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비스바덴】 남성용 피임제가 조만간 등장할 것으로 보인다. 비록 경구제는 아니지만 정자를 억제하는 주사제가 현재 개발중이며 인도에서는 정관 속의 정자를 하전(荷電, 어떤 물체나 물질에 전하를 띄게 하는 것) 폴리머로 사멸시키는 피임법도 개발 중이다. 또한 프랑스에서는 “피임용 특수 속옷”이 남성의 비관혈적 피임법으로 고안돼 화제가 되고 있다.

남성용 경구제 수년전에 등장

아직껏 남성용 경구 피임약이 존재하지 않는 가장 큰 이유는 많은 정자의 흐름을 멈추기가 어렵기때문이다.

반면 여성의 경우에는 월 1회, 1개의 난자만 대처하면 된다. 게다가 남성용은 시장 규모에 비해 막대한 개발 비용도 걸림돌이 되고 있다.

그러나 여성용 필이 등장한지 40년 이상이 지난 현재 Organon사는 Schering사와 공동으로 남성용 경구 피임약을 수년 후에는 시장에 도입할 계획이다. 그러나 경구제가 아닐 가능성이 크다.

뮌스터대 생식의학연구소 Eberhard Nieschlag 교수는 “경구 또는 경피적으로 투여할 수 있는 기술은 아직 불가능하다. 혈장 농도를 일정하게 유지시켜야 하는데, 이를 위해서는 주사제나 삽입제가 현재로서는 적합”하다고 지적했다.

Organon사에서 홍보를 담당하는 Monique Mols씨는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투여 제형은 현재로서는 알 수 없다고 말했다. 계획 중인 제 II상 시험에서는, 하수체에서의 마이너스 피드백을 개입시켜 황체호르몬(LH) 및 난포자극호르몬(FSH)을 억제시켜 정자의 생산을 억제시키는 프로게스테론 etonogestrel 및 안드로겐 testostero-nundecanoat가 사용될 예정이며, 5~7년 후에 상품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하지만 과연 남성 가운데 얼마가 실제로 피임법을 사용할지는 의문이다. 중절을 반대하는 프랑크푸르트의 Ruth Eichmann 박사는 “남성은 여성보다 겁이 많아 주사나 부작용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이 제제에 대한 기대가 떨어질 것”이라고 지적한다.

반면 Nieschlag 교수는 “적극적일 수도 있다”고 말한다. 테스토스테론에 의한 좌창 등의 부작용은 지금 이용되는 제형에서 이미 해결돼 문제될게 없다는 그의 주장이다.

환자들의 호소 가운데 가장 많은 발한 발작은 몇주 후면 자연 소멸된다. 또한 호르몬을 이용한 피임법으로 전립선암을 일으킨다는 보고도 지금까지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 기대되는 부작용으로는 호르몬에 의한 근육 발달로, 일부 과시욕이 있는 남성의 경우에는 피임에 적극적일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남성이 정기적으로 주사나 경구제로 피임을 하게 될 경우 파트너가 이를 신뢰할지는 미지수다. 오히려 피임 결정권을 대부분의 여성이 버리고 싶어하지 않을 지도 모른다. Eichmann 박사는 “어느 쪽이든 실패했을 때에‘피해자’가 되는 것은 여성이기때문”이라고 지적했다.

RISUG 유효성에 주목

한편, 인구 10억명의 인도에서 발표된 피임법 RISUG(Reversible Inhibition of Sperm Under Guidance;가이드하에서의 정자의 가역적 저해)가 주목을 끌고 있다.

정관을 결찰시키는 피임법처럼 RISUG에서도 대상이 되는 것은 정관이다. 특수 폴리머를 주입해 정관 내벽에 부착 시켜 정자가 마이너스로 하전시킨 폴리머 사이를 빠져나갈 때 파괴시키는 구조이다. 특수한 마사지법이나 주사를 사용하면, 수년 후에라도 폴리머를 다시 제거시켜 생식 능력을 회복 시킬 수 있다. 이 방법의 신뢰성에 관해서는 현재 제III상 시험에 의한 검증이 진행되고 있다.

좀더 부드러운 피임법을 원하는 남성에게는 프랑스제 특수 속옷이 적합할지도 모른다. 하루에 몇시간정도 착용하면 피임이 되는 이 방법은 서혜관 입구를 꽉 눌러 환경 온도를 상승시켜 정자의 활동을 억제시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