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베데스다】 미국립유방암임상연구협회(National Surgical Adjuvant Breast and Bowel Project, NSABP) 병리학 백순명 박사는 제노믹 헬스사와 공동으로 유방암 재발위험과 화학요법에 효과를 판정할 수 있는 새로운 검사법을 개발해 New England Journal of Medicine(2004;351:2817-2826)에 발표했다. 이번 결과는 에스트로겐 의존증·림프절전이음성인 유방암으로 진단되는 연간 5만명 이상의 환자 약 절반은 재발 위험이 낮기 때문에 부작용을 동반하는 화학요법은 필요하지 않다는 사실을 시사한다.


16개 유전자로 재발 예측


이번에 개발된 검사는 일부 암관련 유전자의 발현 수준(증가 또는 감소)을 이용하여 유방암 재발을 예측하는 것이다.
이번 연구에서는 유방암 세포에 대한 에스트로겐의 영향을 차단시키는 항암제 타목시펜의 임상시험에 참가한 환자의 조직 샘플과 환자진료카드를 이용했다.
이 시험은 에스트로겐 수용체 양성, 림프절 전이음성인 유방암 환자를 대상으로 했다.
현재 미국내 이같은 유방암환자들은 대부분 호르몬보충요법 외에 화학요법을 추가로 받고 있다. 별도로 실시된 3건의 예비시험에서는 환자 447명의 샘플에서 250개 유전자를 선별하여 16개 암관련 유전자가 검사에 적합한 것으로 밝혀졌다.
백 박사팀은 종양샘플 속의 이러한 유전자 발현 패턴을 이용하여 1~100개의 재발스코어를 계산하는 방식을 만들어냈다.


일상에서 사용할 수 있어


지금까지 유전자발현 분석에는 병리학검사에 사용되는 조직이 아니라 동결보존시킨 종양 샘플을 이용했다. 발현분석은 RNA의 양을 정해서 실시했다
그 이유는 고정시킨 조직에서는 RNA가 변화해버리기 때문이다.그러나 동결조직을 일상적인 검사에 이용하기 쉽지 않아 제노믹헬스사의 연구팀은 파라핀으로 감싼 조직 샘플 속의 변화된 RNA량을 결정하는 방법을 개발했다.
이번 결과는 재발 위험을 예측하는 재발 스코어의 유효성을 증명했다. 별도의 NSABP 타목시펜 임상시험에서 얻어진 생체조직 샘플 위험도를 저, 중, 고로 분류시킨 결과, 저위험군(재발스코어 18미만)이 51%, 중간위험군(18~30)이 22%, 고위험군(31이상)이 27%였다.
위험군의 분류는 실제 10년 후의 유방암 재발률과 매우 밀접한 관련성을 보였다. 저위험군과 고위험군에서는 재발률에 유의차가 나타났다. 10년 후의 재발률은 저위험군에서 6.8%, 중간위험군에서 14.2%, 고위험군에서는 30.5%였다.


화학요법 혜택도 예측


재발 스코어가 50일때까지는 스코어와 재발률이 비례적으로 증가했다. 이러한 경향은 연령과 종양 직경에 상관없이 나타났다.
미국립노화연구소(NIH) 산하 미국립암연구소(NCI)암진단프로그램 쉐일라 토베(Sheila E. Taube)씨는 “NSABP임상시험의 생검 샘플을 이용하지 못했다면 이번 결과를 얻는데는 10년은 더 걸렸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백 박사팀은 21개 유전자를 이용한 동일한 검사를 통해 타목시펜을 투여받은 에스트로겐 수용체 양성·림프절 전이음성인 유방암환자가 화학요법에서 얼마만큼의 혜택을 받을 수 있는지를 예측하여 작년 12월에 열린 샌안토니오유방암심포지엄에서 발표한바 있다.
당시 발표된 결과에서는 유방암 재발위험이 낮은 환자(환자의 약 절반)에서는 화학요법으로부터 받는 혜택이 적었다.
한편 치료시험에서는 재발 스코어가 높은 환자의 경우 화학요법의 혜택(10년 무재발률)이 크고 스코어가 낮은 환자에서는 혜택이 매우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시험군의 크기가 적어 저위험군에 대한 화학요법의 유해성 여부는 밝혀지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