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텍사스주 댈라스】 동맥경화가 고령자의 학습능력이나 기억능력을 떨어트린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메릴랜드대학 심리학과 샤리 왈드스타인(Shari R. Waldstein) 교수는 노화연구 참가자 1,749명을 대상으로 동맥경화의 정도와 뇌기능의 관련성을 검토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Hypertension(2008; 51: 99-104)에 발표했다.

맥파전파 속도 이용

나이가 들면서 동맥은 딱딱해지고 이러한 상태가 진행되면서 수축기혈압(SBP)이 상승한다. SBP 상승은 심혈관질환(CVD) 위험이 높아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동맥경화의 지표에는 맥압(PP), 그리고 보다 직접적인 맥파전파속도(PWV)가 있다.

공동연구자인 미국노화연구소(NIA) 심혈관과학연구소 임상심혈관연구부장인 세이머 나자르(Samer Najjar) 박사는 “심장이 박동할 때마다 혈액은 박출되면서 물결처럼 대동맥을 타고 기관에 도달하는데 이 때 대동맥이 팽창하게 된다. 이러한 PWV는 측정이 가능하며 동맥벽이 딱딱할수록 맥파는 빠르게 이동한다”고 설명했다.

PWV는 PP보다 예민한 지표로 알려져 있지만 PP와 PWV의 상승은 모두 뇌졸중 등 CVD의 독립된 예측인자라는 사실이 지금까지 연구에서 밝혀져 있다.

기억력에 큰 차이

이번 연구에서는 1958년에 NIA가 시작하여 현재도 진행 중인 볼티모어노화종단연구(Baltimore Longitudinal Study of Aging)의 참가자 1,749례(평균 57세)에서 얻어진 데이터를 검토했다. 피험자는 첫번째 스크리닝에서는 치매와 뇌졸중이 없었다.

14년간 추적하는 도중 스크리닝을 반복해 맥압의 상승 여부를 검토하고 언어기억과 비언어기억(언어과 그림의 상기), 작동기억(정보를 보호 유지해 처리하는 능력), 주의력 등 광범위한 뇌기능 검사를 정기적으로 실시했다.

이번 연구에서는 11년간 추적한 582명(남성 258명, 여성 324명)의 측정 데이터도 분석됐다. 다만 PWV는 시험시작 당시의 측정치만 포함시켰다.

그 결과, PP 및 PWV 상승이 기억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밝혀졌다. 왈드스타인 교수는 “동맥경화가 진행되는 증례에서는 시간이 흐를수록 학습, 기억과 작동기억이 낮아졌다. 연구에서는 치매나 뇌졸중으로 진단된 증례는 분석 대상에서 제외시켰다는 점에서 이번 분석 결과는 동맥경화의 정도가 치매나 뇌졸중 기왕력이 없는 증례에서 인지기능 저하와 관련있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한편 주의력, 손과 눈의 협조, 물건 명칭을 맞추는 능력이나 유창한 대화에는 동맥경화의 영향을 받지 않은 것으로 나타나 “특정 뇌영역이 동맥경화의 영향을 받기 쉬운 것같다”고 교수는 추측하고 있다.

한편 이번 연구에서는 현재 얻을 수 있는 PP와 인지기능이 반복 실시된 동시 검사수치를 사용하여 광범위한 신경심리학적 검사를 실시했으나, 피험자는 교육수준이 높고 백인 비율이 높아 다른 집단에서도 해당된다고는 할 수 없다.

뇌기능보호 위한 동맥경화 대책

나자르 박사는 “동맥경화와 관련된 위험인자를 치료하면 결국에는 고령자의 뇌기능을 보호 유지하는데도 도움이 된다”면서 향후 동맥경화가 정신기능을 유지를 위한 약물요법의 타깃이 될 가능성을 시사했다.

박사는 또 “뇌기능 유지를 위해 동맥경화를 직접 타깃으로 하는 새로운 클래스의 약제가 개발될 가능성이 있다”면서 각종 클래스의 강압제를 검토하여 PP 및 PWV와 인지기능의 관련성을 조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