자 가고 싶다’가 59.0%를 차지했으며, 남성 4명 중 1명은 ‘배우자가 먼저 받기를 바란다’고 응답했다.

불임 검사에 대해 남성에서는 50% 이상, 여성에서는 40% 이상이 “불임으로 고통받아도 검사는 받지 않는다”고 응답했다. 그 이유로 남성에서는 “시간이 없어서”(38.6%), 여성에서는 “검사 결과가 무서워서”(41.6%)라는 응답이 가장 많았다.

불임 치료에 대한 불안감과 관련하여 남성 72.1%, 여성 92.6%는 “신경쓰이거나 불안하다”고 응답했으며, 불안한 내용으로는 남녀 대부분 “치료 비용”을 꼽았다(남성 71.2%, 여성 85.8%).

두 번째 이유로는 남성의 경우 “신뢰할만한 정보가 부족해서”(44.0%), 여성의 경우는 “치료시 육체적 고통이 있어서”(69.9%)를 들었다.

불임 치료시 예상하는 비용에 대해 남녀 모두 “10만엔 이상∼50만엔 미만”(남성 41.2%, 여성 38.4%)이 가장 많았으며 “100만엔 이상∼300만엔 미만”(남성 23.8%, 여성 26.1%)이 그 뒤를 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