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우울증 유럽보다 심해
여성에서 높고, 10大 증상은 유사
기분외에 정신·신체증상 치료도 중요

일부증상 지속시 재발률 최고 6배 높아

우울증은 75~80%에서 재발되는 질환으로 재발예측인자의 하나로 우울증의 치료 시 잔재증상이 지속된다.

잔재증상을 보인 환자는 그렇지 않은 환자 보다 자주 내과나 정신과 진료를 받으며, 보다 많은 도움과 장애보조, 자살사고나 시도를 더 많이 하고 병이 만성화되는 경향이 있다.

또한 뇌졸중과 관상동맥질환의 위험성이 더 높은 것으로 조사되었다.

따라서 우울증환자의 치료에는 우울감이나 흥미와 즐거움 저하의 호전뿐만 아니라 신체증상 등 모든 증상이 완전히 호전되어야 한다.

또한 우울증 진단은 다른 정신장애와 같이 원인에 의한 진단이 아니고 증상과 기간, 기능과 같은 현상학적인 상태를 토대로 진단하고 있다.

최근 이러한 증상들을 일으키는 뇌의 부위와 회로 및 회로 내에서의 신경학적 변화가 밝혀지고 있다.

결국 우울증의 치료는 이러한 각각의 증상에 따른 뇌의 부위와 회로에서의 증상을 모두 완전히 치료해야 한다.

가톨릭대학교 의과대학 정신과 김광수 교수는 우울증에서 나타나는 모든 증상의 존재와 빈도를 조사했다.

14개 대학병원 573명 조사

김 교수는 전국의 14개 대학병원에서 2003년 5월 1일부터 2003년 11월 31일까지 병원에 치료를 원하여 방문한 우울증 환자들을 대상으로 했다.

이들은 평가하기 2개월 전부터 항우울제 등 우울증 치료를 받지 않았다. 또한 미국 정신의학회 진단기준인 DSM-IV의 주요우울장애 진단기준에 맞는 우울증 환자 573명이 호소하는 모든 우울증 증상의 종류와 빈도를 조사했다.

증상의 종류는 50개로 1999년 Tylee 등이 조사하였던 설문지를 참고로 신체증상을 추가하여 이용하였고 동시에 헤밀톤 우울증 평가 척도를 측정했다.

우울감, 피로/무력감이 가장높아

조사대상의 평균연령은 48.4세로 남성 168명 대 여성 405명으로 여성이 더 많았다.

가장 흔한 10가지 우울증의 증상의 종류와 빈도는 우울감(85.5%), 피로/무력감(79.9%), 불안/과민성(76.8%), 짜증(72.6%), 무감동/무의욕(67.5%), 불면증(65.3%), 기억력저하(64.6%), 집중력장애(63.2%), 불만(61.4%), 식욕저하(60.9%)로 나타났다.

이런 결과는 유럽에서의 1위 우울감(76%), 2위 피로/무력감(73%)으로 한국에서와 동일했다.

김 교수는 “이런 결과는 신체증상로서 이에 대한 관심과 호전이 치료에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외의 증상은 순위가 바뀌었을 뿐 한국에서의 10대 증상과 유사했다.

그러나 한국에서의 우울증환자에서의 증상빈도는 유럽의 환자보다 더 높아 한국인의 우울증환자의 증상이 유럽 환자보다 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증상빈도 여성에서 약간 높아

남녀 우울증 증상비교 시 남성에서 우울감(75%), 피로/무력감(73.8%), 불안/과민성(71.4%), 짜증(67.9%)순으로 나타났으며, 여성에서도 우울감(89.9%), 피로/무력감(82.5%), 불안/과민성(79%), 짜증(74.6%)순으로 가장 빈번한 증상은 같았지만, 여성에서의 증상빈도가 약간 높게 나타나 여성 우울증환자의 증상이 약간 심한 것으로 평가됐다.

또한 우울증의 원인이 확실히 밝혀지지 않고 진단이 증상과 기간, 기능의 상태와 같은 현상학적인 상태를 토대로 진단했다.

증상의 존재를 가장 중요하게 평가하고, 우울증의 재발이 치료시 잔재증상이 지속되는 경우 재발율이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외에도 각각의 증상시 뇌에서의 부위와 관련된 회로가 밝혀지며, 각각의 회로에 관련되는 신경전달물질의 종류가 조사되면서 우울증의 증상들의 범주(symptom's domain)의 개념이 출현하게 되었다[그림].

[그림1] Different Brain Sites and Circuits by Depression Symptom Domains
 

여러증상과 복합되어 발생

각각의 증상군의 빈도를 조사한 결과 가장 흔한 증상군은 기분증상군(mood symptom domain)이었고, 다음은 정신운동증상군(psychomotor symptoms domain), 신체증상군(somatic symptoms domain), 생리적증상군(vegetative symptoms domain), 인지기능증상군(cognitive symptoms domain)순 이었다.

여기서도 우울증의 증상이 기분증상뿐만 아니라 많은 신체증상과 함께 다른 영역의 증상이 있음을 나타내고 있다.

김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우울증의 가장 빈번한 증상의 종류와 빈도, 유럽의 우울증 환자의 증상 비교, 남녀간의 우울증의 증상의 차이도 비교했다”며,  “우울증의 치료에서 단순히 우울감과 같은 기분증상의 호전뿐만 아니라 여러 범주에 있는 모든 증상의 완전한 호전을 달성하는 것이 우울증의 재발을 막는 길”이라고 설명했다.

알코올 의존 우울증환자 NaSSa 효과적
노르아드레날린·세로토닌에 직접 작용

알코올 의존을 동반한 주요 우울장애 환자들에게 다른 1차 선택제보다 NaSSa가 효과적이라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38명대상 후향적 조사

순천향대학교 의과대학 신경정신과학교실 정한용(조숙현, 김동현, 우성일)교수팀은 알코올 의존이 동반된 주요 우울장애 환자들을 대상으로 작용 기전에 따른 항우울제의 치료 효과를 비교연구했다. 

정 교수팀은 순천향대학교 병원에 2000년 1월부터 2004년 7월까지 입원치료를 받고 퇴원한 환자들 중 알코올 의존을 진단받은 환자 총 38명(남자 32명, 여자 6명)을 대상으로 했다.

평균연령은 각각 47.9±12.6세, 40.2±9.2세였다. 항우울제는 약물의 기전에 따라 SSRI(20명), SNRI(7명), NaSSa(7명), TCA(4명)등으로 분류하고, 병합투여된 benzodiazepine의 양은 diazepam등가량으로 계산하여 적용했다.

조사결과 알코올 의존 발병연령은 평균 29.9±10.4세였고, 평균 입원횟수는 6±11.93회였다.

연구대상의 입원시 평균 HAMD 점수는 SSRI군 30.80±3.97점, SNRI군 30.14±2.97점, NaSSa군 30.14±4.02점, TCA군 33.25±3.40점으로 각 군간의 유의한 차이는 보이지 않았다.

치료기간에 따른 각 군간의 HAMD 점수의 변화를 분석한 결과, 항우울제 투여 2주 뒤에는 NaSSa군이 SSRI군과 TCA군보다 HAMD점수가 유의하게 감소했다.

투여 4주 뒤에는 NaSSa군이 SSRI군, SNRI군, TCA군보다 HAMD 점수가 유의하게 감소했다.

정 교수는 “이번 연구에서는 4주의 약물 투여를 한 결과 모든 군에서 HAMD점수의 감소를 보였으나 약물투여전 HAMD점수가 각 군사이에 유의한 차이가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투여 2주후와 투여 4주후 NaSSa군이 다른 기전의 항우울제보다 유의하게 HAMD점수가 감소했다”고 말했다.

또한 “이런 결과는 NaSSa군의 약물이 노르아드레날린과 세로토닌에 직접적인 작용을 하는 독특한 작용을 통해 우울증상의 빠른 경감에 기여했을 것으로 생각된다”고 덧붙였다.

암환자신체에도 영향미쳐
조기발견 및 적극적 치료 필요

우울증이 암환자에 신체적 건강에 독립적으로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가톨릭대학교 성모자애병원 신경정신과 전양환 교수팀은 우울증상과 환경이 암 환자의 신체, 심리, 사회영역의 건강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조사했다.

전 교수팀은 성모자애병원 외과에서 추적조상중인 위암환자 및 유방암 환자 35명을 대상으로 우울증상과 삶의 질을 평가했다.

우울증상은 해밀튼 우울평가 척도를 사용했으며, 삶의질 평가를 위해 한국판 세계보건기구 삶의 질 척도를 사용했다.

조사결과 가설모형하에서 우울증상이 신체적 건강에 미치는 영향은 유의했지만 심리, 사회영역에 미치는 영향은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않았다.

환경은 사회영역에서의 건강에 통계적으로 유의한 영향을 미치는 반면, 신체, 심리영역에 미치는 영향은 유의하지 않았다.

따라서 우울증상이 신체적 건강에 영향을 미친다는 수정된 모형에 따라 우울증상은 다른 영역에 미치는 간접적인 영향없이 신체적 건강에 독립적으로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할 수 있다.

전 교수는 “결국 암 자체에 대한 치료 뿐 아니라 우울증의 조기 발견 및 이에 대한 적극적인 치료가 병행되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