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증 치료위해 유전자 연구 지속돼야
유전자 기능파악으로 맞춤치료 가능

여 25%, 남 12%
우울증 경험

우울증은 인간이 경험하는 가장 대표적인 정신질환 중의 하나로 전 세계적으로 성인의 10%(약4억5천만명)가 우울증에 이환되어 있으며 평생 유병률이 17%로 매우 높다.

성별에 따른 발병빈도에서의 차이도 현저해 여성의 10~25%, 남성의 5~12%가 일생동안 한번은 우울증을 경험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최근까지 많은 연구에도 불구하고 우울증의 원인 및 기전은 명확하게 규명되지 않고 있으며 예방 및 개개인에 대한 치료 방법에 있어서도 많은 한계를 보여왔다.

최대 50%
유전적 영향 받아

우울장애의 원인은 복합적이고 다중적인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생물학적, 사회문화적 요인들과 인간관계에서 비롯되는 요인들이 관련된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우울장애 환자의 약 40~50%에서 유전적 소인이 관찰되어 여러 유전자가 질병의 발병 등에 관여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으나 관련 유전자의 검색 및 유전적 특성 규명 등이 어려운 실정이었다.

또한 우울증의 약물치료의 경우 trial and error방식으로 진행되어 왔기 때문에 약물의 효과가 환자에 따라 다르게 나타나거나 치료저항이나 부작용 등이 발생하여도 원인 규명이나 기전 연구 등에 어려웠다.

최근 Human Genome Project (HGP)의 완성으로 약물 치료효과나 이상반응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여러 관련 유전자의 대규모 검색과 발굴이 가능한 약물유전체 (pharmacogenomics) 연구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약물유전체연구 필요


특히 항우울제 치료 시 약물에 반응하지 않거나 이상반응이 나타나는 등 개인별 반응차이가 크고 치료 경과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항우울제의 약물유전체 연구가 매우 필요한 실정이다.

질환이나 약물에 대한 반응 등의 표현형에 관여하는 유전적 변이의 90 %는 단일염기다형성에 의하여 유발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국고유유전자
발견 노력 필수

현재까지의 연구에 의하면, 단일염기다형성의 55 %는 전세계적으로 동일할 것으로 추정되고 나머지 45 %만이 민족이나 인종에 따라 서로 다를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따라서 여러 민족이나 인종에서 약물유전학적으로 중요한 유전자 다형성을 발굴하고 이에 대한 특허 확보 경쟁이 점차 치열해지고 있으며 약물반응과 관련된 한국인 고유의 유전자 변이의 발굴 및 규명은 매우 중요하다.

아울러 항우울제의 약물 유전체 연구를 위해서는 우울장애 및 항우울제 반응과 관련 있는 기존의 후보유전자의 단일염기 다형성 연합연구가 필요하다.

또한 정신작용약물의 반응에 영향을 미치는 단일염기 다형성의 기능 변동을 규명하고 cDNA microarray 등의 대량 검색을 통한 약물효과의 개체차와 관련된 유전자와 생물학적 표지자를 대규모로 발굴하는 연구들은 시행 착오없는 개인별 맞춤치료를 위해서 필요하다.


SNP와 항우울제
약물반응관계 규명

고려대 정신과 이민수 교수는 우울증 환자에 따라 서로 다르게 나타나는 항우울제의 치료효과에 영향을 미치는 유전자 및 유전자의 다형성을 규명했다.

또한 Human cDNA microarray 방법을 이용하여 환자의 표현형이나 항우울제에 의하여 변동되는 유전자를 대규모 검색하여 항우울제의 반응 및 질병경과 등을 예측할 수 있는 생물학적 표지자 개발 연구를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

연구성과로 신경전달물질과 관련된 serotonin transporter, Serotonin receptor 2A(HTR2A), Serotonin receptor6(HTR6), 신호전달에 관련된 G-protein   β3 gene (GNB3), 신경호르몬의 일종인 Brain-derived neurotrophic factor (BDNF) genes을 선별하여 이들 유전자의 단일염기다형성(SNP)와 항우울제 약물반응 효과의 관계를 규명하였다.

우울증 치료에 대한 단일염기다형성(SNP)와 관련성 연구결과는 [표]와 같다.

[표] 단일염기다형성과 관련된 연구결과
 

자살 80% 우울증과 연관


우리나라는 작년까지 자살증가율 1위를 기록해오다가 올해를 기점으로 OECD 가입국중 자살율 1위의 오명을 씻게 됐다.

올해초 많은 사람의 사랑을 받던 고 이은주 씨를 비롯하여 많은 아까운 생명을 자살로 인해 잃고 말았다. 자살의 80%이상은 우울증과 연관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우울증은 치료가 잘되는 질환이지만 안타깝게도 한국적 현실에서 정신과의 문턱을 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이런 현상에는 사회적 낙인이라는 편견과 함께 정신과 약물은 부작용이 많고 의존이 생기기 쉽다는 오해가 작용하고 있다.

맞춤치료위한
약물유전체학 연구

1990년대 프로작 이래 새롭게 개발된 많은 항우울제는 우울증 치료에 있어 괄목할만한 성과를 가져다 주고 있다.

우울증은 치료가능한 질환이며 항우울제는 안전한 약물이라는 인식이 확대되어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울증의 약물 치료의 효과는 개인 차가 크고 어떠한 항우울제가 효과적인지 미리 예측하기 힘들다. 또한 일부 환자는 항우울제에 예측하지 못한 부작용을 경험하기도 한다.

이러한 어려움에 따라 임상의는 시행착오를 불가피하게 경험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현재 각광받고 있는 약물유전체학 연구는 인간의 유전자형에 따라 치료반응과 부작용을 미리 예측하고 현재 치료반응에 대한 표지자를 제공하여 시행 착오없는 개인별 맞춤치료를 제공하는데 그 목적을 두고 있다.

유전자 발굴 지속돼야


이민수 교수는 이런 항울제의 반응과 유전자 다형성 사이의 연관성에 대한 연구들을 보고했다.


특히, 우울증의 후보유전자들 Serotonin trans-porter, Serotonin receptor 2A, Serotonin receptor 6, G-protein β subunit와 Norepinephrine transporter에서의 유전자 다형성에 관한 연구 결과들에 초점을 맞추었다.

선택적 세로토닌 재흡수제(SSRI)중, 특히 진정한 SSRI라 불리는 Citalopram을 투여한 뒤 피실험자들에게서 채취한 혈액 샘플을 cDNA microarray로 조사한 결과 이런 5-HTTLPR, HTR2A, 5-HT6, GNAS에서의 유전적 변이와 항우울제의 치료효과 사이에 의미 있는 연관성이 발견됐다.

유전자 전사 프로파일 연구에서도 항우울제의 작용과 일치하는 유전자의 Up or down regulation이 발견되었다.  예를 들어 세로토닌 2A 유전자에서 A를 가진 군과 가지지 않은 군 사이에는 4주 때의 치료반응에 있어 다음과 같은 차이를 보였다. [그림]


[그림] Frequencies of allele carriers of the -1438A/G polymorphism of 5-HTR2A in MDD patients after 4 weeks of medication
 

이러한 방식으로 우울증에 관여하는 유전자 다형성이 밝혀지면 시행 착오없이 개인에 따른 맞춤치료가 가능해져 실제 치료에 상당한 기여를 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우울증의 발병에는 다양한 유전자가 복합적으로 작용하기 때문에 다양한 유전자가 각기 연관을 통해 적은 효과를 미칠 가능성이 높다.

이 교수는 향후 이런 유전적 다형성과 관련된 후보유전자의 발굴 및 기능적 연구에 주력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비만에 대한 약물유전체학 접근


최근 10년 사이에 비만만큼 의학의 관점이 달라진 분야는 많지 않을 것이다. 10년 사이 미국 대부분 주의 주민 30%이상이 비만이 문제가 되고 있고 그 속도는 점차로 가속화되고 있다.

과거에는 미덕으로 여겨지던 풍만한 육체는 각종 성인병 등 질병의 근원으로 지목받고 있으며 그 기전이 점차 밝혀지고 있다.

그러나 비만에 대한 의학적 과학적 접근의 여러영역 중 정신과 영역에서의 약물유전체학적 접근은 국내에는 아직 생소한 분야였다.

이 분야의 세계적 석학인 UCLA의 줄리오 리시뇨(Julio Licinio) 교수는 유전자-환경 상호작용의 대표적인 질환 중의 하나인 비만과 우울증에 관한 약물유전체학적 연구결과들을 발표하였다. 

렙틴 투여로 체중감소


리시뇨 교수는 첫째 렙틴결핍(Leptin deficiency)으로 특징 지워지는 유전적인 기초를 갖는 비만 증례를 소개하며 유전적 변이가 치료반응에 있어서 어떤 차이를 유발하는지에 대한 연구 결과들을 발표하였고 이런 연구 결과들을 우울증의 연구결과들과 비교하였다. 이러한 유전자의 변이가 나타나는 증례는 비만환자 중에는 일부지만 이런 환자들은 렙틴의 투여로 현격한 체중감소를 보였다.

리시뇨 교수는 이러한 증례에 대해 렙틴 투여전후의 체중변화에 대한 사진과 동영상, 식사습관이 달라진 한 아이의 동영상 등 다양한 프리젠테이션 기법을 동원하여 직접 보여주는 방식으로 강의해 참석자들의 호평을 받았다. 

Homozygosity 치료반응이 더 좋아


리시뇨 박사는 또 LA에 거주하는 우울증에 이환된 멕시칸-아메리칸들에 대한 연구에서 CRHR1 genotype과 항우울제 Fluoxetine or Desipramine에 대한 치료반응과의 상관성을 제시하였다.

불안수준이 높은 집단에서 GAG haplotype의 Homozygosity가 더 치료반응이 좋은 결과를 보였으며 우울척도에 있어서도 GAG haplotype의 Homozygosity가 Heterozygous보다 더 치료반응이 좋은 결과를 보였다. 

생물정신의학에서의 치매연구 
치매유발 생물학적 표지자 발견, 감별진단연구 개발 중

고령화 사회를 눈앞에 둔 우리사회에 있어 치매는 가장 중요한 주제중 하나이다. 치매는 이환된 본인뿐 아니라 가족과 사회에 장기간에 걸쳐 엄청난 부담을 주는 질환이다.

최근 몇 년간 인지기능 저하에 효과있는 다양한 약물이 개발되어 왔고 치매의 행동적 심리적 증상에 대한 정신과적 치료가 본인과 가족의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는 길을 제시해왔지만 아직까지 치매의 명확한 병태생리와 원인적 치료는 갈 길이 먼 것이 현실이다. 

감별진단위한 연구 진행 중

오사카 대학의 Masatoshi TAKEDA 교수는 생물정신의학 분야에서 치매에 대한 연구 결과들을 발표하였다.

베타아밀로이드 단백질이 규명된 후 최근 20년 간 알쯔하이머 치매에 대한 신경생화학적 연구는 괄목할만한 성장을 하였고 베타아밀로이드 단백질중  Amyloid precursor protein(APP)과 관련이 있는 21번 염색체에 있는 새로운 유전자가 클로닝되면서 알쯔하이머 치매의 분자생물학적 병태생리가 일부 밝혀지게 되었다.

이런 신경생화학적 연구들이 진행되면서 몇 가지 생물학적 표지자들이 발견됐고 현재 감별진단에 대한 연구가 개발되고 있다. 이런 알쯔하이머에 대한 연구결과들은 향후 정신과적 질환들에 있어서의 인지 기능의 저하에 대한 이해와 치료에 중요한 토대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Mini  Interview  -이민수 이사장 -
“성년맞아 학회를 더욱 알차게”
20주년을 맞아 과거와 현재를 되짚어보고 미래를 조망하는 뜻깊은 자리였다. 그동안 많은 발전을 해왔지만 앞으로는 질적으로 더욱 성장하는 기반을 만들어야 할 것이다.
특히 학회는 학술연구를 위해 모인 만큼 임상과 기초를 잘 연결할 수 있는 부분들을 찾아 서로 윈-윈 할 수 있는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또한 환자치료가 무엇보다 중요한 만큼 많은 부분을 집중해야 한다. 이를 위해 첫째 맞춤치료에 노력하고, 둘째 원인요소파악에 집중하며 셋째 예방적 관리를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