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베데스다】 요중 태반성장인자(PlGF) 수치가 낮은 임산부는 자간전증을 일으키기 쉽다고 미국립소아보건·사람성장연구소(NICHD) 역학·통계학·예방연구부문 리차드 레바인(Richard Levine) 박사가 JAMA (2005;293:77-85)에 발표했다.

NICHD 듀앤 알렉산더(Duane Alexander)소장은 “이번 지견은 발생률이 높고 생명을 위협하는 자간전증의 대규모 국가연구에서 중대한 전기를 마련한 것으로 자간전증 위험이 높은 임산부를 발견하는 검사법 개발에 도움이 될 것이다. 위험높은 임산부를 발견할 수 있다면 대상을 좁혀서 자간전증의 진행과 발병을 효과적으로 예방하는 방법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혈관내피세포에 작용

PlGF는 혈관내피세포증식인자(VEGF)와 협력하여 새 혈관의 증식을 촉진시키고 태아성장을 돕는 태반속 혈관을 비롯하여 전신 혈관의 내피에 있는 세포를 건강하게 유지시킨다.

레바인 박사는 고혈압 등 자간전증의 특징적인 증상은 PlGF치와 VEGF치가 낮기 때문에 발생한다고 보고, 이번 지견을 토대로 임상검사법을 개발할 계획이다.

박사는 “다태임신이나 고혈압이 계속되는 임산부는 자간전증 위험이 높다고 알려져 있다. 그러나 초산 임산부 대부분은 사전 예고없이 자간전증을 일으킨다”고 설명한다.

대개 자간전증에서는 혈압이 위험수준으로 높아지고 요중으로 단백질이 배설된다.

자간전증은 진행하면 자간(사망할 수 있는 일련의 경련발작)으로 이어지는 경우도 있다. 고혈압과 경련은 치료할 수 있지만 자간전증의 유일한 치료법은 출산하는 것이다.

미국에서는 임신중의 자간전증 등 고혈압 이상의 발병률은 5.9~8%로 추측되고 있다.

칼슘 예방효과 없어

자간으로 진행하지 않았어도 자간전증 산모가 낳은 아기는 상대적으로 매우 작고 조산되는 경우도 있다.

또 자간전증에서는 태아에 시력상실, 뇌성마비, 정신지체 등의 다양한 합병증이 나타날 위험도 높다.

이번 연구를 위해 레바인 박사는 자간전증 임산부 120명의 요샘플을 분석하여 비자간전증 임산부 118명과 비교했다. 요샘플은 임신중에 3회 채취했다.

요샘플은 1997년 다른 NICHD연구에서 채취된 것으로, 당시 연구에 따르면 자간전증 발병률은 예방에 유용하다고 알려진 칼슘보충제를 복용해도 낮아지지 않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번 연구에서는 자간전증을 일으킨 임산부의 요중 PlGF치는 일으키지 않은 임산부 118명에 비해 유의하게 낮았다.

자간전증을 일으킨 임산부는 임신 25~28주째 PlGF가 낮고 29~36주가 되자 그 차이가 더 커졌다.

요검사 오지서도 가능

이번 연구는 베스 이스라엘 디코니스의료센터 신장내과 아난스 카루만치(S. Ananth Karu-manchi)박사와 하버드대학의 과거 지견에 기초하여 실시됐다.

박사는 과거 자간전증 임산부의 혈중에는 대량 가용성fms양 티로신키나제(sFlt-1)가 존재하고 임신 래트에 sFit-1을 주사하면 자간전증과 비슷한 증상을 보인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레바인 박사와 카루만치 박사는 2004년도에 높은 수치를 보인 sFlt-1은 PlGF, VEGF와 결합하면 자간전증을 일으킬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한바 있다.

앙쪽 인자가 sFlt-1과 결합하면 이를 필요로 하는 혈관내피세포가 양쪽 인자를 이용할 수 없게 된다.

레바인 박사는 “자간전증을 일으키지 않은 118명 중에서도 PlGF가 낮은 경우가 여러명인 점을 감안할 때 PlGF 스크리닝검사는 다른 측정법과 병용해야 할 필요가 있다. PlGF치가 낮은 임산부에서 자간전증의 존재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혈액검사에 의해 혈중 sFlt-1의 측정이 필요하다”고 설명한다.

PlGF의 요검사는 혈액을 채취할 필요가 없어 sFlt-1의 혈액검사보다 저렴하다. 또한 요샘플을 집에서 채취하여 검사시설로 가져가는 방식은 혈액을 채취할 의료진이 없는 지역에서는 혈액검사보다 훨씬 유용하다.

현재 박사는 요중 PlGF치에서 자간전증의 발병을 좀더 정확하게 예측하기 위한 연구 중이다.

자간전증 치료개발법도

이번 연구에서는 임신중에 3번의 요검사만 실시했다.

계획중인 연구에서는 임신기간을 통해 요중 PlGF수치를 측정하고 이 수치가 낮아지기 시작하는 시기를 정확하게 파악할 예정이다.

마찬가지로 다른 연구에서는 여러 임신에 대해 요중 PlGF치를 측정하고 그 개체차를 자세하게 조사하고 있다.

레바인 박사는 이러한 연구결과로는 아직 결론이 나오지 않아 요검사로 자간전증을 조사할 수 있기까지는 4~5년이 걸릴 것이라고 추측한다.

“위험이 높은 임산부에 PlGF와 VEGF를 투여하는 자간전증의 치료법이 개발될 가능성도 있다.

이론적으로는 투여한 양쪽인자를 sFlt-1에 결합시키면 체내에서 생산되는 PlGF와 VEGF는 이것을 필요로 하는 혈관에 작용시킬 수 있다.”

미국립보건원(NIH)은 1990년대 초부터 다양한 자간전증 연구를 지원해 왔다.

칼슘을 이용한 자간전증예방을 비롯하여 아스피린, 마그네슘, 생선기름 등 다양한 연구가 진행됐지만 모두 실패로 끝나버렸다.

이번 연구에는 NICHD 외에 하버드대학, 동대학 공중위생학부, 베스이스라엘디코네스의료센터, 얼라이드 테크놀로지그룹, 신시내티대학이 참가했다.

가장 많은 예산을 지원한 곳은 NICHD와 NIH 산하 미국립당뇨병·소화기·신질환연구소(NIDDK)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