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질환의 최신지견 발표
난치성질환·우울장애 연구방향 모색


대한생물정신의학회(이사장: 이민수(고려의대), 회장: 백인호(가톨릭의대))는 현대 정신의학의 근간이 되고 있는 생물정신의학분야의 대표적 전문연구학회이다. 이번 춘계학술대회에서도 각종 정신질환의 원인에 대한 유전적 연구와 생리학적 연구, 정신약물학적 연구 등 각 분야에서 최신의 연구들이 폭넓게 발표되고 토론되어졌다. 특히 우울장애를 중심으로 우울장애의 생물학적 원인을 리뷰하여 과거와 현재 및 미래의 연구 방향을 조망해 보고, 임상 실제에서 치료가 어려운 질환들을 중심으로 그 원인과 치료 방침을 모색해 보았다.

우울증 40% 유전적 요소 관여

우울증의 전략적 연구과제는 10년 이내에 우울증의 치료 성공율을 80% 이상 수준으로 높이고, 20년 이내에 우울증의 재발율을 50% 이하 수준으로 줄이는 것이다.

이를 위해 우울증의 질병 유발 위험인자(유전적, 사회심리적 요인 포함) 을 규명하고, 외부적 환경 변화가 유전자 발현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하려 한다.

성균관의대 정신과 김도관 교수팀은 정신질환에서의 유전적 요소에 대한 연구에서 우울증의 경우 40% 정도 유전적 요소가 기여한다고 보고하였다.

그러나 모든 사람이 질병을 발현하는데 충분할 정도의 유전적 취약성을 가진 것은 아니며 아무리 유전적 요소가 강한 질병의 경우라 할지라도 생활사의 스트레스와 진행되는 장기적인 어려움이 질병의 발현에 중요하다.

또한 정신과 질환에서의 유전 양상은 멘델리안 법칙을 따르지 않고, 다인자 질병(multifactorial disease)이므로 환경과의 연관성도 고려해야 한다.

우울증 발생의 고위험인자를 규명하고, 분자생물학적, 유전적 기법을 이용한 질병의 전임상 단계에서의 조기 진단기술을 개발한다면 우울증의 선별진단도 가능해질 것이다.

만약 어떤 개인의 전체 유전자 구조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면 그 개인이 자폐증이나 정신분열증, 우울증, 알쯔하이머 치매 등에 얼마나 취약한지도 알아낼 수 있을 것이다.

우울증 진단의 전략적 연구과제는 질병과 연관된 분자 표지자(생물학적 표지자, 내부표현형)를 탐색하는 것이다.

예후에 대해서는 우울증의 약물치료 반응을 예측할 수 있는 방법의 개발, 우울증의 재발 및 증상악화에 관련되는 예측인자의 탐색, 우울증의 자살 예측인자 및 예방 요인에 대한 연구가 있다.

치료 면에서의 연구과제는 유전적 정보와 생화학적 정보에 기반한 항우울제의 맞춤치료 전략의 개발, 우울증의 치료반응에 따른 유전자 발현 과정에 대한 연구, 새로운 항우울제의 기전 연구가 있다.

특히 약물 반응과 연관되는 유전자 표현형의 다양성은 인종에 따라 차이가 있는데 예를 들어 SSRI 에 대해 아시아인은 s/s form이 더 반응이 좋은 데 비해 코카시안은 l allele 이 더 양호한 것으로 되어있다.

마지막으로 우울증의 정보 공유측면에서의 연구과제는 거점 병원을 기반으로 하는 전국적 단위의 환자 등록 시스템의 구축, 주요 정신질환 별 진단, 치료 및 재활에 관한 데이터 베이스 구축, 주요 정신질환의 연구 검체 (사후 뇌, 혈액, DNA 등)의 중앙집권적 수집과 관리 시스템의 구축이 있다.

우울증 생물학적 표지자 개발 및 진단기준 수립 관건

우울증에 관여하는 신경전달물질에 대해 고려의대 정신과 김용구 교수팀이 정리한 바에 따르면 우울증에서 가장 주된 신경전달물질인 세로토닌의 경우 전구체인 트립토판이 혈중 내에서 감소하고, postsynaptic 5-HT 수용체가 증가하며 presynaptic 5-HT 의 기능이 감소한다.

세로토닌의 재흡수도 감소하고, 대사물질도 뇌척수액 내에서 낮게 측정된다.

노르에피테프린은 대체로 감소한다고 여겨지며 이를 뒷받침하는 자료로 reserpine이 뇌에서 카테콜라민을 제거하여 우울증을 유발할 수 있고, 티로신 억제제인 AMPT가 재발을 유발할 수 있다고 한다. 

노르에피네프린은 우울증에서 대사물인 MHPG를 소변, 뇌척수액 등에서 측정하여 연구할 수 있으며, 시냅스 내의 낮은 노르에피네프린 농도가 보상적으로 ß adrenergic receptor의 증가를 가져온다.

도파민도 우울증에 관여를 하는데 일부 우울증 집단에서 뇌척수액내 HVA 농도의 감소가 관찰되며, 파킨슨병에서 우울증이 병발하는 비율이 높고, reserpine 같은 도파민 제거 물질이 우울 증상을 만들어 낼 수 있다.

특히 중뇌변연계(mesolimbic pathway)가 보상에 관여하며 대부분의 약물남용이 이 부위를 활성시키고, 세로토닌 신경섬유를 조절하는 역할을 한다[그림1,2].

[그림1] Neurochemistry of depressive disorder (synaptic level)
 

[그림2] Neurochemistry of depressive disorder (microscopic finding of synaptic knob)
 

향후 연구의 방향은 우울증의 병인, 병태생리의 통합과  monoamine 수용체 이상의 세포 내 신호전달체계에 대한 연구, 우울증의 아형에 따른 생물학적 표지자의 개발, 생물학적으로 분류된 진단 기준의 수립이 되어야 할 것이다.

우울증 동물모델연구 CBAS통해 심화


인간에서의 우울증의 증상과 유사하게 동물 모델에서의 우울증은 무의욕증, 체중감소, 식욕저하, 탐색활동의 저하, 사회활동의 저하, 운동학적 활동의 감소로 나타날 수 있다.

고려대 심리학과 김현택 교수팀은 동물 모델에서의 우울증은 생물학적 모델, 환경적 모델, 유전적 모델로 세분해서 연구할 수 있다고 보고하였다.

생물학적 동물모델은 olfactory bulbectomy를 시행하여 우울증의 여러 증상을 유발하거나, 5-HTP inhibit 제제를 투여, 항우울제를 통한 선택적차단 등으로 쥐들끼리 서로 잡아먹는 행동을 유발할 수도 있다.

Intracranial self-stimulation을 하여 보상시스템에 무감각해지게 하는 모델도 개발되었다.

환경적 모델은 사회적 고립을 시키거나 반복해서 강제로 수영을 시켜서 절망을 하게하거나, 간헐적인 백색 소음에 노출시켜 만성적이고 경미한 스트레스를 줌으로서 무의욕증을 유발하고, 0.8 mA foot shock을 20분간 줌으로써 학습된 무기력을 만들어 내는 방법이 있다. 

유전적 모델은 FST alter, Wistar-Kyoto rats, Flindlers sensitive line of rats 등이 있다.

이러한 동물모델에서의 우울증을 행동적으로 검사하는 방법은 일반적인 건강검사로서 체중을 재고, 운동 기능 검사로서 open field activity를 측정하고, 감정반응 검사로서 sucrose preference test, learned helplessness, Forced swim test(FST), Tail suspension test, Elevated plus maze 등이 있으며 인지기능 검사로서 passive avoidance test 를 시행하게 된다.

동물 모델은 행동을 약물학적으로 조절하고 통제하는 것이 쉽다는 장점이 있으나 반면에 인간의 우울증과 동물의 우울증 유사행동 간에 동질성에 대해 논란이 있을 수 있다는 제한점이 있다.

동물 모델이 연구의 좋은 모델로 받아들여지기 위해서는 타당성의 3 기준을 다 만족시켜야 하나 실제로 이런 경우는 매우 드물다.

발표자들은 Center for Brain-Behavior Analysis Service(CBAS) 라는 연구개발사업을 통해 이러한 동물모델의 연구를 심화시키고 있다고 설명했다.

뇌영상연구 기술은 우울증과 해부학적 구조물 간의 연관성을 밝힐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PET, SPECT 같은 functional imaging의 경우 정상적이거나 병적인 감정 상황에서 생체내에서의 신경생리학적, 수용체 약리학적 연관성을 규명하는데 사용되고, structural MRI의 경우에는 기분장애의 신경형태학적 특징을 연구할 수 있게 한다. 

가톨릭의대 정신과 이창욱 교수팀은 혈관성 우울증이 작고 무증상의 뇌경색과 연관되며 뇌백질 고밀도 등의 특징을 보인다고 보고하였다.

우울증에 관여하는 여러 해부학적 회로 중에서 해마 용적의 감소, 편도 용적의 증가와 비대칭성, 특히 좌측 편도 용적은 측두엽 간질과 양의 상관관계가 있음을 제시하였다.
우울증에서 이러한 형태적 변화는 신경합성의 감소, 세포자사(apoptosis)의 증가, 해마의 용적 감소, 세포의 위축으로 나타난다.

향후 뇌영상 연구의 과제는 뇌영상 자료의 비용 대비 효과의 측면, 일차적인 병태생리학적 면과 만성적 질병이나 투약 치료에 대한 적응으로서의 이차적 변화의 감별과 높은 발병 위험을 가진 가계도에서의 건강인에 대한 연구, 유전적 표지자와 뇌영상간의 연관성에 대한 연구를 포함할 것이다.

이러한 우울증의 전략적 연구과제 중 우선순위를 통해 주요 핵심 과제 도출을 함으로써 우울증 진단 및 치료에 있어 새로운 지평을 열 수 있을 것이다.

예측가능 생물표지자 개발

일본의 Niigata University에서 활발하게 약물유전학을 연구하고 있는 Toshiyuki Someya 박사에 의하면 지난 6년간 fluvoxamine 의 임상적 효용성과 부작용에 대해 연구하고, 사전에 이런 임상 반응을 예측할 수 있는 약역학적, 약동학적 생물표지자를 개발하는데 노력하였다고 한다.

삼환계 항우울제에서 혈중 약물 농도가 예측자로 유용한 것과는 달리 선택적 세로토닌 재흡수 억제제(SSRI)의 경우 예측자로 충분치가 않다.

Toshiyuki Someya박사팀은 fluvaxamine 의 경우‘역치 농도(threshold concentration)’가 존재하며 이를 넘어서서는 임상적 반응의 호전을 기대할 수 없다고 발표하였다.

또한 잠재적인 약동학적 예측자로서 fluvoxamine 의 임상적 반응과 5-HT1A 수용체 유전자의 다형성과의 관계를 연구하였다.

5-HT1A 수용체 유전자의 Gly272Asp 다형성은 PCR 에 의해 밝혀졌고, Asp allele 을 가진 사람의 경우 Gly/Gly 유전형을 가진 사람에 비해 2주(p=0.009), 6주(p=0.036), 12주(p=0.031)에서 HAMD-17 의 감소율이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이 연구 결과는 Gly272Asp 다형성이 fluvoxamine에 대한 반응을 예측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부작용의 측면에서 볼 때 CYP2D6와 5HT 수용체 유전자의 다형성이 외래 환자 100명에서 한 연구에서 확인되듯이 fluvoxamine의 위장관 부작용에 영향을 미친다고 여겨진다.

이러한 결과에 따라 CYP2D6와 HT2A 수용체 유전자의 다형성이 fluvoxamine 의 위장관계 부작용의 예측에 서로 상승적인 효과를 보인다고 생각된다.

정신분열증 치료 다양화치료
저항적 환자에서의 논쟁점


정신분열증의 경우 만성적 경과나 영구적인 입원으로 진행될 확률은 22% 정도로 추정된다.

한림의대 정신과 이중서 교수팀에 따르면 적절한 기간 동안 지속적으로 이루어진 적절한 약물 및 심리사회적 치료에도 불구하고 정신병적 증상과 더불어 상당한 정도로 기능의 제약과 행동의 왜곡이 지속되고, 표준적인 항정신병약물 치료에 대한 저항성으로 증상의 호전이 불충분한 것으로 치료저항성 정신분열증을 규정하였다.

1988년 Kane 등은 5년 동안 세 가지 이상, 서로 다른 계열의 항정신병 약물을 등가용량 1,000 mg/d 이상으로 6주 이상 투여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의한 증상의 호전이 없고, 지난 5년 동안 기능 수준이 양호했던 기간이 없으며 BPRS 총점 45점 이상, 개념의 와해, 과도한 의심, 환각 행동, 이상한 사고 내용의 양성 증상 중 2개 이상이 4점 이상, CGI 4점 이상으로 규정하였다.

또한 haloperidol 60 mg/d 을 6주간 투여한 후 BPRS 총점이 35점 이상, 또는 BPRS 감소율이 20% 미만, 또는 CGI 가 3점 이상으로 지속되는 것으로 진단하였다.

치료 저항성의 정의에 포함되어야 할 항목으로 Meltzer(1992) 는 증상(양성, 음성, diso-rganization, 정동, 자극과민성 등), 인지기능, 사회적, 직업적 기능과 같은 기능적 측면, 삶의 질, 자살 경향성, 순응도 등의 심리사회적 영역, 재입원도 고려하였다.

이런 치료 저항성 정신분열증 환자에 있어서 전통적으로 clozapine 이 치료제로 추천되었으며 최근에는 비전형 항정신병 약물의 병용요법, 전기 경련 요법도 고려되고 있다.

우울증 환자 약물교육도 병행해야

전통적으로 치료저항성 우울증은 부족한 치료반응, 관해 도달의 실패로 정의된다.

관해가 되지 않을 경우 예후가 좋지 않으며, 재발율이 높아지고, 신체 증상을 주로 보이게 되며, 자살이 증가하고 사회적 기능을 수행할 수 없고, 높은 부담을 지게 된다.

충남의대 정신과 지익성 교수팀은 치료 저항성 우울증의 정도를 세분하여 충분한 용량과 기간 동안 한 가지 이상의 항우울제로 치료하였음에도 불충분한 치료 반응을 보이는 집단을 stage 1 으로 정의하고, 25% 이하의 반응을 보일 때 비반응군, 25∼49% 의 반응을 보일 때 부분 관해군, 50% 이하의 반응을 보일 때 관해 없는 치료 반응으로 보았다.

임상가는 진단의 정확성, 현재 치료의 기간, 약물 순응도, 믿을 만한 결과 측정 방법 등에 대해 평가를 하고, 약물을 교체하거나 병합함으로써 치료를 강화시키며, 적절한 항우울제 치료를 시행하도록 해야 한다.

임상가는 비약물적 방법으로 전기경련치료나 미주신경 자극술, 경두개 전기 자극술(trans-cranial magnetic stimulation), 정신 치료 등도 고려해야 하고 환자에게 병과 약물에 대해서도 교육해야 한다.

또한 회복을 유지하기 위해 오랫동안 재발을 막기 위해 유지치료를 해야하는 다른 내과적 질병과 비교함으로써 환자의 이해를 돕도록 한다.

불안장애 제한점 많아

불안장애의 DSM-IV 의 진단 기준은 매우 광범위하여 불안장애에서의 치료저항성을 논의하는데 각 질환 별로 같은 문제일 것인지 여부와 연구 방법의 곤란, 자료의 부족 등의 제한점을 가지고 있다.

가톨릭의대 신경정신과 채정호 교수팀은 최소한 부분 반응(partial response) 획득의 실패라는 현재의 정의가 불충분하며 오진은 아닌지, 불충분한 치료인지, 치료 불응과의 감별은 어떠한지 등을 고려하여 진정한 치료저항성 불안장애로 진단할 것을 추천하였다.

특히 장애별로 약물 순응도가 낮아지는 원인이 다름으로 각 불안장애 별로 고려해야 하며, 동반된 다른 정신과적 질환의 여부도 찾아보아야 할 것이다.

치료 저항성 환자의 경우 진단을 재확인하고, 내과적, 정신과적, 약물 남용 등의 공존 질환을 찾고, 부작용 및 순응도의 재확인, 적절 용량, 기간 확인, 정신사회적 기여 인자 평가가 필요하다.

치료 방침으로는 약물용량의 적정화, 인지치료와 약물치료의 병합, 약물간 치환, TMS, VMS 등의 물리적 요법 등이 추천된다.

양극성 장애 장기적 관리 필요

양극성 장애에서 회복이 된 환자들을 대상으로 2000년의 대규모 연구 결과에 따르면 매달 5%가 재발하고, 그 중 80% 가 우울증으로 재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립나주병원 정신과 윤보현 교수팀은 치료 저항성 양극성 장애에 대한 체계화된 진단 기준이 아직 마련되어 있지 않으나 대부분 투약의 비순응에 기인한다고 발표하였다.

이러한 비순응은 약물의 부작용, 특히 체중 증가 등에 의한다. 또한 공존하는 물질 남용이 있을 경우 비순응성이 증가하는 데 알코올 남용과 의존이 가장 흔하다.

항우울제도 정동을 불안정하게 하는 효과가 있어 양극성 장애 환자의 경우 주의하여 써야 한다.

잘못 진단되어 치료저항성이 되는 경우도 있으므로 혼합성 삽화나 급속 순환형 등의 아형도 진단시 고려해야 한다.

동반된 정신증의 경우, 특히 불안 장애(67%) 등이 치료 저항성에 기여한다. 양극성 장애의 치료목표는 보통 영역의 기분 (euthymia) 을 유지하고, 정확하고 올바르게 약물을 병합하여 장기적으로 질병을 관리하는 것이다.

이번 춘계학술대회에선 이상의 연제 외에도 많은 최신 연구들이 발표되어 활발한 토론을 거쳤다.

또한 24편에 달하는 포스터가 발표되었으며 그 중 관동대 이준석 교수의 ‘Fractal Analysis of EEG in hypnosis and its Relationship with Hypnotizability’등 4편의 포스터가 우수포스터에 선정되었다.

한편 1년간 대한생물정신의학회지에 투고된 논문 중에 고려의대 이헌정 교수 등 두편이 선정되어 제 2회 대한생물정신의학회 최우수 논문상(Best Paper Award)로 시상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