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기·진행기에 모두 효과적

【독일·뮌헨】제2세대 비가역적 모노아민산화효소 B(MAO-B) 억제제인 rasagiline(Agilect, 룬드벡)이 파킨슨병(PD)에 대한 새로운 치료제로 부상되고 있다.

독일 드레스덴공과대학 하인즈 라이흐만(Heinz Reichmann) 교수는 “PD 초기단계에 rasagiline를 단독 투여하면 환자의 운동능력과 QOL를 개선시킬 수 있으며 질환이 진행됐어도 이 약을 병용하면 주요 운동증상 및 L-도파와 관련한 운동증상의 일일변동을 크게 낮출 수 있다. 질환 초기의 PD환자를 대상으로 한 대조 임상시험에서는 rasagiline이 대증요법제로 뛰어나다는 사실이 증명됐을 뿐 아니라 신경보호 작용과 질환수식 작용도 가진 것으로 시사됐다”고 룬드벡사와 테바(Teva)사의 공동기자회견에서 보고했다.

질환 진행 늦추는게 중요

라이흐만 교수에 의하면 PD에서 나타나는 가장 큰 문제점은 증상이 발현하기 이전에 대량의 세포가 탈락한다는 점이다.

PD의 3가지 주요 증상은 근육이 뻣뻣해지는 강직이나 몸이 떨리는 진전 그리고 몸 동작이 느려지는 운동 완서를 특징으로 한다.

이러한 증상이 발현할 무렵에는 이미 선조체의 도파민이 약 70% 감소하며 흑질에서 도파민 작동성 뉴런의 약 60%가 변성된다. PD환자의 뇌속 변성성 변화가 장시간 진행한다는 사실은 PD 치료를 시작할 무렵에는 이미 상당히 진행돼 있음을 의미한다. 따라서 운동능력의 개선과 함께 질환진행의 억제를 치료목표로 삼아야 한다.

Rasagiline에 신경보호 작용이 있다는 사실은 TEMPO(TVP-1012 in Early Monotherapy for Parkinson''s Disease Outpatients) 시험을 통해 시사됐다(Archives of Neurology 2004; 61: 561-566).

이 시험은 초기 PD환자 404명을 대상으로 실시된 무작위 이중맹검형식을 이용한 병행군끼리 비교한 시험이다.

피험자를 3개군으로 나누고 134명에는 1일 rasagiline 1mg을, 132명에는 2mg을 각각 6 개월간 투여하고 나머지 138명에는 위약을 최초 6개월간 투여한 후 rasagiline 2mg 투여로 전환했다.

투여시작 지연군에서도 실약으로 변환한 다음 치료응답은 증상면에서는 뛰어났지만 조기에 치료를 시작한 다른 2개군만큼 효과는 없었다.

2개의 조기치료군에서는 파킨슨병 통일평가척도(UPDRS)의 총 스코어와 UPDRS의 운동능력 서브스코어가 유의하게 개선됐다. 또한 PD환자의 QOL를 조사하기 위한 PD-Qualif 척도를 이용한 평가에서도 2개의 조기치료 시작군에서 QOL이 유의하게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피험자 404명 중 306명에 대해서는 rasagiline 투여기간을 연장시켜 1mg 투여를 최장 6.5년간 지속됐다.

이 연장 투여기간 종료 후 1년간의 관찰기간에도 조기치료시작군에서 나타나는 기능 상실 정도는 투여시작 지연군에 비해 분명히 작았다고 한다. 투여시작 지연군의 성적은 6.5년 후에도 조기치료군만큼은 아니었다.

교수는 “TEMPO 시험에서 얻어진 데이터는 rasagiline의 질환 수식 작용을 시사하는 것으로 이 약이 치료시작 당시의 제1선택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고 주장했다.

레보도파 장기 투여의 부작용 억제

PD가 진행한 단계에서는 rasagiline이 레보도파와의 병용으로 뛰어난 효과를 나타낸다. 루르대학(보훔) 홀스트 프루즌테크(Horst Przuntek) 교수는 “레보도파에 의한 치료가 최적인 환자라도 rasagiline를 병용하면 레보도파 투여량을 줄일 수 있으며 운동증상의 일일변동을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PD환자 대부분은 레보도파의 장기투여로 이른바 오프상태를 경험하는데 그 발현을 예측할 수 없다는게 단점이다. 교수에 의하면 최근 실시된 PRESTO (Parkinson''s Rasagiline: Efficacy and Safety in the Treatment of ‘Off’)와 LARGO(Lasting effect in Adjunct therapy with Rasagiline Given Once daily) 등 2건의 임상시험에서 rasagiline에 의해 상대적으로 부동(不動)상태 기간이 단축됨과 동시에 온(on) 상태를 연장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한다.

PRESTO 시험은 위약 대조 무작위 이중맹검형식에 의한 다시설시험으로, 최적화된 치료를 받고 있는데도 매일 장시간의 오프 상태를 일으킨 환자 472명을 대상으로 실시됐다(Archives of Neurology 2005: 62: 241-248).

그 결과, 기존 치료에 추가로 1일 0.5mg 또는 1mg의 rasagiline을 26주간 복용한 군에서는 오프상태에 빠져있는 시간이 위약군에 비해 유의하게 단축되고 0.5mg군에서는 1일 약 30분, 1mg군에서는 약 1시간 짧아졌다.

또한 이 시험에서 이차적 목적인 운동기능의 개선에 대해서도 rasagiline 투여군의 성적은 양호하며 오프상태에서의 일상생활 동작 및 온 상태에서의 운동능력이 함께 개선됐다. 또한 용량에 관계없이 내약성은 양호했다.

또다른 무작위 이중맹검법에 의한 평행군간 대조다시설 시험인 LARGO 시험에서도 동일한 결과가 얻어졌다(Lancet 2005; 365: 947-954).

이 시험에서는 18개월간 PD환자 231명에 레보도파에 추가로 1일 rasagiline 1mg을 추가 투여하고 다른 227명에는 레보도파에 카테콜-O-메틸기 전이효소(COMT) 억제제인 entacapon 200mg을 추가 투여하여 대조군 229명에는 레보도파에 위약를 추가 투여했다.

Rasagiline 투여군, entacapon 투여군의 모두 위약군에 비해 1일 평균 오프시간은 유의하게 단축됐다(단축시간은 rasagiline군에서 최대 1.18시간, entacapon군에서 최대 1.2시간, 위약군에서는 0.4시간).

그러나 오프상태에서의 운동능력 개선 효과는 rasagiline군에서만 나타났다. 특히 아침의 운동장애 개선효과가 뚜렷했다. 게다가 rasagiline군에서는 entacapon군에 비해 자세장애, 보행장애 개선효과가 뛰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Rasagiline의 임상 사용경험

Rasagiline이 폭넓게 바람직한 작용 스펙트럼을 가졌다는 사실은 여러 임상시험에서 확인됐다. 초기 PD환자에 대한 치료약 또는 증상의 일일변동이 나타나는 환자에 대한 추가 요법약제로서 이 약은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다루기가 쉽고 내약성이 뛰어나 다른 약제와 병용이 가능해 순응도가 높다.

바트·바루트제에서 신경내과를 개업한 빌리 콜레프(Willi Kohlhepp) 박사는 PD치료시 이 약을 실제로 투여할 경우 얻는 이점으로 다음과 같은 점을 들고 있다 (1)내약성이 높다 (2)증량이 불필요하고 1일 1회 투여로도 충분해 사용이 간편하다 (3)단독이든 병용요법이든 지속적으로 높은 효과를 얻을 수 있다 (4)셀레질린(selegiline)과는 달리 분해시 암페타민 유도체를 생산하는 경우가 없다.

박사는 또 조기에 치료를 시작하는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최초로 진단내린 시점에서는 PD에 전형적인 운동증상은 비교적 가벼워 환자에게 아직 큰 장애가 되지는 않기 때문에 이러한 환자가 치료에 그다지 적극적이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러한 환자에게는 즉시 치료를 하면 나중에 질환 경과에 바람직한 영향을 주어 자립상태를 유지하고 업무 능력을 더 길게 유지할 수 있다고 납득시킬 필요가 있다. Rasagiline의 질환 수식 작용은 특히 초기치료로 발휘된다.

프루준테크, 라이흐만 교수는 모두 이 새로운 MAO-B억제제의 의미를 강조하고 있다. 프루준테크 교수는 “rasagiline 투여는 즉시 시작하고 도파민 아고니스트는 나중에 추가하는게 좋다”고 조언했다.

이러한 치료 방침을 채택하면 도파민 아고니스트의 용량을 감소시킬 수 있으며 추가로 부작용도 억제시킬 수 있다. 좀더 병기가 진행해도 저용량의 레보도파와 함께 rasagiline을 계속 투여할 수 있다. 이렇게 하여 레보도파의 장기 투여에 동반하는 부작용의 발현을 늦출 수 있게 되어 환자는 질환 초기부터 진행기까지 rasagiline의 혜택을 받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