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지역 폐렴구균 항생제내성 세계최고
페니실린보다 마크로라이드내성률이 더 높아
폐렴치료시 일차약제 선택에 주의기울여야

1967년 임상검체에서 최초로 페니실린 중등도 내성폐렴구균 균주가 보고된 이래 지난 40여년간 전세계적으로 페니실린을 비롯한 β-lactam 계열과 비β-lactam계열 항생제에 대한 폐렴구균의 내성이 급증하고 있다.

스페인, 프랑스, 헝가리 등의 유럽국가, 남아프리카와 미국 일부지역에서는 임상 검체로부터 분리된 폐렴구균의 40∼60%가 비감수성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보고된 자료에 따르면 아시아 국가들이 폐렴구균의 항생제 내성률이 세계에서 가장 높다고 알려져있다.

Macrolide 내성 역시 전세계적으로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으며아시아연합(Asian Network for Surveillance of Resistant Pathogens, ANSORP) 연구에 의하면 아시아 국가들의 Macrolide 내성률이 페니실린 내성률보다 더 높은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12개국 14개기관 대규모연구

이런 상황에서 항생제 감시를 위한 ANSORP는 아시아 지역에서 폐렴구균의 항생제 내성과 그 변화 추이, 내성의 기전 및 위험인자를 분석하기 위한 국제 공동 연구를 했다. 이 연구에는 아시아 및 중동 지역의 12개국에서 14개 기관이 참여했다[표1].

[표1] 아시아지역 12개국 참여기관
 

삼성서울병원 송재훈 교수는 학회에서‘아시아 지역 폐렴 구균의 항균제 내성 현황 및 변화양상’이라는 주제로 이번 연구에 대해 설명했다.

이번 연구는 1999년 11월부터 2001년 8월까지 14개 기관에 내원하여 침습성 폐렴구균 감염증으로 진단받은 환자의 임상검체에서 분리 동정된 폐렴구균을 대상으로 했다.

연구기간동안 혈액, 뇌척수액, 복수, 흉수, 복강액, 활액낭액, 중이액, 부비동 흡인액, 농양 흡인액 및 객담 등 임상검체에서 분리된 모든 폐렴구균을 대상으로 전향적으로 균주를 수집했다.

이중 객담에서만 폐렴구균이 분리된 경우 발열, 기침, 객담 등의 임상소견이 있으며, 흉부방사선 검사에서 진행중이거나 새로운 폐침윤의 소견이 있을때만 폐렴의 원인균으로 정의됐다.

연구기간 동안 각기관에서 분리된 모든 폐렴구균균주는 주 연구기관인 아시아태평양 감염연구재단 산하 아태 감염연구소에서 혈액한천에서의 용혈성과 집략형태 등에 의해 폐렴구균 여부를 재확인했다.

위험인자 분석은 연령, 성별, 흡연력, 이전 3개월간의 항생제 사용여부와 기관지폐질환, 심혈관질환, 악성종양, 스테로이드의 사용력, 무비증(asplenia), 백혈구 감소증, 장기이식, 뇌척수액 누출, 당뇨병, 만성신장질환, 면역억제여부, 만성간질환 등을 조사했다. 또한 항균제 내성 폐렴구균 감염증의 위험인자 분석을 위해 단변량분석과 다변량분석을 했다.

페니실린 감수성 저하 한국 64.5%

항생제 감수성 결과 분리된 폐렴구균은 총 685균주였다. 국가별로는 홍콩(112균주), 중국(111균주), 베트남(63균주) 순이었다.[표2]

[표2] 12개국의 폐렴구균 분리결과
 

폐렴구균이 분리된 검체별로 보면 객담이 35.5%로 가장 많았고, 혈액 30.4%, 중이액 9.5%, 뇌척수액 8.2% 순이었다.

685균주의 페니실린 감수성 결과 전체 균주 중 52.4%가 페니실린에 대한 감수성이 저하되어 있었으며, 베트남이 92.1%로 페니실린 비감수성 균주의 비율이 가장 높았고, 스리랑카 85.7%, 홍콩 67.9%, 한국 64.5% 순이었다.[표2]

또한 중국(북경과 상하이)과 말레이시아의 페니실린 비감수성 균주의 비율은 각각 43.2%, 38.6%로 과거 ANSORP연구결과에 비해 급증했다.

다제내성 한국 54.8%

Macrolide 계열 항생제에 대한 감수성 결과를 보면 전체 균주 중 54.5%가 erythromycin에 비감수성을 보였다.

국가별 erythromycin 비감수성 균주 비율은 베트남(92.1%), 대만(87.8%), 한국(80.6%), 홍콩(76.8%), 중국(73.9%) 등의 순이었다.

Erythromycin의 MIC90은 베트남, 대만, 한국, 홍콩, 중국, 싱가포르, 말레이시아에서 >32μg/mL로 고도내성을 보였다. Ciprofloxacin의 MIC90은 홍콩이 4μg/mL였고, 홍콩을 제외한 11개국은 2μg/mL이었다.

전체균주 중 3가지 계열이상의 약제에 동시 내성인 다제내성을 보인 균주는 273균주(40.5%)였고, 국가별로는 베트남(90.5%), 홍콩(60.6%), 대만(56.4%), 한국(54.8%)등에서 높은 빈도를 보였다.

페니실린 내성균주는 다른 항생제에 대해서도 높은 내성을 보였으며 cefuroxime 99.0%, erythromycin 94.1%, azithromycin 92.5%, clarithromycin 91.5%, clinda mycin 55.0%, ciprofloxacin 9.1%, trimthoprim/sulfamethoxazole 97.5% 등에서 감수성이 저하되어 있었다.

아시아지역에서 분리된 침습성 폐렴구균 균주에서 가장 흔한 혈청형은 19, 23, 6, 14형으로 전체 혈청형의 61.5%를 차지했다.

이 결과는 임상 검체를 대상으로 시행한 ANSORP연구에서 23형(30%), 19(25%), 6형(15%)결과와 비강보균을 대상으로 한 연구 6형(22%), 23형(17%), 19형(16%), 14형(6.3%)와 유사했다.

또한 2세미만의 소아에서도 19형(32.3%), 23형(16.9%), 14형(11.5%), 6형(9.2%)순으로 나타났다.

5세미만에서 내성균주 감염빈도 높아

연령에 따른 페니실린 감수성 결과를 보면 페니실린 비감수성이 5세 미만에서는 154균주, 5세 이상에서는 193균주로 5세 미만에서 내성균주에 의한 감염의 빈도가 높았다.

페니실린 비감수성 폐렴구균 감염증의 위험인에 대한 다변량분석에서 5세 미만, 기관지폐질환, 악성종양, 스테로이드 사용이 독립적인 위험인자로 분석됐다.

Macrolide 비감수성 폐렴구균 감염증의 독립적인 위험인자는 5세미만의 연령과 페니실린에 대한 비감수성이었다.

Quinolone에 대한 비감수성 폐렴구균 감염증의 위험인자는 페니실린 고도내성 단독이었다.

폐렴구균 내성률 급증

일반적으로 항생제 내성률은 보균 균주에서 침습성 균주에 비해 더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이번 연구기간동안 수집된 침습성 균주에서의 페니실린 내성률(평균 52.4%)이  1996∼1999년 ANSORP연구들의 페니실린 내성(평균 34.5∼35.8%)보다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나 실제 아시아 각국의 폐렴구균 내성률이 급증했음이 확인됐다.

또한 과거 ANSORP 연구에서 베트남, 홍콩, 한국 등에서 분리된 폐렴 구균의 페니실린 MIC90이 2μg/mL였지만 이번 연구를 통해 4μg/mL로 나타나 내성률 뿐 아니라 내성의 정도도 증가하고 있음이 조사됐다.

송재훈 교수는“이번 연구를 통해 내성률의 단순증가 보다는 내성정도의 증가가 임상적으로 더 의미가 있다”며“이미 헝가리등에서는 페니실린 MIC90가 32μg/mL인 균주들도 보고되고 있어, 향후 아시아 균주에서의 내성정도 증가를 유심히 관찰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Macrolide단독사용은 치료실패유발

특히 이번 연구에서 확인된 아시아지역의 macrolide 내성 자료는 임상적으로 매우 중요한 의미가 있다.

Macrolide계열의 항균제는 폐렴구균과 비정형 세균에 대한 우수한 항균력으로 인해 지역사회 획득 폐렴의 치료에 있어서 일차적으로 권장되어 왔고, 최근 미국감염학회, 미국흉부학회등의 지역사회 폐렴의 치료지침에도 일차약제로 권유되고 있다.

그러나 송 교수는 “아시아 지역에서 macrolide계열의 약제에 대한 내성률이 높고 균주의 MIC가 대부분 32μg/mL를 초과하는 고도내성임을 미루어볼 때, macrolide계열을 폐렴치료에 단독으로 사용하는 것은 치료실패를 유발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지적했다.

또한 페니실린이나 macrolide내성률이 극히 높은 나라에서도 fluoroquinolone내성은 흔하지 않지만 국가간의 전파가능성이 높아 다른 아시아 국가들에서 이 약제에 대한 내성이 증가하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할 수 있다.

한편 송 교수는 “이번 연구결과 아시아 지역에서 폐렴구균의 항생제 내성이 계속 악화되고 있음을 확인했다”며 특히 “베트남, 한국, 홍콩, 대만 등의 지역은 페니실린이나 macrolide의 내성률 및 내성의 정도가 세계에서 가장 높은 수준을 보이고 있어 이에 대한 후속연구와 대책이 절실이 요구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