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병환자의 합병증인 족부병변의 신경병증과 허혈증을 간편하고 정확하게 진단할 수 있는 새로운 시스템이 개발됐다.

30년 넘게 당뇨병만 연구하고 치료해온 연세의대 세브란스병원 허갑범 교수와 연세의대 의학공학교실 김덕원 교수는 2000년 3월부터 당뇨병환자의 합병증인 족부병변의 신경병증과 허혈증을 간편하고 정확하게 진단할 수 있는 새로운 진단시스템을 연구, 최근 개발에 성공했다.

허 교수팀이 개발한 시스템은 광혈류측정법(光血流測定法: Photo-plethy smography)이라 불리는 것으로 현재 중환자나 수술환자의 손가락에 클립형태로 부착, 동맥혈의 산소 농도를 측정하는 데 사용하는 기계를 변형시킨 것이다.

이는 환자 개개인의 손가락 혈류량과 발가락 혈류량을 비교 분석, 당뇨병환자의 발 합병증을 조기에 찾아냈다.

현재까지 병원에서는 발의 혈류량을 측정하기 위해 초음파나 레이저 도플러를 사용해 왔으나 장비가 비싸고 측정하는데 시간이 오래 걸리고 복잡하여 숙련이 필요하다는 단점이 있었다.

또 신경병증을 진단하기 위해서는 신경전도검사를 하고 있는데 환자에게 전기자극에 의한 통증이 따르고 장비도 1대에 2천만원 이상으로 비쌀 뿐 아니라 한 번 측정하는데 30분 정도가 소요되는 등 어려움이 많았다.

그러나 이번에 개발된 시스템으로는 전혀 통증이 없고, 장비가 저렴하며 한 번 측정하는데 3분 정도의 시간밖에 걸리지 않고 측정결과도 정확하다는 장점이 있다.

허 교수 팀이 연구를 위해 당뇨병환자 51명과 정상인 4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임상시험결과 신경전도검사와의 정확도 비교에서 거의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다리의 큰 동맥이 부분적으로 좁아져 있으면서도 발의 말초혈관이 정상인 경우에는 이 시스템으로 진단이 불가능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제품은 지난 6월 28일 우선 국내 발명특허출원(출원번호:0036822)을 내놓은 상태로 허 교수는 『당뇨병학회의 조사결과 1970년에 인구의 1%미만으로 추정되던 당뇨병이 2001년에는 30세 이상 성인의 약 10%선인 200만~300만 명에 이르는 등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고 말하고 『이 시스템은 숙련되지 않은 검사자도 신속, 정확하게 통증 없이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앞으로 당뇨병 환자의 발 신경 병변에 대한 진단에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을 것이며 상당히 진행된 허혈성 병변의 경우에는 사용하는 혈관이완 약의 약효를 검증하는 데에도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김덕원 교수는 『기업체가 결정되는 대로 생산에 들어가 가능한 한 3백~4백만 원대의 저렴한 가격으로 일선 개원의사들에게 보급하여 당뇨병환자들이 가까운 의원에서 발 관리를 손쉽게 하고 합병증을 예방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하고, 『특히 이 검사는 종합병원급 이상의 병원에서도 신경전도검사를 하기전 사전 선별검사(pre-screening)로도 손쉽게 사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