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 D.C.】 “고혈압의 예방, 발견, 진단 및 치료에 관한 미국합동위원회(JNC)”의 제7차 보고(JNC7)가 지난 5월 14일 이곳 워싱턴에서 개최된 기자회견에서 발표됐다.

6년만에 개정된 가이드라인은 「혈압자체」가 갖고 있는 위험을 중시하고 있다. 심혈관질환의 조기 억제를 목적으로 한 이번 가이드라인에서는 혈압분류가 대폭 바뀌었으며 적극적 적응의 유무와 고혈압 스테이지에 기초한 치료지침도 제시됐다.

또 작년말에 발표된 ALLHAT의 결과도 상당히 많이 반영했으며 합병증을 동반하지 않는 고혈압환자에는 단독·병용요법에 상관없이 티아자이드계 이뇨제를 강력 추천했다.

혈압분류에 前고혈압 설치

JNC7의 개요를 발표한 합동위원회장인 보스턴대학 Aram V. Chobanain교수(사진)는 “새로운 가이드라인의 핵심 메시지는 고혈압환자에서는 라이프스타일의 수정이든 약물요법이든 혈압을 낮춰 이득을 얻는 것”이라고 지적한다.

이번 개정포인트는 주로 다음의 5가지 사항으로 집약된다.

우선 혈압분류가 크게 변경됐다. JNC6에서 「적정혈압」으로 정한 120/80mmHg미만을 「정상혈압」으로 정의했다.

JNC6의 「정상혈압」과 「정상고치(高値)혈압」에 해당하는 수축기혈압(SBP)120~139mmHg 또는 확장기혈압(DBP)80~89mmHg를 「전(前)고혈압(prehypertension)」으로 부르기로 했다.

이것은 최근의 메타분석에서 115/75mmHg부터 심혈관질환의 위험이 상승하고 20/10mmHg상승할 때마다 2배가 된다는 사실을 인정한 것이다.

전고혈압에는 미국인의 22%에 해당하는 4,500만명이 포함돼 있으며, 이 단계부터 라이프스타일의 수정을 권장했다.

고혈압 역시 치료방침이 같았던 스테이지2와 3을 통합하여 SBP 160mmHg 또는 DBP 100mmHg이상을 「스테이지2」로 정하고 2단계로 분류했다.

두 번째로 강압목표는 기존대로 140/90mmHg미만이지만 대상은 청·중년뿐만 아니라 JNC6에서는 「가능하면」이라는 단서가 붙었던 고령자, 수축기고혈압으로도 확대됐다.

당뇨병, 만성신질환합병례의 강압목표는 130/80mmHg미만으로 기존의 130/85mmHg에서 DBP만 낮췄다.

스테이지별 치료지침 내세워

세 번째의 개정포인트는 치료방침의 결정방법을 개정한 것으로 역시 큰 변화다. 기존의 리스크 층별화에 기초하여 라이프스타일을 수정할 것인지 약물요법을 실시할 것인지를 결정하는 방식을 없애버린 것이다.

고혈압환자 전체에 라이프스타일을 수정시키고 강압목표에 도달하지 않는 경우에는 적극적적응(compelling indication)으로 제시된 합병증의 유무와 혈압 스테이지에 기초하여 3개의 그룹으로 분류되는 치료방침을 제시했다.

적극적 적응으로 제시된 합병증을 동반하지 않는 스테이지 1에서는 티아자이드계 이뇨제의 단독요법을 사용하도록 원칙을 정했다.

합병증을 동반하지 않는 고혈압환자의 제1선택제에 대해서는 JNC5부터 추가됐던 알파차단제 및 알파,베타차단제가 제외됐고, 임상시험에 의해 고혈압합병증을 확실하게 억제시키는 것으로 밝혀진 티아자이드계 이뇨제, ACE억제제, 안지오텐신II수용체길항제(ARB), 베타차단제, Ca길항제 등 5종류를 들고 있다. 다만 “대부분의 환자에는 단독이든 병용이든 티아자이드계 이뇨제를 초기치료제로서 사용해야 한다”고 이 약을 강력 추천하고 있다.

JNC5 이후 제1선택제 중에서도 우선적으로 다루었던 베타차단제는 우선 순위에서 밀려났다.

병용요법 중시

4번째로 JNC7에서는 병용요법을 중시한 점도 특필할 만하다. 스테이지2(또는 강압목표를 20/10mmHg을 초과하는 경우)에는 즉시 2제 병용요법으로 치료를 시작하도록 권장하고 처음부터 엄격한 강압요법을 요구했다.

다섯 번째로는 적극적 적응으로 제시된 합병증을 동반하는 고혈압환자에는 근거가 되는 임상시험이름을 기록한 병태별 선택지침이 제시됐다. 특히 심부전 및 심근경색 후에 항알도스테론제를 추가한 점, 적극적 적응에는 관상동맥질환 고위험, 만성신질환, 뇌졸중재발예방이 추가된 점이 새롭다.

이번에 발표된 내용은 JAMA(2003; 289:2560-2572) 온라인판에 이미 공개됐으며 정식 보고서는 오는 여름 Hypertension에 게재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