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바트·오르프】 미국가정의학회와 미국소아과학회가 급성중이염 가이드라인을 합동 발표하면서 미국에서는 중이염에 대한 항균제 사용법이 논란을 일으켰다.

한편 독일에서는 에팅겐의 이비인후과의사인 프리츠 메이에르(Fritz Meyer) 박사가 “소아 중이염의 약 3분의 1은 바이러스성이라서 항균제 사용은 되도록 피해야 한다”고 Practica 학회에서 강조했다.

2세 미만 귀염증 환아에는 항균제

과거 소아 중이염에는 유양돌기염이나 수막염 등의 중증 합병증을 예방하는데는 항균제 투여가 필수조건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항균제 투여에 대해 신중한 견해가 증가하고 있다. 여러 연구에 따르면 항균제를 조기 투여하는 미국내 치료 성적은 환아 3명 중 1명에만 항균제를 투여하는 네덜란드의 치료 성적보다 우수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나 있다.

유양돌기염과 같은 중증 합병증에는 항균제를 조기 투여해도 100% 예방할 수는 없다. 통증 감소효과 역시 얼마 되지 않는다.

그런데도 세균성 중이염이 의심된다면 고막의 발적이나 종창, 고실삼출액의 저장, 인두편도 비대의 여부를 조사함과 동시에 환아에서의 귓병 기왕력이나 알레르기 유무에 대해 보호자에게 반드시 물어야 한다.

아울러 가정내 흡연자가 있는지, 그리고 환아가 아직 공갈 젖꼭지를 사용하는지 여부도 귀염증을 조장하는 요인이기 때문에 질문해야 한다.

항균제 투여 여부를 결정할 때에는 고열, 복통 또는 설사, 환아의 식사 거부 등 전신상태를 체크해야 한다.

메이에르 박사는 기본적으로 2세 미만의 귀염증 환아에게는 반드시 항균제를 투여한다.

또한 전신상태의 불량, 양측성 급성귀염증이 나타나거나 한쪽 귀만 들리는 경우에도 항균제를 투여한다.

구개열 등 해부학적 구조가 특이한 환아, 과거에 귀염증이 발병했을 당시 합병증을 일으킨 환아도 마찬가지다.

이밖에 항균제 투여가 바람직하다고 생각되는 경우는 고열이 지속되거나 경련 발작의 기왕력을 가진 경우 등이다.

박사는 중이염 환아에 항균제를 사용하는 경우, 우선 아목시실린을 투여하고 그래도 부족한 경우에는 아목시실린과 클라부란산을 병용 투여하고 있다.

불내성을 보인 경우에는 대개 세프록심 또는 아지스로마이신을 사용한다. 합병증이 나타나지 않으면 5일간 투여로도 충분하지만, 2세 미만의 환아 또는 고막이 천공된 환아에는 8일간 이상 투여해야 한다. 또한 귀염증의 재발에 대해서는 아목시실린과 클라부란산을 10일간 병용 투여하는게 바람직하다.  

점이제보다는 점비제를

메이에르 박사는 항균제가 불필요할 경우에는 우선 해열제와 진통제를 투여한다.

동통이 강한 경우에는 이브프로펜을, 발열이 심한 경우는 아세트아미노펜을 이용하고 있다.

또한 비점막 종창을 억제하는 점비제를 이용하면 치유 자체는 촉진되지 않지만 환아의 호흡이 편해지기 때문에 잠을 쉽게 잘 수 있고 식사 섭취량(특히 음료 섭취량)이 증가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박사는 기본적으로 중이염에 대한 점이 항균제 처방을 삼간다. 점이제는 통증을 약간 줄일 수는 있어도 알레르기를 유발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박사는 “되도록 항균제 투여를 삼가고 위험 발생을 억제시키는게 바람직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진찰 당일에는 다음날에도 진찰받도록 하고 환아 어머니에게는 다음과 같은 내용을 주지시켜야 한다.

즉 (1)48시간 이상 계속되는 발열이 있는지 (2)정신 혼미 및 복시가 있는지 (3)머리를 앞으로 숙였을 때 머리 뒤쪽에 통증이 발생하는지 (4)구토를 동반하는 두통이 있는지- 등이 합병증의 경고 사인이다. 그리고 이럴 경우에는 주말이나 야간이라도 즉시 의사에게 알려야 한다는 사실을 강조해야 한다.

그러나 중증 합병증이 발생하는 경우는 드물다. 예를 들면 박사가 오랜 진료경험상 만난 경우는 유양돌기염 1례의 보고 뿐이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