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내폐렴(hospital acquired pneumonia)은 입원 48시간 이후에 발생하는 폐렴으로서 입원 4일 이내에 발생하는 조기발생과 5일 이후에 발생하는 지연발생으로 대별할 수 있다. 조기발생에 비하여 지연발생 병원성폐렴의 원인균으로는 녹농균이나 Acinetobacter균 및 메티실린 내성 포도상구균(Methicillin resistant Staphylococcus aureus, MRSA)이 흔하다. 중환자실에서의 병원성 폐렴 발생 빈도는 10∼65% 정도이며 이에 의한 사망률은 약 13∼55%로 보고되고 있다.


원내폐렴의 주요한 종류인 인공호흡기연관폐렴(ventilator-associated pneumonia)은 기계호흡을 하고 있는 환자에서 기관내관 삽관 후 48시간 이후에 새롭게 나타나거나 진행되는 폐 침윤이 있으면서 화농성 기관 내 분비물이 관찰되는 경우로 체온 38.3℃ 이상, 백혈구 수가 12,000/mL 보다 높거나 혹은 4,000/mL 미만일 때 및 동맥혈가스분석 결과의 악화의 임상상 중 하나 이상이 있는 경우로 정의한다.

울산의대 서울아산병원 호흡기내과 고윤석교수

인공호흡기연관폐렴발생률은 인공환기기 사용 1,000일마다 평균 7예로 알려져 있으며 기관내관에 연관되어 나타나고 일단 발생하면 사망률이 50%를 넘는 치명적인 질환이다.

원인균의 판정

인공호흡기 치료 중 발열을 동반한 흉부사진상 침윤이 나타난 경우에도 그 중 42 %만이 세균성 폐렴으로 보고되고 있어 그 원인균의 발견은 진단과 치료 방침의 결정에 매우 중요하다.

인공호흡기연관폐렴 원인균을 발견하는 방법에는 기관내관을 통해 기관 가검물을 흡입 추출하거나 특정 카테터를 사용하여 하부기도의 분비물을 채취하는 방법이 있으나, 기관지내시경을 통한 검체보호솔질법(protected specimen brush)과 기관지폐포세척술(bronchoalveolar lavage)이 표준 방법으로 간주되고 있다.

기관내 관을 통한 가검물의 흡입추출법들은 검체보호솔질법과 비교시 일치율이 높다는 보고도 있지만 상기도에 전지군거하는 균주들이 오염될 수 있어 위양성률이 높다.

기관지폐포세척술은 원인균 진단율이 검체보호솔질법과 유사하나 호흡부전으로 인공호흡기를 사용하는 환자에서 적어도 120 ml 이상의 생리식염수를 기도 내로 주입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

세포진 검사 및 바이러스를 포함한 원인균의 동정 검사에 필요한 최소한의 기관지폐포세척술 검체량은 25ml 정도로 이 만큼의 검체만을 얻고자 한다면 적은 양의 생리식염수 주입으로도 가능하며 이러한 소량 기관지폐포세척술 검체도 검체보호솔질법을 통해 동정된 원인균과 높은 일치율을 보였다.

일반 세균학적 배양은 검체를 0.1 ml씩 채취하여 연속적으로 희석 배양을 시키는 정량적 배양법을 이용하여 검체를 분석하여 검체보호솔질법의 경우에는 103 cfu/ml이상, 기관지폐포세척술의 경우에는 104 cfu/ml이상 배양이 되었을 때 양성으로 판정한다.

주요 감염균주

인공호흡기연관폐렴의 흔한 원인균은 인공환기치료기간과 인공호흡기연관폐렴 발생 이전에 항생제 사용 여부에 따라 다르다.

항생제를 투여 받고 있던 환자들 중 인공호흡기 사용일이 7일이 경과되지 않은 환자들의 30%, 7일이 경과된 환자들의 58.6%가 항생제 내성균주에 의한 인공호흡기연관폐렴에 감염된 것으로 보고되어 있다.

국내 중환자실에서는 대부분의 환자들이 이미 항생제를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항생제 내성균주에 의한 인공호흡기연관폐렴이 흔하다.

서울아산병원 내과계중환자실에서 6개월간 전향적으로 미국 CDC 지침에 따라 진단된 폐렴 환자 173명 중 항생제 내성균주[MRSA, third-cephalosporin resistant Acinetobacter baumani (AB), Imipenem intermediate-sensitive AB, Imipenem-resistant AB, expanded-spectrum beta-lactamase bacilli, Imipenem-resistant Pseudomonas aeruginosa로 정의]에 의한 폐렴환자는 85명(51.9%)이었다.

이중 42명(53.1%)이 중환자실에서 감염된 폐렴으로서 대부분이 인공호흡기연관폐렴이었고, 지역획득성 내성균주가 원인인 경우는 4례에 불과했다.

또한 항생제 내성균주에 의한 85명의 폐렴환자들의 내성균주로는 메티실린 내성 포도상구균이 41례로 가장 흔하게 나타났는데, 미국 및 유럽 여러 나라에서 원내 감염의 가장 흔한 균주로 나타나는 메티실린 내성 포도상구균은 특히 인공호흡기를 사용하는 환자들에서 흔히 발견된다.

치료 전략

인공호흡기연관폐렴은 발생 후 적절하게 항생제를 투여한 경우 생존률이 증가되지만, 반면 부적절하게 항생제를 투여한 경우에는 내성균의 증가만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에 인공호흡기연관폐렴 발생 초기에 적절한 항생제를 선택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균 검사 결과가 나오기 전에 항생제를 선택할 때는 인공호흡기 치료기간과 해당 병원에서 가장 흔하게 나타나는 원인균을 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따라서 메티실린 내성 포도상구균에 의한 원내감염이 흔하게 발생하는 중환자실에서 인공호흡기연관폐렴에 대한 항생제를 선택할 때에는 메티실린 내성 포도상구균을 치료할 수 있는 항생제를 포함하여 조합한 후 균 배양검사에서 메티실린 내성 포도상구균이 발견되지 않으면 메티실린 내성 포도상구균에 대한 항생제 사용을 중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메티실린 내성 포도상구균에 대해서는 흔히 반코마이신(vancomycin)과 타이코플라닌(teicoplanin)이 선택되지만 중증 메티실린 내성 포도상구균 감염이나 이들 항생제에 내성을 가진 그람양성균 감염에는 리네졸리드(linezolid)의 사용이 추천되고 있다.

예방 대책

인공호흡기연관폐렴 예방을 위해 인공환기시 환자의 자세를 30-45도 정도 반좌위로 하고 지나친 진정 상태를 피하며 기관내 관의 기낭 상부의 분비물을 철저하게 제거하여야 한다.

또한 인공환기기 이탈을 신중히 수행하여 기관내 관의 재삽관 빈도를 줄이는 것도 도움이 된다.

그러나 인공호흡기연관폐렴 예방을 위해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불필요한 광범위 항생제의 사용이나 항생제를 오래 사용하는 것을 피하고, 객담 검사 결과에 따라 항생제의 강도를 낮추어 나가는 단계적 하강전략(de-escalation strategy)을 적용하는 등 항생제 사용 원칙을 철저하게 준수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스트레스궤양의 예방을 위한 약제로서 수크랄페이트(sucralfate)와 제 2 에이치 수용체 차단제(H2 receptor blockade)간의 인공호흡기연관폐렴 예방 효과의 우월성에는 논쟁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