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일리노이주 노스부르크】 미국흉부의학회(ACCP)는 최근 ‘기침의 진단·관리:과학적 에비던스에 기초한 임상진료가이드라인’을 Chest(2006;129:1S-23S)에 발표했다. 이 가이드라인은 성인과 소아의 기침 진단·관리법에 대해 과학적 증거에 기초한 포괄적인 권고를 제시하고 성인 백일해 예방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백일해 환자의 28%는 성인

가이드라인 위원장인 매사추세츠대학 리차드 어윈(Richard S. Irwin) 박사는 “기침은 진찰받는 이유 가운데 순위가 가장 높다. 이따금 하는 기침이야 문제가 없지만 자주하거나 혈담이나 점성이고 색깔을 띠는 담을 동반하는 기침은 비정상”이라고 말했다.

이번 가이드라인은 감기에서 만성폐병변에 이르는 다양한 질환에 동반하는 기침의 진단·관리법을 보여주고 있으며, 소아 기침의 치료에 대해 과학적 증거에 기초한 포괄적인 권고도 아울러 제시하고 있다.

가이드라인에서는 성인 백일해의 예방과 성인 및 소아 기침에서 사용하는 일반의약품(OTC)의 역할도 자세히 설명하고 있다.

또한 성인과 소아의 기침을 지속기간을 통해 급성(3주간 미만), 아급성(3~8주간), 만성(8주간 이상)으로 분류하여 진단·관리법에 대해 200개 항목을 넘게 권고하고 있다.

이 가이드라인은 새로 개발된 성인용 백일해 백신을 65세 이하의 성인에 이용하도록 강력 권고하고 있다. 백일해는 매우 전염성이 강해 아급성 기침을 일으킨다.

항균제는 감염 초기에 투여해야만 효과를 볼 수 있지만 백일해를 근절시키는데는 백신 외에는 방법이 없다.

백일해 환자는 기침에 의한 구토, 늑골골절, 실신 등의 합병증 발병 우려가 있으며 다른 사람에게 감염될 위험도 있다.

박사는 “백일해는 소아질환으로 생각해선 안된다. 미국 백일해환자의 28%는 성인이다. 소아기에 접종하는 대부분의 백일해 백신의 효과 지속기간은 10년에도 미치지 못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기존 백신은 초등학교 이후의 청소년이나 성인에 심각한 부작용을 일으키기 때문에 7세 미만에 이용돼 왔다. 하지만 신형 백신은 안전성과 유효성이 높아 성인 백일해를 예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박사는 설명한다.

시판되는 진해거담제 효과에 의문

이 가이드라인에서는 시럽이나 캔디 형태의 OTC로 판매되는 진해·거담제는 기침의 원인까지는 치료할 수 없다고 지적하고 있다. 가이드라인은 급성 기침이나 상기도해수증후군(후비루증후군)을 가진 성인에게는 제1세대 항히스타민제와 울혈제거제를 병용하는게 바람직하다고 설명한다.

어윈 박사는 “OTC의 진해·거담제가 실제로 기침을 완화시킨다는 임상적 증거는 없다. 제1세대 항히스타민제는 기침 완화에 유용하다는 증거가 있어 금기가 아니면 이용해야 한다”고 설명한다.

ACCP 가이드라인은 무엇보다도 먼저 소아의 기침의 진단·관리에 대해 포괄적이고 구체적이고 과학적증거에 근거한 권고를 제시하고 있다. 이 가이드라인에서는 모든 소아기침에 대해 다루고 있는데 특히 14세 이하 소아에 대한 OTC 진해제나 감기약의 사용은 부적절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박사는 “기침은 소아에서 나타나는 경우가 많지만 진해제나 감기약의 유용성은 낮으며 때로 해롭기까지하다. 만성폐병변이나 환경물질 등의 원인이 없는 기침 대부분은 특별한 치료가 필요가 없으며 자연적으로 없어진다”고 설명한다.

미국에서는 매년 약 8억 2,900만명이 병원을 찾으며 이 중 2,950만명은 기침에 의한 것이다. 급성기침의 대부분은 감기 때문이다. 아급성 기침은 감기가 나은 다음에 나타나거나 백일해와 감염 후 기침 등의 기도감염증 때문에 발병하는 경우가 많다.

만성기침에서는 흡연과 ACE억제제도 고려해야 한다. 이 가이드라인에서는 만성기침의 원인이 되는 경우가 많은 상기도해수증후군(후비루증후군), 천식, 위식도역류증(GERD) 등에 관한 권고도 제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