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오레건주 포틀랜드】 오레건보건과학대학과 포틀랜드재향군인의료센터 정신과 폴 버거(S. Paul Berger) 교수는 고혈압과 전립선비대증 치료에 사용되는 알파1차단제 프라조신이 외상 후 스트레스장애(PTSD)나 알츠하이머병(AD), 우울증, 정신분열증 등에 의한 뇌손상을 억제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고 미국신경과학회(SfN)에서 발표했다.

현재 프라조신은 향정신약물로 처방되고 있지만 이번 연구에서는 스테로이드 호르몬인 글루코코르티코이드 농도의 상승을 억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대뇌피질에서 감성과 기억처리를 담당하는 해마에서 글루코코르티코이드 농도가 상승하는 것은 신경 임펄스를 전달하는 신경분지의 위축, 그리고 신경세포사와 관련했다.

버거 교수는 “사람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코르티코스테로이드는 인지기능에 악영향을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프라조신은 스트레스호르몬인 코르티코스테로이드의 과잉분비로 인한 장애로부터 뇌를 보호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뇌속에서 글루코코르티코이드의 분비를 유발하는 신경화학반응은 스트레스에 의해 활성화되는 것으로 보이며 혈중 글루코코르티코이드 농도의 상승은 정신분열증이나 우울증, PTSD, AD 등의 정신질환과 관계하고 있다.

또 치매에 걸리지 않은 고령자에서는 이 메커니즘이 인지기능 저하에 관여한다는 사실도 나타났다.

교수는 재향군인의 PTSD에 대해 언급하면서 “이번에 우리는 공격을 받지 않을까 항상 걱정하면 고농도의 스테로이드에 노출된다는 가설을 세웠다”고 말했다.

뇌에서의 글루코코르티코이드 농도가 낮은 경우에는 항염증작용을 보이지만 높아지면 산화스트레스를 유발하는 효소의 발현이 항진되어 신경세포를 상해하는 염증기전이 활성화된다.

예방적 투여효과 미확인

고농도의 글루코코르티코이드에 단 한번 노출돼도 신경을 상해시키는데는 충분하다고 한다. 지금까지 연구에서는 인공적으로 합성한 글루코코르티코이드로 류마티스관절염 등의 자가면역질환을 치료하면 정신질환이나 ‘스테로이드치매’라는 인지기능장애 등의 중증 기분장애가 유발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연구는 전 오레건보건과학대학 교수인 아틀라프 다베시(Altaf Darvesh)박사가 주도한 것으로 프라조신의 영향을 검토하기위해 글루코코르티코이드의 1종인 덱사메타존을 래트에 투여하여 신경독성의 마커인 열쇼크 단백질(Hsp) 70의 발현량을 조사했다.

실험에서는 프라조신으로 전처리하자 대뇌피질에서의 덱사메타존 유발성 Hsp 70 발현을 유의하게 지연시킬 수 있었다.

버거 교수는 “스트레스에 노출된 사람 대부분은 코르티코스테로이드농도가 높지만 문제는 뇌손상을 예방하기 위해 프라조신을 미리 투여해도 좋은지의 여부”라고 설명했다.

교수는 향후 연구에서 스테로이드에 의한 뇌손상 부위와 그 기전, 프라조신이 뇌손상 예방에 가장 효과를 발휘하는 적절한 투여시기를 검토할 예정이다.

교수는 “이번에는 뇌손상만 검토했지만 스테로이드는 래트와 사람 양쪽에서 인지기능장애에 관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다음 단계는 뇌손상과 인지기능에 미치는 영향과의 상관관계를 검토하고 뇌손상을 막음으로써 인지기능을 보호할 수 있는지를 확인할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