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비스바덴】 신경인성 통증에 대한 치료는 최근 몇년새 상당히 개선됐지만 그렇다고 통증에서 완전히 해방되는 수준까지는 이르지 못했다.

크리스천·알브레히트대학병원 신경내과 랄프 바론(Ralf Baron) 교수는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환자의 통증, 증상, 합병증에 맞춰 치료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다음은 교수와의 일문일답.

Q 신경인성 통증의 특징은 무엇인가.

- 신경인성 통증은 말초신경계 또는 중추신경계에서 감각전도로인 구심계가 손상받아 발생한다.

안정시 통증(대부분 작열통) 또는 찌르는 듯한 통증 외에 통각 과민 내지 이통증(異痛症) 같은 유발성 통증이 추가되는 특징이 있다.

진단 시에는 예를 들면 관절증이나 관절염에서 발생하는 만성 염증성 통증같은 침해성 통증과 구별해야 한다. 신경인성 통증과 침해성 통증은 치료법이 다르기 때문이다.

신경인성과 침해성 요인을 모두 나타나는 통증에서는 통증 전체에서 신경인성의 통증이 차지하는 비율을 확인해야 한다.

Q 신경인성 통증을 정확히 진단하려면...

- 문진에서 중심이 되는 것은 환자의 과거력이다. 이 때 통증의 발생시기, 지속 기간, 시간적 경과, 특징, 발현 부위, 나아가 기능장애의 유무, 효과를 보지 못한 치료, 중요한 합병증(불안, 우울, 수면장애)에 대해서도 확인한다.

유발성 통증은 접촉 자극이나 온·냉 자극을 가하는 간단한 임상 테스트로도 확인할 수 있다.

만성 통증 증후군에서 신경인성의 관련성을 파악하려면 예를 들어 painDETECT같은 스크리닝용 질문표를 이용한다. 이 때 신경인성의 통증 증후군이 의심되면 신경생리학적 검사나 영상진단법으로 신경계 장애 유무를 확인한다.

Q 신경인성 통증 치료의 원칙은 무엇인가.

- 치료는 되도록 초기에 집중적으로 실시해야 한다. 이는 급성의 대상포진 발생 후 신경통, 급성 신경근장애, 환지통 예방에 중요하다.

대증요법을 하기 전에 원인요법 또는 치유를 목적으로 한 치료가 가능한지를 파악한다. 그리고 가능할 경우 그 방법으로 교체한다. 예를 들면 당뇨병 환자에서는 혈당관리를 철저히 하도록 한다.

중요한 것은 환자와 같이 현실적인 치료 목표를 정하는 것이다. 일부를 제외하고는 통증이 완전히 사라지지 않으며 대부분 50∼80%의 통증만 감소된다.

따라서 다양한 치료법이 필요하다. 구체적으로는 각종 약물요법, 심리요법, 이학요법, 경피적 통전신경자극치료(TENS), 개입적 치료 등을 고려해야 한다. 

Q 현재 신경인성 통증에 대한 기초 치료로 어떤 약물요법을 하고 있나.

- 약물치료의 중심은 질환의 원인에 관계없이 다음 4종류를 들 수 있다.

(1)3환계 항우울제(아미트립틸린, 노르트립틸린, 데시프라민) 혹은 세로토닌·노르아드레날린재흡수억제제(SNRI:둘록세틴, 벤라팍신)

(2)뉴런의 Ca채널에 작용하는 항경련제(가바펜틴,프레가발린)

(3)막을 안정시키는 항경련제(카바마제핀, 옥스카바마제핀, 라모트리진)

(4)장시간 작용형 오피오이드

경험상, 치료를 시작할 때 이미 위에서 언급한 작용물질군의 2∼3종류를 병용해야 하는 경우는 많지만 단계적인 치료 프로토콜이 정해져 있지는 않다. 

Q 항우울제 투여시 주의점은 무엇인가.

- 3환계 항우울제에는 항우울 작용과는 별도로 진통작용도 갖고 있다. 따라서 우울증 보다는 낮은 용량으로 효과를 얻을 수 있다. 효과적인 용량으로 조절해야 하지만, 특히 고령환자에서는 1일 10mg부터 시작하여 이후 4일 마다 하루 10∼25mg씩 늘려나간다.

대체적으로 효과와 부작용 위험을 감안했을 대 적절한 용량은 50∼100mg으로 생각된다.

단 3환계 항우울제는 부작용 발현율이 높고 졸음, 체중증가, 입마름, 배뇨장애, 심독성을 일으킬 우려가 있다. 따라서 고령 환자에 사용할 경우 심전도 검사는 필수다.

반면 SNRI에서는 부작용은 확실히 적지만 벤라팍신은 당뇨병성 신경장애에 효과적임에도 불구하고 독일에서는 이에 대한 적응증은 승인받지 못하고 있다. 둘록세틴은 1일 30mg을 첫번째 투여량으로 하여 4∼5일 후에 60mg으로 늘려나간다. 

Q 항경련제는 어떤 효과가 있나.

- 가바펜틴과 프레가발린은 다양한 신경인성 통증 증후군에 충분한 효과를 발휘하며 내약성도 우수하다. 게다가 프레가발린에는 수면을 개선시키고 불안을 진정시키는 효과도 있다.

가바펜틴은 투여량이 너무 적은 경우가 많다. 효과는 1일 1,200mg을 웃돌아야 나타나며 최대 3,600mg까지 늘릴 수 있다. 약 3일 마다 300mg씩 늘려나가는데 이때 췌장의 효소를 확인하는게 필요하다.

프레가발린은 우선 야간에 75mg을 투여하고 2∼3일 후에 1회 75mg을 1일 2회 투여로 늘린다. 여러 질환을 갖고 있는 환자에는 좀더 낮은 용량부터 시작한다. 목표 용량은 300∼600mg이다. 또한 삼차신경통에는 카바마제핀이 제1선택제다.

Q 오피오이드는 실제로 신경인성 통증에 대한 1차 치료에 포함되나.

- 여러 국제적전문학회는 항우울제나 항경련제 등 기존 약물의 효과가 없는 경우에만 오피오이드를 투여하도록 추천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의 치료법의 대부분은 작용 기전이 다른 여러 약제를 병용하기 때문에 오피오이드없이 해결하기란 거의 불가능하다.

이 경우 장시간 작용형 제제(서방제 또는 첩부제)를 우선적으로 사용한다. 그리고 작용이 약한 약제부터 시작하고 치료 효과가 얻을 수 없을 경우에는 좀더 강력한 오피오이드로 교체한다는 세계보건기구(WHO)의 단계적 치료법이 유용하다.

Q 약효 발현까지 얼마나 필요한가.

- 이러한 증상을 치료하는데는 인내가 필요하다. 그리고 약제 효과를 판정하는 적절한 시기는 충분한 고용량을 적어도 3∼4주간 투여한 다음에 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