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베를린】 천식에는 성 호르몬이 깊이 관여하고 있어 천식 경과가 남녀간에 다른게 당연하다는 주장이 나왔다. 훔볼트대학 샤리테병원(베를린) 마이케 낙스테트(Maike K. Knackstedt) 박사와 페트라 아크(Petra C. Arck) 교수는 “호흡곤란을 호소하는 일부 여성에서 스테로이드 요법보다 호르몬 요법이 유익할 수 있다”고 Klinikarzt(2006; 35: 28-33)에 보고했다.
생리 전 악화 많다
사춘기 이전에는 천식 이환율이 여성보다 남성이 많지만, 그 이후에는 여성 발병률이 급격하게 상승하여 성인의 천식 유병률은 남성이 5.1%인데 비해 여성에서는 9.1%로 나타났다.
에스트로겐과 프로게스테론이 기관지 천식의 발병과 경과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을 시사하는 요인으로는 (1)천식 여성의 약 40%는 생리 전에 천식증상이 악화된다 (2)생리 전에 발현하는 천식증상은 혈중 호산구수와 관련한다 (3)천식에 걸리지 않은 여성도 경구피임제를 복용하면 IgE가 상승한다 등을 들 수 있다.
또한 최근 몇 년간의 연구데이터에서 테스토스테론은 면역계 활동을 억제시키는데 비해 여성호르몬(특히 에스트로겐)은 반대로 면역계를 자극해 활성화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데이터는 감염증에 이환하는 빈도는 남성이 높은 반면 알레르기질환이나 자가면역질환의 발병률은 여성에서 높다는 사실과 일치하는 것이다.
염증 케스케이드(cascade)도 호르몬의 영향을 받는다. 에스트로겐과 프로게스테론은 호산구의 탈과립을 촉진시키는데 비해 테스토스테론은 이를 방해한다.
게다가 에스트로겐은 비만세포의 탈과립도 촉진시키는 반면 테스토스테론은 비만세포를 안정화시켜 비만세포 메디에에터인 히스타민을 억제시킨다.
에스트로겐의 이러한 작용은 용량의존적으로 발현한다. 에스트로겐 농도가 낮을 경우에는 염증성의 면역응답이, 높을 경우에는 체액성 및 알레르기성의 면역응답이 촉진된다.
기관지 과민성에서도 호르몬의 영향은 나타난다. 생식기관의 세포 뿐만 아니라 폐 등 다른 기관의 세포표면에도 성 호르몬 수용체는 존재하기 때문에 테스토스테론, 에스트로겐, 프로게스테론은 모두 기관지평활근의 수축을 억제시키고 이완을 촉진시킨다. 이는 기도염증의 경우와는 달리 여성호르몬이 보호작용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낙스테트 박사에 의하면 이들 호르몬의 양쪽 작용 중 어떤 것이 우세한지는 확실하지 않다고 한다. 그러나 천식 여성의 30~50%는 에스트로겐과 프로게스테론의 농도가 모두 낮아지는 생리 직전에 증상이 악화된다.
생리 전의 증상악화에 스테로이드요법을 실시해도 만족스런 효과가 나타나지 않는 경우도 많지만 경구피임제 복용중인 천식 여성 환자의 증상이 뚜렷하게 개선됐다는 증례도 많이 보고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