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드레스덴】 프리드리히빌헬름대학병원 법의학연구소 하이케 볼러센(Heike Wollersen) 박사는 대량의 아스피린을 복용한 후 자살한 기혼 남성의 사례를 15회 독일법의학회(DGRM)에서 보고했다.

보고에 따르면 이 환자는 복용 직후엔 중독증상이 없었으나 약 반나절 후에는 상황이 급변한 사례였다.

볼러센 박사에 의하면 이 41세 남성은 저녁 무렵 e-mail로 자살을 예고한 후 아스피린을 200정(325 mg) 복용했다. 그날 밤 중독 증상은 나타나지 않았지만, 다음 날 오전 2시에 구토를 일으켰다. 병원으로 이송된 후 그는 진찰을 거부했지만 오전 6시에는 정신을 잃었다.

복용한지 약 11시간 후인 오전 8시에 전신경련 발작을 일으켰다. 응급의의 기록에 의하면, 이 시점에서 호흡장애가 나타났고, 동공이 반응하지 않았다. 또한 심실조동 증상이 나타나 소생 처치를 했지만 결국 실패했다.

법의학자의 부검 결과, 사체혈의 유동성이 높았으며 위점막 출혈, 부서진 정제의 잔류물, 눈에 띄는 폐수종 및 두부출혈이 확인됐다.

임상검사에서는 대량의 살리실산이 검출됐으며 심장혈 농도는 760mg/L를 넘었다.

이 남성이 복용한 아스피린량은 치사량(25~30g)을 훨씬 초과한 65g이지만, 중독증상은 10g 이상 복용하면 나타난다. 아스피린 중독 증상은 섬망(delirium), 진전, 중증 대사성 아시도시스, 과호흡(고도), 발열, 탈수증, 혼수, 호흡기능 부전 등이 있다.

아스피린 중독사에 관한 문헌에는 살리실산의 혈장내 농도가 1,100mg/L를 넘는 경우 복용 후 몇시간내에 사망했다는 보고와, 농도가 700 mg/L인 경우 19.5시간 및 11.5시간 후에 사망했다는 보고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