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뮌헨】전세계 자살자 수는 연간 100만명으로 전쟁이나 사고, 살인에 의한 총사망자수를 웃돌고 있다. 독일에서도 2000년의 자살자는 공식통계상 1만 1,110건에 이르며 고령남성에서 자살률이 매우 높아지고 있다.
특히 80세 이상의 남성 자살위험은 독일국민의 평균보다 약 9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루트비히맥시밀리언대학병원 정신과 데이비드 알타우스(David Althaus) 박사로부터 자살기도의 신호와 자살기도 환자에 대한 대응에 대해 알아본다.

자살기도 느끼면 환자에게 알려줘야

자살위험이 높은 환자는 초조감, 공격성을 보이는 경우가 많다. 또 자살을 결심하면 견디기 힘든 긴장감에서 해방돼 돌연 침착해지는 경우도 있다.

가정의는 환자로부터 자살기도를 느꼈다면 이 사실을 즉시 환자에게 알려줘야 한다.

알타우스 박사는 “자살에 대해 의사는 좀더 마음을 열고 세심해져야 환자의 기분을 즐겁게 해줄 수 있다”고 강조한다.

박사는 자살기도를 알아낼 수 있는 신호를 다음과 같이 들고 있다. 1)심각한 자살우려 2)심각한 절망감 3)강한 죄책감 4)‘더이상 견딜 수 없다’는 다급한 상황 5)은둔정도가 심해진다 6)지인들에게 이별을 알린다 7)소중한 물건을 남에게 준다 8)신변정리(보험, 유서 등) 9)어쨌든 마지막이라고 자살을 암시한다 10)초조감, 흥분 11)자살행위의 준비나 구체적인 계획을 세운다

알타우스 박사는 “자살 우려가 있는 경우 충분한 시간을 갖고 환자를 대하는게 가장 중요하다. 자살을 기도하는 사람은 모든 인간관계를 단절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반드시 의사가 먼저 관계를 쌓으려는 시도를 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자살않겠다는 약속해야

경우에 따라서는 스케줄을 조정해서라도 시간을 갖고 환자와 상담하고 환자의 현재 상황을 이해하고 있음을 전달해야 한다. 이것만으로도 자살은 예방될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환자에게 살아야 할 가치에 대해 설명하는 것은 금물이다. 환자가 이해하지 못하거나 거부할 경우 오히려 더 심한 고독감을 갖게 되기때문이다.

이보다는 환자에게 1주 간격으로 다음번 진찰때까지 자살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받아두고 그 약속을 통해 환자와 유대감을 공유하는 편이 좋다.

또 절박한 사태에 빠졌을 경우 즉시 연락할 수 있는 응급연락망을 알려주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

급성 자살기도의 경우 2~3일간 진정제를 투여하면 위험한 고비를 넘길 수 있다.

또 항울제로 치료하는 동안에는 충동성이 높아져 자살위험이 높아질 우려가 있기 때문에 이 경우 역시 진정제를 병용한다.

최근 선택적 세로토닌 재흡수억제제(SSRI)가 자살기도를 높인다는 보고가 있었다.

삼환계항울제 과다복용에 주의

알타우스 박사에 의하면 불안 등의 고통을 동반하는 부작용때문에 절망감이 심해질 가능성은 있지만 대규모 분석조사에서는 다른 항우울제에 비해 SSRI를 복용했을 때 자살률이 높아진다는 결과는 나타나지 않았다고 한다.

박사는 이보다 1주분의 삼환계항울제를 한번에 복용하면 자살하는데 충분한 양이 될 수 있다고 지적하고 약제의 과잉복용에 따른 자살을 되도록 피하기 위해서는 삼환계가 아니라 좀더 새로운 항우울제를 처방하는게 좋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