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질등급과 뇌실확대가 기준
평균치 이하면 사망위험 60% 줄어
장기간 혈압상승이 원인인 듯


【미국·애리조나주 피닉스】 피츠버그대학 역학과 루이스 쾰러(Lewis Kuller) 교수는 신경 섬유의 집합을 이루는 부분인 백질의 양이 늘어나거나 뇌실이 확대되면 고령자의 심혈관질환(CVD)과 잔존수명이 짧아진다고 제46회 미국심장협회(AHA) 심혈관질환역학·예방연례회의에서 보고했다.

쾰러 교수는 “이러한 변수는 고령자의 장수와 밀접하게 관련하는 것으로 보인다. 회백질은 뇌의 신경세포가 집합된 것이며 뉴런의 메시지를 신체에게 전달하는 신경섬유가 백질이다. 신경 섬유는 백색의 지방성분에 가려져있어 이같이 명칭이 붙여졌다. 뇌실은 뇌속의 공간으로 내부는 뇌척수액으로 채워져 있다. 신경세포는 나이가 들면서 없어지고 뇌실은 커진다”고 설명한다.

교수는 1992∼94년 실시된 심혈관건강연구에서 3,245명(평균연령 75세)을 대상으로 조사했다. 피험자의 40%는 남성, 14.5%는 흑인으로 MRI를 이용해 이들 피험자의 뇌를 조사했다.

전문가들의 MRI 영상 평가결과에 따라 각 피험자의 뇌영상을 1∼9단계의 백질등급(WMG)과 뇌실확대 정도에 따라 뇌실등급(VG)을 매겼다.

이후 추적관찰을 통해 모든 사망원인에 의한 사망, CVD에 의한 사망, CVD외 다른 이유에 의한 사망 전체가 WMG, VG에 비례하여 증가하는 것으로 판명됐다.

건강상태, 심질환, 뇌졸중, 당뇨병, 고혈압, 신체기능, 신장기능, 인지기능, 폐기능, 말초혈관질환, 연령, 교육, 인종, 성별 등 장수와 관련한 모든 요인을 조정한 결과, WMG와 VG의 조합을 통해 장수 여부를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었다.

예를들면 연령 65∼74세 여성에서 WMG가 2미만인 경우의 각종 원인에 의한 사망률은 1천명당 12.2이었다. 이는 WMG가 5이상인 여성의 사망률 57.9의 4분의 1이하에 해당하는 수치다.

이 차이는 위험인자를 조정해도 나타났다. WMG와 VG의 양쪽 모두 평균점수 이하인 고령자의 사망위험은 평균 이상인 사람보다 57% 낮았다.

이러한 마커와 관련한 위험은 성별, 인종, 연령을 조정해도 변화하지 않았다. 75세에서는 WMG와 VG가 평균 이하이고 임상증상이 없는 CVD를 갖지 않은 사람의 평균 잔존수명은 약 18년으로 예측됐다.

반면 WMG와 VG가 평균 이상이고 임상증상이 없는 CVD를 가진 사람의 평균 잔존수명은 11.9년이었다. 쾰러 교수는 “메디케어에서 추출한 샘플 중 한 집단에서 이만큼 장수에 크게 영향을 주는 인자가 있다는 사실에 놀랐다”고 말했다.

쾰러 교수는 “우리는 혈압이 이러한 요인들을 이끌고 있다는 가설을 세웠다. 이번 지견은 장기간 고혈압 때문에 발생하는 뇌속 미세혈관의 이상이 일으킨 영향이라고 생각된다. 이는 매우 엄격한 혈압관리 혹은 더 양호한 고혈압 예방이 뇌졸중, 신체기능장애, 나아가 치매에까지도 매우 큰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고, 잔존수명도 연장시킬 수 있음을 보여준다고 생각된다”고 말한다.

교수는 또 집단 전체의 혈압개선을 통해 고령자의 기능장애가 없고 QOL이 높은 시간이 연장된다고 시사한다.

교수는 “중요한 문제는 이것이 모두 염분의 다량 섭취때문이냐는 것이다. 하나의 가설은 다량의 염분섭취는 평생에 걸쳐 혈압을 올리기 때문에 조기 치료와 혈압관리가 장수와 QOL에 크게 영향을 준다는 것이다. 장기 프래밍검 심장연구의 최근 보고에서는 강압하면 수명이 늘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른 연구에서는 강압이 뇌졸중과 신부전을 예방하는 것으로 밝혀졌다”고 말해 강압이 우선 순위가 높다고 강조했다.

교수들은 과거 연구에서 혈압과 혈관질환이 치매와도 관련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한다. 2005년에 New England Journal of Medicine(2005; 352: 2049-2060)에 게재된 논문에서는 신장 기능 역시 사망이나 CVD사고의 중요한 예측인자로 제시돼 이를 근거로 고혈압이 신장이나 뇌의 미세혈관에 장애를 일으킨다는 가설이 세워졌다.

최종 단계는 평생에 걸친 지속적인 강압이 WMG와 VG의 상승을 예방한다는 사실을 증명하는 것이며, 그 연구는 현재 급속히 진행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