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메릴랜드주 베데스다】 미국립보건원(NIH) 산하 미국립소아보건·인간성장연구소(NICHD) 신생아연구네트워크가 발표한 연구에 따르면 위산역류 치료에 자주 사용되는 히스타민H2수용체 길항제는 조산아의 괴사성장염(necrotizing enterocolitis, 이하 NEC) 위험을 약간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연구는 이 네트워크에 가입된 로체스터대학 로티 길레(Ronnie Guillet) 박사가 Pediatrics(2006;117:e137-e142)가 발표했다.

신중한 재평가 필요

H2수용체길항제는 위산 분비를 억제시키지만 조산의 심각한 장염증인 NEC 위험을 높일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제시된 만큼 이번 연구결과만으로는 단정지을 수는 없어도 조산아에 이 약을 이용할 경우 주의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립보건원 제로니 소장은 “이번 새로운 결과는 위산역류의 예방내지는 치료를 위한 조산아에 H2수용체 길항제를 처방하는 현재의 의료는 재평가가 필요하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설명한다.

길레 박사에 의하면 아주 빨리 태어난 조산아의 5~10%가 NEC에 걸린다. NEC는 장의 내벽조직을 괴사시킨다. 그리고 남은 조직은 부어올라 염증을 일으켜 소화관이 음식물을 소화 또는 이동시킬 수 없게 된다.

장내 손상부위를 제거해야 하는 경우도 있고 또 손상이 심각한 경우 신생아가 사망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장애의 원인은 아직 밝혀져 있지 않다.

미국에서의 일반적인 H2수용체 길항제는 시메티딘, 파모티딘, 라니티딘, 니자티딘이다.

길항제 원인인지는 불확실

이번 연구에서 길레 박사는 NICHD신생아연구네트워크에서 치료한 1만 1천명 이상의 극저체중 신생아의 기록을 분석했다. 이 중 787명의 조산아가 NEC을 일으켰다.

신생아의 체중은 401~1,500g이었다. H2수용체길항제를 투여한 신생아는 투여하지 않은 신생아에 비해 1.71배, NEC를 쉽게 일으키는 것으로 판명됐다.

박사는 H2수용체길항제가 NEC의 원인인지 여부를 이번 분석으로는 결정할 수 없었다고 한다.

NEC를 일으키기 쉬운 신생아가 H2수용체길항제로 치료해야 하는 증상을 보인다는 가능성도 있다. 분석한 기록에는 의사가 이 약을 처방한 이유는 포함돼 있지 않았다.

이 네트워크 프로그램 과학자이자 NICHD 임신·주산기부문 로즈마리 히긴스(Rosemary Higgins) 박사는 “H2수용체길항제를 투여받은 조산아 대부분을 대상으로 실시된 연구는 이 연구 외에는 없는 상황”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이 치료법은 미국의 신생아응급실에서 널리 실시되고 있다.

그람음성균이 관여?

히긴스 박사는 “조산아에 H2수용체길항제를 처방하는 이유는 몇가지가 있다”고 지적한다.

즉 조산아에 다량의 위산역류가 있으면 식도의 손상을 막기 위해 이 약이 처방되며 역류를 일으키지 않은 조산아에서도 과도한 위산이 위궤양을 유발할 수 있어 처방하는 의사도 있다고 한다.

위산역류는 신생아에서 수면시무호흡의 원인을 만든다고 생각하는 의사도 있다. 하지만 박사는 반론이 있는데다 그 정당성을 확인하는 연구도 아직 없는 상황이라고 지적한다.

이외에 수유시 도움이 되도록 튜브를 통해 수유하는 신생아에게 위산과다를 막기 위해 H2수용체길항제를 처방하는 의사도 있다.

길레 박사는 이번 연구에서 H2수용체길항제에 의해 소화관내의 산성도가 낮아지면 그람음성균의 양이 지나치게 많아져 NEC를 일으킨다는 가설을 세워놓고 있다.

그람음성균은 대개 위산에 의해 억제되고 무해하다고 알려져 있지만 위산이 충분하지 못하면 유해한 수치로 증가할 가능성이 있다.

위산의 양을 감소시킨 실험동물에서 그람음성균의 양이 증가하고 NEC의 발병률이 높아진다는 사실을 보여준 연구가 이러한 가설을 입증해준다.

또한 통상보다 산성도가 약간 높은 모유를 먹인 조산아에서는 그람음성균의 양이 적고 통상의 산성도를 가진 젖을 먹은 조산아보다 NEC가 쉽게 일으킨다는 사실을 제시한 연구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