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항종양괴사인자(TNF)α항체인 이태너셉트(상품명 엔브렐, 와이어스)가 만성건선환자의 피로감과 우울증을 줄일 수 있다는 결과가 작년에 이어 다시 발표됐다.
텍사스대학보건과학센터 피부과 스테픈 타이링(Stephen Tyring) 박사는 위약대조 이중맹검 제III상 시험 결과를 Lancet(2006; 367: 29-35)에 발표했다.

47%가 12주째에 개선

이번 임상시험은 미국과 캐나다 39개 시설에서 중등도 이상의 건선환자 617명(남성 68%)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건선성 관절염환자는 209명(34%)이었다.

타이링 박사는 617명을 엔브렐 50mg 주2회군(311명)과 위약 대조군(306명)으로 무작위로 나누었다.

엔브렐군의 47%(311명 중 147명)는 12주째에 건선 부위 중증도 지수스코어(PSAI)가 75% 이상이었지만 대조군에서는 불과 5%(306명 중 15명)에 불과했다.

연구팀은 “피로 개선은 관절통증의 감소와 상관성이 있지만 우울증상의 개선과 피부증상의 소실 및 관절통의 객관적 평가는 관련성이 없었다. 건선이 환자심리에 미치는 영향은 피부증상에 따라 정해지는게 아니라 환경이나 인식, 라이프이벤트 등의 요인이 관련한다. 따라서 피부증상이 개선돼더라도 우울증은 지속되는 경우가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건선 관점에서 광범위한 우울증상을 다시 파악하면 복잡한 병상을 관리하는데 약리학적 및 생물심리학적 어프로치가 효과적인지 아닌지를 재검토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번 연구를 통해 건선, 우울증, 피로감 및 건선과 우울증·피로감의 관계에 대해서도 중요한 지견이 얻어졌다.

사이토카인 작용 줄여

타이링 박사의 설명처럼 TNFα나 다른 염증성 사이토카인과 중증 우울증의 관련은 과거 연구(O´´Brien, SM et al. Human Psychopharmacology 2004; 19: 397-403)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즉 염증성 사이토카인의 작용이 줄어들면 우울증상이 호전된다고 시사한 연구도 있다.

또한 TNFα와 피로감이나 졸음의 관련성도 밝혀진바 있으며 염증성 사이토카인은 피로감과 우울증의 중개자 역할을 하는 물질로 보는 연구자도 있다.

과거 엔브렐를 이용한 3건의 소규모 임상시험 결과와 건선 환자의 엔드포인트 개선 및 부작용은 이번 연구와 일치했다.

주요 부작용은 주사부위 반응이었다. 엔브렐군 6명과 위약군 3명에서 이러한 부작용이 나타났으며 적어도 1명은 증상이 심했다.

엔브렐군의 중증 부작용은 경동맥협착, 우울증상, 안면 신경마비, 간기능장애, 췌암, 피부의 편평표피암, 외상성 기흉이었다.

한편 박사는 이번 시험에 정신질환 기왕력자와 자살우려가 있는 환자의 경우는 시험을 중단하고 적절한 정신의학적인 치료를 받게했다고 밝히고 “따라서 가장 중증의 우울증환자가 제외됐을 수 있다”며 이번 연구의 한계성을 인정했다.

피로감 개선과 관절통증 관련

타이링 박사는 이번 연구에서 우울증상의 감소와 건선 중증도 간의 밀접한 관련성은 발견하지 못했다.

예를 들어 타인의 눈에 잘 띠는 부위에 건선이 발병한 환자는 그렇지 않은 환자보다 자신의 질환을 더 중증이라고 간주하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박사는 그러나 “피로감 개선은 우울증과는 달리 관절이나 피부통증의 개선과 관련이 있다. 관절염까지 있던 환자에서는 더욱 뚜렷한 개선이 나타났다. 따라서 피로에 대한 엔브렐의 효과는 건선성 관절염의 개선에 의존하는 부분이 크다”고 강조했다.

네덜란드 암스텔담대학 얀 보스(Jan D Bos), 존 드 코르테(John de Korte) 박사는 Lancet의 관련논평(2006; 367: 6-7)에서 타이링 박사가 주장한 피로감, 특히 우울증상에 관한 분석에는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중등도 이상의 우울증환자는 양쪽군 모두 일부씩만 포함됐다[Beck우울평가척도(BDI):엔브렐군에서 15%, 위약군에서 16% 해밀턴우울증평가척도(HAM-D):각 군 모두 2%]. HAM-D 기준에서는 엔브렐군의 75%, 위약군의 74%가 우울증을 일으키지 않았다. 연구자들은 엔브렐군에서는 12주째에 BDI나 HAM-D의 평가에서 50% 이상 개선됐다고 결론내렸지만, 이러한 결과가 과연 임상적인 의미가 있을지는 의문이다. 염증성 사이토카인 농도의 상승과 중증 우울의 관련성을 조사하는데 있어 이번 연구결과가 도움이 될지도 의문이다. 따라서 이번 연구는 엔브렐이 우울증상을 줄일 수 있다는 점에서는 부족하다”고 박사는 설명했다.

박사들은 또 우울증상이나 피로감이 심한 건선환자에 항TNFα약이 효과적인지는 좀더 연구가 필요하다고 제안하고 “건선 관점에서 우울증과 QOL을 광범위하게 파악하면 건선환자 관리에 약리학적, 생물심리학적 접근이 효과적인지 재검토할 수 있다”는 타이링 박사의 의견에 동감을 나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