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의대 법의학(담당교수 황적준), 해부병리학팀(담당교수 김한겸)은 7일 의과대학 법의학 부검실에서 16세기 사대부 부인의 반(半) 미이라 상태의 사체를 수습, 해체하는 작업에 참여했다.

6일 파평 윤씨 정정공)파 묘역에서 발굴된 이 사체는 복식 형태와 입고 있는 치마끈에 병인윤시월 이라는 한글 먹 글씨가 쓰여 있는 것을 감안, 사망 연도를 1566년 윤시월로 추정하고 있다.
금실로 짠 저고리를 비롯해 부인이 입고 있던 옷 등 30여점의 출토 복식은 조선 전기 사대부 부인의 복장을 그대로 재현할 수 있을 만큼 상태가 좋아 전문가들의 관심을 끌고 있는데, 사체는 상당 부분 미라처럼 됐지만 팔이나 다리 등은 살을 눌러도 다시 올라올 정도로 탱탱한 탄력을 유지하고 있다.

또한 당시로서는 큰 키(155㎝)에 손과 발이 작고 손톱이 길어 높은 벼슬의 여인으로 추정하고, 피부 노화 상태와 유방 발달 상태 등으로 보아 출산 경험이 있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의대팀은 사체의 치아를 통해 당시 연령을 추정하고 X-ray, CT, MRI 촬영과 병리, 해부학 검사를 실시하고, 사체의 피부조직을 채취하여 후손들의 유전자와 비교 분석하는 DNA검사로 특정 질환이나 가족력도 살펴볼 예정이다.

법의학교실 황적준 교수는 사체의 팔 근육이 부드럽고, 형태를 알아볼 수 있을 정도로 보존상태가 매우 양호하다면서 오른쪽 복부에 종양의 흔적이 발견되어 당시 사망의 직·간접적인 원인이 될 수 있다고 추정했다.

또한 이번 미라 사체를 통해 문화, 역사적인 배경의 연구뿐 만 아니라 의학사적으로도 훌륭한 자료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