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미주리주·세인트루이스】 열량이 적은 식사를 하더라도 밸런스만 잡혀 있으면 심장 노화를 예방할 수 있다고 워싱턴대학 내과학 루이지 폰타나(Luigi Fontana) 교수가 Journal of American College of Cardiology(2006; 47: 398-402)에 발표했다.
이번 연구는 최적의 영양섭취와 함께 장기적인 열량제한은 노화로 인한 심기능 저하를 개선시켜준다는 것을 보여준다.

심기능 수준 젊은이와 같아

심초음파 검사 결과에 따르면 열량을 줄인 사람의 심장은 나이와 성별이 동일한 대조군보다 우수한 탄력성을 갖고 있었다. 확장력은 젊은 사람과 같았다.

마우스와 래트를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는 철저하고 지속적인 열량 제한이 수명을 최대 약 30% 연장시키며 동맥경화나 발암 등의 질환도 막아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연구에서는 하루 약 1,400∼2,000kcal의 저열량을 섭취한 41∼65세 25명(저열량군)과 나이와 성별을 일치시킨 서구형식사(약 2,000∼3,000kcal)를 하는 25명(대조군)을 비교했다.

2차 노화 더욱 억제

서양에서는 전체 사망원인의 40%가 심혈관질환, 30%가 암이다. 폰타나 교수에 의하면 심혈관질환과 암에 의한 사망은, 이른바 2차성 노화가 원인이다.

고지혈증이나 당뇨병, 고혈압 등 예방이 가능한 병태는 청년층 사망의 요인이지만, 2차성 노화는 이러한 병태로 인해 발생하는 건강장애로 건강한 식사와 정기적 운동으로 예방할 수 있다.

그러나 이번 연구에서는 최적의 영양만을 섭취하는 열량제한식은 그 이상의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심장은 몸 전체의 여러 장기에 혈액을 보내기 전에 좌실은 2단계 과정을 거쳐 혈액을 충만시킨다.

1단계는 건강한 심장에서 심실 용적의 약 80%가 혈액으로 채워진다. 이 과정은 조기 심실충만기라고 불린다.

2단계는 능동적으로 심방이 수축하여 심실이 혈액으로 100% 채워진다. 나이를 먹으면서 수동적인 확장기에 심실로 유입되는 혈액량이 줄어든다. 그 결과, 심실내를 채울 혈액량을 늘리기 위해서 심방은 좀더 강하게 수축해야만 한다.

확장기능 15세나 회춘

폰타나 교수는 “확장기능의 저하가 1차성 노화의 지표다. 사람은 대부분 나이를 먹으면서 확장기능이 떨어지지만 이번 연구에서는 저열량군의 확장기능은 약 15세나 젊은 사람과 같다고 밝혀졌다”고 설명했다.

저열량·고영양 식사는 확장기능을 강화시킨다. 이번 연구 대상자들의 저열량식 기간은 평균 6년에 불과하지만, 심장은 15세 젊어졌다는 점에서 이른바 회춘(回春) 효과가 있다고 할 수 있다.

교수는 피험자 대부분에서 부모나 조부모, 형제가 심근경색이나 뇌졸중 가족력이 있었다는 점에서 유전적 체질이 심기능의 원인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어떤 피험자의 경우 부모와 동생이 현재 강압제와 항고지혈증약을 복용하고 있으며 열량을 제한하기 전에 강압제를 복용하던 피험자도 있었다.

교수는 지금까지 저열량식을 한 사람은 혈중콜레스테롤치, 혈중중성지방치, 혈압이 낮다고 말했다.

또한 당뇨병 발병위험이 낮고, 체지방도 적다고 밝혔다. 이는 2차성 노화가 진행하고 있지 않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염증마커 저하

또한 이번 연구에서는 1차성 노화의 지표가 되는 염증마커가 저열량군에서는 유의하게 낮아진다는 사실도 밝혀졌다.

저열량군에서는 혈청종양괴사인자(TNF)α가 유의하게 낮아졌으며 C반응성 단백질(CRP)도 낮아졌다. 염증이 줄어들자 섬유아세포를 활성화시키는 분자인 트랜스포밍성장인자(TGF)-β도 감소됐다.

교수팀은 저열량군에서 나타나는 TNα, CRP, TGF-β의 저하와 ‘젊어진’ 심장을 볼 때 노화과정에는 염증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가설을 세웠다.

교수는 “경도의 만성염증이 1차 노화에 개입한다는게 우리가 내세운 가설이다. 노화는 이외에도 여러 복잡한 과정을 통해 나타나지만 저열량군에서는 염증 정도가 약하고(TNα, CRP,TGF-β의 저하), 게다가 심실 탄력성이 높게 나타났다”면서 저열량식의 노화 예방효과에 대해 강조했다.

과체중자나 비만자는 마른 사람에 비해 염증레벨이 높다. 이번 연구에서 체지방률은 저열량군이 약 7%, 대조군이 약 25%였다.

고영양식이 열량 낮춰

공동연구자인 존 홀로치(John O. Holloszy) 교수는 “열량 제한이 노화 관련질환을 강력히 보호한다는 사실은 이번 연구를 통해 분명해졌다. 이번 연구의 피검자가 몇 살까지 살지는 알 수 없지만 평균 수명보다 길어지는 것은 확실하다. 심근경색이나 뇌졸중, 당뇨병이 사망원인이 아니기 때문이다. 즉 심장의 노화속도가 늦어지면 장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열량제한식은 전통적인 지중해식 다이어트와 유사하다. 지중해식 다이어트는 각종 야채, 올리브오일, 전립곡물, 생선, 과일을 섭취하며, 정제식품이나 가공식품, 청량음료, 디저트, 흰빵, 이른바 ‘영양가 없고 열량만 있는’ 식품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