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피부과학회 제57회 춘계학술대회가 지난 4월20∼21일 경주 현대호텔에서 개최됐다. 이번 학술대회는 개원의 94명을 비롯해 총 507명이 참가했다. 학회 구성은 대회장 강연, 특별강연, 초청강연, 수혜자보고, 세계피부과학회 한국유치 보고, 피부외과 워크숍, 9개(모발, 피부병리, 피부진균증, 접촉피부염 및 피부알레르기, 피부 미용, 건선, 아토피피부염, 피부외과, 치료)의 심포지움이 열렸으며 303편의 포스터 연제가 발표됐다. 특히 병원신임평가 규정변경 설명회와 의료개방과 한국의료의 전망에 대한 정책포럼에는 회원들이 높은 호응을 이끌어냈다.

대회장 강연
▶임상사진 촬영기법 소개


충남의대 박장규 교수는 임상사진의 촬영기법 및 술기에 대해 발표했다. 특히 피부과에서 임상사진은 병력지의 일부로서 매우 중요한 자료일 뿐 아니라, 효과적인 교육자료로 이용할 수 있고 환자에게 병변의 경과와 치료 전후를 비교하여 보여줌으로서 진료의 신뢰도를 높일 수 있다.

따라서 피부과 의사는 좋은 임상 사진을 찍을 수 있는 술기를 익히는 것 뿐 아니라 사진 촬영의 표준화가 필요하다. 이번 강의를 통해 박 교수는 기본적인 촬영기법, 촬영환경 및 임상사진의 표준화에 대한 유익한 내용을 제공하였다.

외국연자 초청강연
▶피부과학의 최신지견 교류

이번 학회에서는 호주 멜버른대학 성빈센트병원 피부과 Robin Marks박사의 ‘The public health approach to control of skin disease in the community : maximising the effect in times of economic rationalism’를 비롯해 미국 콜로라도 Patrick J. Lillis박사의 ‘Complications of tumescent liposuction’ 특강, 미국 Geffen-UCLA 피부과 Scott W. Binder박사, 프랑스 루이 파스테르 대학 Prof. Jean-Pierre Lepoittevin 등의 초청강연이 있었다.

또한 과거 어느 때보다 많은 강연을 통하여 국내 뿐 아니라 국제무대에서도 대한피부과학회의 위상을 높이고 앞으로 교류의 폭을 더욱 확대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려는 노력을 보여주었다.

제22차 세계피부과학회 한국 유치보고

유치위원회 은희철 위원장은 세계피부과학회의 한국유치를 위한 보고를 했다. 세계피부과학회(World Con-gress of Dermatology)는 1889년 프랑스 파리에서 처음 개최된 이후 매 5년마다 개최되어 왔다. 아시아에서는 1982년 일본에서 유일하게 개최된 바 있어 대륙을 순회하여 개최지가 결정될 경우 우리나라는 2011년 제22차 세계피부과학회를 유치할 가능성은 상당히 높다고 할 수 있다.

대한피부과학회는 2002년 6월에 세계피부과학회를 서울에 유치하기로 결정하고 유치위원회를 구성하여 노력을 기울여 오고 있다.

현재까지 제22차 세계피부과학회를 유치하고자 하는 나라는 우리나라 이외에도 이태리, 캐나다를 포함한 일부 국가가 거론되고 있어 앞으로 더 많은 노력을 통해 경쟁을 이겨내야만 한다.

그러나 이는 일부의 노력만으로 할 수 있는 일은 아니며 대한피부과학회 회원 모두가 관심을 가지고 노력하고 후원해 줄 때 가능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정책포럼
▶의료개방과 한국의료의 전망


의료개방에 따른 변화를 알아봄으로서 이에 대한 우리의 대처방안 마련 및 개념정립을 위하여 의료개방과 한국의료의 전망이라는 주제를 가지고 정책포럼을 개최하였다.

가톨릭의대 예방의학교실의 신의철 교수는 ‘Types and strategic approach of special hospitals in free economic zone’ 이라는 주제 강연을 통해 경제자유구역 내에서의 병원의 형태 및 문제해결에 대한 방안을 제시했다.

고대의대 성형외과 안덕선 교수는 ‘WTO와 보건의료 인력의 이동’ 강연에서 WTO DDA 협상을 통한 의료인력의 이동에 관한 문제점과 대책을, 고운세상피부과 안건영 원장은 중국에 병원을 설립한 경험을 바탕으로 ‘한국 의료기관의 해외진출’에 대하여 문제점과 해결방안, 고려하여야 할 점, 기대효과 등을 상세히 알려줘 회원들의 높은 관심을 끌었다.

환경변화따른 백선 증감 뚜렷
우리나라 백선 환자들에 대한 임상상과 원인균의 변화


침범부위 따라 분류, 사회적 환경 따라 변해

백선은 피부사상균이 피부의 각질에 침범하여 발생하는 흔한 피부질환의 하나다. 피부의 각질은 피부의 각질층 뿐만 아니라 모발과 손톱, 발톱 등 피부 부속기에도 각질이 있어 피부, 모발, 손톱과 발톱에 침범하여 병변을 일으킨다.

부위에 따라 각질의 성질과 해부학적 구조가 다르므로 임상증상이 상이하며, 치료방법과 기간도 다르다. 그러므로 백선은 침범부위에 따라 분류하며 그 원인균과 임상양상은 사회적 환경에 따라 변한다. 영남대의대 피부과 김기홍 교수는 국내 백선환자들의 임상변화에 대해 발표했다.

1970년대 두부백선 1/10로 감소

우리나라에서는 1924년부터 백선에 대한 연구가 시작되었고, 그 후 여러 학자들에 의해 많은 조사와 연구가 이루어졌다. 초기에 가장 많이 연구되었던 두부백선은 1950년대를 정점으로 1960년대 이후 경제적 발전으로 개인위생이 좋아지면서 점차 감소하여 1970년대에는 1/10로 감소했다.

발병연령에도 변화가 있어 최근에는 성인에서도 발견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 그동안에 원인균의 변화는 시기에 따라 변천이 있었으며, 1950년대까지 Microsporum(M), ferrugineum이 대부분을 차지했고, 지역적인 차이도 보여 제주도에는 Trichophyton(T.) violaceum이 분포하였다.

족부백선 가장 흔해

한국전쟁 후 T.schoenleinii에 의한 favus가 확인되었고, 1970년대부터 애완동물을 키우는 가정이 늘면서 M.canis에 의한 두부독창이 만연하였다. 1986년에는 광주에서 T.verrucosum에 의한 두부독창이 발견된 후 여러 곳에서 확인되었고, 1995년 T.tonsurans에 의한 두부 백선이 대구지역에서 확인된 후 전국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족부백선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흔하며 1940년대에는 17%, 1980년 초기에는 33%, 1990년대에는 41%로 증가했다. 원인균은 비교적 단순하며 T.rubrum이 27%에서 89%며, 최근에는 그 비율이 높아지고 있고, T.mentagrophytes와 Epidermophyton(E.)floccosum이 분리되었으나 최근에는 E. floccosum이 매우 감소하여 관찰하기 어렵다.

조갑백선은 족부백선과 함께 증가추세에 있으며 1940년대에는 2.8였지만 1990년에는 17%로 증가했고 원인균은 족부백선과 유사하다.

안면백선 전체 4% 차지

체부백선은 안면백선을 포함하여 1940년대에는 16%였지만 1980년대에는 11%, 1986∼95년에는 14%였다. 그동안 원인균에는 연구시기와 지역에 따라 여러 균종이 분리되었다. T.rubrum이 28.2∼90.7%로 가장 많고, T.mentagrophytes는 5.4∼20.2%, M.canis 1.4∼48.7%, E.floccosum 1∼3%, M.gypseum 1.3∼3.2%, M.ferrugineum은 1980년 중반까지 조사에서는 0.3∼6.1%였지만 이후에는 분리되지 않고 있다.

안면백선은 1970년대 후 체부백선에서 분리하여 보고되고 있으며 전체의 4%정도 차지하고 원인균도 다양하며 체부백선과 유사하다.

환경변화로 음고부백선 급증

음고부백선은 1940년 조사에서 5%였지만 1976∼95년 조사에서는 20.9%로 급증했다. 이는 1970년 이전에는 온돌생활로 이 부위가 건조했지만 의자의 사용이 많아지면서 이 부위에 습한 환경이 조성되면서 피부사상균이 자라기 좋은 환경으로 바뀐 때문인 것으로 추측된다.

원인균은 체부백선과 유사하다. 우리가 살아가는 환경은 계속 변화하고 있고 외국과의 교류가 증가하고 있는 여건을 고려할 때 지속적인 조사와 연구가 필요할 것이다.

맞춤형 모발이식술 더 효과적
두발특성을 고려한 모발이식술


곧고 검은 특성을 가지는 한국인의 두발은 같은 수의 두발을 이식해도 백인에 비해 풍성하고 자연스러운 느낌을 주지 못하며 이식 가능한 두발의 밀도 역시 절대적으로 부족하므로 이식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성균관대의대 피부과 유재학 교수는 모발이식시 고려해야 할 사항들에 대해 설명했다.

인종·개인적 차 커

Phototrichogram기법을 이용해 한국인 두발특성을 분석해보면 백인과는 많은 차이를 보인다.

특히 두발의 밀도차이가 두드러지는데 인종간 두발 밀도의 차이는 개별 두발간 간격의 차이보다는 군집모발단위를 구성하는 모발수의 평균값이 적은 것에서 기인한다.

즉 백인에서는 3개나 4개의 두발로 구성되는 모낭단위가 40% 이상을 차지하지만 한국인에서는 4개로 구성된 모낭단위는 거의 찾아보기 어렵고 3개의 두발로 구성되는 경우가 25%정도에 불과하다. 두발의 지표는 인종적인 차이만큼이나 개인적인 차이도 크게 나타난다.

식모기 이용해 두피손상 최소화시켜

모발이식술에서 이식편을 이식하는데 식모기를 사용하는 방법과 포셉을 이용하는 방법 중 어느 방법이 환자의 입장에서 바람직한가에 대한 논란은 현재도 지속되고 있다.

식모기의 사용은 백인과 한국인의 인종적인 두발 특성을 극명하게 반영하는 한 예로 볼 수 있다. 식모기를 이용하면 이식시에 모낭의 방향을 자유롭게 조절할 수 있고 모발선을 자연스럽게 해주는 장점이 있다. 또 두피의 손상을 최소화하여 출혈과 흉터를 줄일 수 있다.

비용·수확률 저하가 문제

반면 숙달된 테크니션 교육, 식모기에 지출되는 비용, 좁은 식모기 침에 이식편을 끼우기 위해 과도하게 박리하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수확률이나 생착률 저하 등이 문제점으로 지적되어왔다.

또한 이식편이 작아질수록 눈에 잘 띄지 않는 비생장기 모발과 모발이 없이 임시로 비어있는 모낭(kenogen)이 버려질 가능성은 비례하여 증가된다.

환자특성 맞춰 모발 이식해야

그러나 이러한 각각의 모발이식 기법은 나름의 장, 단점을 갖고 있으므로 각각의 환자에게 어떤 종류의 모발이식술을 시행할 것인가는 인종의 두발 특성이 반영된 환자 개개인의 두발특성에 의해 결정되어야 한다. 식모기의 사용은 두발이 검고 굵으며 모낭단위가 주로 1∼2개로 구성된 사람에서 효과적으로 사용될 수 있다.

반면에 두발의 색이 연하고 가늘며 모낭단위가 많은 두발로 구성된 환자에서는 0.3∼0.6mm사이로 근접한 모낭단위들(micro-minigrafts)을 insertion으로 이식하는 방법과 식모기의 사용을 병행하는 것이 두발의 풍성함을 얻는데 효율적이다.

6세 이하 10% 아토피피부염
‘한국인 아토피피부염의 역학’ 서 발표


서울대의대 피부과 김규한, 예방의학교실 박병주 교수는 국내 아토피피부염의 역학관계를 설명했다.

통일된 진단기준 없어

국내역학의 가장 큰 문제점은 각 역학연구에서 사용한 진단기준이 통일되어 있지 않다는 점이다. 직접 피부과 의사가 검진한 경우도 있지만 단순히 차트리뷰, 설문지에 의한 방법 등이 사용되었다.

관찰대상의 나이도 일부 연령층에 한정되어 있고, 관찰지역도 국한되어 있어 국내 전체를 대표할 수 있는 자료가 아니다.

의사가 검진한 경우를 보면 1979년 김 등이 처음으로 지방에서 6세 이하 516명을 대상으로 11.2%의 유병률을 보고했다. 그 후 1995년 이 등은 부천지역 유아원생(925명)의 경우 6.16%, 초등학생(4,018명)의 경우 3.78%의 유병률을 보고했다.

1996년 박 등은 서울지역에서 6,07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6∼8세군은 17.5%, 10∼12세군은 6.5%, 16∼18세군에서는 2.6%의 유병률을 보고했다.

설문지를 가지고 조사한 보고에서는 유병률이 2.4%에서 15.4%까지 다양하게 보고되어 있다.

지역적으로는 도시의 유병률이 농촌보다 높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보고된 자료에 의하면 유병률의 차이는 없다.

계절적으로는 보고자에 따라 여름과 겨울에 4%정도로 보고된바 있고, 봄에 6%로 보고되어 있다.

봄에서 가을에 걸친 보고에서는 10% 정도의 유병률이 보고되어 있지만 대상 연령과 연구방법이 보고마다 다르기 때문에 계절적으로 큰 차이가 있다고 말하기는 어려운 것 같다.

6∼12세 6% 유병

결론적으로 전체 한국인에서 아토피피부염의 유병률은 아직 정확히 알려진 바 없지만, 지금까지 보고된 역학자료를 볼 때 6세 이하에서는 약 10%, 6∼12세에서는 약 6% 정도의 유병률을 가지는 것으로 생각되고 더 나이가 들면서 감소하는 것으로 보인다.

아토피피부염 치료지침
질병 진행과정 조절이 관건

환자별 특성에 맞춰 적용

현재까지 아토피 피부염을 100% 완치시킬 수 있는 방법은 없다. 아토피 피부염 환자의 치료는 피부를 보호해주는 기본적인 방법에 피부에 대한 수분 공급과 소양감의 감소와 같은 대증요법, 피부염에 대한 치료와 유발인자의 확인 및 제거와 같은 방법들로 이루어진다.

치료방법을 정함에 있어 환자의 나이, 성별, 비용, 병변의 위치와 중증도 등을 고려하여 알맞은 치료방법을 선택하며, 각각의 환자에서의 악화요인을 규명하고 이에 대처하는 방법을 교육해야 한다.

가톨릭대의대 피부과 조상현 교수는 아토피 피부염의 치료지침에 대해 발표했다.

재발률 감소시켜야

아토피 피부염의 근본적인 치료법이 없는 실정에서, 아토피 피부염의 치료목적은 증상을 완화시키고, 재발을 방지 또는 재발률을 감소시키는 것이다.

또한 병을 조기에 치료하며, 병변이 악화되는 것을 예방하여 장기간의 치료를 제공해 궁극적으로 질병의 진행과정을 조절하는데 있다. 

아토피피부염 치료지침
 

한국인 아토피피부염 진단기준

일반적으로 임상증상 따라 진단

아토피피부염은 대개 유소아기에 발병하여 만성적으로 재발되는 질환으로 발병시기에 따라 특징적인 병변의 분포와 양상을 보인다. 아토피피부염의 원인과 발병기전은 아직까지 확실히 밝혀져 있지 않으며 이 질환의 진단에 필요한 특정방법이나 검사법이 없기 때문에 대개의 경우 임상증상에 따라 진단하고 있다.

1980년에 Hanifin과 Rajka가 환자의 문진과 임상증상에 따라 4가지 주증상과 23가지 보조증상을 제안하여 아토피피부염의 진단에 적용했고, 이후 많은 저자들에 의해 증상에 따른 임상적 평가 및 증례들이 보고되었다.

인종 및 지역 따라 차이 보여

그러나 이런 증상들이 인종 및 지역에 따라 차이가 있고 한국인 아토피피부염의 진단을 위한 좀더 포괄적인 진단기준의 필요성이 대두되었다.

아토피피부염 연구회에서는 기존의 주증상과 부증상을 기초로 진단기준 소위원회에서 1차로 초안을 만든 후 각 대학병원에서 2차로 추가 및 수정을 하여 한국인의 아토피피부염의 진단기준을 마련했다. 

한국인 아토피피부염의 진단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