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울제 작용효과 지속

【뉴욕】 스테로이드 합성억제제 메티라폰(metyrapone)이 이중맹검 플라시보대조시험 결과 우울증 치료보조에 효과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함부르크 에펜도프트대학병원 정신과 홀거 얀(Holger Jahn)박사는 “메티라폰은 항울제의 작용발현 시간을 앞당긴다. 표준치료에 비해 치료 결과가 개선될 뿐아니라 항우울제의 효과도 지속시킨다”고 Archives of General Psychiatry (2004;61:1235-1244)에 발표했다

항울작용 발현 촉진

이 연구에서는 대우울증(major depression)환자 63명을 2개군으로 무작위로 나누었다. 메티라폰군 11명과 플라시보군 9명은 정신질환 가이드라인(DSM)-IV에서 296.2x, 나머지 메티라폰군 22명과 플라시보군 21명은 296-3x로 진단됐다.

연구디자인으로는 중증 우울증환자가 포함돼 있고 메티라폰 단독치료와 플라시보치료를 비교하는 플라시보대조시험도 윤리적으로 문제가 있을 수 있어 표준치료에 메티라폰을 추가했다.

표준치료는 선택적 세로토닌 재흡수억제제(SSRI) 플루복사민(fluvoxamine)과 네파조돈(nfazodone)을 이용했다. 항불안제 로라제팜도 병용을 허용했지만 치료기간(35일) 중 첫 8일간(0~7일)만 사용하도록 했다.

그 결과, 메티라폰군 33명 중 23명이 21일째에, 19명은 35일째에 치료에 반응을 보인 반면 플라시보군에서는 같은 기간에 각각 13명, 10명으로 나타났다.

치료효과는 신속하게 나타났다. 메티라폰에서는 1주째부터 작용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메티라폰 치료 도중 corticosteroid와 deoxycotisol의 혈장농도는 유의하게 높았으나 코르티졸농도는 거의 일정했다.

전체적으로 메티라폰 치료는 내약성이 높고 심각한 부작용은 발생하지 않았다고 얀 박사는 설명했다.

경도의 부작용 빈도 역시 낮았다. 플라시보군에 비해 메티라폰군에서 유의하게 많이 보고된 부작용은 오심과 두통뿐이었다. 시험탈락자는 63명 중 7명이었고, 이 중 3명은 치료시작 전에 탈락했고 나머지 4명은 부작용으로 인해 탈락했다.

신경 스테로이드에도 영향

이번 연구에서는 메티라폰은 cortisol합성에 개입하여 혈장 속의 부신피질 자극 호르몬(ACTH), 코르티졸 전구물질인 11-deoxy-cortisol과 신경 스테로이드인 dehydroepiandrosterone(DHEA)이 뚜렷하게 증가했다.

얀 박사는 11-deoxycortisol 자체에는 향정신작용이 있다고 지적하고 “DHEA도 항당질 코르티코이드 작용, 항불안작용과 항우울작용을 발휘한다. 신경작용 스테로이드는 사람의 감마-아미노낙산(GABA)A와 프로게스테론 수용체에 작용한다. 메티라폰은 이러한 스테로이드의 합성과 농도를 장기적으로 크게 변화시킨다”고 설명했다.

흥미로운 사실은 메티라폰 치료 시작 전의 환자 혈장 코르티졸농도와 전체적인 결과 사이에는 상관관계가 없는 것으로 나타난 점이다.

박사는 우울증의 신경내분비 병태생리에 관한 최근의 발견에 대해 “시상하부·하수체·부신(HPA)축(axis)의 변화는 우울증의 병리내분비소견과 가장 잘 일치한다. HPA축의 활성을 조절하는데 키를 쥐고 있는 코르티코스테로이드 방출호르몬(CRH)은 우울증환자에서 증가하며 CRH 효과는 뉴로펩타이드와 모노아민작동성 전달물질에 의해 조절된다. 우울증에서 나타나는 HPA 기능항진은 당질 코르티코이드수용체(GR)와 광질 코르티코이드수용체(MR)의 피드백 조절의 장애효과라고 생각된다”고 설명한다.

박사는 또 “HPA축의 과활성이 CRH항진으로 발생하여 MR/GR가 제기능을 못하는 것인지 아니면 다른 기능부전때문인지는 아직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치료경로는 3가지

이 우울증의 신경내분비 병태생리에 대해 HPA축 활성을 직접 타겟으로 하는 치료법이 현재 개발 중이다.

얀 박사는 이를 위해 주요 치료 경로를 3가지 들고 있다.  즉 1) R121919 등 CRH길항제의 투여 2)RU486이나 Org34517 등 GR길항제의 투여 3)ketoconazole, aminoglutethimide, 메티라폰 등 스테로이드 합성억제제에 의한 치료다.

박사에 의하면 메티라폰은 11β-hydroxylase와 1β-hydroxy-steroid·dehydrogenase(1형)를 선택적으로 억제한다고 알려져 있어 중추신경계 내부에 직접 작용한다.

이 연구는 대울병의 치료보조제로서의 메티라폰에 관한 최초 플라시보대조 이중맹검시험이다.

지금까지의 연구는 캐나다 맥길대학 미사그 가디리언(Missagh Ghadirian)박사가 Biological Psychiatry(1995;37:369-375)에 발표한 오픈라벨연구나 런던 정신연구소의 앤 마리 오드와이어(Anne-Marie O''Dwyer)박사가 Journal of Affective Disorders (1995;33:123-128)에 발표한 플라시보 대조 단일맹검 크로스오버연구이며, 드와이어 박사의 연구에서는 하루 30mg의 hydro-cortisone이 병용투여되고 있었다.

얀 박사는 “메티라폰의 활성 배후에 있는 작용기전 해명은 아직은 멀다”고 설명한다.

흥미로운 점은 또다른 코르티졸 합성억제제인 케토코나졸도 임상시험되고 있지만 증례수는 이번 연구보다 적다.

또한 케토코나졸은 메티라폰에 비해 효과가 떨어지는 것으로 보고 있다. 케토코나졸과 메티라폰의 작용기전은 다르다.

중추에만 작용 할수도

얀 박사는 “케토코나졸은 주로 부신에서 스테로이드합성을 억제하는반면 메티라폰은 혈액뇌관문을 통과하여 부신과 뇌의 양쪽에서 11β-hydroxylase에 작용하고 내인성전구물질 11디옥시코르티졸에서 코르티졸로 변환하는 것을 억제한다. 또 메티라폰은 11베타 하이드록시스테로이드 탈수소효소(HSD1)인 11oxereductase 활성을 직접 억제하거나 프로게스테론 유도체 등의 내인성 억제물질을 많이 생성시켜 간접적으로 억제한다. 따라서 메티라폰은 순환 스테로이드 레벨과는 독립적으로 뇌속 코르티졸 농도를 낮출 수 있다. 중추신경조직과 말초스테로이드 농도를 분리시킬 가능성은 사람에서도 이미 입증돼 있다. 해마의 11베타 HSD1활성의 변화가 행동에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 이미 동물모델에서 입증돼 있다”고 설명한다.

스테로이드합성 억제의 임상응용에 관해서는 현재로서는 임상에서의 사용에 대해 아직 본격적으로 연구되지 않고 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