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미네소타주 로체스터】 비행기로 장거리 이동할 경우 거의 앉은 상태로 있어야 하기 때문에 혈전형성 위험이 높아진다. 특히 대수술 직전에 장거리 이동한 승객에게는 생명에 큰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고 메이요클리닉 마취과 주라이 스프렁(Juraj Sprung) 박사가 Mayo Clinic Proceedings (2005;80:728-731)에 발표했다.

이동중에 수술중·술후 예방책 세워야

스프렁 박사는 “수술받으려고 비행기타고 온 환자는 수술 후 정맥내 혈전형성 위험이 높아진다”고 설명한다.

또 비행기를 이용해 이동하는 동안에는 수술 중간이나 수술 후에 만일의 사태를 대비하여 특별 예방수단을 세워놓아야 한다고 지적한다.

같은 호에 실린 일부 논문에서는 수술 전후의 혈전형성 위험을 설명하고 있어 환자와 의사에게 귀중한 조언을 해주고 있다.

박사는 37세 남성이 수술 전에 비행기로 약 7,700km를 이동하여 수술받은 후 폐색전증으로 사망한 환자사례를 계기로 이번 연구를 시작했다.

골반이나 하지(다리)의 심부정맥에서 일어나는 혈전형성은 특히 장딴지, 허벅지, 무릎 또는 골반의 심부정맥 속에 자주 나타나는데 보통 심부정맥혈전증(DVT)이라고 한다. 이 혈전은 폐색전증을 일으키거나 돌연사하게 되는 원인이 된다.

장거리이동하면 발현율 30배

스프렁 박사는 메이요클리닉의 환자 정보를 분석하고 1998~2002년에 수술받은 환자 18만 1,765명 중 3,736명이 미국이 아닌 다른 나라, 즉 캐나다, 멕시코에서 약 8천km를 이동한 사실을 발견했다.

장거리 이동한 환자는 그렇지 않은 미국내 환자에 비해 술후 28일 이내에 해로운 혈전형성 또는 폐색전증이 발현할 확률이 약 30배 높았다.

또한 환자의 평균 연령이 매우 젊고 수술 후 조기에 혈전이 형성됐다는 점에서 수술 전의 장거리 이동은 유해한 DVT와 폐색전증 등 중증 합병증 위험을 높이는 것으로 시사됐다.

박사에 따르면 장거리 비행 중에 형성되는 혈전 위험에 대해 항공회사들은 잘 인식하고 있지만 수술받으려고 비행기타는 환자에게는 특별 조치가 필요하다.

박사가 지적하는 장거리 비행에 따른 혈전형성 원인으로는 1)장시간 고정된 자세 2)좌석끝 하퇴정맥의 협착 3)수분섭취량 부족 및 과다 음주에 의한 탈수 가능성―등을 지적하고 있다.

따라서 큰 수술 전에 장거리 이동하는 환자에게는 혈전형성 합병증 위험이 높아질 수 있음을 미리 경고해야 한다고 박사는 지적한다.

또한 환자들에게는 충분한 수분섭취, 몸을 되도록 많이 움직이고, 탄성 스타킹을 착용하는 등 여러가지 예방수단을 시도해야 하며, 특히 고위험환자에게는 예방제를 처방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

마취시간기준은 3.5시간

한편 존스홉킨스병원 일반내과 다니엘 브로트먼(Daniel Brotman) 박사는 대퇴골경부 또는 슬관절 치환술을 받은 환자의 마취시간과 술후 정맥내 혈전형성의 관련성이 높다고 같은 호(2005;80:732-738)에서 지적했다.

환자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정맥내 혈전을 가진 환자의 오즈(odds)를 상승시키는 마취시간의 역치는 3.5시간으로 밝혀졌다. 마취시간은 대개 관절 치환술에 필요한 시간에 비례하여 길어진다.

환자는 누워서 수술을 받기때문에 혈액이 수술 영역에 고인다(저류)는 점에서 마취시간이 길수록 정맥내 혈전형성 위험은 당연히 높아지게 된다.

연구책임자인 박사는 “이번 연구 결과는 다른 종류의 외과수술에도 해당된다”고 설명한다.

박사는 술후 정맥내 혈전형성 위험과 예방법, 마취시간과의 관련성을 검토하는 연구를 좀더 실시할 계획이다.

미국에서는 매년 약 50만명의 환자가 대퇴골경부 또는 슬관절의 전치환술을 받고 있다.

이러한 환자는 수술 중 정맥내 혈전형성을 막기 위해 약제를 투여받지만 최대 38%의 환자에서 혈전형성이 일어날 가능성이 있다. 또 혈전이 비록 적어도 사망하게 되는 폐색전증이 약 5%의 환자에 발현한다.

브리검 여성병원 순환기내과 새뮤얼 골드하버(Samuel Goldhaber) 박사는 관련논평(2005;80:725-726)에서 “2건 연구 모두 일반외과 수술과 정형외과 수술에 의한 술후 DVT와 폐색전증의 위험에 대한 주의를 충분히 환기시키는 것이다. 정맥내혈전증 형성 예방은 적절한 조치만으로도 효과를 얻을 있지만 아직껏 충분히 활용되지는 않고 있다. 또 프로토콜 주도형태의 예방의료는 확실히 비용효과가 높지만 환자에게 매우 유용할 것”이라고 설명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